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46화. 전야(7)

Author: 유소휘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0 12:45:00

소율이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짧게 헛숨을 내뱉었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소율은 유건을 바라보다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강태건이 강유건 때문에 꽤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어요. 강태건한테는 말 안 할게요. 대신 장담은 못 해요. 강태건도 눈치 하나는 빠르니까.”

소율의 말에 유건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감사합니다.”

소율은 유건을 바라보다 작게 숨을 내뱉으며 짐을 챙겼다.

유건과 이 이상으로 대화를 나눴다가는 자신도 스트레스받을 것 같았다.

“이제 용건 없는 거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모습에 유건이 싱긋 웃으며 먼저 가라는 듯 손짓했다.

“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례로 드신 건 제가 치우고 갈게요.”

유건의 말에 소율은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주문도 안 하고 앉았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그녀의 말에 유건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소율은 그 웃음을 무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웬만하면 또 보는 일은 없도록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떠나려는 그대를 위해   50화. 변화(2)

    태건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왜 웃어요!”갑자기 웃는 태건에 채원이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아냐, 나 안 웃었어.”채원의 외침에 태건이 웃음을 멈추며 시치미를 뚝 뗐다.그래도 슬며시 올라간 입꼬리는 감출 수 없었다.아닌 척하는 모습에 채원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봤다.“웃었잖아요. 나 놀리면서.”“아닌데, 놀린 거 아닌데.”태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하지만 말과 다르게 그의 입꼬리는 계속해서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채원은 그를 노려보다 고개를 홱 돌리며 다시 이불을 끌어 당겼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태건이 손을 뻗어 이불 끝을 붙잡았다.“놔요.”“싫어.”팽팽하게 당겨지는 이불 안에서 채원이 고개를 최대한 반대쪽으로 돌렸다.“왜 자꾸 숨어?”“내 마음이에요. 놓으라니까요?”“이유 알려주면.”태건이 더 세게 이불을 당겼다.힘으로는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채원은 최대한 버티며 한숨을 푹 내뱉었다.“얼굴 보여주기 싫어서 그래요. 이제 놔줘요.”“나는 보고 싶은데.”태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말에 두 사람의 움직임이 동시에 멈췄다.잠시 정적이 흐르고, 손에서 힘이 빠지면서 덮고 있던 이불이 스르륵 내려갔다.채원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당황한 눈동자가 깜빡거리자, 태건 역시 자신이 뱉은 말을 뒤늦게 깨달은 듯 눈빛이 흔들렸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곧 태연한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환자 상태 확인해야 하잖아.”태건의 말에 채원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입술을 삐죽였다.“…… 아까 의사가 보고 갔잖아요.”“보호자 입장에서.”태연하게 말하는 단어에 채원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보호자라는 낯선 단어가 가슴 한 구석을 꾹꾹 눌렀다.그녀는 이불을 다시 뒤집어쓰고 싶었지만, 눈치 빠른 태건이 먼저 이불을 낚아챘다.결국 이불을 뺏긴 채원은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그래서 여긴 어디예요?”“아는 의사가 있는 병원.”태건의 대답에 채원은 조금 전 병실

  • 떠나려는 그대를 위해   49화. 변화(1)

    뒤에서 낮은 신음이 터졌다.그녀를 꽉 잡고 있던 팔에 힘이 조금 빠지자, 채원은 그 틈을 타 거세게 몸을 흔들었다.“이거 놔! 놓으라고!”채원이 비명을 지르며 팔을 세게 내리쳤다.“윤채원 정신 차려!”그때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채원은 인지하지 못하고 더 세게 발버둥 쳤다.“놓으라고! 제발, 제발……!”“채원아!”비명을 지르던 목소리가 점점 더 떨리고 끝이 흐려졌다.점점 숨을 쉬는 게 힘들어졌다. 꿈 속 기계음이 자꾸만 귓가에 울렸다.숨이 가빠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던 그때였다.“여기 그곳 아니야!”다급한 외침이 병실을 울렸다.순간 채원의 움직임이 멎었다.천천히 눈앞이 조금씩 선명해지고,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여기 그 병원 아니야. 너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 그 누구도 너를 건들지 못할 거야.”“…….”“그러니까…… 괜찮아.”떨리는 목소리가 다정하게 그녀를 감쌌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채원이 고개를 숙여 자신을 감싼 두 팔을 바라봤다.자신을 옥죄고 있다고 생각했던 두 팔은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다.“괜찮아, 다 괜찮아.”채원의 움직임이 잦아든 것을 확인한 태건이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힘이 빠진 그녀의 몸이 태건의 가슴에 쓰러지듯 기댔다.“괜찮아. 여긴 안전해.”태건이 그런 그녀를 안아주며 속삭였다.그 속삭임에 채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울음소리를 참으려는 듯 억지로 입술을 깨물자, 태건이 손을 뻗었다.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눌렀다.“괜찮아. 소리 내서 울어도 돼.”그 말에 그녀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소리는 삼킨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태건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 말없이 그녀를 더 안았다.* * *한참 뒤.병실에 들어 온 담당의가 다시 채원의 손등에 다시 링거 바늘을 꽂았다.절대 함부로 빼면 안 된다는 말에 채원은 고개를 푹 숙였다. 얼굴이 화끈거려서 도

  • 떠나려는 그대를 위해   48화. 전야(9)

    순간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잘못 본 것이라 생각하며 눈을 깜빡였지만, 화면 속 문장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웅-. 다시 한번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래봤자 가짜 인생이잖아.]채원의 손에서 핸드폰이 미끄러졌다.딱딱한 대리석 바닥 위로 떨어진 핸드폰에서 짧은 충격음이 울렸다.몸이 그대로 굳고, 숨이 턱 막혔다.누군가 목을 틀어쥔 것처럼 공기가 들어오지 않았다.그때,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화면 위로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결국 버려질 텐데.]채원의 귀에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거봐.’어린 여자아이가 식탁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입가를 비틀어 올린 아이가 그녀를 바라보며 키득거렸다.‘내가 말했잖아.’채원은 떨리는 손으로 식탁 모서리를 붙잡았다.‘아무리 애써도 너는 언니가 될 수 없어.’아이의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결국 버려진다니까?’시야가 천천히 흐려졌다.붙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지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었다.바닥이 가까워지는 순간, 멀리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윤채원?”그러나 채원은 대답하지 못했다.흐릿한 시야 너머로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러나 그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눈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졌다.“윤채원!”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 *삐, 삐, 삐.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되는 기계음이 고요한 병실 안에 울려 퍼졌다.감겨 있던 채원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몸이 깊은 물속에 잠긴 것처럼 무거웠다. 머릿속에는 짙은 안개가 낀 듯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천천히 눈을 뜨자 흐릿한 천장이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희뿌연 형광등, 코끝을 스치는 소독약 냄새, 일정한 박자로 반복되는 기계음.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채원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여기가…….’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낯선 기계와 그곳에서 길게 이어진 선들이 보였다. 제 손등에는 투명한 관이 연결되어 있었고

  • 떠나려는 그대를 위해   47화. 전야(8)

    백재연의 물음에 남 비서는 태블릿을 뒤적거리더니 작게 탄식하며 말했다.“강태건 본부장 차량이 최근에 종합병원에 방문한 이력이 있습니다.”“종합병원?”백재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임신 소문에 종합병원까지 방문했다면, 단순한 해프닝을 만들기 위해 낸 소문은 아니란 소리였다.잠시 생각하던 그녀가 남 비서를 보며 물었다.“그 소문이 김 회장 귀에 들어갔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백재연의 말에 남 비서는 입술을 꾹 닫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남 비서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가 한숨을 푹 내뱉으며 미간을 구겼다. 최대한 빨리 정리하려고 했건만, 귀찮은 일이 생겼을지 모르겠다.책상 위를 톡톡 두드리며 생각하던 그녀가 작게 헛웃음을 내뱉었다.“생각보다 머리 썼네. 이렇게 되면 강 회장을 만나도 별 소용이 없겠어.”백재연의 말에 남 비서는 잠시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그녀를 바라봤다.“…… 어떻게 할까요?”남 비서의 물음에 백재연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강 회장이랑 약속은 취소해. 대신에 김 회장 약속은 더 앞당길 수 있는지 스케줄 확인해 보고.”“네, 알겠습니다.”백재연이 작게 숨을 내쉬며 다리를 꼬았다.“아, 그리고 내가 얘기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윤채원한테 연락하지 마.”“…….”“내가 자기를 안 찾으면 더 불안해할 애니까. 어떻게든 눈에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쓸 거야.”백재연의 말에 남 비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그녀를 향해 대답하며, 남 비서는 백재연의 얼굴을 바라봤다.백재연은 순간적인 판단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예상 밖의 변수가 생기면 당황하기보다, 그 변수가 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먼저 계산했다.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판을 다시 자신의 손안에 올려놓았다.애초에 판을 짤 때부터 모든 변수를 예상하는 그녀였기에 그런 일은 늘 희박했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 요즘은 이상할 정도로 그녀의 판이 계속 변하고 있었다.“뭐해? 나가.”멀뚱히 서 있는 남 비서를 향해 백재연이

  • 떠나려는 그대를 위해   46화. 전야(7)

    소율이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짧게 헛숨을 내뱉었다.이게 말이야, 방구야. 소율은 유건을 바라보다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강태건이 강유건 때문에 꽤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알겠어요. 강태건한테는 말 안 할게요. 대신 장담은 못 해요. 강태건도 눈치 하나는 빠르니까.”소율의 말에 유건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감사합니다.”소율은 유건을 바라보다 작게 숨을 내뱉으며 짐을 챙겼다.유건과 이 이상으로 대화를 나눴다가는 자신도 스트레스받을 것 같았다.“이제 용건 없는 거죠?”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모습에 유건이 싱긋 웃으며 먼저 가라는 듯 손짓했다.“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례로 드신 건 제가 치우고 갈게요.”유건의 말에 소율은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주문도 안 하고 앉았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그녀의 말에 유건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소율은 그 웃음을 무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웬만하면 또 보는 일은 없도록 해요.”심드렁한 얼굴로 작별 인사를 건넨 그녀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유건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올려 턱을 괴고 카페를 나서는 소율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소율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유건은 작게 콧노래를 부르며 핸드폰을 꺼냈다.테이블에 앉아 핸드폰을 한참 바라보던 그가, 작게 숨을 내뱉으며 핸드폰을 다시 집어넣었다.“점심시간 지났는데 아무도 안 찾네.”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무래도 너무 열심히 일을 안 했나 보다.* * *한편, 유건이 떠나고 난 뒤의 정인 재단 이사장실엔 싸늘한 공기가 맴돌았다.그가 나가고 이사장실에 돌아온 남 비서는 백재연의 표정을 보자마자 눈치를 살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건이 백재연의 심기를 제대로 긁은 건 확실했다.“남 비서.”“네, 이사장님.”한참의 침묵 끝에 백재연이 입을 뗐다.“앞으로는 강유건에 대해서도 알아봐. 어디서 뭐 하고 다니는지, 누구 만나는

  • 떠나려는 그대를 위해   45화. 전야(6)

    소율이 시선을 들자, 처음 보는 남자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앉았다.“실례합니다.”말과 행동이 반대였다.소율은 미간을 좁히며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봤다.“실례하고 계시네요.”소율의 말에 남자가 생긋 웃었다.“아, 그러네요. 이런.”이런? 어처구니없는 반응에 그녀의 눈썹이 올라갔다.“너는 뭐 하는 미친놈이세요?”소율의 눈빛이 단숨에 경계로 물들었다.그 눈빛에 남자는 서글서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강유건이라고 합니다.”소율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가 친절하게 덧붙였다.“강태건 본부장 동생이요.”그제야 소율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아아, 강태건 동생…….”그녀가 작은 탄식을 내뱉으며 말했다.태건에게 동생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사생아 이슈가 그렇게 크게 났는데,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게 이상했을 정도였다.하지만 직접 본 적도 없고, 딱히 그녀에게 중요한 일도 아니라 완전히 잊고 있었다.“근데 저 아세요?”소율의 물음에 유건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알죠. 세림 그룹 둘째. 강태건 본부장이랑 약혼 사이였고, 5년 전에 파혼 직후 바로 파리로 가셨죠? 듣기론 유학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유건의 말에 소율이 한숨을 내뱉었다.“강태건한테 들었나 보네요.”“아뇨, 형은 저한테 아무 말도 안 해요.”의외의 말에 소율의 눈빛이 변했다.소율이 천천히 팔짱을 풀며 유건을 바라봤다.“별로 안 친해요, 둘이?”“형은 친한 사람이 없어요.”“아아. 그렇지.”유건의 말에 소율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대답이 마음에 든 건지 유건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소율은 꽤 흥미로운 눈으로 유건을 바라봤다.“그럼 나에 대해선 어떻게 알아요? 워낙 소문이 많이 돌아서 그런가?”“뭐, 그런 것도 없잖아 있죠.”유건의 말에 소율이 짧게 혀를 찼다.“하여간에, 다들 남 일에 관심도 많아.”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그녀가 다시 표정을 풀며 말했다.“그래서. 강태건 동생분이 무슨 일이에요? 내가 여기 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