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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신랑

مؤلف: Amyoga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8-01 19:05:00

신부의 방 밖에서 음악 소리가 점점 커졌다가 천천히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희미하게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였다. 축하연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 방 안의 세상은 고요했다.

아리아는 문 앞에 서 있었다. 허리는 곧게 펴져 있었고, 두 손은 가볍게 맞잡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웨딩드레스를 입은 상태였다.

그녀가 너무나 잘 기억하는 바로 그 하얀 실크 드레스.

베일의 자수 하나하나, 소매에 달린 진주 단추까지 모든 것이 과거의 기억과 똑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떨리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흔들림 없이 차분했고, 심장은 날카롭게 깨어 있었다.

찰칵.

문고리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문이 열렸다.

그가 들어왔다.

데미안 크로스.

그는 검은 정장 위로 넓은 어깨선을 완벽하게 드러내며 서 있었다. 그의 존재감은 방 안을 단숨에 채웠다. 마치 어둠이 빛을 삼키듯.

그의 얼굴은 그녀가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차갑도록 잘생긴 얼굴.

날카롭게 다듬어진 이목구비.

굳게 다문 입술.

그의 어둡고 읽을 수 없는 눈동자가 한 번 그녀를 훑고 지나간 뒤, 그는 뒤에서 문을 닫았다.

찰칵.

잠기는 소리가 밖의 결혼식 음악보다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잠시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첫 번째 삶에서 이 침묵은 그녀를 짓눌렀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꼼지락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었다. 그가 조금이라도 다정하게 대해주길 바랐다. 단 한 번이라도 웃어주길 기도했다.

하지만 다시 이곳에 서 있는 지금.

그녀는 거의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아리아는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늦으셨네요.”

데미안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의 깊은 눈동자 안에 아주 작은 놀라움이 스쳤다.

그의 신부는 얌전하고, 부드럽고,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는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날카로운 태도는 예상하지 못했다.

“네 의무는,”

그가 차갑게 말했다.

“기다리는 것이다.”

낮고 매끄러운 목소리.

하지만 그녀가 한때 피를 흘렸던 대리석 바닥보다도 차가운 말투였다.

아리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아내는 기다릴 수 있죠. 하지만 신부라면 적어도 신랑에게 몇 마디 정도는 들을 자격이 있지 않을까요?”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않나요, 크로스 씨?”

말투는 부드럽고 가벼웠지만, 그 안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었다.

데미안은 그녀를 바라봤다.

무거운 시선.

분석하는 눈빛.

“네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그래요?”

아리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어쩌면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나를 잘 모르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데미안의 턱 근육이 살짝 굳었다.

그는 방 안으로 더 들어왔다. 잘 닦인 구두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공기가 무거워졌다.

데미안 크로스는 통제에 익숙한 남자였다.

그는 회사도, 사업도, 사람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였다.

목소리를 높일 필요조차 없었다.

그의 침묵만으로도 사람들은 굴복했다.

하지만 오늘 밤 그의 신부는 굽히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멈췄다.

그의 시선이 잠시 그녀의 드레스, 얼굴, 그리고 흔들림 없는 자세를 훑었다.

마침내 그가 물었다.

“이 결혼에서 네가 원하는 건 뭐지?”

과거의 그녀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당신의 사랑.’

그 기억이 떠오르자 가슴 깊은 곳에서 씁쓸한 수치심이 올라왔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대답은 달랐다.

“모든 결혼이 약속하는 것들이요.”

아리아가 부드럽게 말했다.

“존중. 이름. 보호.”

사랑.

그 단어만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녀의 혀끝에서 조용히 타오르게 내버려 두었다.

데미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잠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웃음이라기보다는 인정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적어도 솔직하군.”

그가 말했다.

“그럼 일이 쉬워지겠어.”

쉬워진다고?

아리아의 속이 비틀렸다.

마지막 생에서 이 결혼은 단 한 순간도 쉽지 않았다.

차가운 밤도.

굴욕도.

배신도.

그 어떤 것도.

하지만 그녀는 그저 희미하게 웃으며 속눈썹을 살짝 내렸다.

겉으로는 평온하게.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밤의 모든 말.

모든 시선.

모든 것이 중요했다.

데미안은 아직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아직은.

하지만 그녀가 이 역할을 조심스럽게 연기한다면, 그의 무관심을 자신의 방패로 만들 수 있었다.

그녀는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었다.

곧 카터 가문은 그녀의 충성심을 시험할 것이다.

소피아는 다시 그녀의 삶 속으로 기어들어 와 거짓된 자매애로 그녀를 속일 것이다.

그리고 비비안.

비비안은 그녀가 제대로 일어서기도 전에 그녀를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그녀는 준비되어 있었다.

데미안은 몸을 살짝 돌리며 긴 손가락으로 셔츠 소매 단추를 풀었다.

“밖의 축하 행사는 몇 시간 더 계속될 거다.”

그가 말했다.

“손님들이 수군거리기 전에 모습을 보여야 해.”

아리아의 입꼬리가 살짝 움직였다.

과거의 그녀라면 그를 따라가려 애썼을 것이다.

그의 곁에 붙어 있으려 했을 것이다.

그를 화나게 할까 두려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며 가볍게 말했다.

“물론이죠. 결국 겉모습이 전부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그녀는 먼저 문으로 걸어갔다.

우아하고 느긋한 걸음.

데미안의 시선이 그녀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그의 눈에는 처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스쳤다.

그는 의문을 품었다.

자신에게 순종적인 여자로 소개받은 신부가 정말 맞는 걸까?

아니면...

훨씬 더 위험한 존재일까?

---

연회장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아리아와 데미안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

멀리서 보면 그들은 완벽한 부부처럼 보였다.

잘생긴 신랑.

아름다운 신부.

두 거대한 가문의 결합.

손님들은 와인을 들고 축배를 들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비밀을 속삭이고 있었다.

“카터 가문은 정말 기뻐하겠네.”

“데미안 크로스가 결혼하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신부가 긴장한 것 같아. 안쓰럽네. 크로스 그룹 CEO가 따뜻한 사람으로 유명한 건 아니잖아.”

아리아는 모든 말을 들었다.

모든 시선을 느꼈다.

과거의 그녀라면 굴욕감에 타들어 갔을 것이다.

얼굴은 붉어지고, 발걸음은 어색해지고, 억지로 웃으며 사람들의 속삭임을 견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달랐다.

그녀의 드레스는 갑옷이었다.

데미안의 팔을 잡은 손에는 절박함이 아닌 차분한 통제력이 있었다.

턱은 당당히 올라가 있었고, 미소는 우아하지만 거리를 두고 있었다.

완벽한 품격.

그녀 옆의 데미안은 벽과 같았다.

크고, 날카롭고,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

그는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감히 오래 쳐다보는 사람들을 침묵시켰다.

두 사람은 마치 폭풍 같았다.

실크와 강철로 감싼 폭풍.

몇 시간 동안 이어진 축배와 춤, 끝없는 축하 인사가 끝난 뒤 데미안은 마침내 그녀를 신부의 방으로 데려갔다.

뒤에서 음악 소리가 멀어지고, 대신 그의 발걸음 소리만 조용히 울렸다.

문이 닫혔다.

찰칵.

아리아의 심장이 뛰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집중 때문이었다.

이 순간.

이 밤.

첫 번째 삶에서는 악몽이었다.

그녀는 떨면서 그의 인정을 기다렸다.

그가 자신을 한 번이라도 바라봐 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차갑고 무심한 눈빛만 남긴 채 그녀를 혼자 두고 떠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데미안은 재킷을 벗어 의자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그의 움직임은 정확했고, 효율적이었으며,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었다.

그가 돌아섰다.

어두운 눈동자가 그녀에게 향했다.

“역할은 잘 해냈군.”

아리아가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당신은요?”

그녀가 물었다.

“제가 당신의 밤을 위한 좋은 장식품 역할을 했나요?”

데미안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의 기억 속 신부라면 수줍게 웃으며 기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달랐다.

차분했고, 날카로웠다.

“새 아내치고는 말이 날카롭군.”

데미안이 낮게 말했다.

그가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존재감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조심해. 그런 말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낼 수 있으니까.”

아리아의 입술이 곡선을 그렸다.

“무는 혀보다는 날카로운 혀가 낫죠.”

데미안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물렀다.

읽을 수 없는 눈빛.

오랫동안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팽팽하게 당겨졌다.

마침내 데미안이 책상에 기대며 팔짱을 꼈다.

“넌 내가 예상한 여자와 다르군.”

아리아는 천천히 화장대로 걸어갔다.

드레스 자락이 부드럽게 끌렸다.

그녀는 그의 말이 무겁지 않은 듯 머리를 빗었다.

“기대라는 건,”

그녀가 가볍게 말했다.

“실망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죠.”

데미안의 눈빛이 좁혀졌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거울 속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마치 그녀의 가면을 벗겨내려는 듯.

아리아는 거울 속에서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차분하고 흔들림 없이.

“걱정하지 마세요, 크로스 씨.”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이 결혼에서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말해봐.”

“편리함.”

아리아가 말했다.

“스캔들을 만들지 않는 아내. 필요한 순간 웃고, 역할에 맞게 행동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사람.”

데미안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웃음인지, 부정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럼 네가 원하는 건?”

그가 물었다.

아리아는 빗을 내려놓고 그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촛불 아래에서 그녀의 드레스가 은은하게 빛났다.

“제 위치에 있는 모든 여자가 원하는 것.”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름. 보호. 안정.”

사랑은 아니다.

다시는.

데미안의 시선이 그녀와 맞부딪혔다.

날카롭고 깊은 눈빛.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선 앞에서 말을 잃었다.

하지만 아리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마침내 데미안이 몸을 일으켰다.

“그게 전부라면, 이 관계는 아주 간단할 거야.”

아리아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간단하다?

앞으로 펼쳐질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소피아도.

비비안도.

카터 가문도.

하지만 그녀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서로 이해했네요.”

데미안은 재킷을 집어 들었다.

“쉬어. 내일부터 진짜 일이 시작될 테니까.”

그는 문으로 걸어갔다.

아리아의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과거의 삶에서 바로 이 순간이 그녀를 무너뜨렸다.

그가 결혼식 날 밤 그녀를 외면하고 떠났을 때, 그녀는 침대에 웅크린 채 조용히 울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믿으면서.

하지만 오늘 밤.

그의 손이 문고리에 닿았을 때.

그녀가 말했다.

“잘 자요, 크로스 씨.”

차분한 목소리.

흔들림 없는 목소리.

그리고 아무런 미련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

데미안이 멈췄다.

그가 뒤돌아봤다.

그의 눈에 무언가가 스쳤다.

혼란일까.

아니면 호기심일까.

하지만 곧 그는 떠났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아리아는 조용한 방 안에 홀로 서 있었다.

그녀는 창가로 다가갔다.

어두운 하늘 아래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과거의 삶에서 그 풍경은 그녀를 가둔 감옥처럼 느껴졌다.

작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 불빛은 그녀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했다.

“와봐.”

그녀가 낮게 속삭였다.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소피아. 비비안. 카터 가문.”

그리고 잠시 멈췄다.

“그리고 당신도, 데미안 크로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번에는 내가 준비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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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2시 45분. 라고스 아일랜드, 세인트 니콜라스 병원대기실에는 소독약과 바닥 왁스, 차갑게 재순환되는 공기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아리아는 그 냄새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그녀는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데미안의 트렌치코트에 몸을 웅크린 채 몸을 감싸고 있었다. 옷은 여전히 축축했고 피부에 불쾌하게 달라붙었지만, 그녀는 집에 가기를 거부했다. 갈 수 없었다. 결과를 알기 전까지는.데미안은 자판기 옆에 서서 맥스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 병원 정문 밖으로 몰려들고 있는 기자들과 언론의 소동을 처리하고 있는 듯했다.그때, 입구의 양쪽 문이 거칠게 열렸다.카터 부부가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두 사람은 뉴욕 상류층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카터 부인은 잠옷 위에 실크 가운을 걸친 채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얼굴에는 화장기 하나 없었고, 뺨에는 방금 흘린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카터 씨는 평소의 꼿꼿하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잃은 채, 마치 사형장으로 걸어가는 사람처럼 보였다."비비안은 어디 있어요?"카터 부인이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가 고요한 대기실에 울려 퍼졌다."내 딸은 어디 있느냐고요!"간호사 한 명이 접수대 뒤에서 급히 나왔다."부인, 제발 진정하세요. 이곳은 중환자 치료 구역입니다.""상관없어요!"카터 부인은 울부짖으며 벤치에 주저앉았다."내 아기! 그 애가 뛰어내렸다고 했어요! 아니라고 말해 줘요! 뛰어내린 게 아니라고 말해 달라고요!"아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졌다.드디어 이 순간이었다.연기는 계속되어야 했다."엄마."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카터 부인이 고개를 들었다. 젖은 옷을 입고 몸을 떨며 충격에 빠진 듯 서 있는 아리아를 보자, 그녀를 버티게 하던 마지막 의지마저 무너졌다. 카터 부인은 앞으로 달려와 아리아를 와락 끌어안았다."아리아! 세상에, 네가 그 자리에 있었구나!"카터 부인은 흐느끼며 딸을

  • 두 번 결혼하고 한 번 사랑했다   인생 최고의 연기

    오후 11시 15분. 링크 브리지다리는 파란색과 빨간색 경광등이 번쩍이는 혼란스러운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빗소리 사이로 사이렌이 날카롭게 울려 퍼졌고, 경찰 무전기에서는 잡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차량은 수 킬로미터 밖까지 꼼짝없이 밀려 있었고, 구경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려고 목을 길게 빼고 난간 쪽을 바라보았다.아리아는 구급차 뒤편에 앉아 있었다. 문은 활짝 열린 채 폭우를 고스란히 맞고 있었다. 두꺼운 주황색 담요가 어깨를 감싸고 있었지만, 그녀는 심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추워서가 아니었다. 아드레날린 때문이었다. 방금 자신이 저지른 일, 친언니를 직접 밀어 어둠 속으로 떨어뜨린 그 순간의 여파가 전류처럼 온몸을 타고 흘렀다."크로스 부인."구급대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맥박을 확인하려 했다."쇼크 상태이신 것 같습니다. 심박수가 너무 빠릅니다.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아니요." 아리아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말을 더듬었다. 일부러 떨리는 소리가 잘 들리도록 했다. "그 애를 두고 갈 수 없어요. 혹시… 찾았나요?""해양경찰이 지금 잠수부들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부인. 하지만 물살이…"구급대원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검은색 SUV 한 대가 경찰 통제선을 무시한 채 급정거했다. 바퀴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문이 벌컥 열렸다.데미안이었다.그는 트렌치코트를 휘날리며 구급차를 향해 달려왔다. 달리는 도중 경찰관 한 명을 거칠게 밀쳐 내면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아리아!"그는 구급차 안으로 뛰어들어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순식간에 온몸이 비에 젖었고, 머리카락은 이마에 달라붙었다. 그의 눈에는 극도의 공포가 서려 있었다.비비안 때문이 아니었다. 아리아 때문이었다."데미안!"아리아는 흐느끼며 그의 품으로 몸을 던졌다."그 애가 사라졌어요! 제가… 제가 붙잡으려고 했어요!"데미안은 그녀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젖은 몸을 자신의 코트로 감쌌다."

  • 두 번 결혼하고 한 번 사랑했다   밀어버리다

    비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거셌다. 끈질긴 빗소리가 다리의 아스팔트를 사정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아리아는 우산을 떨어뜨렸다. 우산은 바람에 휘말려 도로 위를 빙글빙글 굴러가며 멀어졌다. 이제 아무 쓸모도 없었다. 하지만 아리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막 몇 걸음을 달려 비비안의 팔을 붙잡았다. 비비안이 위험할 정도로 난간 끝에 가까이 다가가 몸을 휘청이던 순간이었다. “비비안! 멈춰!” 아리아가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가 폭풍을 뚫고 울려 퍼졌다. 비비안이 돌아섰다. 그녀의 얼굴은 번진 마스카라와 절망으로 엉망이었다. 작아 보였다. 부서져 있었다.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던 강인한 임원의 모습은 사라지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떨고 있는 한 소녀만 남아 있었다. “아리아?” 비비안이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가. 여기에 있으면 안 돼. 난 독이야. 아빠가 그랬어… 아빠는 내가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했어.” “진심으로 한 말 아니야.” 아리아는 거짓말을 하며 비비안을 난간에서 끌어내 품 안에 세게 끌어안았다. “그냥 화가 나서 그런 거야. 아빠는 널 사랑해. 우리 모두 널 사랑해.” 비비안은 언니의 품 안에서 무너져 내리듯 걷잡을 수 없이 울었다. 그녀는 아리아의 카디건을 꼭 붙잡았다. 추위와 슬픔에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내가 다 망쳤어.” 비비안이 아리아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울부짖었다. “회사도. 이름도. 난 웃음거리가 됐어, 아리아. 나한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새뮤얼이 전화했어… 날 비웃었어. 사이먼이 날 망가뜨렸어. 이제 다시 돌아갈 방법은 없어.” 아리아는 비비안을 꼭 안았다. 젖어서 엉켜 붙은 비비안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언니의 어깨에 턱을 기대었다. “쉿…” 아리아가 빗소리조차 뚫을 만큼 부드럽고 잔잔한 목소리로 달랬다. “괜찮아, 비브. 내가 있잖아. 이제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돼.” “나 너무 지쳤어.” 비비안이 속삭였다. 그녀의 몸이 아리아에게 힘없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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