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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7화

Author: 유애
우문호를 암실에서 빼낸 댓가

원경릉이 코를 훌쩍이며 코맹맹이 소리로: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왕야 말고 내가 벌을 받았으면 좋았을 걸.”

우문호는 목구멍에 솜뭉치가 막힌 것처럼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이 말은 우문호가 할 말이었다.

아내와 자식을 지키는 건 우문호의 책임이다.

손을 뻗어 원경릉을 끌어 안고 원경릉의 눈물에 얼굴을 비비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

원경릉이: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일이 터지는 거 지긋지긋해.”

우문호도 지긋지긋해서 미간을 찌푸리며: “그럼 자객을 구해서 큰 형을 단 칼에 해치워 버릴까?”

원경릉이 한 손으로 우문호의 입을 틀어 막고 버럭 화를 내며: “미쳤어? 여기는 궁이야, 태상황 폐하가 계신 곳이라고 하지만, 태상황 폐하도 절대 왕야가 형제의 난을 일으키는 걸 윤허하실 리 없어.”

이 건은 다음에 다시 얘기하기로 한다.

원경릉은 계속 약을 바르고 우문호는 손등으로 턱을 괴고, “사실 이 사건은 원래 이렇게 복잡한 게 아니거든, 저들은 허점이 많아. 저들 계획이 임시로 이리저리 변하는 바람에 완전할 수가 없는 거지. 단지 덕비마마께서…… 어휴, 마마를 탓할 수도 없지. 마마도 나를 돕고 싶으셨던 거니까.”

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보고, “맞다, 여덟째는 어때?”

“수혈하고 많이 안정됐지만 그게 위험을 벗어났다는 뜻은 아니야. 지금은 그저 하느님이 보우하사 다시 내출혈이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 원경릉이 말했다.

“오늘 의식이 돌아올 수 있을까?” 우문호가 물었다.

원경릉이: “말하기 어렵네.”

원경릉은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폐가 충격을 받아 손상되고, 검에 찔리는 이런 고통은 어린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다.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약을 발라 주고 홑옷을 덮어 주며, ‘우선 여기서 쉬어, 난 청화전으로 돌아 갈게. 왕야는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마, 사건 조사를 누가 이어받았는지 내가 물어볼 테니까.”

“조심 해!” 우문호가 신신당부했다.

원경릉이 나가니 목여태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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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 458화

    소빈에게 독주를 내린 황제원경릉은 비록 소빈을 두둔하는 입장도 아니고 소빈의 생사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이 임무를 하고 싶지 않다. 자기 눈앞에서 숨이 끊어지는 것을 지켜 보기 싫은 게, 원경릉은 임산부로 이런 잔혹한 일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사건을 아직 명확하게 조사하지 않았는데 황제 폐하께서는 왜 소빈에게 사약을 내리시려 하십니까?” 원경릉이 물었다.목여태감이 작은 목소리로: “소빈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은 태상황 폐하의 뜻입니다.”원경릉이 경악해서 목여태감에게, “태상황 폐하의 뜻이라고요?”원경릉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왕비를 충동해서 왕비를 찌르고 어쩌고 하는 성지는, 이런 변명을 통해 소빈을 죽여 명화전에서의 모든 것을 덮을 심산이다.원경릉이: “가서 태상황 폐하를 뵙고 와서 어명을 받들겠네.”목여태감이: “좋습니다, 소인은 여기서 왕비마마를 기다리겠습니다.”원경릉은 빠른 걸음으로 갔다. 기왕 어르신 뜻이라면 다른 사람을 보내 형 집행을 감독하도록 한 황제 폐하의 결정을 바꿔 달라고 부탁드리러 가는 거다. 어르신이 원경릉을 예뻐 하니, 그녀가 잔혹한 일을 하도록 두지 않으실 게 틀림없다.어르신은 안에서 상선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원경릉이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태상황 폐하, 도와 주세요.”어르신은 눈을 들어, “뭘 도와 달라는 거냐?”“소빈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이 태상황 폐하의 뜻인가요? 그럼 황제 폐하께서 누구에게 가서 형 집행을 감독하라고 하셨는지 아십니까?” 원경릉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어르신이: “누굴 보냈는데?”원경릉이 거의 눈물이 터질 듯이, “저요, 아바마마께서 저더러 소빈이 독주를 마시는 것을 지켜보라고 하셨어요. 전 지금 복중에 아이를 가져서 이렇게 잔혹한 일을 볼 수 없어요.”어르신이 눈살을 찌푸리며, “결국 그 일이냐?”원경릉이 무릎걸음으로 한 발 나가서: “예, 목여태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저를 도와서 한 마디 해주세요.”어르신이 불만스럽게: “독주를 먹여? 내 뜻은 목을

  • 명의 왕비   제 459화

    소빈에게 내린 벌“그래도 죽을 죄는 아니잖아요.” 원경릉은 현대의 법률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했다.태상황은 낮은 목소리로: “명화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 결론은 같겠지만 소빈은 그때 외간 남자와 같이 있었어. 일단 외간 남자와 정을 통했고, 다음으로 친왕이 자신을 능욕하고 모멸했다고 모함 했으니, 하나하나 드러나는 수 없는 음모와 계략은 별개로 쳐도 죽어 마땅한 죄다. 궁에 떠도는 귀신이 어디 한둘인 줄 아느냐, 사안이 작으면 못 본 척 넘어가도 이렇게 중차대한 일은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것이 마땅해.”원경릉이 침묵했다.소빈은 황제의 비빈으로 외간 남자와 사통하는 순간 이미 죽어 마땅하다. 어쩔 수 없다. 이 시대의 법률이 그렇다.여자에게 불공평하다.만약 현대라면 남편을 배신하고 바람을 피우다 들키면 고작해야 매를 맞거나 이혼하는 정도이고 극소수의 극단적인 케이스나 연예뉴스 헤드라인과 검색순위 1위에 오르는 정도다. 일례로 모 사업가와 연예인이 그렇다.원경릉은 물러나왔다.목여태감이 밖에서 기다리다가 원경릉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왕비마마, 가셔도 되겠습니까?”원경릉이 목여태감 얼굴의 웃음을 보고 참을 수 없어: “태감, 우리는 지금 사람을 죽이러 가는 길이예요. 이게 웃을 일인가요?” 목여태감이 원경릉에게 의미심장하게: “왕비마마, 만약 황제 폐하께서 왕야를 믿지 않으셨으면 지금 죽는 사람은 누가 될까요?”원경릉이 순간 부르르 떨렸다.비록 황제가 우문호를 죽일 리 없지만 만약 황제가 다섯째를 믿지 않았다면, 비빈을 겁탈하고 궁중의 법도를 어지럽혔으니 다섯째는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하지 않을까?이런 상황에 원경릉은 무슨 자비가 어쩌고 하며 어리광이란 말인가?소빈은 덕상궁에 있다. 덕비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목여태감이 흰 비단을 받쳐든 궁녀를 데리고 가자 덕비의 안색이 번했다.그녀가 원경릉을 보자 원경릉이 작은 목소리로: “황제 폐하께서 저더러 형집행을 지켜보라 하셨습니다.”덕비가 원경릉의 손을 끌어 당기고 작게 탄식하며: “내

  • 명의 왕비   제 460화

    소빈의 최후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먼저 덕비를 봤다.내로라하는 어진 후궁의 몸으로 덕비가 받은 가정교육은 이런 충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확실히 덕비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머리속이 새하얘졌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자, 손발이 마비될 정도로 화가 나서 소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얼굴을 부들부들 떨고 겨우 뱉은 말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지껄이는 구나!”소빈의 얼굴에 비현실적인 미소가 떠오르는데 마치 안개 속의 꽃 같아서 처량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소빈은 덕비에게 계속: “덕비마마, 내가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당신은 부끄러움을 아는 모양이지? 하지만 당신은 죽을 때 아무것도 남은 게 없을 걸, 은총은 허무한데 외모가 늙은 뒤엔 후회해도 소용없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기나 했을까?”“그 입 다물지 못할까!” 덕비가 소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얼굴이 새파래지도록 화가 나서, “어서 죽음을 받아들이거라.” 소빈이 느릿느릿 흰 비단으로 걸어가 손을 뻗어 만졌다.원경릉은 이 사람이 비록 나쁜 자지만 그녀의 선택이 만약 오숙화와의 사랑이었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것이었다면, 죽을 지 언정 아마 비장한 심정일 것이다.사는 법이 달랐다. 그 뿐이다.덕비의 안색이 얼음처럼 차가워지며 소빈에게 일말의 자비나 긍휼의 마음도 없어졌다. 그저 냉정하게 그녀가 흰 비단을 쥐는 동작을 보고 있다.원경릉도 그녀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목을 매고 자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어이없게도 소빈은 흰 비단을 안고 땅에 꿇어앉아 실성한듯 통곡하며, “덕비마마, 황제폐하께 소첩이 망령된 행동을 했으나 다시는 그러지 않을 테니 용서해 달라고 말씀드려 주세요. 저를 출궁시키시든 옥에 가두셔도 되니 제발 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원경릉은 이런 갑작스런 돌변을 감당하지 못하겠다.소빈은 방금까지 조금도 후회의 기색 없이 득의양양 하게 자신의 인생관을 떠벌리더니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소빈의 말에는 전혀 동조할 수 없지만 열정과 냉정을 오가는

  • 명의 왕비   제 461화

    팔황자를 죽이려 한 것은 누구인가?덕비의 강철같던 마음도 아주 매몰차진 못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진작에 이럴 줄 몰랐 더냐? 성지가 이미 내렸으니 누가 명을 어길 수 있겠느냐? 네 목숨은 살릴 수 없다. 하지만 네 가족은 너로 인해 연루되지 않을 테니 가거라!”소빈이 얼굴을 감싸 쥐고, “싫어, 싫어!”원경릉은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원경릉 생각에 소빈은 정말 죽을 죄는 아니다.죽어 마땅한 건 오숙화다. 태감을 죽였으며 팔황자를 해친 건 전부 오숙화지 소빈과는 무관하다.원경릉이: “오숙화가 태감을 죽이고 팔황자를 해치려 할 때 너는 말렸느냐?’”소빈은 이미 울어서 정신이 나간 상태로, 원경릉의 질문을 듣고 눈을 굴리더니, “그래요, 말렸어요, 하지만 말려지지 않았어요, 오숙화가 죽인 거 예요. 악독한 건 그 사람이예요, 이건 전부 저랑은 상관없어요.”하지만 소빈이 눈을 굴리는 순간 원경릉은 실마리를 찾아냈다.원경릉이 소빈을 노려보며, “초왕이 오숙화에게 물었다. 태감과 팔황자를 죽이자고 한 건 소빈 생각이었다고 하더군.” “거짓말이예요.” 소빈이 화를 내며, “그 사람은 배은망덕하고 인면수심이예요, 그 사람이 죽였어요, 전 아니라고요, 전 그 사람이 그렇게 못하게 했어요.”“그러니까, 오숙화가 초왕에게 거짓말을 했다?” 원경릉이 차갑게 말했다.“그 사람이 거짓말 한 거예요, 그 사람이 거짓말 한 거예요……” 소빈은 초점 잃은 눈으로 말했다.원경릉이 자리에 앉아: “거짓말을 하는 건 너다. 소빈, 내가 비록 심리학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네 거짓말 정도는 알아낼 수 있어, 너와 오숙화의 관계에서 네가 주도적인 자리를 점하고 있었어. 그래서 오숙화는 네 명령을 듣고 일을 저지른 거니 네가 태감을 죽인 거다.”소빈은 숨을 헐떡이며 창백한 얼굴로, “전….전 궁지에 몰려서 어쩔 수 없었어요, 이태감의 계획은 절 죽이는 거였어요, 팔황자는 저만 보고 오숙화는 보지 못하게 했어요. 전 죽을 운명이었다고요. 죽이지 못하게는 할 수 없지

  • 명의 왕비   제 462화

    소빈의 죽음과 황후의 생각목여태감이 사람을 데리고 들어와 소빈을 달아 올리자 소빈이 절규하며 몸부림을 치지만 어찌 건장한 금군의 시위를 당할 수 있을까?소빈은 목이 매달려 목소리가 목구멍에 막혀 끽끽거리며 두 발을 버둥거렸다.원경릉은 고개를 들지 않고 한 쌍의 하얀 비단 자수 꽃신이 얼굴 앞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을 봤을 뿐이다.마치 일 평생처럼 길게 느껴졌으나 1분 남짓한 시간에 두 발은 몸부림치기를 멈추고 늘어졌다.원경릉은 허리를 굽혀 ‘우웩’하고 토했다.원경릉은 힘들었다. 소빈이 죽어 마땅하든 아니든 한 생명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이다.희상궁이 들어와 원경릉을 부축해 밖으로 나가 돌계단에 앉아 크게 숨을 들이 쉬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심장이 큰 손에 쥐여 짜이는 듯 원경릉은 숨이 쉬어 지질 않았다. 희상궁의 손이 원경릉의 등을 쓸어주며, “왕비마마 소빈때문에 슬퍼하실 필요 없습니다. 백 번 죽어 마땅해요.”원경릉은 자기 손가락도 떨리고 있음을 발견하고, “소빈때문에 슬프지 않아, 난 그냥…… 애초에 잘못 한 일을, 모든 사람이 다 돌아가서 다시 할 수 있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가요, 덕비마마와 같이 보고 드리러 가야지요.” 희상궁이 원경릉의 생각을 알지만 목여태감이 벌써 밖에서 기다린지 오래되어 같이 보고 드리러 갔다.원경릉이 일어나 걷는데 걸음이 비척거린다.밖에 가마가 준비되어 있어 원경릉과 덕비는 가마를 타고 청화전까지 갔다.명원제는 청화전에서 원경릉과 덕비, 그리고 목여태감을 맞았다.냉정언도 있다.냉정언은 이미 건곤전에 우문호를 찾아갔다 왔고, 사건은 우문호가 이미 7~80%는 해결했다. 그래서 그는 단지 금군에게 가서 다시 확인하고 몇 명에게 물어서 사건을 명확하게 할 수 있었는데 원경릉이 와서 소빈 일을 보고하기 전에 냉정언이 이미 사건을 황제에게 보고했다.덕비가 소빈의 임종직전의 말을 보고하자 목여태감과 원경릉이 덕비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언했다.소빈에 관한 증

  • 명의 왕비   제 463화

    냉정언과 우문호의 대화원경릉은 팔황자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명원제는 예친왕을 불러 들여 냉정언과 셋이서 어서방에 가 한동안 얘기를 나눴다.깊은 밤, 성지가 기왕부에 도착했는데, 태후의 생신이 가까웠으니 기왕은 호국사(護國寺)에서 태후를 위해 한달간 복을 빌며 재계하고 경을 읊으라고 것이다.이런 식의 성지는 황제의 뜻이 무엇인지 추측하기 어렵다.과거에도 태후의 생신 전에 복을 빈 적이 있으나 대부분 친왕비나 비빈이 가서 2,3일 있었던 것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기왕이 직접 가고 무려 한 달간이다. 참으로 의미심장하다.냉정언은 출궁하기 전에 건곤전에 우문호를 보러 갔다.냉정언은 당면한 일에 대해 황제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얘기하자 우문호는 예상대로라 생각했으나 기왕에게 호국사에 복을 빌러 가라고 했다는 얘기엔 다소 의아해 했다.“아바마마께서 무슨 뜻으로 그러셨지? 이 일이 기왕한테까지 알려졌나?” 우문호가 물었다.“거기까진 몰라, 드러난 건 이태감이고 기왕이 뒤를 봐주고 있었다 증거는 어디도 없어. 게다가 이태감은 자진했지.” 냉정언이 말했다.우문호가: “그게 이상하단 거야. 만약 기왕까지 연루된 게 아니면 아바마마의 이번 조치는 벌 주신 거 아닌가?”“벌 주신 게 아니다?” 냉정언이 웃으며 원래 냉담한 얼굴에 약간 비꼬는 듯한 기색이 떠돌며, “호국사는 황실의 절이라 주지인 혜덕대사(慧德大師)는 노오왕(老吳王)으로 태상황 폐하의 친 동생이자 소요공과는 막역한 친구 사이가 아닌가. 따라서 소요공은 기왕을 만나려고 애쓸 필요 없지. 모두가 알듯이 황제가 기왕을 호국사로 보낸 건 벌이 아닐 거야. 설마 기왕에게 정말 불심이 가득해지길 바라거나, 마음을 가다듬고 수련하길 기대하신 건 아닐 걸?”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말이 맞아, 하지만 나가려면 명분이 있어야지. 이 일은 표면적으로 기왕과 아무 상관이 없지만, 아바마마는 기왕의 어떤 점에 화가 나신 걸까?”“증거가 없다는 게 황제폐하께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은 아니지. 이태감이 어전(御

  • 명의 왕비   제 464화

    황제의 아들에 대한 평가명원제는 예친왕, 냉정언과 얘기를 나눈 후 기왕부에 성지를 내리고 어서방으로 돌아왔다.목여태감은 명원제에게 쉬길 권했지만 명원제는 고개를 젓고, “들어오너라, 짐 곁에서 얘기 좀 하자.”목여태감이 들어와 우선 차를 끓여서 올린 후 손을 모으고 한쪽 곁에 시립해 있다.명원제는 나한상에 반쯤 기대 앉아 미간을 주무르는데 이마의 주름이 더욱 깊어진 것 같다.“큰애가 올해 서른이지?” 명원제가 천천히 입을 열었는데 피로해서 목이 잠겼다.“예 폐하, 그렇습니다. 기왕 전하는 올해 서른이십니다.” 목여태감이 답했다.명원제가 ‘흠’하더니, “시간이 정말 빨라, 짐이 어제 걔들을 봤을 때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거 같았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형제를 해치는 법을 알고 말이야.”목여태감이 깜짝 놀라 얼른 무릎을 꿇으며 당황해서: “황제 폐하!”명원제가 냉소를 지으며, “짐이 통 얘기를 안 했어 그렇지 않은가? 짐이 말하지 않으면 아는지 모르는지 눈치채지 못하겠나?”목여태감은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짐의 아들 중에 짐은 큰 아이에게 기대가 컸어, 어릴 때부터 탁월했고 총명하고 침착했지. 그런데 요 근래 갈수록 경솔하게 자만하고, 위세가 날로 커지는 것이 큰 애의 속셈을 짐이 모를 줄 아는가? 짐은 큰 애한테 실망했네.”“폐하, 기왕 전하는 고치실 것입니다.” 목여태감은 황제의 의중을 알지 못해 함부로 추측할 수 없고 그저 작은 소리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명원제가 엄한 목소리로: “고쳐? 성격이야 고칠 수 있지만 야심은 어떻게 고친다는 말이냐? 지금 아직 태자인데도 형제를 해치는데, 득세한 뒤 짐이 더 늙기라도 하면 형제들이 전부 큰 애 손에 죽지 않겠느냐?”목여태감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폐하 고정하시옵소서!”“둘째는 평범하고, 셋째는 유능하지만 성질이 급하고, 넷째는 그래도 재주가 좀 있는가 싶은데 아쉽게도 속이 좁아서 사람을 포용하질 못하고, 여섯째는 차분한데 병을 앓고 나은 후라 땅을 떼어주어 분봉왕으로 유유자

  • 명의 왕비   제 465화

    깨어난 팔황자의 증언혈액이 섞이면 신분이 크게 떨어지거나 하늘의 보우하심이 줄어든다고 생각했다.원경릉은 황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실지로 원경릉은 이미 완전히 지쳐서 뻗기 일보 직전이었다.황후는 그녀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더욱 분통을 터트렸으나 황제가 신임하니 달리 도리가 없었다.궁에서 보낸 지 5일째, 원경릉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걸 보시고 하늘도 불쌍하게 여기셨는지 마침내 팔황자 상태가 크게 호전되었다.팔황자는 깨어나서 눈을 뜨고 계속 원경릉을 바라봤다.원경릉이 웃으며 물러났다.황후가 달려와서 팔황자를 끌어안고 엉엉 통곡했다.궁녀가 와서 황후를 부축하고 어의도 와서 기쁜 목소리로 명원제에게: “안정되셨습니다. 안정되셨어요.”명원제가 주변 사람들을 모두 물리고, 원경릉만 남게 했다.황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어명을 따를 수 밖에 없어 물러나 밖에서 기다렸다.원경릉도 가슴이 쿵쾅거렸다.원경릉은 황제가 최후의 진상 조사를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이 진상 조사는 아마도 황제가 아직 다섯째를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어쩌면 황제는 다섯째의 결백을 철저하게 밝혀 주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어떤 쪽이든 물을 건 묻겠지.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팔황자가 막 깨어났는데 그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을까? 그리고 기억에 착란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명원제의 손이 팔황자의 얼굴을 매만지며 사랑이 넘쳐 가슴이 아릴 정도로, “귀요미야, 아직도 아파?”“아파!” 팔황자가 말했다. 목소리가 작고 하나도 힘이 없다.“착하지, 조금만 참자, 그러면 금방 안 아플 거야.” 명원제가 다독거렸다.“아파!” 팔황자가 여전히 말했다.명원제가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진통제가 있나?”“드렸어요.” 원경릉이 말했다.명원제는 팔황자의 손을 잡고, “들었지? 진통제가 들어 갔으니까 곧 안 아플 거야.”팔황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돌려 원경릉을 봤다.원경릉이 약간 앞으로 기대며, 팔황자에게 힘내란 눈빛을 보냈다.명원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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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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