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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Author: 손이영
지예솔 더러 옆에서 주스나 디저트를 먹으라고 한 봉현수는 친구들과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경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경제에 대해서 해박하진 않지만 지예솔도 어느 정도는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미래 그룹의 형세가 불안정하니 인수합병을 통해서라도 말 안 듣는 꼬리들을 잘라내야 한다는 얘기였던 것 같은데 그렇게 그들은 한참 동안 재계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했다.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지자 봉현수는 고개를 돌려 지예솔을 바라봤다.

“솔아, 나 닭꼬치 좀 줘. 파는 빼고.”

“네.”

지예솔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이준이 웃으며 거들었다.

“저는 소고기 주세요. 고수 많이요.”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봉현수가 표정을 굳히며 다시 입을 열었다.

“쟤 거는 해주지 마.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먹고 싶으면 알아서 가져야지. 내 것만 줘.”

“좀생이야? 뭐 이런걸로 그래!”

봉현수를 한번 흘겨준 한이준은 움직이기 귀찮았던 건지 소고기 대신 주스만 마셨다.

그릴 앞에서 닭꼬치와 소고기를 담던 지예솔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른 것도 같이 담아냈다.

가위로 닭꼬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그녀는 그 위에 양념까지 뿌려서 가져갔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담아봤어요. 다른 거 필요하면 더 가져올게요.”

봉현수는 접시에 가득 담겨있는 음식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지만 별다른 말 없이 음료수를 마셨다.

다시 제자리로 가 앉은 지예솔은 주스를 마시면서도 힐끔힐끔 그들의 눈치를 봤다.

그들이 뭘 하는지는 잘 몰랐지만 그들의 사이가 얼마나 끈끈한지, 업무 분담은 또 얼마나 정확한지는 지예솔도 알고 있었다.

유씨 집안은 그중에서도 권력이 가장 뛰어났고 송씨 집안은 비즈니스 쪽에서는 좀 약하지만 인맥과 배경 하나는 으뜸이었기에 그들 사이에서는 딱히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다.

봉현수가 나이로는 제일 어리지만 그렇다고 능력이 약한 건 아니었다.

그들을 주시하고 있던 지예솔은 무심결에 유강후 옷소매 사이로 비치는 거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설마 어디 다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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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예솔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몸을 떨며 봉현수를 꽉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호텔에 도착해서도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옷을 갈아입을 때도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아 봉현수는 어쩔 수 없이 여집사를 불러 힘겹게 옷을 갈아입혔다.호텔에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봉현수는 그녀의 손을 꽉 잡은 채 그녀를 안심시켜주고 있었다.옷을 갈아입힌 그는 지예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며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상처가 깊진 않았지만 손과 다리에 가득 나 있는 그 상처들이 하얀 피부 때문에 유독 눈에 띄어서 봉현수는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렸다.말없이 약을 바르고는 있었지만 사실 그의 속은 화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지예솔의 정신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물을 수 없었기에 봉현수는 그녀에게 생강차와 감기약을 챙겨 먹이고는 묵묵히 그녀의 옆을 지켜주었다.꽉 잡은 손은 여전히 놓지 않으려고 해서 봉현수는 지예솔 옆에 딱 붙은 채로 밤을 지새웠다.아침이 밝아올 때쯤 아빠를 부르며 우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또 열이 나서 놀란 봉현수는 다급히 의사를 불렀다.검사를 마치고 당시의 상황을 묻던 의사는 놀란 와중에 비까지 맞아서 감기에 걸린 거라고 이틀 푹 쉬면 된다는 말을 남기고 가버렸다.봉현수는 직접 지예솔의 약과 죽을 챙겨주며 그녀 옆에서 꼬박 하루를 지켰다. 그래서 그들은 삼 일째가 되어서야 봉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지예솔에게서 직원에 대한 말을 전해 들은 봉현수는 그 직원을 찾기 위해 CCTV를 다 돌려봤지만 정전 때문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그게 더 수상했던 봉현수는 사람을 시켜 CCTV를 복원시켰다.집에 돌아온 뒤에서 지예솔의 상태는 호전될 줄을 몰랐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런 건지 봉씨 가문을 물건을 몇 개나 깨부쉈다.너그러운 봉씨 가문은 물론 그 책임을 묻진 않았지만 지예솔의 엄마는 그걸 그냥 넘기지 못했다.그래서 그날 밤 마당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서게 했는데 그 때문에 무릎이 다 까져버렸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04화

    지예솔은 작은 몸뚱아리를 꼭 껴안은 채 왔던 길을 돌아갔다.점점 크게 내리는 비에 두려움이 혼을 빼놓을 때쯤, 공중화장실에서 미세한 불빛이 흘러나왔다.오랜만에 보는 불빛에 지예솔은 고민도 없이 그곳으로 내달렸다.아직 공사 중인 그곳에는 각종 자재들이 널려있었는데 밖에서 치는 번개 빛에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자 그 안에는 온몸이 물에 젖은 창백한 자신이 서 있었다.자신의 모습을 보고 피떡이 되어 죽어가던 아버지를 떠올린 지예솔은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이제 고작 열몇 살인 지예솔은 어릴 때부터 산기슭에서 자라왔어서 귀신을 아주 두려워했다.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부정 탈 짓을 한 줄 알고 냅다 밖으로 내달리려 했다그런데 그때, 밖에서 불어온 거센 바람에 화장실의 문이 굳게 닫혀버렸다.온 힘을 다해 문을 두드려봤지만 이미 잠겨버린 문이 열릴 리 만무했다.이따금 울리는 우레와 함께 번개가 치면서 화장실에도 불빛이 흘러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지예솔은 그 빛에 비치는 인영들이 귀신인 것만 같아서 봉현수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울어 젖혔다.그보다 더 무서운 건 그 와중에 여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다.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음침한 웃음소리에 소름이 돋은 지예솔은 목이 터져라 울부짖으며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절망과 두려움에 휩싸인 그녀는 화장실 구석으로 달려가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그런다고 두려움이 가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그 시각, 산장의 호텔도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우레 때문에 정전이 되어버려 급하게 발전기를 돌렸지만 호텔 밖 다른 곳에까지 불빛이 닿진 못했다.그래서 산장의 나머지 구역은 여전히 암흑이었다.봉현수는 혼자 있을 지예솔이 걱정되어 다급히 호텔로 돌아갔지만 방 안에 있어야 할 사람은 없고 핸드폰만 남은 걸 보고 바로 프런트 데스크로 뛰어가 지예솔의 행방을 물었다.지예솔이 홀로 밖으로 나가는 걸 보았다는 직원의 말에 봉현수는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여기저기 찾아다녔지만 지예솔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어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03화

    주연아는 화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제자리에서 발만 굴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이 파티에 더 합류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나은별이었다.딱 봐도 재벌 집 아가씨처럼 보였는데 아까부터 유강후에게만 말을 건네고 있었다.하지만 유강후가 그녀를 아는 체도 하지 않고 뉴스만 보자 체면이 구겨진 나은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그러다가 구석에 앉아 음료수만 마시고 있는 지예솔을 발견하자 나은별은 의아해하며 물었다.“강후 씨, 이분은 누구야? 처음 보는 것 같은데.”핸드폰만 보느라 못 들은 건지 유강후가 답을 하지 않자 한이준이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현수랑 같이 오신 분이에요. 친구인 것 같아요.”나은별은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예솔을 그리 좋게 보지는 않았다.그러다가 주연아 일행이 인사를 건네오자 표정이 확 바뀌며 그녀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나은별이 자신을 곱게 보지 않는다는 건 지예솔도 느꼈지만 내일이면 봉현수를 따라 봉씨 가문으로 돌아갈 거라서 이런 재벌 집 아가씨들과는 어울릴 필요가 없었기에 그녀는 애써 시선을 무시했다.시간이 좀 더 흐르자 바람이 기승을 부렸는데 곧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라 다들 각자 집으로 흩어졌다.집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봉현수가 전화를 받는다고 나가버렸고 혼자 남은 지예솔은 할 일이 없어서 가지고 온 책들을 펼쳐보기 시작했다.그런데 책을 펴자마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열어보니 직원 유니폼을 입은 사람 하나가 마스크를 낀 채 모자까지 푹 눌러쓰고 서 있었다.“지예솔 씨 되세요? 봉현수 도련님께서 아침에 들고 오신 서류 회의실에 가져다 놓으시랍니다. 지예솔 씨가 직접요.”“지금요? 어디로 가져가면 돼요?”“정부 회의실이요. 표지판 있으니까 그거 따라서 가시면 돼요.”“빨리 가져다 달라 하셔서요. 서두르세요.”갑자기 찾아온 직원이 미심쩍긴 했지만 봉현수가 아침에 서류를 건네준 건 사실이었기에 지예솔은 별다른 의심 없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02화

    지예솔 더러 옆에서 주스나 디저트를 먹으라고 한 봉현수는 친구들과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경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경제에 대해서 해박하진 않지만 지예솔도 어느 정도는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미래 그룹의 형세가 불안정하니 인수합병을 통해서라도 말 안 듣는 꼬리들을 잘라내야 한다는 얘기였던 것 같은데 그렇게 그들은 한참 동안 재계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했다.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지자 봉현수는 고개를 돌려 지예솔을 바라봤다.“솔아, 나 닭꼬치 좀 줘. 파는 빼고.”“네.”지예솔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이준이 웃으며 거들었다.“저는 소고기 주세요. 고수 많이요.”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봉현수가 표정을 굳히며 다시 입을 열었다.“쟤 거는 해주지 마.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먹고 싶으면 알아서 가져야지. 내 것만 줘.”“좀생이야? 뭐 이런걸로 그래!”봉현수를 한번 흘겨준 한이준은 움직이기 귀찮았던 건지 소고기 대신 주스만 마셨다.그릴 앞에서 닭꼬치와 소고기를 담던 지예솔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른 것도 같이 담아냈다.가위로 닭꼬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그녀는 그 위에 양념까지 뿌려서 가져갔다.“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담아봤어요. 다른 거 필요하면 더 가져올게요.”봉현수는 접시에 가득 담겨있는 음식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지만 별다른 말 없이 음료수를 마셨다.다시 제자리로 가 앉은 지예솔은 주스를 마시면서도 힐끔힐끔 그들의 눈치를 봤다.그들이 뭘 하는지는 잘 몰랐지만 그들의 사이가 얼마나 끈끈한지, 업무 분담은 또 얼마나 정확한지는 지예솔도 알고 있었다.유씨 집안은 그중에서도 권력이 가장 뛰어났고 송씨 집안은 비즈니스 쪽에서는 좀 약하지만 인맥과 배경 하나는 으뜸이었기에 그들 사이에서는 딱히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다.봉현수가 나이로는 제일 어리지만 그렇다고 능력이 약한 건 아니었다.그들을 주시하고 있던 지예솔은 무심결에 유강후 옷소매 사이로 비치는 거즈를 보고 깜짝 놀랐다.‘설마 어디 다친 건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01화

    꿈꾸지 말아야 할 걸 꿈꾼다면 딸 없는 셈 치겠다는 엄마의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었기에 지예솔은 이번에는 큰 도련님과는 거리를 두겠다 다짐했다.여기서 더 엮이게 되면 엄마와 함께 봉씨 가문에서 쫓겨날 텐데 그렇게 되면 일자리도 잃어버리는 것이기에 아직 나어린 동생을 제대로 키울 수도 없었다.지예솔이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식사가 도착했고 털게와 곁들일만한 반찬, 그리고 과일 주스가 그녀의 앞에 올려졌다.제철도 아닌데 200g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살이 오른 털게가 한가득 상에 올랐다.하나하나 열어보니 속까지도 게장이 꽉 차 있었다.털게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런 사실을 입 밖에 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고 준비한 건지 당황스러워하던 지예솔은 이내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그나마 좋아하는 거라고 두세 마리를 먹고 난 지예솔은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어둑어둑한 저녁이 되자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는 정장을 입는 봉현수도 집으로 돌아갔다.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몸에 맞게 제작된 정장 때문에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 그에게서 절제된 섹시미가 느껴졌다.숙소로 들어온 그는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소파에 주저앉았다.“옷 좀 벗겨줘.”그에게로 다가간 지예솔은 풍겨오는 술 냄새에 나지막하게 물었다.“술 마셨어요?”지독하게도 풍기는 술 냄새를 보니 적게 마신 건 아닌 듯했다.봉현수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고개를 끄덕이자 지예솔이 다급히 다가가 그의 정장과 넥타이를 벗겨냈다.그리고는 수건으로 얼굴도 닦아주고 술을 깰 수 있는 차까지 타주었다.차를 한 모금 마시던 봉현수는 지예솔을 향해 손을 뻗었다.“이리와.”그녀가 다가가는 그 짧은 시간도 못 기다리겠는지 봉현수는 손을 뻗어 지예솔을 자신의 품 안으로 잡아당겼다.그리고는 지예솔의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렸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던 지예솔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손부터 떼려고 했다.그러자 봉현수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움직이지 마. 잠시만 이렇게 있자.”술 냄새와 봉현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300화

    지예솔의 붉어진 얼굴과 불안해하는 태도를 보자 봉현수는 지긋이 웃으며 말했다.“왜? 너 날 좋아해?”지예솔은 머뭇거리더니 얼굴이 붉어 터질 듯했다.‘뭐라는 거야? 뭐가 좋고 안 좋고 한다는 거야?’그녀는 더듬으며 말했다.“아, 아니. 도련님, 아무 말이나 하지 마세요.”봉현수는 표정이 갑자기 냉정해지더니 말했다.“날 안 좋아한다고?”지예솔은 미칠 것만 같았다.‘이 사람 미친 거 아니야? 뭐가 좋고 안 좋고 한다는 거야? 우린 아직 학생이고 게다가 난 하인의 딸 일뿐인데. 어머니는 항상 사람은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절대로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했어.’지예솔은 부드러운 소파 커버만 움켜쥐고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말했다.“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봉현수는 그녀가 아직 어린이라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넌 아직 어려서 이런 말 이해 못할 거니까 따지지 않을게. 근데 기억해 둬. 넌 나만 좋아해야 해,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죽을 줄 알아.”지예솔은 얼굴이 곧 터질 듯이 붉어졌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봉현수가 앞에서 약을 발라주고 있었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하필이면 주변에는 그의 특유의 향기로 가득 차서 지예솔의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했다.얼마 안 되는 사이에 지예솔은 긴장한 나머지 이마에는 땀이 맺혔고 손바닥도 젖어 있었다.가늘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이마에 닿으니 지예솔의 피부는 더욱 투명하고 하얗게 보였고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돋보였다.그녀는 워낙 이쁘게 태어났지만 지금은 얼굴과 입술까지 빨갛게 물들어 평소 모습보다 소녀다운 애교가 더해져 더 예뻐 보였다.봉현수는 몇 번을 훔쳐보더니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그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누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내가 몇 살만 더 먹고 집사람들하고 맞설 수 있을 나이가 되면 그때 공개할 테니 나한테 시간을 좀 줘.”지예솔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감히 아무 말도 못 하고 머리를 숙인 채 가볍게 대답만 했다.잠시 후, 누군가 옷 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99화

    붉은 액체와 유리 조각이 바닥에 튀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봉현수는 머리를 숙여 그 남학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이런 걸 지나친 것이라고 말해. 근데 내가 지나치게 행동한다고 해도 네가 뭘 어쩔건데?”남학생은 겁에 질려 넋을 잃고 얼굴과 몸에는 피인지 술인지 알 수 없는 액체를 가득 뒤집어쓴 채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봉현수는 화가 풀리지 않아 다시 그 남학생을 차려고 하자 유강후가 소리쳤다.“됐어, 봉현수! 여기서 사람 목숨 잃는 일은 하지 마, 재수 없어.”유강후는 문밖에 따라온 사람을 돌아보며 차갑게 말했다.“얼른 병원에 데려가고 여기 좀 치워.”말을 마치고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한 바퀴 돌려 보더니 말했다.“당장 안 꺼져? 여기서 맞아 터지길 기다리는 거야?”사람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거기 서!”봉현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누가 그냥 가래!”그는 지예솔을 앞으로 끌어당기고 차가운 눈빛으로 주연아를 보며 말했다.“원피스 값 1억6000만 원에 여기 있는 술까지 합치면 십억은 되겠지? 이따가 내 계좌에 넣어. 아니면 너 죽을 줄 알아.”주연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봉현수 오빠, 저한테 그만한 돈이 어디 있겠어요.”그녀는 단지 학생일 뿐이고 봉현수랑 그 몇몇 친구들처럼 비즈니스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평소에는 집에서 용돈 같은 걸 줘도 십억이라는 액수는 절대 내놓을 수 없었다.봉현수는 냉정하게 말했다.“그건 나랑 상관없어. 오늘 저녁까지야. 알아들었으면 꺼져!”주연아는 울면서 뛰어나갔다.그 사람들이 나가는 걸 보고 지예솔도 가려고 했지만 봉현수가 막아섰다.“내가 너한테 가라고 했어? 이리 와봐.”지예솔의 얼굴에 뚜렷하게 찍힌 손바닥 자국을 보고 봉현수는 화가 나서 이마에 핏줄까지 섰다.“지예솔, 너 바보 아니야? 이렇게 맞았는데 가만히 있었어?”지예솔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도련님한테 폐 끼치기 싫었어요.”봉현수는 그녀의 찌질한 모습에 미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98화

    주연아는 지예솔이 요염하게 남자를 유혹하는 꼴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따끔하게 혼내려고 했지만 그 순간 대문이 확 밀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러자 다 아는 얼굴인 세 사람이 들어오더니 그들은 마치 태양 아래 한가운데 서 있는 듯 눈부시게 광이 났고 분명 아직 소년이지만 기세는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로 강했다.봉현수는 안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고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즉시 달려가 지예솔을 끌어당겼지만 그녀는 오히려 뒤로 물러서며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옷이 째졌어요.”지예솔은 눈물을 참으며 머리를 들지 못했다.봉현수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그는 자신의 양복 외투를 벗어 지예솔에게 걸쳐주고는 부추겨 일어섰다.그는 몸을 돌려 주연아를 노려보았고 그 매서운 기세에 놀라 주연아는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봉현수 오빠, 그러니까 어떻게 된 일이냐면요….”봉현수가 눈을 가늘게 뜨니 눈빛에는 포악한 기운이 용솟음쳤다.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지예솔을 앞으로 끌어당기며 엄숙하게 말했다.“주연아가 어떻게 널 때렸으면 지금 바로 열 배로 갚아줘.”지예솔은 입술을 깨물며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봉현수는 화가 나서 이마에 핏줄까지 세우며 말했다.“지예솔, 너 죽고 싶어? 내가 말했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감히 널 괴롭히면 잘라버린다고. 지금 당장 열 배로 갚아!”주연아는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봉현수 오빠, 저… 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봉현수는 쳐다보지도 않고 지예솔을 주연아의 앞으로 확 끌어당겼다.“때려!”지예솔은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이곳에 있는 도련님들과 아가씨들은 결코 그녀가 건드릴 만 한 사람들이 아니었다.지예솔은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이곳에 발붙이려면 항상 참고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봉현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건 상관하지 않고 화를 내며 말했다.“지예솔, 내가 지금 너랑 하는 말이 안 들려?”지예솔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봉현수 도련님, 이쯤 하면 됐어요.”이때 옆에 있던 남학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297화

    지예솔은 그들의 말에 신경도 쓰지 않고 쏜살같이 뛰어 와이너리로 가서 문을 열었다.와이너리 내부는 아주 넓은 공간에 각종 술이 진열되어 있었고 그 술은 보기만 해도 만만치 않은 가격인듯 했다.지예솔은 카운터에 먼지가 끼어 있는 것을 보고 재빨리 닦았다.그녀는 옆에 있는 거울을 지나가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넋을 놓고 말았다.‘이 물건들이 그렇게 비싼 거였어? 근데 도련님은 이 비싼 물건을 왜 나한테 준 거지? 옷은 작으면 환불할 수 있고 20억이나 넘는 액세서리는….’그녀는 그 물건을 받을 수 없었다.이때 웨이터가 과일주를 들고 들어왔다.수정으로 된 병에 담긴 과일주를 얼음이 가득한 통에 옮겨 담으니 너무 화사하고 예뻐 보여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군침이 돌게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입구에서 주연아와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와이너리 문이 왜 열려있지?”“유강후와 봉현수, 그들 몇 명이 동업하여 만든 와이너리라고 들었는데. 여기는 그들 외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라고 했었는데 왜 열려있지? 설마 그들이 안에 있는 건가?”“봉현수 오빠가 안에 있다고? 내가 들어가 봐야겠어.”지예솔이 몸을 숨기기도 전에 주연아가 들어오면서 깜짝 놀라 멍하니 서 있더니 소리 질렀다.“지예솔,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지예솔은 주연아와 한 공간에 있는 자체가 싫어서 그곳을 당장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에 말했다.“도련님이 주연아 씨랑 여기에 올 거라고 저보고 먼저 와서 문을 열어놓으라 했어요.”지예솔은 봉현수가 아까 그들이 곧 올 거니까 먼저 문을 열라는 말에 그 사람 중에는 주연아도 포함되어 있을 거로 생각하고 말했다.주연아는 머뭇거리더니 다시 물었다.“네 말은 내가 올 거니까 미리 열어두라고 봉현수 오빠가 시켰다는 거지?”지예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리고 이곳의 술은 마음대로 마시고 모자라면 웨이터에게 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어요.”주연아는 몹시 흐뭇해하며 말했다.“봉현수 오빠가 그렇게 말했다는 거지?”지예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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