Share

제3417화

Author: 금추
정서니는 조백림을 쫓아가며 장난스레 툭툭 쳤다.

“누가 버릇없어? 아직 상사도 아니면서 벌써 나 혼내려고 해?”

백림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절대 우리 회사 오지 마.”

서니는 투정 부렸다.

“나는 꼭 갈 거야. 오빠가 상사가 되면, 오빠 말이라면 다 들을 거야.”

유정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고, 살짝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서니가 일부러 자기 앞에서 백림과 장난을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백림아.”

주윤숙이 부드럽게 불렀다.

“유정이가 흰색 옷을 입었잖니. 앞치마 하나 가져다주겠니?”

도우미가 즉시 부엌으로 가서 깨끗한 앞치마를 가져왔다. 백림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유정 옆에 앉아 식탁보를 정성스럽게 펴주었다.

유정은 주윤숙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감사해요, 어머니.”

주윤숙은 따뜻하게 웃었다.

“가족끼리 뭘 그런 걸.”

조변우는 주윤숙 옆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말했다.

“백림아, 앞으로 집안 모임 있을 때마다 유정이 꼭 데리고 와라.”

유정은 깜짝 놀라 백림을 바라보았다. 속으로 그에게 빨리 거절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하지만 백림은 못 본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이에 유정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게 무슨 말이야. 애초에 둘이 진짜 결혼할 것도 아닌데, 이런 집안 모임까지 계속 같이 다녀야 한다고?’

백림은 작게 속삭였다.

“할아버지랑 우리 엄마가 너를 정말 좋아하셔. 여기서 바로 거절하면 상처받을 거야. 일단 받아들이고, 나중에 내가 핑계 만들어서 빠져나가게 할게.”

유정은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 서니는 자신이 쓰던 접시와 컵을 들고 조나단 쪽으로 다가갔다.

“오빠, 자리 좀 비켜줘. 나 오빠랑 일 얘기 좀 해야 해.”

나단은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었고, 서니는 아무렇지 않게 백림 옆에 앉았다.

“오빠, 나한테 어떤 일 맡길 거야? 내가 뭘 하면 좋을까?”

백림은 곁눈질로 유정을 한 번 바라보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밥 먹을 때는 일 얘기 안 해. 먼저 밥 먹자.”

그는 자연스럽게 고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22화

    유정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그럼 이 집 나한테 임대해. 당분간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여기서 회사도 가까우니까.”조백림은 놀란 눈으로 유정을 바라보았다.“여기서 살겠다고?”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게스트룸만 쓰면 돼. 한 달 뭐 이렇게 길게 머물 것도 아니니까 월세는 뺴고. 대신 내가 머무는 동안 청소비나 관리비, 수도세 전기세 같은 건 다 내가 부담할게.”백림은 가볍게 웃었다.“우리가 남이라도 아니고, 술도 같이 마신 사이인데 이런 거 따질 필요 있을까? 편하게 있어. 얼마를 살든 상관없어.”유정은 감사의 뜻을 담아 말했다.“고마워.”백림은 눈빛을 가늘게 좁혔다.“네 가족이 널 혼자 내보내 줄까? 필요하면 내가 대신 얘기해줄게.”유정은 손에 쥔 숟가락을 꼭 쥐고 씩 웃었다.“필요 없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백림은 고개를 끄덕이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유정은 직접 운전해 유씨 저택으로 향했다.거실에는 할아버지 유지태와 할머니 신화선, 그리고 부모님 유탁준, 서은혜 모두 모여 있었다.조엄화도 하품하며 2층에서 내려오자, 신화선은 재빨리 물었다.“신희는 어때?”지엄화가 답했다.“어젯밤 한숨도 못 자서 이제야 겨우 잠들었어요.”신화선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잠들었으면 다행이네.”그러고는 서은혜를 돌아보며 말했다.“유정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어제 내가 분명히 늦게 다니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밤늦게 들어와서 개 짖고, 신희 잠 다 깨고, 결국 오늘 심장 더 안 좋아졌잖아.”서은혜는 고개를 떨구며 변명했다.“유정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회사에 일이 있어서 늦게 끝난 거예요.”신화선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맨날 회사 핑계야. 결혼도 얼마 안 남았는데 아직도 회사일에 그렇게 매달려? 혹시 유정이가 조씨 집안으로 갈 때 회사까지 가져가려는 거 아냐?”서은혜는 얼굴이 굳어졌다. 처음으로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맞받아쳤다.“우리 회사는 한때 위기에 빠져 거의 망할 뻔했어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21화

    유정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건네고, 몸을 돌려 게스트룸 쪽으로 걸어갔다. 두 발자국쯤 옮긴 순간, 문득 조백림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유정은 돌아서서 조백림의 등을 향해 매섭게 노려보았다.‘진짜 못된 놈.’속으로 투덜거리며 씩 웃은 유정은 게스트룸 문을 열고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유정은 핸드폰을 열어보니, 서은혜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미안하다며, 화 풀고 푹 자라고, 내일 일찍 집에 오라는 내용이었다. 유정은 그 메시지를 보며 백림이 자신의 행방을 어머니에게 알렸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잘 자요.]짧게 답장을 보내고, 유정은 천천히 오늘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보았다.사실, 오늘 있었던 오해는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 오후에 어머니가 전화했을 때, 자신은 그저 바쁘다는 말만 하고 급히 전화를 끊었다.그때 상황을 제대로 설명했어야 했다. 그리고 또 떠오른 사람, 백림. 솔직히 말하면, 그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 부드럽고, 세심하며, 말 한마디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농담을 던질 때만큼은 예외였다.저녁에 백림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때, 운전은 기사가 맡고 조백림은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유정은 그때 그의 옷깃에서 아주 희미한 향수를 맡았다.아마 진짜는 모임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여자와 데이트 중이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미안했다.과연 어떤 데이트의 어느 순간에 자신 때문에 끊겼을까? 유정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서서히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오늘도 유정이 먼저 일어났다. 빨래를 돌리고, 아침 식사로 먹을 것을 주문했다.배달음식이 도착해 문을 열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익숙한 배달복장이 아닌 두 명의 여성 직원이 서 있었다. 이윽고 둘은 급히 설명했다.“안녕하세요, 저희는 백화점 전속 매장 직원이예요. 주문하신 옷을 배달하러 왔어요.”옷은 백림이 주문한 것이었고, 유정은 멍하니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라벨을 확인해보니, 사이즈도 딱 맞았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20화

    서은혜는 유정이 나간 뒤 조금은 진정되었다. 그녀는 딸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유정은 받지 않았다. 결국 할 수 없이 조백림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은혜는 울먹이며 상황을 설명했고, 백림은 눈썹을 찌푸렸다.[유정이는 오늘 오전까지 저랑 같이 있었어요.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돌아갔고, 아마 계속 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서은혜는 후회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너무 성급했어. 지금 유정이가 화가 나서 전화를 안 받는데, 부탁이야. 백림아, 네가 유정이 좀 찾아줄 수 있겠니?”서은혜는 유정의 어머니이자 연장자였기에, 백림도 딱히 거절할 수 없었다.[찾게 되면 바로 알려드릴게요.]서은혜는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정말 고마워, 백림아.”백림은 강성의 한 음악광장에서 유정을 찾았다. 그녀는 분수대 옆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 강 건너편의 조명 쇼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얇은 니트 하나만 걸친 채, 두 팔로 무릎을 껴안고 있었다. 평소의 밝고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조용히 세상과 단절된 작은 그림자 같았다.백림은 다가와 자기 외투를 벗어 유정의 어깨에 둘러주었다.“여기서 밤새우려고?”백림의 외투에는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 온기에 감싸이자, 유정은 순간 마음이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유정은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엄마가 전화해서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백림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방금 모임이 끝나고 집에 가던 참이었어.”백림은 옆에 앉으며 조용히 물었다.“저녁은 먹었어?”유정은 고개를 가볍게 젔자, 백림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짧게 말했다.“잠깐만 기다려.”그는 근처 24시간 패스트푸드점으로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림은 뜨거운 우유 한 잔과 소고기 버거를 들고 돌아왔다.유정은 정말 허기졌던 탓에, 거리낌 없이 받아 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백림은 유정이 햄버거를 우적우적 먹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볼이 가득 부풀어 있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맛있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19화

    백림은 유정에게 자신이 처한 가정사를 들키는 것을 원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백림은 담담히 말했다.“너한테 숨길 일은 없어.”그는 멀리 시선을 두며 덧붙였다.“우리 관계가 진짜든 가짜든, 우리 집안일은 다 네가 알아도 상관없어.”유정은 가슴 한쪽이 살짝 흔들렸다. 그 사이, 유정의 핸드폰에는 계속 메시지가 들어오고 있었다. 백림은 다시 유정을 바라보며 원래의 청명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돌아왔다.“일 생긴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급히 다녀와야 해.”백림은 물었다.“도와줄까?”유정은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 혼자 해결할 수 있어. 너도 여기 남아서 어머님이랑 같이 있어 줘.”백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운전기사 불러줄게.”“응, 고마워.”유정은 차에 올라 핸드폰 메시지들을 모두 처리했다. 창밖을 바라보며 문득 아까 조백림이 복도에 기대 선 채 눈을 반쯤 감고 있던 모습이 떠올랐다.유씨 집안 역시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의 편애와 부모님의 무른 성격, 비뚤어진 효심은 유정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하지만 그런 부모라도, 서로에 대한 사랑만큼은 변치 않았다. 딸을 혼내는 순간에도 두 사람은 늘 한마음이었다.반면 백림의 가정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속은 더 복잡하고 상처투성이인 듯했다. 그 여경이라는 여자는 얼마나 대단했기에 조변우로 하여금 주윤숙 같은 여인을 버리게 했을까? 심지어 집안의 모든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유정은 차창에 머리를 기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집이나 겉으로는 몰라도 안으로는 각자의 아픔을 안고 있는 법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 풍족한 조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회사에 도착한 유정은 곧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몰두했다. 하루 종일 분주히 일하다가 퇴근하니 이미 주말 저녁 교통 체증에 걸렸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 열한 시가 넘어 있었다. 유정은 문득 아침에 들었던 할머니의 말을 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18화

    유정은 양손으로 찻잔을 공손히 받았다. 밖으로는 나가지 않아도, 눈빛 하나 말 한마디에 이토록 맑고 투명한 감성을 지닌 사람이라니, 유정은 새삼 감탄했다.이에 유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저 역시 저 자신을 위해서였어요. 괜히 사람들이 유정이는 무능하고 한심해서 약혼자 하나 제대로 붙잡지도 못한다는 말 듣기 싫어서요.”주윤숙은 눈꼬리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진지하게 말했다.“나는 네가 정말 백림이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그건 백림이한테 큰 행운이니까.”유정은 눈을 내리깔고 차를 한 모금 마셨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윤숙도 더 이상 얘기를 이어가지 않고, 조용히 바람에 흩날리는 꽃나무를 바라보았다. 흩날리는 바람결에 그녀의 귀 옆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평온했다.유정은 순간 넋을 잃고 주윤숙을 바라보았다.‘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있을까?웃을 때는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눈부시고, 가만히 있을 때조차 주변 모든 것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만드는 사람.유정은 생각했다. 자기가 남자였다면, 이런 여자를 온 마음 다해 아끼고 소중히 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상처받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런 여인을 두고도 만족할 줄 몰랐던 조변우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조백림이 그런 성정을 물려받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은 한동안 그렇게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다 유정은 회사에서 급한 연락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정은 주윤숙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유정은 조백림과 함께 왔기 때문에, 떠나기 전에 그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도우미에게 물어보니, 조백림은 서재 쪽에 있다고 했다.유정은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복도에서 조백림이 벽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는데, 한 손에는 담배를 끼고 있었다.유정은 조심스럽게 불러보려 했으나, 그 순간 걸음을 멈췄다. 서재 안쪽에서 조변우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여경이 몸이 안 좋은 거 알잖습니까. 의사도 다녀갔고, 나 혼자서는 불안해요.”조철용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17화

    정서니는 조백림을 쫓아가며 장난스레 툭툭 쳤다.“누가 버릇없어? 아직 상사도 아니면서 벌써 나 혼내려고 해?”백림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우리 회사 오지 마.”서니는 투정 부렸다.“나는 꼭 갈 거야. 오빠가 상사가 되면, 오빠 말이라면 다 들을 거야.”유정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고, 살짝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서니가 일부러 자기 앞에서 백림과 장난을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백림아.”주윤숙이 부드럽게 불렀다.“유정이가 흰색 옷을 입었잖니. 앞치마 하나 가져다주겠니?”도우미가 즉시 부엌으로 가서 깨끗한 앞치마를 가져왔다. 백림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유정 옆에 앉아 식탁보를 정성스럽게 펴주었다.유정은 주윤숙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감사해요, 어머니.”주윤숙은 따뜻하게 웃었다.“가족끼리 뭘 그런 걸.”조변우는 주윤숙 옆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말했다.“백림아, 앞으로 집안 모임 있을 때마다 유정이 꼭 데리고 와라.”유정은 깜짝 놀라 백림을 바라보았다. 속으로 그에게 빨리 거절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하지만 백림은 못 본 척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이에 유정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이게 무슨 말이야. 애초에 둘이 진짜 결혼할 것도 아닌데, 이런 집안 모임까지 계속 같이 다녀야 한다고?’백림은 작게 속삭였다.“할아버지랑 우리 엄마가 너를 정말 좋아하셔. 여기서 바로 거절하면 상처받을 거야. 일단 받아들이고, 나중에 내가 핑계 만들어서 빠져나가게 할게.”유정은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 서니는 자신이 쓰던 접시와 컵을 들고 조나단 쪽으로 다가갔다.“오빠, 자리 좀 비켜줘. 나 오빠랑 일 얘기 좀 해야 해.”나단은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었고, 서니는 아무렇지 않게 백림 옆에 앉았다.“오빠, 나한테 어떤 일 맡길 거야? 내가 뭘 하면 좋을까?”백림은 곁눈질로 유정을 한 번 바라보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밥 먹을 때는 일 얘기 안 해. 먼저 밥 먹자.”그는 자연스럽게 고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16화

    정서니는 연한 연분홍색 롱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정성스럽게 땋아 내렸고, 손에는 유명 브랜드의 하얀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 맑고 싱그러운 인상이었다.“서니야.”조백림이 미소 띤 목소리로 불렀다. 서니는 조변우의 이모 집안 딸이었다. 본가는 경성이었고, 직접적인 친족은 아니었지만, 외가 쪽에서 자라면서 조씨 집안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서니는 눈을 반짝이며 백림을 바라보았다.“오빠, 삼촌 뵈러 왔는데, 오빠까지 만나게 될 줄 몰랐어.”서니는 그렇게 말하며 조백림 곁에 있는 유정을 보았다. 그러고는 얼굴빛이 단번에 어두워졌다.이제는 남의 약혼자한테 들러붙는 사람들이 이렇게 대놓고 다니는 건가?“오빠, 어떻게 이런 사람을 집까지 데려와?”서니는 참지 못하고 바로 물었고, 백림은 아침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일부러 장난을 쳤다.“좋아하니까 데려온 거지.”“뭐?”서니는 얼굴이 새빨개졌다.“삼촌한테 안 혼났어?”서니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설마 오빠랑 유정 씨 약혼 취소된 거야?”백림은 가볍게 웃었다.“그럴 리가.”백림은 장난을 멈추고, 유정의 손을 잡았다.“소개할게. 내 약혼자, 유정이야.”서니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을 벌린 채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이에 유정은 먼저 손을 내밀었다.“서니 씨, 반가워요.”서니는 유정의 길고 가는 손가락을 내려다보며, 여전히 어색하고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유정이 백림의 공식 약혼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친절하게 구는 것도 아니었다.서니는 억지로 손을 가볍게 맞잡으며, 투덜대듯 말했다.“오해였네요. 그런데 아침에 왜 바로 말 안 했어요?”유정은 부드럽게 웃었다.“말하려고 했는데, 서니 씨가 너무 흥분해 있어서 기회를 안 주더라고요.”서니는 더더욱 얼굴이 붉어졌고, 그럼에도 사과할 생각은 없었다.“나는 오빠를 위해 아니, 사실 유정 씨를 위해서 화낸 거였어요.”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그래서 저를 뭐라고 욕했어도 전 기분 나쁘지 않았어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15화

    유정은 고개를 살짝 돌려 조원아가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낯선 남자의 뒷모습을 보게 되어 조심스럽게 물었다.“저분이 둘째 도련님인가?”백림은 무심하게 말했다.“그렇게 부르지 마. 순서에 못 껴.”유정은 어리둥절했다. 조변우에게 또 다른 사생아가 있다는 말인가?“그럼 진짜 둘째는 누구야?”백림은 입가를 살짝 끌어올렸다.“우리 집 강아지. 이름이 조이야.”유정은 할 말을 잃엇고, 고개를 돌려 웃음을 터뜨렸다.햇살이 오색 유리창을 통과해 부드러운 선들을 만들어내고, 그 선들이 유정의 정교한 턱선에서 코끝까지 부드럽게 그려졌다.유정의 눈매에는 햇살 같은 환한 미소가 번졌고, 청순함 속에 선명한 생기가 어우러져 백림의 눈을 부시게 했다.유정의 미소에 감염된 듯, 백림도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화장실 쪽에 다다를 무렵, 유정은 문득 깨달았다. 자기 손이 여전히 조백림의 손에 잡혀 있었다는 것을.차가운 자신의 체온과 달리, 백림의 손바닥은 뜨겁고 강렬했다. 유정은 순간적으로 뜨거운 온기에 놀라 손을 뿌리쳤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금방 나올게.”유정은 화장실 문을 밀어 열다가,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말했다.“연기하는 건 좋지만, 선은 지켜야 해.”백림은 짙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말했다.“아까 먼저 나한테 찡긋한 건 누구였더라?”유정이 먼저 던진걸, 백림이 안 받을 수 있을까?이에 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언제 내가 그랬다는 거지?’이윽고 어색하게 변명했다.“그, 그건 널 위해서였어.”유정은 조씨 집안 사람들의 은근한 눈치를 눈치채고, 일부러 백림에게 체면을 세워주려 했던 것이다.백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지. 그래서 나도 고마운 마음으로 맞춰준 거야.”유정은 더 말싸움하지 않기로 했다. 괜히 덤볐다가는 또 그의 페이스에 휘말릴 게 뻔했다.유정은 입을 다물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고, 백림은 벽에 등을 기대어 서서, 담담히 입꼬리를 올렸다.그는 새삼스럽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14화

    유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백림의 부모님께 인사드렸다. 주윤숙은 부드럽게 웃으며, 목소리도 다정하고 고왔다.“유정아, 오랜만이네. 요즘 잘 지냈니?”유정은 정중히 답했다.“네, 잘 지냈어요. 어머님께서 챙겨주셔서 감사해요.”주윤숙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전해준 거 정말 귀한 거야. 네 어머니께 고맙다고 전해줘.”유정은 급히 덧붙였다.“감사하실 것까지 없어요. 어머니께서 불심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라서요.”“집에 두는 것보다 어머님께 드리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귀한 것은 주인을 찾아야 하니까요.”유정이 마치 보리수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한 말을 하자, 주윤숙은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나중에 시간 되면, 백림이랑 꼭 집에 놀러 와.”유정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네, 꼭 갈게요.”두 사람이 몇 마디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조씨 집안 다른 젊은이들이 측문으로 들어와 주윤숙에게 인사했다.모두가 말투도 조심스럽고 공손했다. 조변우가 외도를 했음에도, 조씨 집안의 젊은이 중 누구도 주윤숙을 가볍게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조씨 집안의 대부분 젊은이가 모두 모였지만 유정은 조시안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백림의 삼촌 막내딸, 조원아는 발랄하고 귀여운 성격이었다. 그녀는 유정의 팔을 끌어당기며 정원으로 데리고 나갔다. 두 사람이 막 정원을 나섰을 때, 시안이 들어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주윤숙에게 인사했고, 주윤숙도 평온한 표정으로 가볍게 답했다.겉으로는 어떤 갈등도 보이지 않았다. 시안은 인사를 마친 뒤 백림 쪽으로 향하다가, 정원 쪽으로 걸어가는 유정의 뒷모습을 보았다.그는 웃으며 말했다.“저분이 형수님이시죠?”백림은 잔잔히 웃었다.“그래. 네가 좀 늦게 왔어. 방금 나갔어.”시안은 웃으며 말했다.“형이랑 유정 씨 약혼할 때, 내가 못 돌아와서 정말 아쉬웠어요. 결혼식 땐 꼭 제대로 축하할게요.”그는 장난스럽게 조백림을 바라보았다.“등만 봐도 대단한 미인이라는 게 느껴져요. 형, 부러워요. 그렇게 예쁜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