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다음 날 아침, 집안의 공기는 어제와는 사뭇 달랐다.
윤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셨고, 타이론은 마치 어제의 잔향이 남은 듯 조심스러운 태도로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각자의 일정을 위해 집을 나서는 타이론의 등 뒤로, 윤아는 짧은 키스를 남겼다.
오후 내내 치어리더 팀의 고강도 안무 연습을 마친 윤아는 땀에 젖은 몸을 가볍게 닦아내고 체육관을 나섰다.
귀가하려던 발걸음이 구단 전용 경기장 쪽에서 들려오는 거친 마찰음과 함성 소리에 멈췄다.
호기심에 경기장 안을 들여다본 윤아의 눈에 멋진 광경이 펼쳐졌다.
코트 중앙에는 타이론이 있었다.
훈련장 안은 그야말로 그의 독무대였다.
210cm의 압도적인 신장을 가진 그는 후배 선수들을 상대로 가르침을 주는 동시에, 마치 그들을 사냥하듯 몰아붙이고 있었다.
수비수 세 명이 달라붙어도 그의 돌파를 막아낼 수 없었다.
그가 골밑에서 가볍게 솟구쳐 오르면 수비수들은 그 위압감에 밀려날 뿐이었다.
"와, 형은 진짜 사람이 아니야. 저 움직임을 어떻게 막아?"
"이게 NBA 클래스인가? 우리랑 차원이 다르네."
동료 선수들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는 소리가 들렸다.
타이론은 후배들의 어설픈 동작을 직접 시범으로 보여주며 냉철하게 지시를 내렸다.
그의 눈빛은 아침에 윤아 앞에서 보였던 맹목적인 복종과는 전혀 달랐다.
지금의 그는 코트 위의 군주였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제왕이었다.
훈련의 마지막, 타이론은 림이 휘어질 듯한 강력한 원핸드 덩크를 꽂아 넣으며 연습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장을 나오던 구단 매니저가 그에게 다가와 짐짓 겁먹은 농담을 던졌다.
"타이론, 아까 덩크 슛 하는 것 봤는데 림이 부서지겠더라."
매니저의 농담에 타이론이 무심코 고개를 돌려 그를 응시했다.
그저 돌아본 것뿐이었지만, 210cm의 거구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살기와 기운에 매니저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며 뒤로 물러섰다.
코트 위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그 포스 앞에서는 그 누구도 함부로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윤아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자신이 길들인 이 거구의 흑견이 세상 밖에서는 저토록 위험하고 강력한 맹수라는 사실이 그녀의 소유욕을 극도로 자극했다.
훈련을 마친 타이론이 윤아를 발견하고는, 순식간에 눈빛을 바꾸며 강아지처럼 가볍게 뛰어서 다가왔다.
"윤아… 연습, 끝났어?"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표정으로 묻는 그를 보며 윤아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응. 배고프네. 오늘은 집에서 밥하기 귀찮은데, 쇼핑몰에 가서 외식하자."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인근 대형 쇼핑몰로 향했다.
윤아는 주차를 하려는 타이론에게 먼저 내려 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있겠다며 차에서 내렸다.
섹시하고 화려한 복장의 윤아가 정문 앞에 서 있자,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때, 저 멀리서 불량스러운 남학생 무리 셋이 낄낄거리며 다가왔다.
윤아의 인지도를 아는 듯한 그들은 금방 그녀를 둘러쌌다.
"와, 서윤아다! 실물이 훨씬 예쁘네?"
"누나, 우리랑 사진 한 장만 찍어줘요."
상스러운 농담을 던지며 한 명이 윤아의 허리에 거칠게 팔을 감았다.
다른 한 명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며 얼굴을 바짝 밀착시켰다.
윤아는 불쾌감에 미간을 찌푸리며 정중히 거절하려 했다.
"잠시만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사진을 찍고 싶으면 예의는 지켜야지."
"예의는 무슨... 누나 내 엉덩이에 싸인 좀 해줄래요? 큭큭큭."
한 학생이 바지를 벗는 시늉을 했다.
남학생들은 덩치가 꽤 좋았다.
그들은 윤아를 샌드위치처럼 사이에 끼고 위협적으로 압박했다.
윤아가 뒤로 물러나려 해도 끈질기게 붙어왔다.
상황이 험악해지려던 찰나였다.
윤아를 감싸고 있던 남학생의 몸이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졌다.
쇼핑몰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길에 윤아를 발견하고 뛰어 온 타이론이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윤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남학생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을 뿐이다.
"윽! 아, 아파!"
"내 아내에게서 떨어져."
타이론의 목소리는 낮고 굵게 깔렸다.
그가 눈을 치켜뜨자, 방금 전까지 윤아를 괴롭히던 남학생들이 슬금 슬금 물러서기 시작했다.
타이론의 험악한 표정에 남학생들은 숨이 멎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타이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코트 위에서보다 훨씬 위협적이었다.
제법 덩치가 큰 남학생들이었지만 타이론과는 피지컬적으로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
순식간에 정리된 상황 속에서 타이론은 즉시 표정을 바꾸고 윤아를 살폈다.
"윤아, 괜찮아?… 안 다쳤어?"
다급하게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는 그의 모습은 다시 윤아 앞에서만 꼬리를 흔드는 대형견으로 돌아와 있었다.
윤아는 그런 그를 보며 겉으로는 오만한 여주인의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강렬한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거침없고 잔혹한 이 괴물이, 오직 자신 앞에서만 복종한다는 사실.
또 그런 남자에게서 보호받고 있다는 안도감.
윤아는 타이론의 팔짱을 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타이론, 밖에서는 다른 사람 눈도 의식해야 해. 그렇게 하다가 기자들 눈에라도 띄면... 근데 이번엔… 아주 잘했어. 오늘 저녁은 특별히 네가 좋아하는 걸로 먹자."
타이론은 그녀의 칭찬 한마디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거칠 것 없는 괴물을 온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완벽한 정복감.
윤아는 오늘 밤, 그에게 또 어떤 벌로 상을 내릴지 고민하며 쇼핑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윤아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곧 타이론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자신의 은밀한 곳에 더욱 밀착시켰다. 타이론의 혀가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그 움직임에 맞춰 몸을 떨던 윤아가 이내 크게 경련하며 짐승같은 비명을 터뜨렸다. 윤아의 좁은 틈새 사이로 맑은 액체가 울컥 흘러 내리자 타이론이 혀를 내밀어 입 속으로 빨아들였다. 이어서 타이론이 상체를 세웠다. 그리고 무릎을 세워 윤아의 하체쪽으로 다가갔다. 타이론의 거대한 성기가 윤아의 젖어 든 결합부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하아앗……!” 윤아의 입술 사이로 오랜만에 통제되지 않은 원초적인 비명이 터져 나왔다. 타이론은 윤아의 골반을 틀어쥔 채 묵직하고 거칠게 허리를 쳐올렸다. 침대가 삐걱거리며 요동치는 소리와 살이 맞부딪히는 마찰음이 침실을 가득 채웠다. 윤아는 타이론의 두꺼운 목덜미에 팔을 감고, 그의 거친 숨결을 남김없이 받아냈다. 다른 시선이나 통제 없이, 오직 남편의 압도적인 피지컬에 짓눌려 흔들리는 뜨거운 부부만의 시간. “윤아…… 하아, 당신 속이 너무 뜨거워……” “응, 타이론…… 더 세게…… 하읏……!” 정상위로 마주 보며 끝없이 쏟아지는 키스와 가쁜 숨소리 속에서, 두 사람의 몸은 오랜만에 하나로 엉켜들며 격렬한 쾌락의 심연 속으로 침몰해 갔다. 한편, 거실에 남은 두 사람. 어쩔줄 몰라하며 남겨진 두 사람은 적막 속에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올리버와 주연은 마주 놓인 소파에 각각 자리를 잡고 앉았다. 체육관 비품 창고에서 나누었던 질척하고 배덕한 입맞춤의 여운 탓인지, 두 사람은 차마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시선을 떨구고 있었다. 벽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정적을 갉아먹을 때였다. 삐걱, 쿵. 안방 쪽에서 육중한 침대 프레임이 벽을 울리는 둔탁한 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평소의 서늘하고 오만하던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라이벌전은 압도적인 점수차로 승리했다. 타이론의 맹활약이 있었고, 당일 경기의 MVP로 선정되었다. 라커룸 정리를 마치고 어두운 체육관 지하 주차장으로 모여든 네 사람. 운전석에는 차분한 표정을 지으려 애쓰는 올리버가, 조수석에는 샤워를 마치고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주연이 올랐다. 넓은 뒷좌석에는 2미터 10센티의 거구 타이론과 윤아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타이론은 차에 타기도 전부터 자신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봤어? 3쿼터에 그 투핸드 덩크! 상대 센터 둘이 내 앞에 붙었는데도 아무것도 못 하더라고!” 경기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타이론은 코트를 장악했던 제 활약상을 차 안이 떠나가라 시끄럽게 떠벌렸다. “오늘 진짜 내 무릎 상태 최고였어. 림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니까!” 조수석의 주연과 룸미러로 눈치를 살피던 올리버는 조심스럽게 맞장구를 쳤다. “형부 오늘 진짜 최고였어요. 관중들 함성 때문에 귀가 다 먹먹했다니까요.” “맞아요, 무릎 상태도 이상없고, 아주 완벽한 경기력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어색한 긴장감이 미세하게 묻어났다. 비품 창고에서의 은밀했던 접촉 이후, 윤아의 눈치를 살피느라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가 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가로질러 펜트하우스로 향하는 내내, 뒷좌석의 윤아는 단 한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다.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불빛을 응시하는 윤아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차 안을 무겁게 짓누르는 서늘한 침묵에 올리버는 마른침을 삼켰고, 주연 역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숨을 죽였다. 마침내 펜트하우스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고 고요한 거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윤아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은 타이론과 둘이서 오붓하게 보내고 싶으니까 두 사람은 알아서 해요. 들어가자, 타이론.” 예상치 못한 윤아의 선언에 거실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올리버의 푸른
희미한 불빛 아래, 두 사람의 혀가 얽히는 소리는 멎을 줄을 몰랐다.하프타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지만, 이미 불붙은 갈증은 이성의 통제를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체육관 밖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조차 지워버릴 만큼, 두 사람의 입술은 숨 쉴 틈도 없이 집요하게 서로를 탐닉했다.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주연이 올리버의 입술을 살짝 밀어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붉은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터져 나왔다.주연은 나른하게 풀린 눈으로 올리버를 올려다보며, 그의 커다란 손을 낚아채 제 허벅지 안쪽으로 이끌었다.가느다란 주연의 손가락이 올리버의 손을 타이트하게 밀착된 속바지 안쪽으로 거침없이 밀어 넣었다.“흣…….”손끝에 닿은 주연의 은밀한 곳은 이미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뜨겁고 미끌거리며 흠뻑 젖어 있었다.올리버의 얇은 안경테 너머 푸른 눈동자가 걷잡을 수 없는 흥분으로 불타 오르는 것이 보였다. 손가락 마디마디를 타고 전해지는 농밀한 체온에 올리버의 숨통이 턱 막혔다.주연은 올리버의 귓바퀴에 입술을 바짝 붙인 채, 사탕을 녹이듯 나직하고 치명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느껴져요, 선생님? 내 상태가 어떤지…….”“주연 씨…….”“우리 사이에…… 언니의 통제 같은 거 없어도 돼요.”주연의 은밀하고 달콤한 독설이 올리버의 귓전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선생님한테는 나, 언제든 완전히 열려 있어요.”여왕이 정해둔 절대적인 규칙을 정면으로 비틀어버리는 배덕한 속삭임.올리버의 심장이 흉곽을 부수기라도 할 것처럼 미친 듯이 요동쳤다.삐이익-!그때, 닫힌 철문 너머 복도 끝에서 3쿼터 시작 1분을 알리는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양 팀 선수단, 코트로 정렬해 주십시오!’장내 안내 방송이 울리자, 주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올리버의 손을 제 은밀한 곳에서 떼어냈다.“시간 다 됐네요.”주연은 흐트러진 속바지와 치맛자락을 재빠르게 매만져 정돈하더니, 올리버를 홀로 남겨둔 채 망설임 없이 철제 문고리를 향해
철컥, 묵직한 철제 문이 닫히며 안쪽에서 잠금 장치를 걸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복도 끝, 낡은 운동 장비와 고무 매트가 빽빽하게 쌓인 어두컴컴한 비품 창고 안.체육관을 가득 메운 만여 명의 관중들이 뿜어내는 함성과 웅장한 음악 소리는 두꺼운 철문 너머로 아득하게 웅웅거릴 뿐이었다.복도 쪽 천장 가까이 작게 난 창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에 의지한 채,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가 미세한 공기를 끈적하게 데우기 시작했다.올리버는 선반에 등을 기댄 채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연을 내려다보았다.“주연 씨, 이건 선을 넘었어요.”올리버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게 떨리고 있었다.평소의 냉철하고 지적인 의사의 가면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지만, 얇은 안경테 너머 푸른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위태롭게 흔들렸다.“윤아 씨가 알면 우리 둘 다 정말 큰일 납니다. 윤아 씨가 정한 규칙을 깨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당신도 잘 알잖아요.”타이론을 지배하고 올리버 자신마저 철저하게 굴복시킨 여왕, 서윤아의 서늘한 얼굴이 올리버의 뇌리에 스쳤다.하지만 주연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오히려 붉은 입술을 매혹적으로 끌어올리며 한 발자국 더 올리버의 품 안으로 바짝 파고들었다.코앞까지 다가온 주연의 숨결이 올리버의 턱 끝을 간질였다.“언니가 그렇게 무서우세요?”주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올리버의 단정한 셔츠 깃을 쥐고 제 쪽으로 거침없이 잡아당겼다.화려한 치어리더 유니폼 아래 드러난 주연의 유연하고 탄력 있는 가슴이 올리버의 단단한 흉곽에 빈틈없이 밀착되었다.“그럼 들키지 않게 소리 내지 마요, 선생님.”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연은 발꿈치를 바짝 들고 올리버의 입술을 거침없이 집어삼켰다.“읍……!”올리버의 입술 사이로 당혹스러운 숨이 터져 나왔다.본능적으로 밀어내려던 그의 손은 주연의 잘록한 허리 부근에서 멈칫하더니, 이내 손가락에 힘을 주며 유니폼 옷자락을 움켜쥐었다.주연의 작고 뜨거운 혀가 올리버의 굳게 닫힌 입술 틈을 가차 없이 비집고 들어왔
체육관을 가득 메운 만여 명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뜨거웠다.개막전 직후 펼쳐진 최대 라이벌전답게 경기장 안팎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코트 중앙 조명이 쏟아지는 가운데, 웅장한 비트와 함께 치어리더 팀의 사전 공연이 시작되었다.선두에 선 윤아와 주연의 역동적인 안무에 맞춰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함성이 돔 천장을 뒤흔들었다.짧은 스커트를 휘날리며 누구보다 도도하고 찬란하게 코트를 지배하는 윤아의 몸짓은 단숨에 경기장의 시선을 집어삼켰다.그 곁에서 주연 역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완벽한 호흡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었다.버저가 울리고 시작된 1쿼터부터 코트는 완전히 타이론의 독무대였다.사기극의 억울한 누명을 벗어던진 맹수는 마치 사냥감을 찢어발기듯 상대 골밑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다.상대 팀의 거구 수비수 둘을 달고 공중으로 솟구친 타이론은 림이 찢어져라 투핸드 슬램덩크를 내리꽂았다.“와아아아-!”폭발적인 함성 속에서 바닥으로 착지한 타이론은 곧바로 골대 밑에 서 있던 윤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는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더니 윤아를 향해 짙은 윙크를 던지고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윤아 역시 시선을 피하지 않고 턱을 치켜들며 여유롭고 화사한 미소로 화답했다.곁에 있던 동료 치어리더들이 윤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재밌다는 듯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고, 응원 열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중계 카메라 역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전광판과 TV 중계 화면에 두 사람의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송출했다.‘특급 용병과 그의 아름다운 아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잉꼬부부입니다.’캐스터의 감탄 섞인 멘트가 울려 퍼졌지만, 그것은 세상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여넘긴 쇼윈도 위의 연기일 뿐이었다.윤아의 미소 뒤에는 맹수를 완벽히 통제하는 자의 여유로움이, 타이론의 눈빛에는 오늘 밤 풀려날 구원을 향한 간절한 열망이 담겨 있었다.전반전이 끝났을 때 점수 차는 이미 20점 차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3쿼터 시작을 앞두고 잠시 숨을 돌리는 하프타임
다음 날 아침, 구단 클럽하우스 앞은 이른 시간부터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사기극의 누명을 통쾌하게 벗어던진 타이론을 담기 위해 수십 대의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차에서 내린 타이론의 곁에는 정갈한 수트 차림의 올리버가 전담 주치의로서 함께 걷고 있었다.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화려하게 복귀한 특급 용병과 그를 완벽하게 고쳐낸 미국인 명의의 모습이었다.하지만 나란히 걷는 두 사내 사이에는 세상 누구도 알지 못할 은밀하고 질척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단둘만 남겨진 클럽하우스 안쪽 전담 치료실.타이론은 반바지 차림으로 베드에 걸터앉아 가운을 걸친 올리버를 내려다보았다.올리버는 라텍스 장갑을 낀 손으로 타이론의 수술 부위를 조심스럽게 촉진하기 시작했다.거대한 허벅지 안쪽 근육에 올리버의 하얀 손가락이 닿는 순간, 두 사람의 호흡이 동시에 굳어졌다.올리버의 귓바퀴가 다시금 붉게 물들었다.자신의 몸을 가차 없이 짓누르고 직장 안쪽 깊숙이 박아 넣던 거대한 무게감이 생생하게 겹쳐졌다.“인대 유연성도 좋고, 부종도 전혀 없어, 타이론.”올리버는 목구멍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차분하게 얘기했다.“오늘 연습에서는 80퍼센트 정도만 힘을 쓰는게 좋겠어. 내일이 실전이니까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지.”타이론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듯 말했다.“80퍼센트로는 안 돼. 내일 경기에서는 무조건... 완전히 압도해야 해.”타이론이 불쑥 손을 뻗어 올리버의 손목을 틀어쥐었다.올리버가 흠칫 놀라며 숨을 들이켰다.“기억하지, 올리버? 윤아가 뭐라고 했는지.”“…….”“내가 지면 정조대를 차지만, 완벽하게 이기면 너랑 나한테 상을 준다고 했어.”타이론의 시커먼 눈동자에 원초적인 욕망이 번뜩였다.올리버는 손목을 옥죄어오는 거대한 악력과 타이론의 노골적인 시선에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전율을 느꼈다.사내의 밑에 깔려 뒤로만 절정을 맞이하던 암컷의 기억이 온몸의 피를 뜨겁게 달구었다.“……알고 있어. 그러니 반드시 이겨서 날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