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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은광수
애교 누나는 팬티를 벗어 가방 안에 넣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창밖을 내다봤다.

하지만 얼굴은 이미 빨갛게 달아올랐고, 긴장했는지 두 다리를 꽉 붙이고 있었다.

나는 백미러로 그 과정을 전부 눈에 담았다.

수줍어하고 불안해하는 애교 누나의 모습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특히 두 다리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형수 정말 대박이네,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애교 누나가 저런 행동을 했지?’

웅웅-

그때 핸드폰이 갑자기 울려 확인해 보니 형수가 보낸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봤어요?]

나는 너무 흥분하고 설레는 마음에 뭘 말해야 할지 몰라 싱긋 미소를 날렸다.

그러자 형수의 문자가 또 날아왔다.

[애교도 수호 씨처럼 부끄러운가 봐요. 하지만 내가 천천히 마음을 열게 할 테니까 기회 잡아요.]

[네.]

답장을 보내고 나니 심장이 더 두근거렸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형수 진짜 대박이네.’

쇼핑몰에 도착하자 형수는 자꾸만 나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자꾸만 피하는 애교 누나 때문에 나는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다 잠깐 휴식하는 사이, 애교 누나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형수가 내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내가 기회를 그렇게 많이 만들어줬는데 왜 접근하지 않아요?”

“형수님, 저도 싫어서 안 한 게 아니라 애교 누나가 자꾸만 일부러 저를 피해요. 제가 본인한테 딴마음 품고 있다는 걸 의심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접근한 거예요? 아침에 배웠잖아요. 여자를 상대할 때 너무 선비처럼 굴면 안 돼요. 애교가 멀리하면 수호 씨가 가까이 가야죠.”

“애교가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안 할 거예요? 강제로라도 해야죠. 남자는 남자답게 먼저 대시해봐요. 남자다운 모습 보여줘야죠. 그러다가 슬쩍 건드리면 애교도 서서히 넘어갈 거예요. 그렇게 안 하면 수호 씨 같은 굼뜬 성격에 언제 애교를 손에 넣겠어요?”

이 방면에서 내가 좀 뻣뻣한 건 확실하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하느라 여자애를 사귈 생각도 못 했으니 성숙한 유부녀는 더 알 리 없다.

나는 알 듯 말 듯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때 형수가 갑자기 바싹 다가와 옷깃을 정리해 주자 나는 형수의 냄새를 맡았다. 가까이에 있는 형수의 얼굴을 보자 심장도 더 빠르게 콩닥거렸다.

형수는 서른이 되었지만 피부만큼은 18살 소녀 같았다.

더군다나 형수의 풍만한 가슴 때문에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내 몸에 닿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 때문에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아침에 봤던 장면을 떠올렸다.

“수호 씨, 혹시 아침에 뭐 보지 못했어요?”

형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가슴이 철렁했고, 불안감에 목구멍이 막혔다.

“아, 아니요. 왜 갑자기 그걸 묻는데요?”

“정말이에요? 그럼 아침에 화장실에 벗어 두었던 팬티는 왜 그렇게 됐어요?”

형수는 키가 크지 않아 내 턱까지 오는데, 고개를 들자 빨간 입술이 거의 턱에 닿을락 말락 했다.

심지어 형수의 숨결이 목에 닿는 게 느껴져 몸이 찌릿해 났다.

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었다.

“그, 그건 어제저녁에 그런 거예요. 그러면 안 되는데.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요.”

형수는 피식 웃으며 내 옷깃을 놓아주었다.

“탓하는 게 아니라 아침에 반응이 너무 이상해서 뭘 봤나 했죠.”

“저 한번 자면 죽은 듯이 자고 아침에는 보통 9시 넘어야 깨어나잖아요. 형수님도 아시면서.”

내가 거짓말을 내뱉자 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생각이 많았나 봐요. 이해해요.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인 데다 여자 친구도 사귄 적 없는데, 내가 그런 걸 따져 물으니 난감했겠네요.”

“그런데 아침에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 이상한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여기서 더 확실히 해야겠네요. 난 수호 씨 형수이자 지금은 선생님이에요. 그러니 나한테 그런 마음 품으면 안 돼요. 알았죠?”

나와 형수가 불가능하다는 건 알지만 이런 말을 직접 들으니 왠지 조금 서운했다.

그때 형수가 화장실 쪽을 보며 나에게 말했다.

“이따가 식사하러 갈 때 애교를 좀 건드려 봐요. 돌아갈 때 짐도 좀 들어주고. 그러면 집에 갈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형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왜요? 몰라요? 모르면 동영상이라도 봐요.”

“없어요.”

나는 낮은 소리로 속삭이며 머리를 푹 숙였다.

그 동작이 우스웠는지 형수가 피식 웃었다.

“에이, 설마. 남자애들 그런 거 좋아하지 않나요?”

“형수님, 정말이에요. 저 그런 동영상을 어디서 찾는지도 몰라요.”

“오, 그럼 엄청 모범생이었네요.”

형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사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 뭔가 찾기 시작했다. 그때, 애교 누나가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자 형수는 얼른 핸드폰을 넣으며 나를 향해 눈빛을 보냈다.

“애교 누나, 짐 이리 줘요. 제가 들게요.”

나는 형수의 눈빛을 보고는 이내 애교 누나한테 말했다.

“아니에요, 나 혼자서 할 수 있어요.”

“남자 뒀다 뭐해요? 이럴 때 써야지. 이리 줘요.”

형수의 가르침 덕에 나는 애교 누나의 태도를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누나의 손에서 물건을 빼앗아 들었다.

그러자 애교 누나가 싱긋 웃으며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세 좀 질게요.”

나는 내심 기뻤다.

‘역시 형수님이야. 하라는 대로 했더니 정말 성공했잖아.’

내가 혼자서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하나하나 차로 옮기는 사이, 형수와 애교 누나는 점심 먹을 곳을 찾아 나섰다.

물건을 차에 싣고 나니 마침 핸드폰이 울려 확인해 봤더니 형수가 보내준 영상이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나는 불안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차고에 아무 사람도 없자 나는 얼른 형수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동영상 보면서 배워요. 급하게 올 필요 없어요. 음식 다 나오면 내가 문자 할게요.]

나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런 영상은 예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나는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은 뒤 주위를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자 그제야 떨리는 손으로 동영상을 재생했다.

수위 높은 동영상에 나는 본 지 얼마도 되지 않았는데 아래가 불편했다.

게다가 그동안 형수가 자꾸만 건드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쌓여 결국 참지 못하고 벨트를 풀어헤쳤다.

그렇게 한참 동안 세상 모르게 욕구를 풀고 있었는데, 차창 옆에 갑자기 사람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사람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애교 누나였다.

애교 누나는 예쁜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토끼처럼 뒤돌아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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