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년 동안 유국수가 가게에서 나누어 가진 돈들은 모두 공주부에 속했는데, 돌아가 물어보니 그 돈들은 이미 그가 꺼내 전장에 넣었고 그녀의 아이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나른하게 의자에 주저앉았고 애써 참았던 눈물은 결국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녀는 그들에게 화를 한 번 냈을 뿐인데 왜 그들이 참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몇 년 동안 시아버지를 대할 때, 그녀는 줄곧 존경해왔다. 왜 그녀의 성질 한 번을 못 받아주는 것일까? 그녀도 궁지에 몰렸는데, 왜 그녀를 이해해 주지 않는 것일까?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날 초왕부 밖에서 원경릉이 그녀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게 만들겠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물을 닦았고 오만하고 냉혹하게 웃기 시작했다."원경릉, 이제 네가 원하는 대로 됐느냐? 허나 아직은 아니다!"그녀는 머리를 빗고 옷을 갈아입고 궁에 들어가 명원제를 만나 울며불며 부마의 매정을 하소연하였고 그녀의 돈을 훔쳐 여우짓을 하는 천한 여자와 놀고먹는다 말했다.명원제는 조용히 그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후에야 말했다."부마는 네 명의로 전의감에 은 삼백만 냥을 헌납했고 말로는 너를 위해 속죄를 하겠다더구나. 이 일을 알고 있었느냐?"혜평은 멈칫하다 놀라며 말했다."… 무엇이라 하셨사옵니까?""이 삼백만 냥은 아마도 가게를 팔아 생긴 돈일 테다. 다시 가져가겠느냐? 만약 돌려받으려 한다면 짐은 돌려줄 수 있다."명원제가 이 말을 할 때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혜평 공주는 이 상황을 생각지도 못했다. 속죄를 하다니? 그가 그녀를 위해 무엇을 속죄한다는 말인가? 어처구니없다. 그 일들은 아주 깔끔하게 처리되어 아무도 모른다.명원제는 그녀의 눈동자가 다급히 굴러가는 모습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혜평아, 짐이 몇 년 동안 너를 너무 방임했다. 어떤 일들은, 손을 떼야 할 일이면 떼야 한다. 네 아들까지 연루시키지 말거라."혜평은 이 엄한 말을 듣고 온몸의 힘이 순식간에 뽑혀 나가는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틀이 지나자 역시나 약재시장은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물건을 들이는 가격이 낮아지니 약재들이 다시 시장에 가득 차있게 되었다. 그녀의 손에는 고가로 들여온 많은 물건들이 비축되어 있다. 자체적으로 다 사용할 수도 없고 팔수도 없었지만 그로 인해 많은 돈이 묶여있었다.그녀의 곁에는 쓸만한 사람들이 없었고 총무와 주인장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녀의 약공장에서 약을 생산한다면 가격이 너무 높아 아예 팔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싼값에 팔면 그녀는 많은 돈을 잃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원망은 조금씩 흘러넘쳐 우문호 부부를 뼈에 사무치게 미워했다.원경릉의 의원과 의관은 여전히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안정된 후 원경릉은 더 이상 도우러 가지 않았다. 연달아 며칠을 바삐 돌아치니 정말 너무 피곤했다. 우문호는 그녀에게 바삐 돌아치지 말고 집에서 며칠 쉬라고 엄명을 내렸다.모처럼 한가해지자 동서들을 불러 모았는데, 궁에서 황후를 모시는 원용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왔다.요부인은 올 때 아주 큰 보따리를 가지고 왔는데, 열어보니 뜻밖에도 모두 아기의 옷이었다.요부인은 원경릉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자네가 최근 많은 의원을 열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네. 지금 백성들은 모두 자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 자네 덕분에 그들이 비싼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나야 아무것도 도울 수 없으니 사식이와 미색이의 아이에게 작은 옷 몇 벌을 만들었네, 이쁘오?"원경릉은 원래 자신에게 주는 것으로 알고 이미 들어 보았는데, 요부인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서야 자신이 아직 임신 소식을 전하지 않은 일이 생각나 겸연쩍게 말했다."예쁘옵니다. 당연히 예쁘지요."미색과 사식이는 몹시 좋아했고 걸어가서 손에 들고 만든 옷을 들어 올렸다. 옷은 모두 노랗고 옅은 녹색이어서 형제와 자매가 모두 입을 수 있다."정말 감사하옵니다, 부인!"미색과 사식이가 싱글벙글 웃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미색이는 단번에 원경릉이 손에 들고 있는
요부인은 안색이 조금 불편했지만 여전히 말을 이어 나갔다."다만 무공을 아는 사람을 꼭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네."요즈음 그녀는 주변에 무공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고 있다. 적어도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앞장서서 자신의 막을 수 있다.의사는 맥이 없으니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무공을 아는 사람 말이옵니까? 그럼 무부가 아니옵니까?"손 왕비는 그녀와 생각이 달라 바삐 손을 흔들었다."그자는 안돼옵니다. 부부가 화목하면 그만이지, 만약 화목하지 않으면 한 손에 사람을 때려죽일 수도 있사옵니다. 절대 그 위험을 무릅써서는 안돼옵니다."미색이 웃음을 터뜨렸다."태자도 무공을 아시는데, 태자비가 맞아 죽는 것은 보지 못했사옵니다."손 왕비는 미색을 힐긋 쳐다보며 말했다. "어쨌든 무부를 찾는 것보다는 의사를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옵니다. 관심도 잘해주고 병이 나도 나가서 의원을 청할 필요가 없사옵니다."미색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었다."맞사옵니다. 아이를 낳아도 산파를 찾을 필요 없이 부부가 마음을 합쳐 아이를 낳을 수도 있사옵니다."손 왕비는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다."자네,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는 것이오? 사내가 어찌 산실에 들어갈 수 있사옵니까?"모두들 웃기 시작했고 원경릉도 미소를 지으며 재잘대는 여자들을 바라보았다. 조용함을 되찾은 날들은 조금도 무료하지 않았다.그녀는 운석의 일도 이미 지나갔으니 자신이 임신한 일도 공개해야 할 것 같았다.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려고 했으나 미색이 말을 꺼냈다."이번에 출산을 할 때 좋기는 사식이와 날이 겹치진 않았으면 좋겠사옵니다. 태자비를 미리 청해야 하옵니다.""겹치지 않을 것이네. 사식이가 자네보다 일찍 임신했으니!"손 왕비가 말했다."그것은 정말 모르는 일이옵니다. 달거리가 원체 정상이 아닌 데다, 노부인께서 그날 진맥을 해주시고 저와 사식이가 비슷하게 낳을 수도 있다 하셨습니다."사식이는 큰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어떡하옵니까? 저
모두들 그녀를 비웃었다. 다 웃고 난 뒤 손 왕비가 문득 일깨워주었다."이 일을 궁에서는 아직 모른 것 아니오?"원경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 잘 모르옵니다. 명일 궁에 한 번 가려고 하옵니다. 어차피 이 일은 이미 숨길 수도 없사옵니다, 석 달이 되었으니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배가 알릴 것이옵니다.""그렇사옵니다. 그러니 더 속이기는 어려울 것이옵니다."미색은 이마의 땀을 쓸어내리고 몰래 원경릉을 노려보았다. 이 사람도 참, 폭로를 하려면 미리 말을 해주어야지, 하도 그녀의 반응이 빠르니 놀란 척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식이가 그녀와 화를 낼 것이다. 사식이는 초왕부에서 지내고 있는데도 몰랐으나, 그녀는 미리 알았으니 사식이의 성격으로 보아 화를 내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그리고 손 왕비도 이런 순서를 많이 따진다. 그녀는 줄곧 자신과 태자비의 사이가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녀는 단번에 원경릉이 가져간 살구빛 옷을 가져왔다."요부인에게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하십시오. 이 옷은 제가 마음에 들었으니 제 것이옵니다."원래 그녀가 손을 쓰기 불편할 거라 생각하여 그녀를 주려 빼앗았다. 그러나 예쁜 옷들을 보니 바로 임신을 공개하다니, 정말 약삭빠르다.요부인이 웃으며 말했다."됐네, 빼앗지 말게나. 내가 계속 만들 터이니. 나의 이 고달픈 팔자, 황귀비까지 포함해서 아이가 넷이나 되니 앞으로 많이 바쁠 것 같네."손 왕비가 한숨을 쉬었다."자네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아이를 낳으려 하는데 나만 외손을 기다리고 있다네. 분명 모두 동년배인데, 왠지 모르게 자네들보다 많이 늙은 것 같구려."그녀는 저절로 말을 하다 웃으며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아니네, 우리 희동이는 그리 일찍 혼사를 치르지 않을 것이오.""둘째 형수님, 둘째 형한테 열심히 노력하라 말씀하십시오. 어쩌면 뚱뚱한 아들내미를 얻을지도 모르옵니다."미색이 농담을 하자 손 왕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진작에 바라지 않았네. 몇 년만 일찍 했어도 자네와 같지 않았
"정말이냐?"소요공은 갑자기 일어나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정말 대단한 경사구려."태상황과 주수보는 동시에 그를 힐긋 쳐다보았다. 저 늙은이의 연극은 조금 과장스럽다."좋은 일이지, 정말 대단한 좋은 일이다!"태상황이 웃으며 원경릉을 바라보았다."얼마나 되었느냐?""황조부께 아뢰옵니다. 석 달이 되었사옵니다!"원경릉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들 셋의 반응을 보니 마음속으로 그들이 이미 알고 있다는 직감이 왔다.희상궁이 밖에서 차를 들고 들어오자마자 임신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모두를 한 번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진작에 아시지 않으셨사옵니까?""알았다니요?"우문호는 넋을 잃고 희상궁을 바라보았다."다들 아셨다는 말씀입니까?""아시옵니다. 태손께서 말했사옵니다."희상궁이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태손께서 비밀로 해야 한다고 했사옵니다. 태자께서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서는 안 되옵니다."우문호는 갑자기 의기소침해졌다. 궁에 들어와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그는 오늘 공무를 미루고 정중하게 이 좋은 소식을 선포하려 했다. 그는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기에 이러면 재미가 없었다.태상황이 호의적으로 말했다."네 아바마마는 아직 모르니 네가 가서 그에게 알려주거라.""아바마마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아무래도 아바마마께서도 곧 아버지가 될 것이니 말이옵니다. 그것도 아이가 둘이온데!"우문호가 말했다."그래도 알려야 한다!"태상황이 손을 흔들었다. "가거라."우문호는 태상황이 파리를 쫓는 듯한 손짓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이곳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았다. 그는 답답해하며 원경릉을 힐긋 보았고 원경릉도 웃으며 말했다."그럼 한 번 가봐. 내가 지난번에 궁에 들어와 아바마마에게 의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논쟁이 조금 격렬했어. 아바마마께서는 아마 나를 만나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나는 가지 않을게. 당신이 나 대신 아바마마께 안부를 전해."우문호는 일어나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원경릉은 정사에 대해 모르지만 수보의 말이 매우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바마마께서 일을 하시는 것은 확실히 보수적이였기에 부수가 안전하다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마치 우문군을 대하는 태도와도 같았다. 그가 어떻게 우문군이 황제의 자리에 맞지 않다는 것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장남이기 때문에 일으켜 세우기 힘든 재간을 가졌다 하더라도 자꾸 기회를 주어 우문군의 기염과 야망을 키웠다.수보는 조당의 정세에 대한 판단이 아주 잘 되어있다.그녀는 건곤전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끝내고 돌아와 점심을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한참을 만나지 않으니 아이들이 모두 좀 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들은 어머니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공부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자신이 쓴 글을 원경릉에게 보여주었다. 만두가 특히 글자를 날아갈 듯이 썼고, 경단은 한 획 한 획 이어 쓴 곳이 없게 아주 단정하게 썼다.그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큰 장사를 해야 하고 거짓이 없는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문자를 반드시 또렷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찰떡의 글씨를 매우 수려했지만 수려함 속에는 한 가닥 떠도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마음대로 쓴 것을 알 수 있었고 변화무쌍했다. 그는 가장 부담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도 모르기 때문이다.원경릉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입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궁에서 공부를 하니 부모님과 아이가 학습으로 인한 모순을 피면했고 모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도 않아 정말 성과를 거저 얻는 것만 같았다.다섯째는 어서방에서 명원제와 거의 두 시진을 담론했다. 원경릉이 임신한 일을 말한 후 명원제는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바로 다소 난감해졌다. 필경 부자 둘의 아이가 거의 동시에 태어나기 때문이다.사적인 일을 말했으니 당장의 큰일도 언급을 해야 한다.의료 개혁 이후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 한 가지 일을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그것은 바로 회강에 제방을 건
이리 나리가 무기를 연구 제작하는 일은 이미 시작되었다. 장소도 비교적 은밀한 곳으로 잘 선택되었다. 우문호는 소문이 날까 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 원경릉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원경릉은 자연히 묻지 않고 원 할머니를 도와 전의감의 일을 조심스레 처리했다.할머니는 패기가 있는 사람이었기에 학원을 설립하는 것은 이미 행동 중에 있었다. 앞서 한동안 선전을 하고 조정의 정책까지 더해져, 이미 많은 학생들이 의술을 배우려 왔다.학생들은 공명을 따는 것 외에 출로가 하나 더 생겼으니 자연히 좋아했다.이날, 사식이는 원경릉을 청하여 함께 시장을 돌며 물건을 좀 사려 했다. 원경릉은 오랫동안 쌍둥이를 데리고 나가지 않은 것이 생각나 쌍둥이를 데리고 함께 나갔다.날씨는 아직 비교적 추웠고 설이 지난 거리라 그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 설 소비 후의 냉정기에 들어섰다 보니 청란 대가도 비교적 썰렁했다.사식이는 모처럼 한 번 나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녀는 춥고 습한 날씨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겁게 쌍둥이에게 과편을 사주었다. 그녀도 과편을 들고 먹으며 예쁜 얼굴이 찬바람으로 인해 붉어졌다. 마치 예전에 원경릉의 곁을 따랐을 때의 그 계집애인 것처럼 어머니가 될 모습은 전혀 없었다.원경릉은 그녀처럼 그렇게 기뻐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줄곧 옆의 의관을 보고 있었고 보원당의 환자는 비교적 적었다. 그러나 출입을 하는 자들은 모두 옷차림이 괜찮았다. 혜평은 가격을 내렸지만 돈을 따로 받을 길이 있었다. 바로 이전처럼 고뿔 약 한 첩에도 모두 비싼 약재를 쓰는 것이다. 약이 비싸면 이윤이 높기 때문에 오래 지나다 보면 집안이 부유한 환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다.사식이는 금은방을 둘러보고 또 비단장을 둘러보며 물건을 골랐고 주인장에게 아랫사람을 시켜 댁으로 보내라 했다. 그녀들은 오늘 나오면서 시중드는 사람을 데리고 오지 않았고 두 여자가 두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한참을 돌아다니니 쌍둥이도 배가 고팠다. 사식이가 호기롭게 말했다."우리 밖에서
몇 가지 요리를 시켰고 쌍둥이들은 매우 맛있게 먹었다. 이곳의 요리사가 만든 요리는 비교적 달고 고기도 많이 있어 쌍둥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원경릉도 적지 않게 먹었다. 이번 임신은 비교적 편안하고 거의 반응이 없어 입맛이 점점 커졌다. 먹으려면 먹고 마시려면 마시고, 다만 가끔 신 것이 먹고 싶었다.사식이는 하인을 불러 계산을 하려 했지만 하인이 들어와 웃으며 누군가 이미 계산을 했다고 알렸다.원경릉과 사식이는 순간 멍해졌다. 계산이 되었다니?원경릉이 물었다."대체 누가 우리를 위해 계산을 하였느냐?"하인이 답했다."방국공 부의 한 부이옵니다. 그 부인께서 아시는 분이라 했고 와서 방해를 하고 싶지 않아 그저 계산을 도와 했사옵니다."방국공 부의 부인이라 하면 아마도 방국공의 며느리일 것이다. 예전에 노부인을 치료할 때 알고 지냈으니 원경릉이 여기서 식사를 하는 것을 보고 계산을 해준 것 같았다. 원경릉은 남에게 신세를 질까 봐 말을 했다."그럼 그 부인을 만나러 가는 길을 좀 안내해 주시게.""예!" 하인이 허리를 굽혀 말했다.원경릉은 고개를 돌려 사식이에게 말했다."여기서 쌍둥이를 보고 있거라. 인차 다녀오마."사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가십시오."환타가 일어서서 원경릉에게 다가갔다."어머니, 그럼 저도 가겠사옵니다."원경릉은 그의 작은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그러려무나."환타는 고개를 돌려 진지하게 칠성에게 말했다."넷째 이모를 잘 보호해!""그래!"칠성은 까만 눈동자를 깜박였다.사식이는 웃음을 터뜨렸다."어머, 칠성이가 나를 보호하는 것이냐? 그것참 너무 좋구나, 칠성아, 나중에 이모가 맛있는 것을 사주마."칠성은 그녀를 바라보았다."넷째 이모, 저는 이미 밥을 먹었사옵니다.""그럼 군것질을 사면 되지 않느냐!""좋아하지 않사옵니다.""어머,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럼 방금 과편은 왜 먹은 것이냐?"칠성은 턱을 괴고 말했다."이모의 체면을 세워 드려야 하옵니다."사식이는 깔깔대며 웃었다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