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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Author: 손이영
그녀는 무의식중에 손을 아랫배로 가져가 꼭 움켜쥐었다.

“만약 제가 당신이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요?”

임수아는 떨리는 손으로 배를 감싸며 속으로만 그렇게 되뇌었다.

바로 그때 송지원의 휴대폰에 아버지의 전화가 걸려 왔다.

“지원아, 병원에 한 번 가봐라. 방금 네 큰 아버지한테서 급하게 연락이 왔는데 인아가 이번엔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하더구나. 네 큰형수도 여러 번 실신했다니 네가 가서 곁을 지켜주면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안심할 것 같아.”

“네.”

송지원은 무표정한 임수아를 한번 바라보고는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임수아가 먼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가세요.”

송지원의 눈에 잠깐 복잡한 감정과 망설임이 스쳤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잠시 전화를 걸어 차를 부르더니 차를 길가에 세웠다.

새벽 네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도시엔 희미하게 새벽빛이 퍼지고 있었다. 어스름 속에 도시는 조금씩 생기를 되찾는 듯했다.

임수아는 조용히 차에서 내렸고 도로 옆에 서서 여명이 밝아오는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봤다.

송지원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마음이 아파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임수아는 이미 손을 들어 택시를 세우고 있었다.

두 대의 차가 서로 엇갈리며 떠나는 순간 첫 새벽빛이 두 차 사이를 곧게 가르며 비쳤다.

마치 그 한 줄기 빛이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세상을 송두리째 가르듯이 말이다.

임수아는 그대로 아파트에 돌아왔다.

식탁 위엔 이미 식어버린 국수와 씻어놓은 과일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한참 그 자리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드레스룸으로 가 자신의 옷가지들을 정리했다.

최근 몇 년간 집에 드나든 일이 드물어 옷도 많지 않았다.

옷을 모두 정돈한 뒤 자신의 신분증과 각종 서류도 챙겨냈다.

그리고 송지원 이름이 적힌 결혼증명서와 이미 사인해 둔 이혼 서류를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나란히 두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그녀는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갈 테니까 다른 분 한 분 더 데리고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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