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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9화

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해진 한소은은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병풍 뒤편에서 나온 소리였다!

한소은의 주위에는 의자 몇 개 외에는 다른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커다란 병풍이 있었고, 병풍 뒤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만족하나요? 사람을 조종하고 모든 것이 다 손아귀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앞쪽을 바라보면서 한소은은 휠체어에 앉아 침착하게 말했다.

한소은은 조소했다. 사실 병풍 뒤에 있는 분이 바로 배후의 지배자인지는 모르나 기왕 여기에 온 바에는 심심풀이 겸 다른 사람과 이야기라도 나누려고 입을 열었다.

“아니, 아니요.”

상대방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소은 씨, 이런 방식으로 만나 뵙게 되어 죄송합니다만 사실 나는 당신을 아주 좋아해요.”

“네?”

한소은은 눈썹을 찡그리며 웃었다.

“나의 재능, 나의 능력, 아니면... 내 몸?”

그쪽에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침묵이 흘렀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

“영광이네요. 그래서 내 몸이 회복되면 사용하려고요?”

한소은은 고개 숙여 자기 몸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마치 수시로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거래할 수 있는 물건인 것처럼 말이다.

“한소은 씨, 사실 나도 일이 이렇게 되는 건 싫지만 어쩔 수 없어요. 미안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거나, 혹은 이루지 못한 소원이 있다면 내가 다 들어줄게요.”

상대방은 겸손하게 말을 건넸다. 아마 자초지종을 모르고 들었다면 대범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소은은 맞은편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기에 찬웃음을 날렸다.

“정말인가요?”

“약속해요.”

“좋아요. 난 살고 싶어요. 내 몸을 주고 싶지 않고 여기를 떠나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들은 모든 사람을 해치는 실험을 포기해야 해요. 할 수 있어요?”

한소은은 멈추지 않고 단숨에 말을 했다.

맞은편에서는 답이 없었고 단지 숨소리만 거칠게 들려왔다.

“한소은 씨, 당신은 일부러 사람을 괴롭히는 거예요. 알잖아요, 난 할 수 없어요!”

“그럼 무슨 소원이든 다 들어준다며 허풍을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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