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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Penulis: 임청연
예전의 한애정은 이런 문제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더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없었고, 한애정의 생각도 분명했다. 두 사람이 지금까지 함께 오기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기왕 여기까지 돌아왔는데, 이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한 뒤 다시 떠나면 안 되는 걸까?

한애정은 배호창이 왜 그렇게까지 관계 정리를 피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더구나 배씨 집안의 사정은 너무 복잡했다. 이번에도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다시 떠난다면 훗날 이 문제가 두 사람 사이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도 몰랐다.

한애정 역시 이제는 이 일을 마음속에 묻어 두고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없었다.

“당신도 형이 한마디 했다고 우리 사이까지 흔들리게 만들지 마.”

“우리가 함께 산 세월이 얼만데 아직도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 우리 사이에 그 정도 믿음도 없는 거야?”

배호창은 한애정이 왜 이 문제를 계속 마음에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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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제634화

    준모는 말없이 정부자를 바라보고 있었다.지금 이 시간만큼은 오롯이 두 사람만의 것이었다.준모는 조금이라도 더 할머니 곁에 있고 싶었다. 할머니 얼굴도 더 오래 보고 싶었다.이 병실을 나서는 순간, 어쩌면 평생 다시는 할머니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그래서 준모는 남아 있는 이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붙잡고 싶었다.이제 정말 마지막이었다.지금 충분히 바라보지 못하면 앞으로는 다시 그럴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준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할머니가 왜 지금 떠나야 하는 걸까?’강혜원을 제외하면 정부자는 준모에게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가족이나 다름없었다.그런 정부자가 왜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왜 할머니는 두 아들 때문에 이렇게까지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걸까?’어쩌면 정부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는 두 아들이었는지도 몰랐다.정부자는 혼자 힘으로 두 아들을 키워 냈다.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뒷바라지했고, 어떻게든 두 아들이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애썼다.그런데 정작 끝에 가서는 두 사람 모두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는커녕 자기 욕심만 앞세우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준모는 그 사실이 너무도 씁쓸했다.어머니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두 아들은 끝까지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다.준모는 그렇게 얼마나 오래 정부자 곁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결국 담당 의사가 다시 병실로 들어왔다.이 병실은 다른 응급 환자도 사용해야 했다.정부자를 계속 이곳에 둘 수는 없었다.다른 환자의 치료가 늦어져서는 안 되기에 이제는 정부자를 옮겨야 했다.준모도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었다.정말로 정부자와 헤어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병실을 나서는 준모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의료진이 침대에 누운 정부자를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준모는 멍하니 바라봤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정부자의 장례와 그 이후의 일은

  •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제633화

    그래서 배호철은 준모 앞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꺼내지 못했다.결국 준모 혼자 병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준모는 다른 누구도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혼자 병실 안으로 들어선 준모는 병상에 누운 정부자를 바라봤다.정부자는 가느다란 숨만 간신히 이어 가고 있었다. 몸에는 차갑고 낯선 의료 장비들이 여러 개 연결되어 있었다.그 모습을 보자 예전에 정부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정부자는 자신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그래서 예전에 준모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종종 같은 말을 하곤 했다.언젠가 정말 의식을 되찾지 못하는 날이 오면, 자신의 몸에 달린 차가운 기계들을 준모가 직접 떼어 달라고.평생 누구에게도 쉽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살아온 정부자였다.그래서 삶의 마지막만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기계에 의지한 채 버티고 싶지 않다고 했다.끝까지 자신의 품위를 지키며 떠나고 싶다는 뜻이었다.그때 준모도 정부자의 부탁을 받아들였다.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정부자가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런 날이 영영 오지 않기를 바랐다.그날만 오지 않는다면, 정부자도 영원히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 같았다.준모는 그때의 일이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바로 어제 있었던 일처럼 선명했다.정부자와 함께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을 스쳐 갔다.할머니와 주고받았던 말도, 함께했던 시간도 여전히 눈앞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준모는 가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배호철과 배호창은 왜 자기 어머니에게 그렇게까지 했을까?두 아들이 조금만 정부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정부자가 원하는 대로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 줬다면, 어쩌면 이렇게 빨리 세상을 뜨는 일은 없었을지도 몰랐다.정부자가 하루하루 마음 편하게 웃으면서 지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준모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제632화

    배호철이 계속해서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을 쏟아 내고 있을 때였다.담당 의사가 반대편 복도에서 걸어와 가족들에게 현재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지금 상태를 계속 유지하시려면 중환자실로 옮겨야 합니다. 반대로 더 이상의 연명 처치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지금 어르신을 병실로 모셔야 하고요.”의사는 더 이상 돌려서 말하지 않았다. 정부자의 상태는 이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고, 지금처럼 계속 치료를 이어 가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분명하게 설명했다.정부자의 몸에 연결된 차가운 의료 장비들을 바라보면서, 준모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정부자가 누구보다 아끼던 손자가 준모였다.그런 준모가 지금 할머니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자기 손으로 정부자의 산소 공급을 중단하라는 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도 나지 않았다.‘그렇게 좋은 분이 왜 갑자기 이렇게 되신 거야.’준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왜 일이 여기까지 온 거지.’‘할머니가 왜 이렇게 많은 고통을 견뎌야 하는데...’‘할머니처럼 좋은 분이 정말 이렇게 떠나야 하는 거야?’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받아들이기 어려웠다.하지만 준모 역시 알고 있었다.정부자는 지난 몇 년 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병이 반복될 때마다 고통을 견뎌야 했고, 치료를 받을 때마다 힘든 시간을 버텨야 했다.정부자도 여러 번 모든 걸 내려놓고 싶어 했다.그럴 때마다 준모와 채이가 붙잡았다.조금만 더 살아 달라고.조금만 더 자신들 곁에 있어 달라고.그래서 정부자는 준모와 채이를 위해서 다시 치료를 받아들였고, 견디기 힘든 고통까지 감수해 왔다.그 사실을 생각하자, 준모는 더더욱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왜 이런 일이 자신들에게 닥친 건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담당 의사의 말을 들은 뒤 준모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정부자와 함께했던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다.그럴수록

  •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제631화

    하지만 배호철은 여전히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어떻게 해서든 회사를 자기 손에 넣겠다는 태도였다.그런 모습을 보면 회사를 차지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다.채이는 배호철과 배호창을 보고 있으면 가끔 두 사람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직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정말 원하는 게 돈이나 이익이라면 자신의 힘으로 노력해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다.하지만 배호철은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의 힘으로 제대로 뭔가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편한 것만 찾고 힘든 일은 피하면서 살아왔고, 결국 스스로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버렸다.채이가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이제 그만 좀 하시면 안 돼요? 할머니는 아직 병실에 누워 계시잖아요.” “두 분이 할머니 아들이라면, 지금은 회사 얘기보다 할머니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채이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을 이어 갔다.“할머니를 언제까지 이렇게 치료받게 할 건지, 마지막까지 다른 치료 방법을 더 찾아볼 건지, 그런 걸 먼저 결정해야 하잖아요.” “정말 방법이 없다면 그때는 치료를 내려놓는 선택도 해야 할 테고요.”“그런데 큰아버님은 이런 상황에서 회사 얘기부터 꺼내시네요. 지금 그 얘기가 그렇게 중요해요? 아직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아니잖아요.”채이는 배호철을 똑바로 바라봤다.“큰아버님께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저와 준모 씨는 할머니를 진심으로 아껴요. 그동안 할머니와도 정말 잘 지냈고요. 그러니까 저는 할머니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채이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다.“저와 준모 씨는 할머니 일은 마지막까지 함께할 거예요. 두 분이 할머니 친아들이라고 해도 저희가 할머니 곁에 있는 걸 막을 수는 없어요.”“저희는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볼 거고, 마지막 길도 끝까지 함께할 거예요. 그건 누구도 막을 수 없어요.”배호철과 배호창의 차갑고 무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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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준모는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배호철과 배호창이 보이는 태도를 보고 있자니, 더는 좋게 넘어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무엇보다 준모 역시 이 회사를 위해 오랜 시간 적지 않은 노력과 정성을 쏟아 왔다.그런데 배호철과 배호창의 눈에는 그런 과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 듯했다.두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국 자신들이 얻을 몫과 이익뿐이었다.정부자가 아직 곁에 있을 때 준모가 이들과 일일이 부딪히지 않았던 것도 전부 정부자 때문이었다.괜한 다툼으로 정부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집안 문제 때문에 정부자가 걱정하거나 마음 졸이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배호철이 아무리 불쾌한 말을 해도 준모는 대부분 참아 넘겼다.하지만 이제 정부자의 상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상황에서도 두 사람이 똑같은 태도를 보이자, 준모도 더는 참기 어려웠다.배호철이 준모를 향해 날카롭게 말했다.“처음에는 네가 우리한테 분명히 말했잖아. 전부 할머니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그렇게 잘난 척하면서 떠들더니 이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네가 생각해도 웃기지 않냐?”배호철은 비웃듯 말을 이어 갔다.“회사도 네가 직접 포기하겠다고 했잖아. 넌 애초에 이 집안 사람이 아니야. 어머니가 지금 어떤 상태든 이제 네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당장 나가. 여기서 눈에 거슬리게 서 있지 말고.”정부자가 더 이상 예전처럼 나서서 막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배호철의 태도는 훨씬 거칠어졌다.굳이 준모에게 예의를 차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배호철은 단호하게 준모를 내보내려고 했다.애초에 가장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사람도 준모였다.준모는 차갑게 배호철을 바라봤다.“제가 여기 있어도 되는지 아닌지는 큰아버님께서 결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도 여기서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같이 추한 모습 보이고 싶지도 않고요.”준모는 그동안 배호철이나 배호창과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았다.그것 역시

  •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제629화

    “지금 할머니 상태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요. 교수님도 말씀하셨잖아요.”“지금 유지하고 있는 의료 장비와 약물을 모두 중단하면, 할머니께서 그대로 돌아가실 수도 있다고요.”“그러니까 이제는 우리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빨리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채이가 준모에게 말했다.어떤 식으로든 배씨 집안은 명성이 대단한 집안이었다.그래서 준모는 정부자의 마지막 길과 그 이후의 일까지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평생 자신의 체면과 품위를 중요하게 여겼던 정부자였다.마지막만큼은 누구에게도 흠을 잡히는 일 없이 제대로 모셔야 했다.정부자 역시 자신이 떠난 뒤까지 집안사람들이 서로 다투고, 그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는 것은 원하지 않을 터였다.적어도 겉으로라도 가족이 화목하게 자신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그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벌어진 일을 하나하나 따지고 있는 건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었다.채이는 정부자를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팠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배호철과 배호창 일가를 보고 있으면 사람마다 속에 품은 생각이 따로 있고,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 모습이 채이에게는 너무 씁쓸했다.이곳에 더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어쩌면 이번에는 정말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게 될지도 몰랐다.정부자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채이가 이 사람들과 계속 연락할 이유도 없었다.더 이상 얽힐 일도 없을 터였다.만약 준모가 회사를 포기하겠다고 한다면 채이는 그 선택도 지지할 생각이었다.준모가 굳이 이 회사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애초에 준모가 지금까지 이곳에서 버틴 것도 정부자 때문이었다.설사 지금 가진 모든 걸 내려놓는다 해도 괜찮았다.준모와 채이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도 있고, 기회도 있다.자신들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능력 역시 충분했다.굳이 이런 것 하나하나에 매달릴 필요는 없었다.오히려 배씨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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