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빌어먹을 놈. 죽고 싶냐...”“죽여라. 당장 저놈을 죽여라...”“젠장... 죽어...”천성왕과 몇몇 강자가 화를 내며 앞으로 돌진해 이도현의 목숨을 앗아가려 했다.하지만 그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좀 전의 빛 속에서 처절한 비명과 구원의 소리가 들려왔다.“아... 살려주세요... 어르신들... 저를 살려주세요...”“스승님... 살려주세요... 제발...”“사숙님... 제발 살려주세요...”“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 아... 제발...”“아... 안 돼...”비참한 구원 소리는 사람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곧이어 비명과 함께 빛 속에서 여러 개의 피안개가 나타났다. 잠시 후, 빛 속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곳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고요해졌다.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모든 빛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전에 빛 속에 있던 천현문 제자들이 전부 감쪽같이 사라졌다.그 자리에는 한 웅덩이의 피만 남아있을 뿐이었다.헉...모든 사람이 공포에 질려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이 장면은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보다 더욱 공포스러웠다.살해된 것은 천현문의 수많은 제자였고, 다음 세대의 가장 강력한 인재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한순간에 목숨을 잃다니.이것은 마치 누군가가 한 가문의 후계자를 죽이고, 그 가문의 다른 후손도 전부 죽인 것과 같았다. 아예 한 가문의 대를 끊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농촌에서 오랫동안 아들이 없는 집안은 마을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고 어디를 가든 괴롭힘을 당하기 마련이다.왜냐하면, 그런 집안에는 대를 이을 자식이 없기에 반항하는 힘조차 약하기 때문이다.천현문과 같이 큰 종파도 마찬가지다. 만약 다음 세대를 이어 나갈 후계자가 없다면 많은 괴롭힘을 받게 된다.심지어 한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옛날에 소년이 강해야 나라가 강하다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다음 세대의 젊은이 중에 나라의 기둥이 될 인재가 없다면 나라는 희망을 잃게 된다.그래서 이도현이 천
“다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본데 내가 선심 써서 한꺼번에 죽여줄게. 여러 번 봐주니까 내가 만만하냐? 이젠 더는 안 참아. 다 죽여버릴 거야.”이도현이 말을 마치고는 검에 음양과 오행의 기운을 모아 강력한 검기를 형성하여 천현문 사람들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순간 연무장의 분위기가 백팔십 도로 변하더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으스스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이... 날이 왜 갑자기 어두워졌지?”“세상에... 저놈이 구름도 공제할 수 있나 봐요... 이토록 무서울 수가...”“얼른... 얼른 뒤로 물러서요...”“어머나... 이제 정말 끝이에요...”주위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너도나도 소리치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오늘 이 구경거리를 보려고 남은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조금 전 이도현이 대진제국의 사람과 싸울 때만 해도 상황이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사태가 이미 그들의 통제를 벗어난 것 같았다.지금은 구경꾼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그들은 진작 떠나지 않은 자신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눈앞의 독기를 품은 이도현이 천현문 전체를 멸망시킬 기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살육에 눈이 멀어 주위의 구경꾼까지 죽여버릴지도 모른다.이런 생각이 들자 구경꾼들이 너도나도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천현문의 제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뒤로 멀찍이 물러나 있었다.바로 이때 이도현의 강대한 검기가 순식간에 천현문의 제자를 덮쳤다.“아...”이리 저리에서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바깥으로 물러난 구경꾼들은 안의 상황을 볼 수 없었지만, 비명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지고 식은땀이 절로 났다.공중에 남아있는 천현문의 몇몇 강자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지금 천현문의 젊은 영재들은 천현문의 앞날에 극히 중요한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제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도록 당하고만 있자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이런 젠장... 세상이 정말 미쳐가고 있는 거 아냐?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제기랄... 정말 세상이 뒤바뀌는 건가...”모두가 이토록 놀라운 사실에 식겁했다. 그들은 고유 세계관이 큰 충격을 받았고, 지금까지 굳게 믿어왔던 무도 상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건 마치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실의 차이 같았다.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법을 지키고 도덕을 준수하는 착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말라고 교육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회에 발을 디뎌보면 현실은 그보다 잔혹할 때가 많다.작은 선행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실제로 남을 도와주었다가 뒤통수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까딱 잘못하다가 큰 죄를 뒤집어쓸 수도 있다. 왜냐하면, 현실 속에 착한 사람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그리고 양심 있게 살아가라는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사회에 나가 보면, 중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은 대부분 고학력자다. 그들은 돈에 눈이 멀어 보통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규모의 사기나 범죄를 저지르곤 한다.이런 사람들에게 도덕과 양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돈만 벌 수 있다면 그 어떤 악랄한 짓도 다 할 수 있다. 그들에게 도덕은 개나 줘버려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그리고 책에서는 강한 의지를 품고 살아야 한다고 선양한다. 돈과 같은 재물보다 정신적 세계를 풍부히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한다.하지만 이 세상에 돈만 밝히는 사람이 널리고 널렸다.돈만 있으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심지어 일부 규칙을 무시할 수도 있다.돈이 있는 자는 세상의 99%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1%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뿐이다. 심지어 그들의 세계관에서 한 사람의 목숨도 돈으로 살 수 있다.그래서 학교에서 나와 사회에 발을 들인 사람들은 세계관이 큰 충격을 받기도 한다. 많은 것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달라 막막함을 느끼고
아주 평범해 보이는 검기가 지성왕 앞에 도착하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이도현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지성왕의 칠흑장창을 완전히 부수어버렸다. 칠흑장창은 비록 천현신창만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흔한 병기도 아니었다. 그런 무기가 이도현의 평범한 공격을 맞고 산산조각이 나버린 것이다.게다가 그 검기는 멈추지 않고 쏜살같이 나아가 지성왕의 몸을 관통했다.펑.지성왕은 두려움에 가득 찬 비명을 질렀고 다음 순간 피안개로 되어 없어졌다.“헐...”“이놈... 네가 감히...”장문이 쓰러지고 성왕이 살해당했다. 잠시 후 충격에서 깨어난 천현문 사람들은 살기를 품고 이도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네 이놈, 우리 천현문이 만만해? 감히 우리 장문님을 다치게 하고 성왕까지 죽이다니. 정말 죽고 싶나 봐...”천현문의 모든 사람이 격노했다. 그들은 자신의 문벌에 이런 일이 닥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천현문은 성역 7대 세력 중 하나다. 줄곧 그들이 다른 사람을 건드렸지, 아무도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이도현은 천현문 사람들의 고함을 아예 무시하고 담담하게 한마디 말했다.“죽고 싶으면 덤벼라.”화가 잔뜩 나 있던 사람들은 이도현의 말을 듣고 더욱 격분했다.특히 삼대성왕 중 천성왕과 인성왕은 이 순간 울화가 치밀어 올라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네 이놈,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내가 오늘 너를 반드시 죽여주마...”“다들 들어라. 오늘 저놈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 절대 살아서 이곳을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 다 같이 달려들어 저놈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죽을 놈...”천성왕이 소리치자 일고여덟 명의 도급 강자가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모두 손에 장창을 들고 이도현을 행해 돌진했다.이도현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들을 한눈 흘겨보고는 경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쯧쯧.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놈들...”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의 검에서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은 검붉은 빛과 오색영롱한 빛이 섞인 채로 번쩍였다.“뭐야..
그런 사람이 지금 이도현의 한 방에 쓰러진 것이다. 심지어 장승풍이 먼저 공격을 날린 상황이었다.아무도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금 전, 장승풍을 쓰러뜨린 사람이 성역 7대 세력 중 다른 여섯 세력의 통솔자였다면, 그들은 눈앞의 광경을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이도현이니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도현은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피범벅이 된 장승풍을 내려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신병무기의 소유자, 천하무적의 존재라고 하더니,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되는군. 오늘 너를 죽이지 않는 이유는, 이 세상에 강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분명히 알아둬라. 강대한 건 언제나 사람이지 무기가 아니다. 오직 사람이 강대해야만 끝까지 버틸 수 있다. 무기만 믿고 설치다가 결국 패배하고 만다. 그리고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당신들도 나를 건드리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까지 전부 죽여버릴 거니까.”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를 내렸다.“이 건방진 녀석, 네가 감히 우리 천현문을 위협해? 죽어라...”천현문의 한 노자가 분노하며 일어섰다. 그는 손에 칠흑 같은 장창을 쥐고 고함을 지르며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이는 다름 아닌 천현문 삼대성왕 중 한 명이었다. 천현문 내에서 삼대성왕의 지위는 양대도존 바로 아래였기에 집권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이도현은 천현문의 장문을 쓰러뜨렸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 앞에서 천현문을 위협하기까지 했다. 오늘 만약 이도현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천현문의 위신이 크게 떨어질지도 모른다.또한, 체면이 깎이고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 틀림없다.그러니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도현을 죽여야 한다. 그래야만 천현문의 체면을 조금이나마 되돌릴 수 있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천현문의 삼대성왕은 각각 천성왕, 지성왕, 인성왕으로 불리는데 방금 나선 노자가 바로 지성왕이었다. 그는 내공이 매우 뛰어나고
검기가 형성된 순간 하늘과 땅이 뒤바뀔 것만 같았다. 넷째 황자의 저택 위로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며 날이 몹시 음침해졌다.수십 리에 달하는 지면은 마치 어떤 신비로운 힘에 통제된 듯 먼지가 일고 땅이 갈라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면 위의 커다란 돌들이 모두 붕 뜨더니 순식간에 가루로 변해버렸다.우르릉.검붉은 빛과 함께 연무장이 떠나갈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에 몸서리쳤다.검붉은 빛이 장승풍을 완전히 감싸 안아 아무도 그 안의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안에서 고통과 공포로 가득 찬 비명이 들려왔다.“아...”갑작스러운 비명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하지만 이 비명도 한 번밖에 들리지 않았다. 곧이어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검붉은 빛 속에서 오직 타닥타닥하는 소리만 들려왔다.모든 빛이 사라진 후 사람들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도무지 믿겨 지지 않는 광경.그토록 의기양양하던 천현문의 문주 장승풍은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장승풍은 시체처럼 바닥에 누워있었다. 다행히 숨은 붙어있는 상태였다.지금의 그는 어디에도 위풍당당한 풍채, 성역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하던 위엄, 신창을 지닌 강자, 성역 7대 세력 중 하나를 이끌던 인물의 카리스마가 보이지 않았다.그저 피바다에 누워 목숨을 겨우 부지하는 불쌍한 사람이었다.“이게...”“말도 안 돼요. 이게 어떻게 가능해요...”“저분... 천현문의 장문이지 않았어요?”“말도 안 돼요. 에이. 이건 분명 거짓이에요.”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렸다.겁이 많은 사람들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고 눈이 핑 돌아 의식을 잃을 뻔했다. 장승풍은 천현문의 장문으로서 성역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특히 신창을 들었을 때 그의 전투력은 아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경지였다.하지만 지금, 성역의 둘도 없는 강자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