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자, 오늘의 할당량이다! 저기 보이는 돌산의 바위들을 깨서 철길 앞으로 옮겨라. 오늘 배급은 일한 양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민우의 손에 녹이 슬고 무거운 곡괭이가 쥐어졌다. 자신의 몸무게만 한 곡괭이를 들고 서 있는 민우에게 다시 한번 채찍이 날아왔다.
찰싹-!
"어디서 공상을 까고 있어! 당장 움직이지 못하네?"
민우는 비명을 지르며 곡괭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무거운 물건이라고는 가방밖에 들어본 적 없는 고등학생의 몸이었다. 단 세 번의 곡괭이질 만에 손바닥의 살점이 터져 나가며 피가 배어 나왔다.
"으아악! 살려주세요! 저 대한민국 사람이에요! 집에 보내주세요!"
민우가 울부짖었지만, 돌아오
"자, 오늘의 할당량이다! 저기 보이는 돌산의 바위들을 깨서 철길 앞으로 옮겨라. 오늘 배급은 일한 양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민우의 손에 녹이 슬고 무거운 곡괭이가 쥐어졌다. 자신의 몸무게만 한 곡괭이를 들고 서 있는 민우에게 다시 한번 채찍이 날아왔다.찰싹-!"어디서 공상을 까고 있어! 당장 움직이지 못하네?"민우는 비명을 지르며 곡괭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무거운 물건이라고는 가방밖에 들어본 적 없는 고등학생의 몸이었다. 단 세 번의 곡괭이질 만에 손바닥의 살점이 터져 나가며 피가 배어 나왔다."으아악! 살려주세요! 저 대한민국 사람이에요! 집에 보내주세요!"민우가 울부짖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간수들의 차가운 비웃음과 발길질뿐이었다."이 새끼가 드디어 미쳤구만? 종간나 새끼, 정신 차릴 때까지 매를 맞아야겠구나!"무자비한 폭행과 강제 노동이 이어졌다. 햇볕이 내리쬐는 낮이 되자 추위는 덜해졌지만, 대신 타는 듯한 갈증과 허기가 찾아왔다. 꼬박 반나절을 쉬지 않고 돌을 나른 민우는 바닥에 주저앉아 헐떡였다.점심시간이 되자, 간수가 커다란 양동이를 들고 나타났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무언가를 받았다. 민우도 본능적인 허기에 이끌려 줄을 섰다.민우의 목조각 그릇에 담긴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런 국물이었다. 자세히 보니 썩은 옥수수 알갱이 몇 개와 풀때기가 전부였다. 구역질 나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이걸 사람이 먹으라고
* 철없는 고딩, 꿈속에서 북한 수용소로 소환되다."아, 진짜 또 김치찌개야? 나 어제 분명히 치킨 시켜달라고 했잖아!"강민우는 식탁 의자를 삐딱하게 뒤로 밀며 짜증을 부렸다. 식탁 위에는 보글보글 끓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노릇하게 구워진 계란말이, 그리고 각종 밑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대한민국 표준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따뜻한 밥상이었다.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인 민우의 눈에는 그저 지겹고 초라한 음식에 불과했다."민우야, 요즘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그래? 고기도 듬뿍 넣었으니까 어서 먹어. 학교 다니느라 힘들잖아."어머니인 정숙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지만, 민우의 비뚤어진 심사는 곧게 펴질 줄을 몰랐다. 민우는 숟가락을 식탁 위에 탁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았다."안 먹어! 맨날 물가 타령이야. 옆집 지훈이네는 매주 외식한다는데, 우리 집은 왜 이 모양이야? 진짜 짜증 나게.""강민우, 너 말버릇이 그게 뭐야? 엄마한테 당장 사과 못 해?"거실에서 신문을 보던 아버지 성진이 호통을 쳤지만, 사춘기의 정점을 달리는 민우에게는 그저 잔소리 소음에 불과했다. 민우는 보란 듯이 발을 쿵쾅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문을 부서져라 쾅 닫았다.방 안으로 들어온 민우는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을 켰다.'왜 우리 집은 강남 아파트도 아니고, 부모님은 대기업 임원도 아닐까?'남들
행복한 침대 위의 실랑이도 잠시, 거실에서 민우의 스마트폰이 발작하듯 울려 대기 시작했다. 무인도에서 복귀하자마자 비서실과 본가에서 쏟아지는 연락이었다. 민우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제 현실의 문제를 완전히 매듭지을 시간이었다.거실로 나가 전화를 받자, 대한그룹 회장이자 민우의 어머니인 신 여사의 날 선 목소리가 스피커를 뚫고 나왔다.“민우 너 지금 제정신이냐? 항구에서 기자들 앞에서 한 그 해괴망측한 인터뷰는 대체 뭐고, 이혼 법원 기일에는 왜 참석하지 않은 거야? 한승가구 측에서도 지금 주가 방어 때문에 난리가 났다!”민우는 전화를 귀에서 조금 멀리 떨어뜨린 채, 냉장고에서 시원한 생수를 꺼내 마셨다. 무인도에서 그토록 갈구했던 깨끗한 맹물이었다. 목을 축인 민우는 이전의 유약했던 아들이 아닌, 늑대와 맞서 싸우던 무인도의 생존자로서 단호하게 말했다.“어머니. 저 이혼 안 합니다.”“뭐라니? 너희 둘이 성격 차이로 매일 피 터지게 싸우던 건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야! 가문 간의 결합도 비즈니스인데, 감정에 치우쳐서 일을 그르치겠다는 게냐?”“비즈니스니까 더더욱 안 합니다. 항구 인터뷰 보셨잖아요? 지금 대중들은 정략결혼을 극복하고 목숨을 건 사랑을 한 ‘세기적 로맨스 부부’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혼 서류 제출하면 대한그룹 이미지와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할 겁니다. 그게 어머니가 원하시는 비즈니스입니까?”“너…… 너 말투가 왜 그러냐?”&n
서진이 단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마침내 구조선이 항구에 정박하자,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대한그룹 본부장 부부의 실종과 극적인 생환은 이미 포털 사이트 메인을 도배한 상태였다. 여기저기서 마이크가 들이밀어졌다.“강 본부장님! 무인도에서 어떻게 생존하셨습니까?”“두 분, 실종 직전에 이혼 절차를 밟고 계셨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정략결혼 파경설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자극적인 질문들이 쏟아지는 순간, 대한그룹 비서실 직원들이 경호원들을 동원해 기자들을 막아서려 했다. 양가 부모님이 보낸 대형 세단 두 대가 각각 따로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는 현실의 거대한 장벽이었다.그때, 민우가 경호원들을 제지하며 서진의 손을 잡고 기자들 앞에 당당히 섰다. 엉망이 된 몰골이었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무인도에서 멧돼지를 마주했을 때보다 더 매서웠고 당당했다.“대한그룹 본부장 강민우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기자들의 플래시가 미친 듯이 터져 나갔다. 민우는 서진과 맞잡은 손을 공중으로 번쩍 들어 올리며 선언했다.“항간에 떠도는 저희 부부의 파경설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번 사고를 통해 저희는 서로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목숨을 걸고 저를 구한 제 아내, 한서진 디자이너를 저는 제 목숨보다 더 사랑합니다.”
민우는 서진의 어깨를 더 꼭 쥐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걱정 마. 이제 대한그룹 본부장 강민우가 아니라, 한서진 남편 강민우로 살 거니까. 가문이고 지분이고 나발이고, 네가 싫어하는 짓은 절대 안 해. 내 영역을 침범당하는 게 아니라, 네가 내 영역의 전부가 되게 할 거야.”“와…… 강 본부장님, 무인도 오더니 대사가 아주 치명적으로 변하셨네? 멘트 학원 다녔어?”서진이 얼굴을 붉히며 민우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민우는 아야 소리를 내며 능청스럽게 웃었다.“이게 다 야생에서 길러진 생존 본능이야. 마누라한테 점수 따야 살아남으니까.”두 사람은 노을빛을 받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장난기 어린 웃음 뒤로, 서로를 향한 진한 묵직한 애정이 눈동자를 통해 교차했다. 민우의 얼굴이 천천히 서진에게로 다가갔다. 이번에는 방해할 지네도, 들이닥칠 폭우도 없었다.오렌지빛으로 물든 무인도의 해변, 야자수 아래에서 두 사람의 입술이 마침내 부드럽게 맞닿았다.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진짜 첫 키스였다. 바닷바람이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고, 파도 소리가 축하 폭죽처럼 해안가를 울렸다.입술이 떨어지자 서진은 민우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민우는 그런 서진의 등을 다정하게 토닥였다.두 시간이 마치 2분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마침내 해변 근처까지 접근한 구조선에서 커다란 고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뿌우우우웅
백사장 위에 완성된 거대한 ‘SOS’ 문자로, 수평선 너머의 선박은 점차 이쪽을 향해 방향을 틀고 있었다. 섬 근처 해역을 수색하던 해경 구조선이거나, 대한그룹에서 급파한 사설 구조대임이 틀림없었다.“민우 씨, 진짜 배야……! 우리 살았어!”서진이 민우의 멀쩡한 왼팔을 붙잡고 어린아이처럼 방방 뛰었다. 지긋지긋한 벌레와 야생 동물의 위협, 짠내 나는 바닷물과 풀때기 가득한 식단으로부터 드디어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의 따뜻한 샤워실과 푹신한 침대, 그리고 최고급 안심 스테이크가 눈앞에 아른거렸다.하지만 민우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선박이 점점 커질수록, 그의 가슴 한구석을 채우는 아쉬움 역시 덩달아 커져갔기 때문이다.“그러게. 생각보다 빨리 찾았네, 대한민국 구조대 일 잘해.”민우가 씁쓸하게 웃으며 서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서진 역시 민우의 반응을 살피다 이내 행동을 멈추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구조된다는 것은 문명세계로의 복귀를 의미했다. 그것은 곧 가문의 압박, 쏟아지는 기자들의 카메라, 회사 경영권 분쟁, 그리고 그들을 숨 막히게 했던 정략결혼의 굴레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간다는 뜻이기도 했다.이 외딴 무인도에서 겨우 찾아낸 둘만의 순수한 핑크빛 기류가, 현실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다시 깨져버릴까 봐 두 사람은 내심 두려웠다.“구조선이 해안가까지 접안 하려면 앞으로 두세 시간은 더 걸리겠어. 산호초가 많아서 돌아서 와야 하거든.”&n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