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벽천단이 나타나자 온 광장이 발칵 뒤집혔다.동문 제자이든 하늘에 있는 장로와 봉주이든 이태호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이태호를 걱정했던 나봉은 하늘에 떠 있는 손톱만 하고 온통 비취 같은 초록색을 띠며 금실이 9개가 있는 벽천단을 보자, 입이 떡 벌어졌고 강렬한 충격에 놀라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다.“최상급 벽천단!”나봉은 깜짝 놀란 나머지 흥분하게 소리를 질렀다.그래도 성자 경지인 종문 장로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나봉은 바로 충격의 표정을 감추었다.그는 이태호가 최상급 단약을 어떻게 정제해 냈는지는 모르지만,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다. “정말 단도의 천재이군.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미 중급 6급 연단사로 되었다니!”나봉은 입이 귀에 걸리도록 크게 웃었다.이태호는 그가 무항시에서 발굴한 천재로서 당연히 호감을 갖고 있었다.이태호 덕분에 그는 종문에 돌아올 때 보상을 받았고 내공도 9급 존황에서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으며 외문 장로에서 내문 장로로 승진하게 된 것이 아닌가! 지금의 지위가 아홉 개의 산봉우리의 봉주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비범하고 귀중했다.윤하영이 자운생향로를 허지아에게 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태호에게는 불공정한 것이라고 불평을 토로했고 심히 걱정하였다.이제 보니 그가 이태호의 실력을 얕잡아 본 것이었다.기쁘고 흥분한 나봉과 달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허지아의 스승 윤하영의 아름답게 관리한 얼굴에는 경악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이태호는 단탑에서 나온 지 이제 보름이 지났는데 기껏해야 6급 연단사이야! 아무리 단도의 천부가 뛰어나다고 한들 중급 6급 단약은 가능하겠지만, 어떻게 최상급 단약을 만들어 낼 수 있지?!’윤하영이 머리를 쥐어짜고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그녀는 이태호는 막 6급 연단사로 진급했기에 중급 6급 단약까지는 만들 수 있지만 너무 빨리 성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연단은 수련만큼 쉽지 않았다. 단도는 높은 천부가
마음에 놀라움으로 가득 찬 한용운은 꼭 이태호와 잘 지내겠다고 결심했다....같은 시각에.가부좌 자세로 자운생향로 앞에 앉아 있는 허지아는 정신을 단로에 몰두하였다.바로 이때, 그녀는 문득 옆에 있는 이태호 쪽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고개를 돌려서 보니 한 줄기의 금빛이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고, 이어서 품질이 완벽한 동그란 단약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평소 같으면 허지아는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그 단약 위에 나타난 9개 금실을 보자 그녀는 멍해졌다.“최...최상급 단약?!”그녀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이럴 수가! 말도 안 돼!”허지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얼이 빠져서 단로 속의 영약이 바로 타버렸다.그러나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이태호의 앞에 떠 있는 벽천단 위의 9개 금실에서 나타난 단운은 조작할 수 없었기에, 이 단약은 바로 최상급의 품질임을 증명하였다.허지아는 자신이 패배한 것을 알아챘고 의욕을 상실하였다.이태호의 연단 조예는 이미 예측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녀는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었다.이태호의 몸에서 시선을 거둔 후 허이자는 말 없이 고개를 떨구었고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내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성공률이 2할이나 되는 자운생향로가 있는데도 진 것인가...자네의 단도 천부가 대체 얼마나 높은 거야...’허지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가슴이 먹먹하였다.그녀는 이태호에게 도전해서 수천 명의 동문 제자들 앞에서 자신감을 되찾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웃음거리로 전락하였다.공중에서 이를 본 윤하영은 애제자를 위로하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허지아가 졌다!태일종의 수천 명 사람들 앞에서 졌다!이런 처참한 패배는 허지아의 도심과 투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의기소침해져서 자랑스러워했던 단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윤하영도 어떻게 제자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묵묵히 허지아
이태호는 전리품을 수납 주머니에 보관하였다.그는 담담하게 넋을 잃은 허지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약속은 잊지 마. 이제부터 자네는 내 시녀이니 며칠 후에 요광섬으로 오너라.”말을 마치고 나서 이태호는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신수민 등의 곁으로 돌아갔다. 신수민은 여전히 떨린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태호야, 괜찮아?”방금 두 사람의 대결 과정은 다소 위험했다. 그녀도 허지아가 비범한 제6봉의 3대 단로 중의 하나인 단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상대방이 이런 성공률을 2할이나 높일 수 있는 보배를 가졌다고 하면 다른 연단사는 아마 감당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다행히도 이태호는 최상급 단약을 정제해 내서 승리를 거두었다. “하하. 날 믿으라고 했잖아.”걱정스러워하는 아내를 보면서 이태호는 싱긋 웃었다.신수민 등 아내들과 남두식 등 몇몇과 얘기를 나눈 후 이태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수민, 그리고 장인어른은 먼저 요광섬에 가세요. 방금 연단할 때 저는 깨달은 것이 있어서 돌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단탑 6층에 가서 수확이 있는지 시도해 보려고요.”이태호는 성공의 희열로 머리가 혼미해지지 않았다.방금 최상급 벽천단을 정제할 때 그녀가 단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어떤 반짝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이번에 단탑에 가면 자신이 고급 6급 연단사로 돌파할 수 있는 예감이 들었다.신수민 등은 연단사가 연단 과정에서 가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 떠나기 전에 신수민은 그에게 말했다.“태호야, 방해하지 않을게.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마.”신신당부를 마친 후 신수민과 대장로 등은 빛으로 되어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눈길을 돌려서 하늘에 있는 나봉을 향해 포권을 취하였다.“나 장로, 한담은 나중에 하시죠. 저는 방금 연단할 때 깨달은 것이 있어서 단탑에 들어가서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그는 말하고 나서 바로 빛으로 되어 단탑으로 들어갔다.그러나 그의 말은 폭탄을 물속에 던진 것처럼 단탑의 광장에
이태호는 이미 단탑의 6층에 들어갔다. 그는 눈앞에 반짝이는 각종 영약의 투영을 보면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정신을 몰두하고 양손을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6층에 이르면 통관의 조건이 오히려 앞의 관문들보다 많이 간단했다. 그냥 최상급 단약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바로 통과할 수 있다.그러나 최상급 품질인 6급 단약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고급 6급 단약의 품질을 최상급으로 만들려면 단도에 대한 이해가 적어도 7급 연단사의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천천히 연마할 수밖에 없다.이태호는 방금 연단 대결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에 꼭 통관하겠다고 스스로 압박하지 않았고 그냥 완전한 약초와 영수의 재료들을 하나하나씩 단로 속으로 던져 넣었다.그가 6급 단약을 만드는 성공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그가 겪은 모든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이었다.이태호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고 두 눈에 핏발이 섰다. 그는 미친 듯이 무아지경에 빠졌다. 그는 완전 연단에 심취했다. 초급 6급 단약을 정제한 후 중급 6급 단약을 정제해 냈고,드디어 고급 6급의 원영단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단약을 정제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체내의 영기가 부족해졌더라도, 정신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머리가 바늘에 찔리는 듯이 아파도 그는 여전히 이를 악물고 버텼다. 사흘 후.단로 내에서 하늘로 치솟는 빛이 터지는 순간에, 이태호의 양손이 바들바들 떨었다. 그는 호흡이 가빠졌고 눈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땀을 닦고 힘껏 주먹을 쥐고 격앙된 정서로 말했다.“성공했어! 고급 6급 단약, 원영단을 만들어냈어!”이태호가 가상으로 원영단을 만들어 내자 그가 단탑 랭킹에서의 순위가 곧바로 올라서 권민정과 나란히 2위가 되었다.광장에서 이 과정을 직접 목격한 제자들은 완전 난리가 났고 떠들썩한 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랭킹 2위라니! 이태호 사형이 정말 해냈어!”“태호 사형의 단도 천부가 이미 진전 제자인 민정
사방에 있는 제자들은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눈앞의 광경은 실로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후부터 계산하면 넉넉히 잡아도 불과 반년의 시간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단탑 랭킹에서 허지아를 제치고 또 며칠 전에 수많은 동문 제자 앞에서 연단 대결을 진행하여 허지아를 이겼다.그리고 지금은 단탑 랭킹에서 5대 진전 제자인 권민정과 나란히 2위를 하였다.사람들이 보기엔 정말 말도 안 되는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이태호는 거침없는 기세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였다.이때, 단탑 광장의 주변에 아직 떠나지 않는 봉주와 장로 등은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고 사색에 잠겼다.이 중에 진전 제자 권민정과 한용운도 포함되어 있다.과거 단탑에서 독보적으로 앞섰던 권민정은 이태호가 자신과 나란히 2위 한 것을 보고 그녀의 가을 호수와 같은 봉안의 동공이 크게 수축하였고 놀라움과 믿기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권민정은 단탑 6층을 통관하려면 최상급 단약을 정제해 내야 하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당시 그녀도 고급 6급 단약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고 아직 성공적으로 관문을 통과해서 7층에 올라가지 못했다.7층은 앞의 관문과 완전히 달랐다. 35세 전에 들어가지 못하면 영원히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단탑이 세워진 지 거의 만년이 지났으나 순조롭게 7층에 들어간 자가 없었다. 허지아의 스승인 윤하영, 지금 태일종의 단당 장로, 7급 연단사도 35세 전에 통관한 6층에 머물게 되었다. 이 또한 권민정이 단탑 2위에 오르게 되어 태일종 단도 천교로 불리는 이유이다. 그녀는 아직 20대이고 이미 고급 6급 연단사로 되었기에 아직 단탑에서 통관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권민정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놀란 심정을 가라앉혔다. 착잡한 표정으로 단탑을 바라보는 그녀는 단탑 속에서 연단 중인 이태호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잠깐 바라보다가 권민정은 탁한 기운을 세게 내뱉은 후에 중얼거렸다.“후
이태호가 권민정의 칭찬과 감탄을 받을 수 있으니, 그의 단도 천부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그는 권민정의 중얼거리는 소리에 잠시 멍을 때린 것이다.제정신으로 돌아온 한용운은 마음속으로 이태호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하였다....지금 단탑 내부.가부좌 자세로 바닥에 앉아서 영력을 회복하고 있는 이태호는 아직 자신이 단탑 랭킹 2위로 올라간 후 외부에 큰 소동이 일어난 것에 대해 모르고 있다.그는 성공적으로 고급 6급 단약인 원영단을 정제해 낸 후, 단도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졌다. 이제 다시 벽천단을 정제하라고 하면 그는 최상급 품질로 만들 수 있는 성공률이 9할에 이르렀다.많은 6급 연단사는 이 성공률을 보면 매우 놀랐을 것이다.단약의 등급이 높을수록, 높은 품질을 만들려면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급 6급 연단사일지라도 최상급의 벽천단을 만들어 내는 성공률은 최대 5할 정도일 것이다.그러나 이태호가 9할 수준에 도달했다는 무서운 수치는 많은 연단사를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영력을 회복하는 단약 몇 개를 먹은 후 정기가 거의 회복되자 이태호는 수련을 그만두고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흥분한 기색을 띠면서 혼자 중얼거렸다.“드디어 고급 6급 연단사로 돌파했군! 원영단을 정제하는 경험도 점점 많아졌으니 앞으로 수민 등은 수련할 때 더 이상 단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어.”그동안의 일들을 되돌이키면서 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다.“역시 큰 종문에 있으니 수련이 많이 쉬워졌어.”그가 천청종에서 창란 세계에 온 후, 몇 개월 동안 고급 5급 연단사의 경지에 정체했다. 무항시에서 황씨 가문에서 6급 단약인 응신단의 비법을 얻었고 주씨 가문에서 충족한 재료를 구해줬지만, 여러 차례의 시도는 모두 실패하여 6급 연단사로 진급하지 못했다.지금 그가 태일종에 온 후 단탑의 가상 연단 기능을 이용하고 단탑과 단도에 대한 깨달음을 통하여 그의 연단 실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는 불과 반년 만에 고급 5급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단탑 인근 관장의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권민정, 한용운 등을 비롯한 각 산봉우리의 장로들은 이태호가 단기간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 모두 떠나버렸다.몇 달 동안에 이태호는 계속 단탑에서 통과하기 위해 열심히 수련하고 있지만 태일종 내에서 그와 관련된 소식은 멈추지 않았다.아홉 개의 산봉우리에서 모두 그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이태호가 고급 6급 연단사로 돌파한 지 어느덧 4개월 후에, 단탑 내에서 이태호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고 머리를 풀어 헤친 몰골로 되었는데, 오랫동안 제대로 휴식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는 정신을 집중해서 눈앞의 단로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신식으로 단로 내의 미세한 변화까지 주시하였다.4개월 동안의 쉴 새 없는 가상 연단을 통해 그는 원영단을 정제하는 경험을 점점 많이 쌓았다. 처음에는 금실이 4개 나타났고 지금은 금실이 8개가 나타난 상급 품질의 단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7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요구, 즉 최상급 품질의 단약을 만들기에 아직 부족했다. 잠시 후, 그의 앞에 놓은 단로에서 갑자기 빛을 내뿜더니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폭발하였다.다음 순간, 빛이 사라지면서 완벽한 9개 금실을 가진 단약이 이태호의 시야에 나타났다.이를 본 이태호는 참지 못해서 환히 웃었다. 마치 어떤 미친 경지에 빠진 것 같았다. 그의 두 눈에는 시뻘겋게 핏발이 섰고 표정이 좀 무서워 보였다.“하하! 성공했어!! 드디어 고급 6급의 최상급 단약을 만들어 냈어!!”이태호는 소리를 지르면서 크게 웃었다.4개월 동안에 그는 원영단을 가상으로 수만 번 제련하였다. 끈질긴 의지력과 자체의 뛰어난 단도 천부 덕분에 마침내 그가 기진맥진했을 때 최상급 품질의 단약을 만들어 냈다.이태호는 자신이 성공적으로 관문을 통과했다는 것을 알았다.아니나 다를까.금실 9개인 원영단이 나타난 후, 이태호의 귓가에 안내음이 오랜만에 울렸다.“성공적으로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7층으로 들어가세요.”그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이 순간에 모든 제자가 깜짝 놀랐다.“이...단탑의 아홉 번 울리는 이상 현상은 단탑에 천교가 나타났다는 말인가?”“단탑이 아홉 번 울리는 건 누군가 순조롭게 제7층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야!”“뭐라고? 민정 사저가 성공했단 말인가?”“아마 이태호 사형일걸. 이미 단탑 내에 4개월 동안 있었거든. 태호 사형의 가능성이 가장 높아!”“하...인간과 인간 사이의 격차가 이렇게 클 수 있구나. 이태호 진전 사형은 중급 6급 연단사로 진급한 지 얼마 안 됐잖아?”“...”제자들은 제각기 표정이 달랐으나 모두 놀라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단탑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제1봉의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휘황찬란한 궁정에서 폐관 수련 중인 선우정혁은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단탑 쪽을 바라보았다.세월의 흔적이 깃든 두 눈에서는 허공을 꿰뚫고 단탑 내에 있는 이태호를 볼 수 있는 듯한 예리한 빛이 반짝이었다.“젊은이, 나에게 정말 많은 놀라움을 주었군. 가장 먼저 단탑의 제7층에 들어갈 수 있는 자가 너인 줄 몰랐네. 선조의 전승을 이제 물려받을 후계자가 나타났군.”선우정혁은 몇 마디 중얼거리고 나서 하늘로 솟아올라서 구름바다 사이로 사라졌다.제4봉의 천추섬 내에서 한용운은 단탑에 아홉 번 울리는 소리를 듣고 바로 폐관 수련을 마치고 나왔다.“이런 단탑의 이상 현상을 일으킨 사람이 누구지?”놀라움을 금치 못한 한용운의 머릿속에 문득 이태호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이런 생각을 한 한용운은 빛으로 되어 바로 단탑 쪽으로 날아갔다.제6봉, 깊은 안개구름 속. 권민정은 7급 단약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단탑에서 아홉 번 울리는 소리를 듣자, 호수 같은 봉안에는 믿기 힘든 기색을 드러냈으며 잠시 넋을 잃었다.한참 후에 제정신으로 돌아온 권민정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단탑에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오늘 제7층으로 올라간 자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데, 자네인가?”그녀는 이미 단탑의 이상 현상을 일으킨 자가 이태호라는 것을 추측해 냈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