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나는 키(Wheel)를 잡았다.
유령선이라 그런지 내가 생각만 해도 배가 알아서 움직였다.
자동 항해 시스템. 아주 편하다.
그때였다.
수평선 너머에서 검은 점들이 나타났다.
하나, 둘, 셋… 열 척?
"형! 저거 봐! 배다!"
한지태가 망원경을 들고 소리쳤다.
"구조선인가?"
"아니… 깃발이 해골인데?"
해적이다.
탑 21층의 토착 세력, 혹은 헌터들이 만든 해적 길드.
[적 식별: '붉은 수염 해적단' (소형 함대)]
"신입 신고식 한번 거창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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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키(Wheel)를 잡았다.유령선이라 그런지 내가 생각만 해도 배가 알아서 움직였다.자동 항해 시스템. 아주 편하다.그때였다.수평선 너머에서 검은 점들이 나타났다.하나, 둘, 셋… 열 척?"형! 저거 봐! 배다!"한지태가 망원경을 들고 소리쳤다."구조선인가?""아니… 깃발이 해골인데?"해적이다.탑 21층의 토착 세력, 혹은 헌터들이 만든 해적 길드.[적 식별: '붉은 수염 해적단' (소형 함대)]"신입 신고식 한번 거창하네."나는 씩 웃었다.해적선들이 우리 배를 발견하고는 속도를 높여 다가왔다.그들 눈에는 우리 배가 낡아빠진 폐선으로 보였을 것이다. 먹잇감이라고 생각했겠지.콰앙!해적선 중 하나가 위협 사격으로 포탄을 날렸다.물기둥이 솟았다.[확성기 마법]"어이! 거기 멈춰라! 가진 거 다 내놓으면 목숨은 살려주마!"붉은 수염을 기른 해적 선장이 뱃머리에서 소리쳤다.어디서 많이 듣던 대사다. 10층에서도, 18층에서도 들었던 것 같은데."지태야. 저 대사 저작권 있냐?""몰라. 악당 공용 대사인가 봐."나는 키를 고정하고
[시스템 강제 개입.][관리자 '미네르바'가 전투를 중단시킵니다.]"…….""……."나와 오즈마, 그리고 바닥에 엎드려 있던 모두가 얼어붙었다.중앙 데스크.미네르바가 안경을 고쳐 쓰며 서 있었다. 그녀의 주변으로 황금색 마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그녀는 화가 나 있었다. 아주 많이."내 도서관에서… 캠프파이어라도 할 셈인가요?"그녀가 손가락을 딱 튕겼다.그러자 무너진 책장과 부서진 바닥이 시간을 되감듯 원상 복구되었다.이것은 마법이 아니다.공간 자체를 조작하는 '권능(Authority)'."오즈마. 당신에게 경고했을 텐데요. 내 구역에서 행패 부리지 말라고.""하, 하지만 미네르바! 저놈이 금서를…!""저 사람은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열람했습니다. 도둑은 저 사람이 아니라, 남의 영업장에서 깽판 치는 당신이죠."미네르바의 눈길이 닿자, 오즈마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벌점 100점. 1년간 출입 금지입니다. 나가세요.""미, 미네르바! 잠깐…!"파앗-!공간 이동 마법이 강제로 발동되었다.오즈
"형, 왜 그래? 침 흘리는데?""지태야. 나 이제 진짜 괴물 된 거 같다."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이 능력만 있으면, 탑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다.아니, 탑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우르릉-!그때, 도서관 전체가 거칠게 흔들렸다.[진리의 서]가 사라진 탓에 공간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경고: 금서 구역이 붕괴합니다.][10분 내로 탈출하십시오.]"젠장! 형, 튀어! 무너진다!"우리는 서둘러 출구를 향해 달렸다.책들이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 내리고, 계단이 끊어졌다."광호 씨! 앞장서!"백광호가 방패로 떨어지는 돌덩이들을 쳐내며 길을 뚫었다.우리는 간신히 금서 구역을 빠져나와 중앙 홀로 돌아왔다.그런데.중앙 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미네르바는 여전히 데스크에 앉아 있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그리고 도서관 입구에는, 붉은 로브를 입은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가슴에 새겨진 육각형의 별.[마탑(Magic Tower)].천공 길드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탑의 마법사들을 총괄하는 절대 권력 집단.그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노인이 지팡이를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 아니, 저작권이 무서우니 [헨리 포터와 현자의 돌]이라고 해두죠."나는 화술 스킬을 발동시켰다.우우우웅-!도서관의 허공에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과 9와 4분의 3 승강장이 홀로그램처럼 펼쳐졌다."먼 옛날, 머글… 아니 비각성자들 사이에서 자란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나의 목소리에 마력이 실렸다.미네르바의 눈이 점점 커졌다.지팡이를 휘두르는 마법, 날아다니는 빗자루(이건 여기도 있지만), 그리고 '볼드모트'라는 절대악과의 대결.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녀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몰입하기 시작했다."그래서? 그 소년은 어떻게 되죠? 그리핀도르에 들어가나요?""쉿. 스포일러는 금지입니다."나는 적절한 타이밍에 ‘끊기 신공’을 발휘했다."다음 내용은 유료 결제… 아니, 금서 구역을 열어주시면 들려드리죠."미네르바가 입술을 깨물었다.너무나 궁금하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미칠 것 같다.수억 년간 쌓인 무료함이 단번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합격."그녀가 책상을 탁 치며 일어났다.
"가자. 이번엔 도서관 사서 꼬시러."나의 발걸음은 20층의 지식 보관소로 향했다.물론, 얌전히 책만 읽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표절 작가는 아닙니다만[현재 위치: 탑 20층 - 천공의 섬 라퓨타, '고대 마법 도서관']라퓨타의 중심부에 위치한 [고대 마법 도서관]은 그 이름에 걸맞게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다.하늘을 찌를 듯 솟은 첨탑들과, 벽면을 가득 채운 수억 권의 책들.그리고 도서관 주위를 맴도는 수많은 마법진들이 이곳이 평범한 지식의 보고(寶庫)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와… 여기 책이 다 몇 권이야? 읽다가 늙어 죽겠다."한지태가 입을 딱 벌리며 고개를 젖혔다.높이 100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천장까지 책장이 닿아 있었고, 사다리 대신 빗자루를 탄 꼬마 요정들이 분주하게 책을 나르고 있었다."조용히 해. 여긴 침묵이 규칙이야."나는 검지를 입술에 대고 주의를 주었다.도서관 입구에는 '정숙(Silence)'이라고 적힌 거대한 석판이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높이 3미터의 [미스릴 골렘] 두 기가 살벌한 눈빛으로 출입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신분증."골렘이 기계적인 음성으로 말했다.나는 아까 입국 심사 때 썼던 [VIP 라운지 명함]을 다
[현재 위치: 탑 19층 - 바빌론, 헌터용 숙소]전투가 끝나고 우리는 급히 숙소로 이동했다.광장에 너무 오래 있으면 구경꾼들이 몰려들 테니까."와… 형, 진짜 미쳤어? 어떻게 검귀를 이겨? 그것도 팔 하나 자르고 봐줘? 형 진짜 정체가 뭐야? 회귀자야?"한지태가 쉴 새 없이 떠들었다.백광호도 붕대를 감으며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까 방패가 썰렸을 때의 충격보다, 내가 나한을 가지고 논 충격이 더 큰 모양이었다."조용히 해. 머리 울려."나는 소파에 늘어지며 해장국(컵라면)을 들이켰다.대여료로 나간 10,000 카르마와 꿀술값. 아깝긴 하지만 검귀가 떨구고 간 아이템을 생각하면 남는 장사다.나한은 도망치느라 자신의 인벤토리 가방(허리띠)을 떨어뜨리고 갔다.[획득: 검귀의 비전서 (S급 스킬북)][획득: 500억 골드 수표][획득: 각종 희귀 독약 및 암기]"지태야, 해킹은?""아, 맞다! 완료했어!"한지태가 자신의 단말기를 보여주었다.화면에는 복잡한 숫자와 그래프가 떠 있었다."천공 길드 비자금 계좌. 총 3조 4천억 골드. 근데 이거 한 번에 다 빼면 추적당해서 계좌 동결돼. 티 안 나게 조금씩 빼돌리거나, 아니면 세탁 과정을 거쳐야 해.""세탁은 귀찮고. 그냥 다 뿌려."
"젠장, 이게 말이 돼?"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돌바닥 위에서, 누군가의 잘린 팔이 내 발치로 굴러왔다.익숙한 시계였다. 싸구려 가죽 줄에 흠집이 난 다이얼. 방금 전까지 "이번 튜토리얼만 끝나면 빚 다 갚고 고향 내려간다"며 웃던 김 씨 아저씨의 것이었다."크으으… 캬아악!"전방 30미터 앞. 튜토리얼의 '최종 보스'라 불리는 놈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놈의 이름은 [붉은 갈기 라이칸슬로프].권장 공략 레벨 10.최소 5인 이상의 각성자로 구성된 파티가 필요한 몬스터다.하지만 지금 이곳에 남은 건, 각성자도 헌터
나는 1층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돔형 건물, 헌터 협회로 발걸음을 옮겼다.헌터 협회 1층 로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튜토리얼을 갓 끝낸 신규 각성자들, 파티원을 구하는 헌터들, 그리고 아이템을 사고파는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B급 탱커 구합니다! 수익 배분 3:7! 장비 지원!”“포션 팝니다! 협회 정가보다 10% 싸게 드려요!”나는 그 소란을 뚫고 [재심사 접수처]로 향했다.대기 줄이 뱀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번호표를 뽑으니 대기인 수만 120명.“하아….”한숨이 나왔다. 오늘 안에 던전에 들어가긴
"미친…."하지만 두 번째 항목, '마석 및 전리품'은 이야기가 달랐다.나는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라이칸슬로프의 마석을 꺼냈다.주먹만 한 크기에 붉은 기운이 감도는 상급 마석.[감정 중….][보스 몬스터 '변종 라이칸슬로프'의 마석][예상 환전가: 3,000 카르마]"오."탄성이 절로 나왔다.역시 사냥이 답이다. 현금 박치기보다 몬스터 부산물의 가치를 훨씬 높게 쳐주는 시스템이었다.이 마석 하나면 빚을 갚고도 2,500 카르마가 남는다. 그 정도면 B급 아이템을 몇 시간은 빌릴 수 있는 자금이다.[환전하시겠습니
나는 땅을 박찼다.[광전사의 검술]이 내게 속삭였다. ‘목을 노려라. 심장을 찔러라. 더 잔인하게, 더 확실하게.’놈이 남은 왼팔을 휘둘렀지만, 내 눈에는 너무나 느리게 보였다.고개를 살짝 숙여 피한 뒤, 그대로 대검을 놈의 명치에 꽂아 넣었다.푸욱-!"크르르… 컥."이게 끝이 아니다. 마검 다인슬레프의 진정한 능력은 지금부터였다.[특수 효과 발동: '폭혈(暴血)'][검에 묻은 대상의 피를 폭발시킵니다.]콰직! 펑!놈의 몸속에 박힌 검신에서 붉은 섬광이 터졌다. 놈의 등 뒤로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뼈와 살점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