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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9화

Author: 은광수
“이렇게 말을 많이 지껄이는 건 본인 마음 편해지기 위한 핑계인 거지? 마음 편히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고.”

내가 입이 닳도록 말했지만 이태웅은 여전히 한마디도 귀담아듣지 않고 본인 생각을 고집했다.

결국 나도 이태웅을 내버려 두었다.

그러자 그는 씩씩거리며 떠났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지?’

“수호야, 저 영감탱이가 뭐래?”

이태웅이 떠난 뒤 민우와 현성은 잇따라 달려와 나를 걱정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욕하지 뭐.”

“유명한 분이 체면도 안 차리네.”

현성은 불만 섞인 투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 옆에서 민우도 함께 거들었다.

“내 말이. 부시장씩이나 되면서 어떻게 이렇게 격조 없이 굴지?”

나는 싱긋 웃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너희는 내가 쓰레기 같아 보이지 않아?”

현성이 그 말에 허허 웃었다.

“쓰레기? 남자들 세상에 쓰레기라는 단어는 없어! 수호야, 기억해. 사람은 평생 한 사람만 좋아할 수는 없어.”

“맞아.”

민우도 맞장구쳤다.

‘이것들이 왜 일부러 이러는 것 같지?’

“그러는 넌? 왜 임설아 아니면 안 되는데?”

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민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 말에 민우는 헤실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난 너처럼 능력 없어서 여러 여자 한 번에 만날 수 없거든.”

“신민우!”

그때, 분노에 겨운 날카로운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우리 셋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나서 동시에 흠칫 놀랐다.

‘임설아?’

‘임설아가 왔네!’

‘왜 왔지?’

무엇보다 이렇게 분노하는 걸 보니 우리 대화를 들은 게 분명했다.

‘망했네.’

나와 현성은 동시에 동정 어린 눈빛으로 민우를 바라봤다.

민우는 허둥지둥 임설아에게 달려갔다.

“자기야. 여긴 어쩐 일이야?”

“내가 안 오면 네 진심을 어떻게 듣지 못했겠지? 신민우, 너 그렇게 생각했던 거야? 아,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네.”

임설아의 목소리에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민우는 얼른 사과했지만 이미 화가 난 임설아는 어느새 뒤돌아 떠나버렸다.

민우는 결국 마지못해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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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봐요, 왜 그러는데요?”“사람이 왜 그래요? 왜 갑자기 사람을 때려요?’민우와 현성은 다급히 달려와 나를 보호했다.가게 사람들 역시 너무 놀라 우리 쪽을 바라봤다.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태웅에게 말했다.“아버님, 위층에서 예기하죠.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이태웅은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나를 노려봤다.“안 가. 여기서 말할게. 사람들더러 자네가 얼마나 배은망덕한 자식인지 똑똑히 볼 수 있게.”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나는 서둘러 변명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요. 그럼 얘기하세요. 하지만 미리 말씀드리겠지만, 쪽팔리는 건 제가 아닐 거예요. 저는 그저 일반인이지만, 아버님은 신분이 다르죠.”“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이태웅이 나를 노려봤다.나는 여전히 덤덤하게 대답했다.“협박이 아니라 귀띔해 드리는 겁니다. 요즘 영상이 얼마나 발전했는데요. 제가 아무 짓 안 한다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잖아요?”이태웅은 내 말에 말문이 막혔다.나는 얼른 몸을 피한 채 이태웅을 향해 위로 가자는 손짓을 했다.이태웅은 나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결국 위층으로 올라갔다.“수호야. 같이 가자.”“응. 저 영감탱이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 있어?”현성과 민우는 나와 함께 가려고 했다.그때 내가 말했다.“그럴 거 없어. 이건 내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하지만... 헉, 너 또 피나.”현성은 다급히 휴지를 건넸지만, 내 코는 거즈로 덮어 싸고 있어 휴지를 사용할 수 없었다.다행히 피가 많이 흐르지는 않았다.“이것 봐. 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 상대는 노인이고 나는 젊었어. 그런데 내가 설마 괴롭힘당하겠어?”“그래. 그럼 조심해.”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이태웅은 창가 앞에 서서 창밖을 내다봤다.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아직도 화가 나 있다는 걸, 그것도 아주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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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생각 해?”내 질문에 현성이 대답했다.“너희 둘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나도 결혼하고 싶어. 수호야, 네가 한 번 말해 봐. 내가 지금 단계에 선영이 집에 찾아가 선영이 부모님을 만나 봬도 될까?”“안 될 거 뭐 있어? 너희 둘 지금 사귀는 사이잖아. 만나 뵙고 싶으면 만나.”“그럼 뭘 준비해야 하지? 와, 미래 장인 장모님을 만나 뵈러 간다고 생각하니까 왜 이렇게 떨리지?”현성은 갑자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나와 민우는 현성의 모습에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현성, 너도 긴장할 때가 있구나. 평소에 엄청 시원시원해서 하늘 무서운 것 없는 줄 알았더니.”현성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든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났다.“하... 평소에 너희랑 같이 있을 때는 많이 생각할 필요도 없잖아. 그런데 미래 장인 장모님을 만나러 가는 건 상황이 다르지.”“만약 두 분이 나를 마음에 안 들어 하면 어떡해? 내가 뚱뚱하다가 선영이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면 어떡해? 만약...”현성은 핸드폰을 꺼내 짧은 동영상 하나를 재생했다.동영상은 한 여자가 남자 친구를 데리고 부모님을 뵈러 가는 내용이었다.남자는 아주 평범하게 생겼는데, 여자의 부모님이 남자를 보자마자 싫은 티를 냈다.그러나 곧바로 반전이 일어났다.여자의 아버지가 나이를 물어볼 때, 남자가 부동산 증명서 한 뭉치를 꺼내자, 여자의 아버지는 그 즉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곧이어 묻는 말에 남자는 각종 카드와 외제차 열쇠를 꺼내며 반전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결국 여자의 아버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싱긋 웃으면서 모든 걸 도의했다.“이건 왜 보여주는데?”그때 현성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러자 민우가 답했다.“네가 나중에 갈 때 집문서와, 은행카드, 차 키를 다 가져가. 선영이 아버지가 뭘 묻는 말 없이 물건 하나씩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돼.”그 말에 현성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이건 그냥 만들어진 영상이야. 현실에 이런 게 어디 있어? 너무 잘난척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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