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채유정은 채색 띠를 조종하면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명씨 가문의 제자를 향해 내던졌다.순식간에, 그 띠는 비단처럼 날아가면서 수많은 지수풍화가 쏟아져 나왔다.“펑펑펑!”두 사람이 빠르게 공격하여 다가온 명씨 가문의 사람들 몇 명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살했다.하지만 바로 이때, 그들은 잇달아 다가온 명씨 가문 수사들에 의해 포위되었다.앞장선 명해성은 음침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죽일 것이다!”이태호는 명씨 가문의 수사들이 모든 퇴로를 막은 것을 보자 한 손에 적소검을 들고 한 손에 청광순을 들고, 또 체내에 있는 필살기인 혼돈 검영과 청련 신통을 동시에 발동시키면서 천천히 말했다.“꺼지지 않으면 모두 죽여버린다!”명해성은 이태호의 말을 듣고 눈빛이 분노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당당한 명씨 가문의 제자, 동황 8대 세가 중의 천교인 그를 만나면 누구나 예를 다하고 공손히 대하였다. 그는 종래로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이 없었다.자기보고 꺼지라고?명해성의 안색이 너무나도 어두워졌다.지금은 더 이상 입싸움을 할 필요 없고 바로 빼앗는 수밖에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명해성은 말없이 손을 오므리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 다음 순간, 허공에 작은 산만 한 손자국이 나타났다.이 손자국에서 발산한 공포스러운 기운에 3급 성자 경지인 채유정마저 어떤 무서운 위압을 받은 것처럼 간담이 서늘해졌다.반대로 이태호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허공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그는 명해성이 허공에 남긴 손자국을 본 후 몸에서 갑자기 강렬한 검의를 발산했다.이 검의는 그의 몸을 맴돌다가 신속하게 적소검과 융합해서 적소검 위의 붉은 빛이 점점 강렬해지게 하였다.엄청나게 무거운 현황의 힘이 뿜어져 나오면서 허공을 붕괴시켰고 주변의 별하늘을 뒤흔들었다.“대현황경금 검기, 참하라!”그는 대갈일성하면서 적소검을 거세게 휘둘렀다.이어서 적소검에서 붉은색 검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내리찍었다.만 장이나 높은 검빛은 세상을
“으악!!!”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대여섯 명의 명씨 가문 수사들이 중상을 입고 날아갔다.비록 사망자가 없었지만 이태호와 채유정을 개미처럼 짓밟으려는 명해성을 놀랍게 하였다.그의 칠흑처럼 까만 눈동자에서 전에 없던 강렬한 살의를 드러내면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는 겉으로 보기엔 내공을 완성한 3급 경지인 이태호가 5급 성자급 수사까지 위협할 수 있는 전투력을 가질 줄은 상상지도 못했다.상식적으로 말하면, 무릇 성공 전장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창란 세계의 천재와 천교들이었다.천교는 자기보다 높은 경지와 싸울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었다.특히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작은 경지 사이의 격차는 천연의 참호처럼 컸고, 존황 경지 때처럼 쉽게 자기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방금 이태호의 공격은 그에게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내공을 완성한 성자급 수사라도 그 검빛을 막아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자신의 반응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이미 검기에 의해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그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때 중상을 입은 명씨 가문의 한 제자가 체내에서 난폭하게 날뛰는 검의를 가까스로제압한 후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명해성에게 말했다.“오소주(五少主), 상대의 전투력이 너무 강합니다.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요!”이에 명해성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면서 4급 성자 경지인 두 명씨 가문의 제자들에게 지시하였다.“너희 둘은 그 여인을 잡아. 이 자는 내가 처리할 테다!”다른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이태호 같은 ‘살신(殺神)’과 마주하니 압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10여 명의 명씨 가문 수사들 중에서 내공이 가장 높고 5급 성자 경지 후기에 이른 명해성 외에 내공을 완성한 4급 경지인 수사가 두 명밖에 없었다.나머지는 모두 3급 성자급 수사였다.경지가 높은 수사 간의 대결은 인원수에 의해 승패를 나눈 것이 아니었다.이태호처럼 겉으로 보기엔 3급 성자 경지이
더군다나 이 유리선금은 호도신병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인데 고작 8급 영약 두 개로 퉁치겠다고?8급 영약은 귀하지만 유리선금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었다.이태호가 가진 유리선금을 현황봉과 융합하면 현황봉은 틀림없이 환골탈태해서 진정한 호도신병으로 될 수 있다.그는 태연자약하게 대답했다.“그쪽이 이곳을 떠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지.”이태호의 거절한 태도에 명해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손가락의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은색 방패를 꽉 움켜쥐었다.그는 계속해서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얼음장처럼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자넨 정말 우리 명씨 가문과 원수로 되겠단 말인가?”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온 명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명씨 가문의 신자 명운택은 지금 만 리밖에 떨어진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에 있는 공간 난류에서 도운을 깨닫고 있으며 명해성과 내공이 비슷한 명씨 가문의 소주 몇몇은 다른 곳에서 보물을 찾고 있었다.그래서 무릇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명씨 가문과 같은 거물을 마주할 때, 자신이 후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 신중히 고려해야 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먼저 심씨 가문의 미움을 샀고 또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를 죽였으며 지금은 또 명씨 가문과 운수를 맺었다. 어차피 원수가 한둘이 아니니, 하나 더 추가해도 상관없었다. “덤비려면 덤벼!”그는 무덤덤하게 말했다.이태호가 자신의 제안을 재차 거절하자, 가문에서 지위가 높고 늘 도도했던 명해성이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그는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냉소를 지었다.“좋은 말 할 때 안 듣고 죽음을 자초하니 네 소원대로 해주 마!”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몸의 기운이 급격히 상승했고 몸에서 영광이 번쩍이더니 붉은색 화염이 이글거리는 전극(戰戟)이 천천히 허공에서 나타났다.이 전극은 상급 영보의 기운을 내뿜었고 눈부신 빛을 발산하였다.명해성이 전극을 쥐자 기세가 더욱 높아졌고 전의가 솟아올랐으며 온몸은 성스러운 빛으로 반짝
지금 이 순간, 채유정과 싸우고 있는 기타 명씨 가문의 수사들은 명해성이 단번에 격살당한 것을 보자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충격에서 곧바로 정신을 차린 후, 그들은 눈에 핏발이 서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포효를 하였다.“소주!”“소주!!”“...”명해성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명씨 가문의 수사들은 감히 덤비지 못했다.그들은 채유정에 대한 공격을 멈추었다.전투력이 가장 강한 명해석까지 죽었으니 그들의 인원수가 많아도 이태호의 무서운 실력을 보고 아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같은 시각에 상대방의 협공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채유정은 온몸의 기운이 불안정해졌고 매우 낭패해 보였다.그녀는 겨우 3급 성자 경지라 같은 경지의 수사 10여 명을 상대하고 여태까지 버틸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채유정이 힘겹게 버티고 있을 때, 이태호가 명해성을 단번에 격살한 것을 보자 그녀도 입을 떡 벌리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어머!”채유정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상대방은 5급 성자 경지인 명씨 가문의 소주인데, 왜 이렇게 쉽게 죽을 수 있지?지난번에 이태호가 명서현과 명세정 두 사람을 단번에 격살했을 때 그녀는 자기와 이태호 사이의 격차를 의심한 적이 있었다.그러나 지금 명해성이 죽은 것을 보자, 그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격차가 이렇게 클 수 있는지 다시 의심했다.어쨌든 명해성은 명씨 가문의 소주이고 내공이 5급 성자 경지인데, 성공 전장에 들어온 천교 중에서도 중상류 수준이었다.천남은 작은 곳이라 4대 종문도 창란 세계 다른 지역의 세력과 비교할 수가 없었다.그녀와 이태호처럼 3급 성자 경지에 이른 수사는 천남 지역에서 천교라고 부를 수 있지만 중주나 동황에서는 볼품이 없었다.왜냐하면 천남 이외의 지역에서 오직 5급 성자 경지에 이르러야 성지의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혹은 동황 세가의 서열에 오른 소주로 될 수 있었다.또한, 7급이나 8급 성자 경지에 이르면 성자나 신자로 될 자격이 있다.명해성이 명씨 가문의 소주 중의
가장 먼저 전장에 도착한 사람은 동황 심씨 가문의 사람들이었다.이번에 선두에 선 자가 바로 심무영이었다.지난번에 그가 이태호에게 패배한 고통 속에서 교훈을 찾아 기운을 차린 뒤, 성공 전장의 몇 군데에서 기연을 찾으면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오늘 방금 성공 전장의 안쪽을 탐색하려는 참에, 하늘로 치솟은 천지의 이상 현상을 봤다.이를 본 심무영은 보물이 세상에 나타난 것을 알아챘고 숨 쉴 겨를도 없이 심씨 가문의 제자들을 이끌고 달려왔다.심무영은 전장에 도착한 후 얼굴에 수심에 찬 명씨 가문의 사람들을 보자 놀랍고 의아해했다.그는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명씨 가문일 줄은 몰랐다.그러나 눈앞에 있는 명씨 가문 제자들의 표정을 보면 아무런 보물을 획득하지 못한 것 같았다.설마 무슨 변고라도 생겼단 말인가?이런 생각에 심무영은 허공에 멈춰서 명씨 가문의 수사들에게 물었다.“보물은 어디에 있소?”지금 이 무리의 명씨 가문 제자를 인솔하는 자가 바로 그 4급 성자 경지의 체구가 우람하고 훤칠한 청년 남자였다. 그는 고개를 들어 심무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이미 다른 놈이 빼앗아 갔습니다.”심무영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감히 명씨 가문의 사람과 보물을 쟁탈했지?그래서 그는 다시 물었다.“명해성은 어디에 갔소?”같은 동황 지역의 대가문으로서 심씨 가문과 명씨 가문은 어느 정도 친분을 갖고 있었고 두 가문의 제자들도 거의 아는 사이였다.그 명씨 가문의 제자는 손을 들고 아직 사라지지 않는 허공의 틈새를 가리키면서 침통한 말투로 말했다.“거기에 있어요.”“???”심무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곳을 바라보았으나 이 명씨 가문 제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농담할 기분이 아니오! 보물을 빼앗겼다고 한 마디 하면 내가 믿을 것 같소? 어서 명해성이나 나오라 하게!”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10여 명의 명씨 가문 제자들은 잇달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분노
주변의 명씨 가문 제자들이 떠들썩하게 대답한 말들을 듣자, 심무영의 머리가 아팠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난 자네들과 이러쿵저러쿵 잔소리할 기분이 없소. 대체 어느 놈이오?”이에 명씨 가문 제자들은 말문이 막혔다.그들은 줄곧 채유정을 뒤쫓았지만 그녀의 실명을 몰랐다.게다가 이태호는 중간에 나타나서 그들도 이태호의 이름을 몰랐다.주변의 명씨 가문 제자들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자 심무영은 그들이 명해성을 죽인 사람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는 처음으로 명씨 가문 제자들의 실력이 이류 세력보다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할 수 없이 차근차근 질문하기 시작했다.얻은 정보가 많을수록 의혹이 점점 커졌다.그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3급 성자급 수사가 5급 성자 경지인 명해성과 맞서 싸우고 단번에 죽였다니. 그리고 성은 이 씨이라... 왜 익숙한 느낌이 들지?’...이와 동시에, 명씨 가문 사람과 멀지 않은 곳에 흰옷을 입은 육성훈은 풍민국, 고준서와 나란히 도착했다.지난번에 고준서가 이태호의 함정에 빠져서 심씨 가문의 제자와 싸워서 중상을 입은 후 안전한 구역으로 도망쳤다. 그는 상처를 치료하면서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찾아갔다.길에서 그는 우연히 육성훈과 풍민국 두 사람을 만났다. 세 사람은 모두 천남 지역 출신이라 같이 다니게 되었다.세 사람이 동행하자 몇 차례의 기연을 쟁탈하는 싸움에서 고준서와 육성훈은 모두 괜찮은 보물들을 얻었다.특히 고준서는 어느새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한편으로 육성훈은 지난번에 이태호가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인 후 이태호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고 주제넘게 덤비다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최근 그는 유명성지의 제자를 찾아다니면서 고준서, 풍민국과 함께 작은 기연들을 찾아다녔다.며칠이 지나자 그의 실력도 일취월장하여 지금은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로 되어 온몸의 기운도 강해졌다.세 사람은 천지의 이상
고준서는 저기에 5급 성자 경지의 심무영이 있으면 그 천재지보는 그들 세 사람이 절대 손댈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바로 이때, 전장 내의 동정을 계속 살피고 있던 육성훈은 심무영과 명씨 가문 제자들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아니야. 심씨 가문에서 그 보물을 얻지 못한 것 같아.” 육성훈의 말에 고준서는 다시 기운을 냈고 남몰래 신식을 방출해서 심무영과 명씨 가문 제자의 대화를 엿듣기 시작했다.‘3급 성자급 수사가 역으로 명씨 가문의 천교, 5급 성자 경지의 명해성을 죽였다고?’고준서는 몰래 들은 대화 내용에 속으로 크게 놀랐다.‘와, 대체 어느 천교이길래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명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지?’3급 성자급 수사가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5급 성자급 수사를 격살할 수 있다니!이런 일은 고준서가 전생인 상고시대에서도 오직 하늘의 총아와 같은 천교들만 할 수 있었다.이런 자는 중간에 죽지 않으면 성황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심지어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도 높았다.고준서가 많이 놀랐지만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명해성을 죽인 수사에 대해 궁금하고 동경하기 시작했다.‘내가 이런 전투력을 갖고 있었다면 이태호를 바로 제거했을 거야!’그의 옆에 있는 육성훈도 크게 놀라서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역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군.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5급 성자급 수사를 죽일 수 있는 천교가 있다니!’“내가 보기에 그 이태호도 저자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야!”육성훈은 잠시 멈칫하고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저자와 친분을 쌓으면 이태호 따위는 한 손으로 제거할 수 있을걸!”고준서도 이 말에 찬성했다.“이태호는 지난번에 운이 좋아서 그랬을 거야. 이 명해성을 단번에 죽일 수 있는 강자야말로 진정한 천교일세!”지난번에 이태호가 마도성지의 진전 제자를 격살한 소식은 육성훈을 통해 전해 들었다.그러나 고준서가 보기엔 이태호의 실력은 절대로 명해성을
전장의 외곽에서 심무영의 노기 어린 포효소리를 듣자, 어둠속에 숨어있던 육성훈은 가슴에 돌이 얹힌 듯 답답했고 얼굴이 달아올랐다.방금 누군가 명씨 가문의 천교의 손에서 보물을 뺏어갔고 자기보다 경지 높은 명씨 가문 소주 명해성을 죽였다는 소식을 들을 때, 그는 마음속으로 부러워했고 심지어 친분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그리고 이태호의 실력을 얕잡아 봤고, 심지어 이 명해성을 죽인 ‘절세 고수’와 이태호가 싸우면 이태호는 반항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상상까지 했었다.그러나 지금 명씨 가문 제자들의 손에서 보물을 뺏어갔고 명해성을 죽인 사람이 이태호라니!순간, 육성훈은 뺨을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했고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마음속으로 원한에 찬 포효를 하였다.‘왜 또 이태호 저놈이냐고!’그의 옆에 있는 고준서는 상대적으로 인내심이 있었다. 그는 육성훈처럼 그렇게 화내지 않았고 오히려 냉소를 머금었다.“흥, 먼저 심씨 가문과 척지었고 또 황천성지의 미움을 샀으며 지금은 명씨 가문의 보물을 빼앗아 갔으니. 이번에 네놈이 어떻게 성공 전장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는지 보자고!”고준서가 보기엔 지금의 이태호는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였다.심씨 가문이든 명씨 가문이든 황천성지이든, 모두 창란 세계의 최정상급 세력이었다.이 세 곳의 성자, 신자는 모두 7급 성자 경지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짧은 시간에 전투력을 7급 성자 경지로 끌어올릴 수 없을 것이다.더구나 그의 판단에 따르면 이태호가 명씨 가문의 아주 중요한 보물을 빼앗아 간 것 같았다.명해성까지 죽었으니 명씨 가문은 절대로 이태호를 가만둘 리가 만무했다.이태호는 강하지만 이 3대 세력의 공격에서 절대로 무사할 수 없다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고준서는 냉소를 머금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육성훈에게 말했다.“가자. 우리도 일찍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거야. 이태호는 오래 날뛰지 못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