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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창고 앞에 남은 사람

Author: YuIm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6 19:01:00

단우는 외투를 집으며 마르코에게 의료진과 만날 출입구를 먼저 확보하라고 했다. 자기 배에 더 많은 경비를 태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서우는 최근 재진에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

“현장에서 몸을 써야 하면 다른 사람한테 맡겨요.”

“마르코와 나눴어. 내가 할 건 문을 열게 만드는 일이다.”

그가 외투 안쪽을 확인하는 동안 서우는 그의 팔을 잡았다. 분담을 해두었다는 말로 걱정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남자는 외투를 끌어당기지 않고 그녀 쪽으로 돌아섰다.

단우는 제 손을 잡고 있는 서우의 이마에 깊고 뜨거운 입맞춤을 남겼다.

“육지에 다녀온다. 돌아오는 시각은 확인해서 연락할게.”

서우는 외투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짧은 시간을 약속하지 않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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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38화. 오늘 맡긴 일

    총성은 창고의 철제 벽에 부딪혀 어디서 났는지 알아듣기 어려웠다.마르코는 본능적으로 몸을 낮췄다. 단우의 손이 그의 어깨를 밀었다. 두 사람이 문 옆으로 쓰러졌고, 뒤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났다.단우는 바로 일어나려 했다. 오른팔이 따라오지 않았다.마르코가 그를 보았다. 어깨의 셔츠에 피가 번지고 있었다. 단우는 손을 대려다가 팔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통증이 뒤늦게 퍼져 목까지 굳었다.“보스.”마르코가 불렀다. 단우는 안쪽 직원을 가리키려 했으나 손가락만 움직였다. 직원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살아 있는지, 다친 것인지 이쪽에서 바로 볼 수는 없었다.경찰관이 총을 내려놓으라고 외쳤다. 출입구에 서 있던 남자 하나가 뒤로 사라졌고 다른 남자는 그 자리에 멈췄다. 더 큰 소리가 날까 봐 모두 움직임을 줄였다.마르코는 단우를 문 뒤로 더 끌어당겼다. 총을 꺼내고 싶었지만 지금 한 손을 놓으면 보스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안드레아를 찾는 눈과 단우를 봐야 하는 눈이 서로 다른 곳으로 향했다.“다른 놈 쫓지 마.”단우가 말했다.“직원부터.”그 말을 끝내고 이를 악물었다. 짧은 말에도 어깨가 움직였다. 마르코가 상처를 가릴 것을 찾자 의료진이 몸을 낮춰 다가왔다. 지금 이동할 수 있는 길인지 먼저 확인하고 그에게 자리를 비우게 했다.단우는 의료진이 가리키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어깨에 닿은 손이 셔츠를 걷자 이를 악물고 마르코를 찾았다.“어

  •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37화. 수화기 너머의 들것

    섬에서 서우는 레오와 방에 돌아왔다.아이는 저녁 자리부터 정했다. 삼촌을 창 쪽에, 서우를 자기 옆에 두었다가 둘의 위치를 다시 바꿨다. 서우는 단우가 몇 시에 돌아오는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늦어?”“늦을 수 있어.”레오가 종이에 그린 의자 하나를 지웠다. 서우는 다시 그리라고 하지 않았다. 아이가 오래 만지던 지우개에서 작은 가루가 떨어졌다.전화가 울리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서우는 화면을 보여주고 방 밖에서 받았다. 단우였다. 항구에 도착했고 아직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다친 분은요?”“상태를 확인 중이야.”그가 대답했다. 배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멀리 남자들이 다투는 목소리가 났다. 서우는 그가 안전하다고 말해주기를 기다리다가, 그런 답을 받으려고 묻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부상자한텐 의료진부터 보내요. 옮기다가 더 다치게 하지 말고.”“요청했다.”단우의 대답 뒤로 금속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서우는 전화기를 귀에 더 붙였다가 자기 목소리를 낮췄다.“레오가 저녁 자리를 정했어요.”그녀가 말했다. 단우가 잠깐 대답하지 않았다.“내 자리가 남아 있나.”“아직은요.”서우는 대답하고 나서 목이 메었다. 농담으로 들렸을지 알 수 없었다. 남자는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통화가 끝나자 그녀는 전화기를 쥔

  •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36화. 창고 앞에 남은 사람

    단우는 외투를 집으며 마르코에게 의료진과 만날 출입구를 먼저 확보하라고 했다. 자기 배에 더 많은 경비를 태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서우는 최근 재진에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현장에서 몸을 써야 하면 다른 사람한테 맡겨요.”“마르코와 나눴어. 내가 할 건 문을 열게 만드는 일이다.”그가 외투 안쪽을 확인하는 동안 서우는 그의 팔을 잡았다. 분담을 해두었다는 말로 걱정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남자는 외투를 끌어당기지 않고 그녀 쪽으로 돌아섰다.단우는 제 손을 잡고 있는 서우의 이마에 깊고 뜨거운 입맞춤을 남겼다.“육지에 다녀온다. 돌아오는 시각은 확인해서 연락할게.”서우는 외투를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짧은 시간을 약속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래서 더 불안했다.“살아서 와요. 단우 씨, 이건 부탁 아니야.”단우는 잡힌 손을 한 번 내려다봤다. 서우는 웃지 않았다. 그가 돌아온다는 말을 해도 손가락에 들어간 힘은 풀리지 않았다.“지킬게. 연락부터.”단우가 말했다. 서우는 그제야 팔을 놓았다. 남자는 문 앞에서 한 번 돌아봤다가 마르코와 나갔다.밖에서는 이동할 배를 준비하는 소리가 났다. 서우는 아직 꽃을 든 채 서 있었다. 레오가 저녁 자리도 자기가 골라도 되느냐고 물었다.“응. 골라줘.”서우는 단우의 접시를 자기 맞은편에 놓았다. 레오는 거기가 자기 자리라며 옆으로 옮겼다. 그녀는 웃으며 다시 식탁을 맞췄다. 밖에서 배의 엔진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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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우는 그녀를 보는 동안 전화기를 꺼내지 않았다. 서우가 먼저 웃자 그제야 팔에 힘이 들어갔다. 온실 저편에서 흙을 파는 레오의 삽 소리가 들렸다. 서우는 단우의 어깨 너머로 아이가 있는 곳을 보았다. 레오가 제 놀이로 고개를 숙이자, 그녀도 다시 남자를 향해 몸을 돌렸다.바람이 강해지자 서우가 환기창을 닫으러 갔다. 단우는 먼저 손을 뻗지 않고 그녀가 여는 손잡이를 받쳤다. 아래쪽이 잘 닫히지 않아 둘이 몸을 붙여 힘을 주었다.“일할 때마다 이렇게 달라붙어요?”“지금은 일하는 줄 몰랐군.”그가 바로 뒤에서 대답했다. 서우는 손잡이를 놓고 몸을 돌렸다. 등 뒤가 창틀이라 물러날 곳이 없었지만 옆은 비어 있었다. 그가 비워둔 쪽으로 나오는 대신 코트 깃에 묻은 작은 잎을 떼었다.“내가 여기 남았으면 좋겠다는 말, 레오 앞에서는 하지 마요.”단우는 아이가 노는 쪽을 봤다. 레오는 모래를 퍼 옮기는 중이었다. 혼자 만든 길이 마음에 안 드는지 발로 밀고 있었다.“그럼 누가 없는 데서 말해야 하나.”“나한테 하라고요.”서우가 그의 가슴을 손끝으로 밀었다. 단우는 창틀을 짚었던 팔을 내려 옆길을 더 넓혔다.“남았으면 좋겠어. 네가.”그녀는 듣고도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남자의 코트 소매를 한 번 접었다 펴고, 밖에서 기다릴 가방 쪽을 봤다.“오늘은 여기 있을 거예요.”“오늘 얘기만 하는 건 아닌데.”단우는 소매를 잡은 손

  •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34화. 내가 좋아하는 사람 이름

    “좋은 소식인데.”그 말을 끝내고도 웃을 수 없었다. 복도에서 설명을 기다리던 가족의 신발이 떠올랐다. 수술 전에 아이가 아빠에게도 말해달라고 했던 질문은, 아직 그 아버지 앞에서 꺼내지 못했다.“그분들은 오늘도 같은 집에 돌아가셨을 거예요.”서우의 숨이 끊겼다. 단우가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얼굴을 가리려다가 그의 셔츠를 붙잡았다.서우가 몸을 숙이다가 균형을 잃었다. 단우가 허리와 등 뒤로 팔을 뻗었다. 그녀의 무게가 실리자 그는 발을 뒤로 옮겨 함께 주저앉지 않도록 버텼다.남자의 셔츠에서 비누 냄새가 났다. 서우는 얼굴을 들지 못한 채 그 옷깃을 잡았다.단우는 그녀의 무게를 받치며 벤치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우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따라 앉았다. 젖은 뺨이 셔츠에 닿았다.“단우 씨…… 나…… 아이가…….”말을 이을 수 없었다. 단우는 손을 뒤통수에 댔다가, 그녀가 고개를 저으니 등으로 내렸다.단우는 그녀가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등에 댄 손의 힘을 풀었다. 서우는 말을 시작하려다 고개를 저었다. 그가 먼저 이름을 불렀다.“네가 오늘도 그 아이를 기억하고 있다는 건 안다. 내게는 그 얘기를 해도 돼.”사내의 거친 손가락이 여자의 젖은 뺨을 쓸어올렸다.단우는 뺨을 닦아주다가 손등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넘겼다. 닦은 자리에는 곧 물기가 다시 고였다. 울음을 그치게 할 말을 찾다가, 서우가 쥐고 있는 종이를 함께 받쳤다. 종이 위에 아이 아버지와 만나기로 한 날짜가 보였다.“어떤 아이였는지 말해줘. 병원에서 있었던 일도.”서우는 고개를 저었다. 단우가 그녀의 턱을 들여다보다 입을 다물었다. 서우는 옷깃을 놓지 않은 채 단우 쪽으로 조금 더 기댔다. 그가 팔을 옮기자 젖은 셔츠가 뺨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그 마른 자리를 찾아 얼굴을 묻었다.남자의 입술이 서우의 눈물 젖은 관자놀이와 이마에 조심스럽게 닿았다.서우는 단우의 셔츠를 잡았다. 울음 때문에 숨이 끊겨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남자가 조금 물러나 얼굴을 보려 하자 그녀가 더

  •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33화. 아직 설명하지 못한 가족

    회의를 마친 날 서우는 육지 숙소로 갔다. 짐을 풀고서야 단우에게 도착했다는 연락을 했다. 그는 알겠다고 답했지만 평소처럼 식사 얘기를 붙이지는 않았다. 이튿날 병원에서는 그녀가 맡아 검토할 수술 경과를 설명해주었다.추가 질문이 왔고, 자신이 기억하는 구간을 다시 적었다. 수사기관에도 진술할 일정을 잡았다. 재단의 주장에 반박할 자료를 냈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한꺼번에 끝나지는 않았다.강시혁은 기록 수정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수술 뒤 서우가 현장을 떠났다는 표현은 더 쓰지 않았다. 대신 당시 판단에 관해 말이 엇갈린다고 했다. 문장이 조금씩 바뀌는 동안 누구도 먼저 사과하지 않았다.재단은 공식 입장문 일부를 고쳤다. 서우가 연구비 3억 원을 가지고 달아났다는 인상을 준 설명을 철회하고, 회계 기록을 다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전 기사를 옮겨 적은 곳마다 정정을 요청하는 일은 별도로 남았다.문서를 보낼 때마다 서우는 전송 날짜를 적었다. 어느 곳은 답이 빨랐고 어느 곳은 일주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새 기사가 나지 않으면 끝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오래된 제목으로 자신의 이름을 처음 접할 사람을 떠올리며 같은 요청을 한 번 더 보냈다.윤아가 그 목록을 보냈다. 서우는 고맙다고 쓰고, 친구가 끝내지 못한 자기 연구 이야기도 물었다. 윤아는 마감이 밀렸다고 답했다. 짧은 답장 뒤에 더 긴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그날은 서로 붙잡지 못했다.2주 뒤, 병원 징계 재심 결과가 도착했다.직무 배제와 관련한 결정을 철회하고 복귀 절차를 협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처음부터 유효했던 의사 면허를 새로 돌려받는 것은 아니었다. 서우가 되찾은 것은 병원에서 자신에게 책임을 단정했던 결정에 이의를 남기고, 다시 일할 자리를 논의할 권리였다.그녀는 문서를 끝까지 읽었다. ‘사과’라는 말은 마지막 문단에 있었다. 누구에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흐릿하게 적혀 있었다. 만족스러운 문장은 아니었지만, 이전처럼 그녀를 혼자 밖에 세워두는 문서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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