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상대의 사물 반지를 빠르게 주웠다. 안을 들여다봤는데 그 보검 외에 다른 영초 몇 그루가 더 있어 이태호는 그것들을 모두 잘 챙겼다. 그리고 쓸모없는 남자의 사물 반지는 아무렇게나 바닥에 버렸다.“어휴,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별것 없구먼. 보물도 없고 영초도 얼마 없고.”이태호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금세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소흑초나 열심히 찾아야겠다. 그리고 수민이도 빨리 찾아야지. 내공이 높지 않은데 이 안에 오래 있기는 너무 위험해. 여기에 호우종 제자들이 많으니까 영초도 알아서 많이 찾겠지? 두 달 후에 내가 그들이 찾은 영초를 다 빼앗으면 되는 거잖아. 내가 힘들게 영초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겠어. 그래도 내공을 먼저 높이는 게 좋은 것 같아. 내공을 높이면 안전해질 뿐만 아니라 비행 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말이야. 그러면 소흑초를 찾기도 훨씬 쉬워질 거야. 수민이와 지연이도 찾기 수월해질 거고.”이태호는 생각에 잠기더니 영력으로 전방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세 동굴이 하나 발견되었다.동굴은 그나마 은밀한 편이었는데 이태호는 안에 숨은 후 잡초로 구멍을 막은 뒤에야 안심했다. 그는 바닥에 앉고는 다리를 뻗은 후 체내 에너지를 먼저 업그레이드할 준비를 했다.지금 이 시각, 그의 단전에서는 거대한 영기구체의 소용돌이가 끊임없이 회전하고 있었다.마음을 가라앉힌 뒤 이태호는 영력으로 구체를 제어하며 그 속도를 늦추더니 다시 거꾸로 돌리기 시작했다.아니나 다를까, 회전 방향이 바뀌면서 그 무서운 영기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이태호는 곧바로 공법을 작동하면서 미친 듯이 그 에너지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영기가 너무 많았기에 영기를 빠른 속도로 이끌어 공법대로 돌아가게 하지 않으면 이태호는 자신이 이 영기에게 꽉 눌려 폭발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시간이 천천히 흐르면서 이태호의 내공도 빠르게 상승했다. 얼마 있지 않아 그는 바로 1급 존왕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내공이 1급 존왕까지 돌파하고 나서야 이태호는
자신의 영력 범위 내의 영초들을 바라보며 이태호는 눈이 번쩍했다.하지만 소흑초를 찾기 위해 그는 이 모든 유혹을 물리쳐야 했다.“5급 영초잖아. 안 돼, 이건 포기하면 안 돼. 어차피 시간이 석 달이나 있는데 급한 것 없어.”이태호는 5급 중급의 영초 한 그루를 발견했다. 옆에 거대한 황금빛 천산갑이 있었지만 1급 존자 내공을 가진 요수라고 하더라도 이태호는 두려워할 것 없었다.그는 휙 날아가 몸을 웅크려 앉고는 영초를 따기 시작했다.“으르렁!”천산갑은 보잘것없는 인간 놈이 감히 그를 무시하자 엄청난 소리로 포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탱크처럼 무거운 발걸음으로 이태호를 향해 성큼성큼 돌진했다.“하하.”이태호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는 경멸이 깃들어 있었다.내공을 단숨에 돌파했으니 그는 마침 누군가와 싸워보려던 참이었다. 좋은 기회가 찾아왔는데 그는 당연히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펑!”자신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는 천산갑을 향해 이태호는 전혀 피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그는 주먹을 꽉 쥐더니 천산갑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으며 맞서 싸웠다.“펑펑펑!”천산갑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앞에 있던 높은 나무가 하나둘씩 부러지기 시작했다.천산갑도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피를 흘리더니 곧바로 죽음을 맞이했다.“뭐야? 이렇게 죽는다고? 주먹 한 방에? 내공이 쓰레기네.”이태호는 아직 힘을 쓰지도 않았는데 천산갑은 벌써 죽음을 맞이했다. 보아하니 내공 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말을 마친 후 이태호는 번쩍하고는 다시 비검을 밟고 먼 곳으로 날아갔다.“대박, 내공이 대단한데?”“그러게. 야, 저 사람 청운종 리더 아니야? 그러면 적어도 7급이나 8급 존자의 내공을 가지고 있겠지?”멀지 않은 산골짜기에 이류 종문의 제자 둘이 숨어 있었다. 그들도 그 영초를 따려고 했는데 이태호가 손쉽게 영초를 딴 후 요수를 죽이는 모습을 보고는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1급 존자의 내공을 가지고
“형제님, 영초를 드릴 테니 제발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세 명의 여제자 중 수련 레벨이 제일 높은 자는 이미 3급 존자급 수련 레벨을 돌파했고 나머지 두 명의 여제자도 2급 존자급 수련 레벨을 돌파했다.이런 수련 레벨은 사실 실력 있는 수평이다.그런데 반대편에 있는 다섯 명은 모두 존자급 수련 레벨이었고 그중 한 명은 4급 존자급 수련 레벨에 도달했다.4급 존자급 녀석은 씩 웃으며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앞에 있는 청운종의 여제자들을 훑어보았다.“허허, 청운종에 여자 제자가 많다고 들었어. 남자 제자보다 여자 제자가 더 많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체적인 질이 상당히 좋다고 하던데 사실이었네.”그 녀석은 씩 웃으며 말했다.“형제들, 청운종 여제자 맛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아?”그러자 그중 한 뚱보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임정 형님, 진작 맛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설마 오늘 그 기회가 온 겁니까?”그러자 임정은 뚱보의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며 답했다.“하하, 이 자식! 나한테 시치미 떼지 마. 뻔한 거 아니야? 쯧쯧, 세 여자의 몸매가 너무 좋네.”뚱보는 싱글벙글 웃으며 답했다.“당연히 좋죠. 이번에 청운종 종문의 품질이 정말 보통이 아니에요. 비경에 들어가기 전에도 많은 미녀를 봤는걸요. 몸매와 외모가 모두 일품이었어요.“게다가 몇몇 여자들은 장지연보다 더 예뻤어요.”임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우리가 장지연과 같은 천재를 맛볼 기회는 이미 없어졌어. 만난다 해도 멀리 피해야 해. 나머지 몇 명의 미녀들은 전에 본 적 없으니 아마 수련 레벨이 낮을 거야. 우리가 만난다면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형제님, 영초를 드릴 테니 제발 좀 봐주세요.”청운종의 세 여제자는 상대방의 대화를 듣고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청운종 여제자들은 만약 자신이 상대방에게 짓밟힌다면 결국 그들에게 살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이 일이 널리 알려지면 여제자들에게도 분명 나쁜 소문이 돌기 때문에 걱정했다.물론 이런 일은 비경
“이태호 장로!”호우종의 여제자들은 이태호를 보고 순간 얼굴이 환해졌다.이태호 장로는 9급 존자급 수련 레벨이었다.호우종의 제자들을 상대하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장로?”호우종의 다섯 제자는 장로가 왔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이 창백해졌다.“임정 사형. 어떡해요? 이 사람이 그들의 장로라고 해요. 장로라니!”뚱보는 이미 놀라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만약 상대방이 정말로 장로라면 그들은 수련 레벨로는 도망갈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임정 역시 많이 놀랐지만 곧 정신 차리며 말했다.“하하. 이 여제자들이 우리를 속이고 있는 게 틀림없어. 청운종처럼 일류 종문의 장로들은 적어도 존왕 수련 레벨이어야 해. 이 자식이 여기에 들어온 걸 보면 장로일 수가 없어.”“맞네요. 빌어먹을!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네. 다른 타주 혹은 호법이라고 불러도 믿을지 모르지만 장로가 요만한 수련 레벨을 가지고 있다고? 게다가 장로라는 사람이 이렇게 젊다니 우리가 바보야?”뚱보는 듣자마자 그제야 반응했다.하지만 이태호의 발밑에 있는 비검을 보고 걱정하며 임정을 향해 말했다.“하지만 임정 사형, 이놈의 비검 등급이 아주 높은 것 같아요. 저 비검은 9급 영기인 것 같은데요? 그 말인즉슨 그가 장로가 아니라도 그 수련 레벨이 낮지 않다는 뜻이에요.”“쓰레기들! 우리 청운종의 제자들을 괴롭히다니. 죽을 짓을 찾아서 하는구나!”이태호는 차가운 얼굴로 강한 위압을 앞에 있는 다섯 사람을 향해 쏘았다.“펑펑펑!”강대한 위압은 호우종의 제자 몇 명을 짓눌러 무릎까지 꿇게 했고 그들 모두 하나같이 얼굴이 붉어지며서 이마에 핏줄이 솟아올랐다.“빌어먹을, 이 위압은 적어도 존왕급 수련 레벨의 강자여야 해. 존자급 수련 레벨이라면 우리를 무릎 꿇게 할 수 없어.”2급 존자급에 이른 어떤 녀석이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이 위압은 4급 또는 5급 존왕급 수련 레벨로 추측돼요. 이전에 제가 우리 종문 장로의 위압을 받
이태호는 쑥스러워하면서 답했다.“그렇게 높은 수련 레벨은 아니에요. 저는 단지 비경에 들어와서 4급 고급 단약을 사용하여 일급 존왕급 수련 레벨로 돌파했을 뿐이에요.”이태호는 계속 이어 말했다.“이 호우종의 제자들은 존왕급 수련 레벨의 고수들을 만나보지 못해 오해한 것 같아요. 4, 5급 존왕이라는 실력은 너무 과장한 것 같네요.”“네.”여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태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비경에 들어간 다음 날에 설령 큰 기회를 만났다 하더라도 이 정도로 빨리 돌파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건 그렇고 여기 치료 단약을 가져가서 복용하세요. 아마 1,2분이면 당신들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이태호는 손을 휘저어 치료 단약 세 알을 꺼내서 세 여제자 앞에 날려 보냈다.”“이태호 장로, 정말 고마워요!”여제자들은 즉시 단약을 받아 삼켰다.“이태호 장로, 소 흑초를 찾느라 바쁘실 텐데 우리가 당신의 시간을 빼앗아 정말 미안하게 됐네요.”그중 한 명의 여제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인사했다.이태호는 바로 말했다.“허허, 다 청운종의 제자들인데 내가 봤으면 구해야 하는 게 당연하죠. 소 흑초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을 어떻게 그냥 놔둘 수가 있겠어요. 제 마음도 편하지 못할 거예요.”말을 마친 이태호는 바로 날아오르며 말했다.“더는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되겠어요. 조심하세요. 이놈들이 가지고 있는 사물 반지 안에 있는 것을 당신들이 나눠 가져요. 저는 안 가질게요.”말을 마친 이태호는 비검 위에 올라타 여자들의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오늘 이태호 장로를 만났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어.”여제자 중 한 명이 이태호가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하게 말했다.“사저, 우리 빨리 사물 반지 안의 물건을 가지고 여기를 떠나요. 여기 심한 피비린내가 영수를 끌어들일까 봐 두려워요.”한 여제자가 건의했다.“그래!”3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여제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리품을 챙긴 뒤 곧 제자들을
”으르렁!”아니나 다를까, 곧 영수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고 그의 포악한 기운이 풀려나왔다.적어도 4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영수였다.“저놈 좀 봐. 골치 아프게 됐어. 저렇게 거대한 흑곰에게 쫓기다니! 허허, 죽을 수도 있겠네.”누군가는 큰 영수가 이태호를 가로막는 광경을 보며 비웃으며 말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그들은 놀라 움직이지도 못했다.이태호는 잠깐도 멈추지 않고 이내 칼을 들어 거대한 흑곰을 향해 휘둘렀고 흑곰은 바로 둘로 갈라져 죽어버렸다.흑곰의 사체가 땅에 떨어졌을 때 이태호는 이미 멀리 날아가 버린 상태였다.“설마? 설마 7, 8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강자인가? 역시 실력 있는 놈이었군.”“하지만 7, 8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강자라 해도 감히 이렇게까지 함부로 하지 못할 텐데. 만일 고급 레벨의 영수가 매달린다면?”“아마도 저 녀석은 적어도 9급 존자급 수련 레벨일 거야. 아니야, 이미 일급 존왕으로 돌파했을 수도 있어.”“맞아, 일류 종문의 천재들이 있을 수 있어. 청운종 종문 안에 고급 4급 연단사가 있다고 들었어.”“비경에 들어오면 지니고 온 단약으로 바로 일급 존왕급 수련 레벨에 돌파해야 해. 그렇게 된다면 이 비경 안에서 거의 적이 없다고 봐도 될 거야.”몇몇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싸울 마음조차 없어졌다.오히려 싸우면서 수다를 떨며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빌어먹을! 고급 5급 영초를 너무 가지고 싶어!”잠시 날다가 이태호는 고급 5급의 영초를 발견했다.게다가 이런 영초는 단약을 정제하기 적합한 영초라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다.이태호는 바로 내려가서 따내려고 했다.그러나 이태호가 영초 곁으로 날아가려고 할 때 뒤에서 날카로운 검기가 그를 향해 곧장 달려왔다.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순간적으로 위험한 기운이 느껴져 바로 피했다.이태호의 뒤에서 창명종의 남자 제자 세 명이 팔짱을 끼고 빙그레 웃고 있었다.이태호는 상대방의 옷과 영패를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창명종의 제자들은 예전처럼 청운종을 우호적
이태호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안색이 어두워졌다.강선욱 그 녀석의 마음이 이렇게 좁을 줄 몰랐기 때문이다.“다행히 내가 들어오기 전에 우리 제자들에게 설령 상대방이 창명종이라도 최대한 방비하라고 하길 잘했어. 이렇게 되면 더 안전해질 테니까.”이태호는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맞은편에 있던 9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남자가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웃으며 다시 말했다.“그러고 보니 당신은 종문에서 지위가 낮지 않은 모양이군. 수련 레벨도 낮지 않을 것이고. 하지만 어쩌지? 우리 셋을 만난 건 당신이 지나치게 운이 안 따른 셈이지.”말을 마친 녀석은 또 말을 이었다.“당신 종문의 제자들이 아무리 방비를 한다 해도 별로 쓸모가 없을 거야. 결국 우리 종문 제자들의 전체 실력이 당신들보다 훨씬 더 강할 테니. 그리고 당신 종문의 일부 제자들은 아마 우리의 제자들을 방비하지 않을 수도 있어. 하하.”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웃어버렸다.“그러면 저는 당신 종문 제자들을 만나는 사람마다 모조리 죽이면 되겠네. 수련 레벨이 높은 제자들을 많이 죽이면 우리 제자들이 더 안전할 테니까.”“하하, 죽을 지경이 됐는데도 우리를 죽이겠다고? 설마 당신 한 사람이 우리 셋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9급 존자급 녀석이 주먹을 쥐어 영기를 몰아세우며 말했다.“당신이 일급 존왕 아닌 이상 우리 셋을 죽일 수는 없을걸. 꿈도 꾸지 마.”이태호는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기 귀찮아 이념으로 강한 위압을 몰아세워 그들을 향해 쏘아 보냈다.녀석들은 숨조차 못 쉴 정도로 아파 났다.“이, 이게 어떻게 가능해? 이제 막 들어왔는데 설마 이미 존왕급을 돌파한 거야?”8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녀석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청운종 종문에 이런 강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아니야. 이 압박감은 결코 일품 존왕이 가질 수 있는 실력이 아니야. 이놈 설마 2급은 아니겠지?”9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남자 역시 얼굴색이 매우 어
그러나 꽃잎이 너무 많아 설령 그가 서너 장을 부수더라도 더 많은 꽃잎이 그들에게 붙어있기에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다.”“하지마. 하지마. 미안해. 우리가 정말 미안해.”9급 존자급 수련 레벨의 녀석이 너무 놀란 나머지 내내 이태호에게 용서를 빌었다.“형님, 용서해주세요. 우리는 모두 우호세력이에요. 방금 우리가 농담한 거예요. 진짜예요. 우리 두 종문 사이의 우정을 깨뜨려서는 안 되잖아요,”8급 존자급 수련 레벨 녀석이 이 광경을 보더니 반격할 용기조차 없어져서 내내 용서를 빌고 있었다.안타깝게도 이태호는 바보가 아니었다.이 녀석들을 놓아줄 리가 없었다.창명종의 실력 있는 제자들은 결국 가루가 되어버렸다.이태호가 손을 휘젓자 바닥에 있던 세 개의 사물 반지가 그이 손바닥에 날아왔다.이태호는 다시 비검 위에 날아올라 앞으로 날아가면서 사물 반지 안에 있는 영초를 바라보았다.“음, 괜찮네. 한 사람이 영초를 열 몇 개 가지고 있다니. 허허, 내가 영초를 직접 찾지 않아도 되겠어.”이태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 세 사람이 비경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태호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영초 말고도 사물 반지 안에는 꽤 좋은 무기 여러 개가 들어있었다.게다가 셋이 쓰는 영기 등급이 낮지 않았기에 이태호는 비경에서 나간 다음 청운종의 장로에게 맡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또 한참을 날자 이태호는 곧 지인을 찾게 되었다.마침 염설아가 여러 명의 남자에게 쫓기고 있었고 염설아는 당황한 표정으로 도망치면서 뒤로 향해 온 공격에 반항했다.염설아는 6급 존자급 수련 레벨에 도달했기에 실력이 낮은 편은 아니었다.염설아의 뒤에 있는 6명의 제자는 모두 호우종의 제자들이었다.그중 2명은 7급 존자급 수련 레벨이었고 2명은 6급 존자급, 2명은 5급 존자급 수련 레벨이었다.“빌어먹을! 두 명이나 7급 존자 실력이야. 아니면 죽일 수도 있었는데.”염설아는 반격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그전에 수련 레벨이 낮은 제자들이 몇 명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