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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Author: 은광수
“맞아요. 남자든 여자든 욕구가 생기는 건 당연해요. 아버님과 상의해서 한 달에 한 번 하거나 하시는 게 어때요? 그러면 아버님 부담도 덜 수 있고, 어머님 성욕도 풀 수 있잖아요.”

이영미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면 내가 사과해야 하잖아? 이런 일을 어떻게 말하지? 아니면 수호 씨가 나 한 번만 더 도와주는 건 어때?”

‘이 상황에 어떻게 도와달란 말이지?’

그렇다고 아내 욕구가 쌓였으니 만족시켜 주라고 대놓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때 이영미가 말했다.

“이번 일까지 도와주면, 양동준을 스승으로 모시는 일은 내가 100프로 성공하게 도와주지.”

‘이건 나를 협박하는 건가?’

나는 결국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알았어요. 해볼게요.”

이영미와의 통화가 끝난 뒤, 나는 혼자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6월의 강북은 벌써부터 건조하고 무더웠다. 아침저녁에만 조금 선선할 뿐.

공원 안 수로를 따라 한 바퀴 빙 도는 것도 꽤 힐링 됐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난 뒤, 나는 근처에서 음식점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한창 먹고 있을 때, 형수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수호 씨, 어디예요? 내가 수연을 데리고 찾아갈게요.”

그 말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동생분은 왜 데려와요?”

[수연한테서 얘기 다 들었어요. 이번 일은 수연이 잘못이니까 사과하게 해야죠.]

나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필요 없어요.”

[안 돼요. 무조건 사과해야 해요. 수호 씨가 도와줬는데, 수연이 수호 씨를 그렇게 대한 건 너무했잖아요.]

형수가 너무 집요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있는 위치를 알려 주었다.

약 20분 뒤, 형수는 동생을 데리고 나타났다.

형수는 나를 보자마자 동생더러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딱 봐도 고수연은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말이다.

하지만 형수의 등쌀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

“미안해요.”

퍽!

형수는 고수연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뭔 불만이 그렇게 많아? 그게 사과야? 누가 보면 원귀인 줄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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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29화

    나는 결국 마음 약해져서 형수한테 타협했다.“지금 사는 곳 꽤 괜찮아요. 방 2개에 거실 1개 있고, 환경도 좋아요.”“말만 하지 말고 구경시켜 줘요.”형수는 또 한 번 재촉했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두 사람을 내가 사는 월세방으로 안내했다.형수는 집안을 한 바퀴 빙 돌아보더니 기뻐하며 말했다.“집 괜찮네요. 깔끔해 보이고, 환경도 좋고. 사는 곳 봤으니 마음 놓이네요. 안 그러면 계속 걱정했을 거예요.”형수는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나는 형수가 내 몸을 노린다고 생각했다.‘차라리 죽자 죽어.’‘형수가 이렇게 잘해주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나는 형수와 고수연에게 자리를 내어주고는 물을 따라주었다.고수연은 끝까지 말하지 않아 나도 그녀를 상관하지 않았다.어쨌든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하게 지낼 것도 아니기에 말하든 말든 상관없었다.형수는 나를 잡고 이것저것 물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물어본 건 애교 누나와 나 사이에 대한 일이었다.애교 누나를 언급하니 나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애교 누나는 본가로 돌아갔죠?”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날 아버지한테 끌려 돌아갔어요. 아마 한동안은 만나지 못할 거예요.”나는 순간 마음이 착잡했다.“애교 누나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네요.”“걱정하지 마요. 그래도 아버지인데, 잡아먹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지금 수호 씨가 할 일은 얼른 강해져서 애교 아버지의 인정을 받는 거예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수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안 그래도 그동안 그럴 생각이었다.형수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믿어요.”나와 형수가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고수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베란다로 가서 전화를 받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성질 난 고양이처럼 으르렁 대더니 소리쳤다.“진용진, 죽고 싶어? 계속 그렇게 나오면 너 죽고 나 죽는 수가 있어!”고수연의 말에 형수는 얼른 걱정이 돼 다가갔다.“왜 그래? 그 인간이 또 뭐래?”고수연은 엉엉 울기 시작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0화

    고수연은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와 현재 위치를 묻고 조사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했다.고수연은 울면서 형수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형수가 이따 함께 가서 편 들어주겠다고 하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수호 씨, 이따 같이 가 줘요. 수호 씨가 남자라서 그래도 안심이 되거든요.”나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여자 둘이 가는 건, 나도 마음 놓이지 않았다.때문에 우리는 또다시 르엘 빌라로 향했다.진용진과 두 명의 경찰은 이미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들어오는 걸 보자 벌떡 일어서서 소리쳤다.“경관님, 저 여자예요. 저 여자! 저 여자가 저를 X 폭행했어요.”두 경찰은 모두 젊어 보였는데, 두 사람 모두 난처한 표정이었다.하지만 여전히 규칙대로 일을 처리했다.“말해 봐요. 무슨 일이 있었죠?”진용진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먼저 고자질했다.“제가 이혼하자고 했더니 저 여자가 안 된다고 하면서 저를 X 폭행했어요.”고수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대뜸 욕설을 퍼부었다.“X 폭행은 무슨. 아까 할 때 넌 안 좋았냐? 좋아서 소리 지른 게 누군데!”두 경찰의 표정은 더욱 난처해졌다.그때 진용진이 뻔뻔하게 말했다.“그래도 처음에는 강제로 한 거잖아. 이건 내 동의 없이 벌어진 일이라, 마음에 깊은 상처가 됐다고!”“상처는 무슨! 그래, 내가 제대로 상처내 줄게...”고수연은 쌩하고 달려가 진용진을 때리려고 했다.그러자 진용진은 얼른 두 경찰 뒤에 숨었고, 경찰은 고수연 앞에 막아섰다.“주의해 주세요. 계속 이러면 서로 가셔야 합니다.”고수연은 또 엉엉 울기 시작했다.“저 인간이 바람피우고 저를 빈털터리로 쫓아내려고 했어요. 저런 놈을 잡아야지, 왜 저를 잡아요?”그때 경찰 한 명이 입을 열었다.“이건 민사 건이라 저희 경찰 소관이 아니에요. 정말 함께 살 수 없으면 이혼하면 되지,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고수연은 여전히 엉엉 울었다.“누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1화

    진용진은 그냥 바보 같았다. 특히 그런 말을 지껄이는 걸 보니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설마 자기가 멋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나?’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경찰에게 다가갔다.“경찰관님, 이 사람 지금 거짓말하는 거예요.”“네? 왜 그렇게 말씀하시죠?”“사건 현장에 저도 있었거든요. 제가 볼 때 고수연 씨는 강요한 게 아니었어요. 두 사람은 서로 좋아서 관계를 맺었거든요.”진용진은 벌떡 일어나더니 노기등등해서 나를 쳐다봤다.“헛소리하지 마! 저 여자가 날 소파 위로 밀쳤다고.”나는 콧방귀를 뀌었다.“부부가 관계를 할 때 원래 침대 아니면 소파 위에서 하지 않나? 설마 서서 하게?”내 질문에 젊은 경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진용진은 바로 발끈해서 반박했다.“그런데 난 밀쳐져서...”나도 얼른 맞받아쳤다.“남자가 힘으로 여자 하나 못 밀쳐내는 게 말이 되나? 아예 밀쳐내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밀당하느라. 잇속 챙길 거 다 챙기고 상대를 X폭행으로 고소하다니, 너무 속 보이는 거 아니야?”진용진의 얼굴은 단번에 어두워졌다.“아니야. 아니라고...”“경찰관님,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저 사람이 그때 아주 즐거운 표정을 지었거든요. 그리고 소파에 밀쳐진 것 외에 나머지는 저 자식이 더 적극적이었어요.”젊은 경찰관은 붉은 얼굴로 나를 봤다.“무슨 뜻이죠? 혹시 현장에 계속 있었나요?”나는 고개를 저었다.“계속 현장에 있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두 사람이 정식으로 관계하기 전에는 계속 있었어요. 진용진 씨는 싫은 척하면서 즐길 거 다 즐겼어요. 부부가 싸우면 그러는 건 정상이잖아요.”“다른 가정들도 부부가 싸워서 화해하고 싶으면 부부관계로 화해하고 그러잖아요. 싸웠다고 여자가 X폭행했다고 단죄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네, 알겠습니다.”진용진은 더 변명하려고 했지만 젊은 경찰관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됐어요. 진용진 씨는 그만 말하세요. 상황은 이미 알겠어요. 입건될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에요. 자료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2화

    “당신 미쳤어? 내가 남자 친구를 사귀는 게 어때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처녀를 따져?”고수연은 기가 막히다는 듯 눈 앞의 남자를 바라봤다.두 사람은 결혼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고수연은 자기가 결혼한 남자가 이렇게 속내를 꽁꽁 숨기고 있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흥, 내가 점잖아 보이면 내 감정 따위 무시해도 돼? 다른 놈한테 굴려질 대로 굴려지고 딴 놈이 실증 내니까 나처럼 점잖은 사람 찾아 결혼하려고 했어? 그런 걸 보면 당신도 좋은 사람은 아니네.”고수연은 노기등등해서 성큼성큼 걸어가 진용진의 뺨을 후려 갈겼다.순간 진용진은 너무 놀라 얼빠졌다. 그는 벌떡 일어나 손찌검을 날리려고 손을 번쩍 쳐들었다.그때 나와 형수가 고수연 앞에 막아섰다.진용진은 인수에서 딸리니 결국 막 나가지 못했다.그때 고수연이 울며 말했다.“잘 들어. 나 당신이랑 결혼하기 전에 남지 친구 사귄 거 맞아. 그런데 뭐? 그건 정상적인 연애고, 정상적으로 욕구를 해결한 거야. 난 잘못 없어!”“여자 친구도 못 사귄 당신이 능력 없는 거겠지. 무슨 자격으로 나를 탓해? 내가 처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병 걸린 것도 아니잖아. 다른 남자 애를 밴 채로 당신과 결혼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왜 나를 뭐라 해?”“당신이 다른 남자랑 잤으니까! 그럼 이미 더러워졌다는 거잖아!”진용진은 악에 바쳐 반박했다.“내가 점잖고 정직하지 않았다면, 우리 집 가정 형편이 안 좋지 않았으면 당신 같은 걸레랑은 결혼 안 했어!”그 말에 고수연은 결국 이성을 잃었다. 그녀는 손톱을 세우고 달려들어 진용진의 얼굴을 마구잡이로 잡아뜯었다. 마음 같아서는 진용진을 할퀴어 죽이고 싶었을 거다.진용진은 얼굴에 얼룩덜룩한 손톱자국과 핏자국이 난 채 고통에 꽥꽥 소리질렀다. 그는 고수연을 덮치려고 했지만, 형수가 뺨을 한 대 갈기는 바람에 다시 소파 위에 철푸덕 넘어졌다.“진용진, 내 동생 손끝 하나라도 건드려 봐!”나도 따라서 앞으로 나갔다.“나도 있다는 거 잊지 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3화

    형수와 고수연은 안방에서 자고 나는 거실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 만약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제일 먼저 반응할 수 있게.소파에 누워 오늘 있었던 일을 회상하니 감개무량했다.나는 오늘만 해도 이 집을 세번이나 드나들었다가 결국 잠까지 자게 됐다.운명은 참 신기하다.방에서 여전히 흐느끼는 소리가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아마 고수연과 형수는 오늘 밤 잠을 설칠 것 같았다.그에 반해 나는 소파에 한참 누워 있었더니 점점 졸음이 밀려와 결국 잠이 들어 버렸다.한밤중에 잠에서 깬 나는 흐리멍덩한 눈을 한 채 화장실을 찾아 헤맸다.처음에는 내가 남의 집에 있다는 걸 잊는 바람에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했다.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챘다.나는 머리를 세게 내리치고 화장실로 걸어갔다.배가 좀 아파 변기에 앉아 볼 일을 볼 때였다. 들어올 때 핸드폰을 가져오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너무 어색해 주위를 돌아보는데, 선반에 여자 것으로 보이는 속옷과 팬티가 가득 쌓여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그 중에서 팬티 하나가 툭 떨어졌다. 순간 나는 너무 난감했다.‘하필 내 발밑에 떨어질 건 또 뭐람? 이걸 주워 말어?”안 줍자니 더러워질 것 같았다.결국 고민 끝에 나는 허리를 숙여 팬티를 집어 들었다.그런데 그때, 화장실 문이 밖에서 열리더니 다음 순간 나는 고수연의 퉁퉁 부은 눈과 마주치고 말았다.서로 맞닿은 시선과 내 손에 들린 팬티. 오해 사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몇 초 지나고 나서야 우리는 정신을 차렸다.나는 얼른 해명했다.“팬티가 떨어져서 주운 것뿐이에요.”고수연은 어색한 얼굴로 중얼거렸다.“수호 씨가 집에 있다는 걸 잊었어요. 평소에 혼자 집에 있다 보니 바로 들어왔네요. 미안해요.”“아, 그럼 우선 나가줄래요. 바로 끝나요.”우리는 갑자기 서로 예의를 차렸다. 마치 손님을 상대하는 듯이.그 때문에 나는 오히려 더 어색해졌다.“내 팬티 제 자리에 놔주면 고맙겠네요.”고수연은 말을 마친 뒤 바로 나갔다.내 손에 들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4화

    “아,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나는 황급히 손을 떼며 설명했다.‘아까는 팬티를 쥐고 이번에는 가슴을 만지고. 이러다 설마 또 뺨 맞는 거 아니야?’그런데 웬걸? 고수연은 그저 얼굴을 붉혔다.“됐어요. 먼저 가요.”‘나를 탓하지 않는다고?’이 사실을 나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얼른 옆으로 물러났다.나는 지금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다툼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다.만약 이렇게 늦은 야밤에 싸운다면 너무 짜증날 것 같았으니까.고수연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잠시 뒤, 쏴 하는 물소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뭐야? 이 여자 소변보는 소리가 뭐 이렇게 커?’‘그리고 여기 방음 왜 이렇게 안 돼?’‘집에 사람이라도 오면 얼마나 어색하겠어.’나는 아예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자는 척했다.한참 뒤, 고수연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가 당연히 방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고수연은 내 쪽으로 걸어왔다.“안 자는 거 알아요. 나랑 얘기 좀 해요.”“지금 새벽 3시예요. 아직도 안 자고 뭐 해요?”나는 이불을 내리고 일부러 흐리멍덩한 눈으로 물었다.고수연은 또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잠이 안 와요. 이대로 들어가면 언니가 깰 거예요.”나는 결국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사실 이럴 필요 없어요. 수연 씨 아직 젊잖아요. 이혼하고 나서 더 좋은 사람 찾으면 되죠.”“안 찾을래요. 이혼하면 다른 사람 안 찾을 거예요. 남자한테 너무 실망했어요. 남자는 다 똑같잖아요. 세상에 좋은 놈은 없어요.”나는 머쓱해서 코를 쓱 만졌다.그러자 고수연이 나를 보며 말했다.“수호 씨도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왜 또 내 얘기예요?”고수연은 나를 보며 물었다.“솔직히 말해요. 우리 언니랑 무슨 사이예요? 두 사람... 잤죠?”나는 고수연의 눈을 쳐다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아니요.”“정말 아니에요?”“정말 아니에요.”“거짓말.”‘헐.’‘내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했는데도 거짓말인 걸 알았다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5화

    고수연은 말하면서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 그녀에게 너무 꼬집혀 이미 졸음이 날아간 나는 아예 소파에 걸터 앉았다.“그래요. 성공했네요. 말해요. 내가 쓰레기통이 되어 줄게요.”“뭐요? 쓰레기통? 지금 내가 한 말이 쓰레기라는 말이에요?”“그냥 비유잖아요... 됐어요. 그냥 나를 나무라고 생각해요. 그럼 되죠?”고수연은 피식 웃었다.이건 고수연을 만나고 나서 처음 보는 그녀의 미소였다.‘이 여자도 웃으니까 꽤 예쁘잖아.’고수연은 형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분위기가 달랐다.형수는 고혹적인 축에 속했고 고수연은 우아한 축에 속했다.진용진이 이렇게 예쁜 아내를 놔두고 밖에서 바람피우는 게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한의사는 마사지도 잘한다면서요?”고수연이 갑자기 물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그러자 고수연이 자발적으로 라이터를 켜 불을 붙여줬다.내 담배에 불을 붙여준 여자는 고수연이 처음이다.나는 약 2초간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담배를 한 모금 깊게 들이 마시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할아버지가 한의사였는데 어릴 때부터 약초 캐러 같이 다니면서 한의학에 관심 갖게 됐어요. 대학 때도 한의학을 정공했고 지금도 한약관에서 일해요.”“우리 언니랑은 그 직업 때문에 만나게 된 거예요?”‘왜 또 대화가 여기로 튀는 건데?’나는 귀찮은 듯 말했다.“왜 자꾸만 나와 그쪽 언니 일을 묻는 건데요? 본인도 돌볼 겨를이 없으면서. 본인 일에나 관심 가져요.”고수연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나는 이미 이렇게 됐는데 뭐 어쩌겠어요? 이혼해야죠. 진작 내려놨어요. 하지만 언니 일은 예전부터 궁금했어요. 진동성이 안 돼서 언니가 항상 만족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궁금한데, 대체 우리 언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거예요?”나는 담배를 한 모금 들이켜며 말했다.“몰라요. 직접 물어봐요.”“언니는 말 안 할 거예요.”“나도 말 안 할 거거든요. 언니한테 못 물어보면서 왜 나한테 물어요?”“친언니니까 그렇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6화

    “당장 나가요. 안 그러면 형수 부를 거예요.”나는 진심으로 화가 나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감히 내 집에서 나를 겁주는 거예요? 간도 크네.”고수연이 홉뜬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나는 물러서지 않고 계속 차가운 얼굴로 대꾸했다.“겁주는 거 아니에요. 수연 씨가 너무한 거죠.”“그래요. 자요.”고수연은 말을 마친 뒤 바로 방을 나갔다.그제야 나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나는 얼른 문을 잠그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얼마 뒤 무거운 눈꺼풀을 스르르 감았다.이튿날, 날이 밝을 때까지 잠들어 있던 나는 다급한 문소리에 깨어났다.처음에는 그냥 무시할까 했는데, 노크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너무 시끄러워 마지못해 깨어났다.나는 언짢은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안방 문이 열렸지만 형수와 고수연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 하러 갔는지.그리고 지금 들리는 노크소리는 밖에서 들리는 거였다. 급하게 울리는 노크소리만 들어도 문 밖의 사람이 얼마나 조급한지 짐작이 갔다.나는 또 진용진이 찾아온 줄 알고 재떨이를 쥔 채 문 앞으로 다가갔다.그러고는 문을 열고 문 밖의 상대를 향해 와다다 쏘아붙였다.“진용진, 너 언제까지 이럴 거...”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나는 그대로 벙쪘다. 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은 진용진이 아니라 웬 여자였다.그 여자는 형수와 아주 닮았는데 체형은 형수에 비해 좀 말랐다.하지만 커다란 가슴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여자는 섹시하게 차려 입었는데, 특히 붉은 립스틱이 참 매혹적이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예쁜 입술이 있나 하는 생각에 나는 멍하니 상대를 바라봤다.“큰언니, 작은 언니?”“어? 어디 갔지?”나는 그제야 상대가 형수의 셋째 동생 고아연이라는 걸 알아챘다.고아연은 나를 무시한 채 안으로 쳐들어와 방을 샅샅이 뒤졌다.“큰언니와 작은 언니는요?”“저도 몰라요. 이제 막 깨났거든요.”나는 말하면서 여자의 입을 쳐다봤다.정말 볼수록 예쁜 입술이었다.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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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4화

    “서 사장님, 괜찮습니까?”“서 사장님...”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잇달아 서윤기를 부축했다.서윤기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지만 코에서 이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젠장. 누군데 서 사장님을 때려?”사람들은 나를 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서윤기가 손을 뻗자 사람들은 단번에 입을 다물었다.서윤기는 휴지로 피를 닦더니 나를 싸늘하게 바라봤다.“정수호,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이렇게 큰 Y시에서 다 만나고.”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정 사장님이 여기로 인도해 주셨어. 네놈이 여기 있는 줄 알고 너 처리하라고 여기로 이끌어 주셨어.”서윤기는 그 말에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정호섭 말이야? 그렇다면 좋겠지만 정호섭이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신통하다면 왜 자기 죽음도 못 막았겠어?”정 사장님이 불상사를 당한 뒤 모든 사람이 비통했는데, 서윤기는 오히려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울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막아섰다.그때 이동민이 굳은 얼굴로 나에게 걸어왔다.“젠장. 감히 내 앞에서 서 사장님께 폭력을 써?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이동민은 키가 크고 덩치가 산만 했다. 듣기로 이동민은 예전에 백정이라서 아주 포악했었다는 말도 있다.나 역시 그의 몸에서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도살업자는 설령 그 일을 그만두더라도 피부와 핏속까지 스며든 피비린내를 지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동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커다란 주먹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두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나와 이동민의 표정은 동시에 일그러졌다.이동민은 내 주먹이 그렇게 단단할 걸 몰랐는지, 아니면 내가 자기 주먹을 받아낼 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했다.나 역시 꽤 센 이동민의 주먹에 흠칫 놀랐다.싸움을 배운 뒤로 나는 이 정도 상대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주먹끼리 부딪힌 뒤 한동안 팔이 저리더니 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3화

    버섯전골은 Y시 명물이라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다. 어느새 냄비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방안 전체에 퍼져 버섯 냄새가 가득했다.윤지은은 사모님한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유미야, 너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많이 먹어.”“그만 집어 줘. 내가 직접 먹을 수 있어. 두 사람도 먹어.”우리는 묵묵히 전골을 먹었다.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분위기는 다소 조용했다.나는 몇 번이나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했지만 사모님이 별 반응이 없고, 윤지은도 협조하지 않아 혼자 원맨쇼를 하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다.“차 마시고 싶어...”사모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제가 물어볼게요.”무엇보다 나는 어렵게 말을 꺼낸 사모님의 요구를 얼른 만족시켜 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큰 방을 지나다가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안을 들여다봤다.그랬더니 내 눈에 익숙한 실루엣, 서윤기가 들어왔다.‘서윤기가 Y시에 왔다고?’나는 얼른 몸을 숨긴 채 안대성에게 전화했다.“서윤기를 감사하라고 했잖아. Y시에 온 건 왜 말 안 했어?”[네? 서윤기가 Y시에 갔다고요? 몰랐는데요? 형님, 제가 부하들한테 서윤기 잘 감시하라고 시켰는데...]안대성은 자기가 말실수했다는 걸 인지하고 얼른 입을 막았다. 그 순간 나는 당장 놈을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룸 안을 훔쳐봤다.룸 안에는 서윤기 외에 Y시 현지인으로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성은 왠지 낯이 익었다.나는 몰래 중년 남자의 사진을 찍어 판자촌 노랑머리에게 보냈다.[이 사람 알아요?]노랑머리는 곧바로 답장했다.[그 사람은 이연화의 아버지 판자촌 터줏대감 이동민이에요.]‘젠장.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연화와 닮았잖아.’‘이동민이 여기 나타난 데다 서윤기와 웃고 떠드는 걸 보니 설마 정 사장님 교통사고가 서윤기 짓인가?’나는 그럴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생각했다.서윤기가 강북 시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2화

    “한 번에 천만 원? 여기가 뭔 금은방인 줄 알아요?”나도 이제는 돈 좀 있지만 한 번에 음식점에 천만 원을 충전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북에서 최고급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도 고작 몇백만 원인데, 길가에 널리고 널린 버섯전골 집이 멤버십 카드만 천만 원이라니?매니저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돈 없으면 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나가요.”“잠깐!”나는 언성을 높였다.그러자 매니저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왜요? 또 무슨 일이죠?”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난 이 가게가 악의적으로 손님들에게 소비를 강요한다고 의심되거든. 그래서 지금 신고할 생각이야.”내가 신고하겠다는 말에 매니저는 얼굴색이 싹 바뀌더니 나를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당신 미쳤어? 본인이 밥 먹을 돈 없으면서 왜 남의 가게를 신고해?”“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더니, 왜? 내가 신고할까 봐 두려워? 불법 경영한 거 걸릴까 봐 걱정돼? 그렇다면 더 신고해야겠네. 이렇게 부도덕한 가게는 문 닫아야 하니까.”윤지은은 네 행동을 지지했다. 심지어 사모님 역시 이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나는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매니저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이분을 풀 생각이었다.내가 정말 전화하자 매니저는 이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알았어요. 오늘 일은 저희 측 책임이니 사과드리죠. 지금 당장 자리 내어드릴게요. 됐죠?”“어디? 홀? 아니면 구석?”내가 따져 물었다.그러자 매니저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당연히 룸을 내드려야죠. 하지만 큰 룸은 이미 손님이 꽉 차 작은 룸밖에 남지 않았어요. 비용은 사과하는 의미에서 받지 않겠습니다.”나는 손을 뻗어 매니저의 말을 잘랐다.“됐어. 값은 원래대로 받아요. 안 그러면 음식에 또 뭔 짓 할지도 모르니까.”매니저는 내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매니저가 비열한 소인배라고 공개 처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나는 윤지은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1화

    결국 어쩔 수 없었던 나는 할 수 없이 내려가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Y시에 버섯전골 맛집은 꽤 많았다. 하지만 사모님 기분이 안 좋은 지금 작은 가게를 가면 보는 눈이 많고 시끄러워 기분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때문에 나는 한적한 가게를 찾으려고 한참을 더 걸었다. 다행히 그런 가게를 찾는데 겨우 성공했다.“안녕하세요. 프라이빗룸 하나 예약하게요.”이 가게는 환경도 좋고 손님도 많은 걸 보니 맛도 괜찮은 듯 시었다.“큰 룸 하나가 남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큰 룸은 얼마인데요?”“큰 룸은 기본 소비가 60만 원 이상입니다.”“좋아요. 그걸로 주세요.”60만 원이면 괜찮았다.룸을 예약한 뒤 나는 또 운전해서 윤지은과 사모님을 픽업하러 호텔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어느새 현지 특색이 담겨 있는 꽃무늬 옷으로 갈아입었다. 역시 절세 미녀들이라 그런지 뭘 입어도 예뻤다.물론 나는 칭찬의 말을 아꼈다. 지금 장소와 분위기에 그런 칭찬은 맞지 않았으니까.잘못했다가 또 윤지은의 욕지거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나는 일부러 맞을 짓을 골라 할 이유가 없었다.30분 뒤, 우리는 버섯전골 가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하테 큰 룸 예약을 도와줬던 종업원이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손님, 죄송하지만 큰 룸은 이미 다른 분이 예약하셨습니다.”“방금 분명 내가 먼저 예약했잖아요. 왜 남의 방을 함부로 다른 손님한테 내줘요?”나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종업원은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오류가 났는지 그 방은 이미 예약한 분이 있어요.”이미 이곳에 왔는데 그대로 갈 수 없었기에 나는 차선책을 제시했다.“그럼 작은 방이라도 줘요.”“죄송하지만 오늘 가게에 있는 모든 룸은 이미 예약돼서 남은 룸이 없어요. 괜찮으시면 홀에 있는 자리를 내어줄게요. 동남쪽에 한 테이블이 비어 있어요.”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당신들 장사 이따위로 할 거야? 내가 예약한 자리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0화

    요즘 겪은 일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도 가끔 감회가 새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특히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유골이 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우리는 한동안 돌아갈 수 없기에 사모님은 부모님을 불러 사장님의 유골함을 강북으로 가져가 매장했다.두 어르신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순식간에 더 늙어진 것 같았다. 항상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간암인 줄 알았을 때도 그렇게 믿기 어려웠는데 또 이런 불상사를 겪었으니 당연히 충격이 컸을 거다.하지만 임민수는 딸이 더 걱정됐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야, 너 정말 강북에 안 돌아갈 거니?”사모님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진실을 파헤치기 전에 절대 안 돌아가요. 엄마, 아빠, 호섭 씨는 두 분께 맡길게요.”사모님은 무척 아쉬워하며 사장님의 유골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그 순간 사모님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아쉬움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도 한데 섞여 있었다.나는 절친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어 사모님의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고 있었다.나와 윤지은은 사모님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사모님은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니까.”사모님은 매우 침착했고 엉엉 울지도 않았다.그런 사모님의 모습이 나와 윤지은은 모두 걱정되었다.하지만 사모님이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비록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을 거야. 호섭 씨도 내가 이러는 모습 원하지 않을 거야.”“유미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윤지은은 감개무량하듯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이내 나를 째려봤다.‘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무엇보다 난 아직도 내가 대체 언제 무엇 때문에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9화

    우리는 희망을 이연화에게 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때문에 그 백수들이 소식을 전하기 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기만 했다.하지만 윤지은은 호텔에 갇혀만 있으면 사모님이 답답해할까 봐 한가할 때면 사모님과 함께 산책하곤 했다.사모님이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동력과 희망이 없는 탓에 사모님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Y시에 온 지 사흘 만에 강한나는 다시 강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우리와 함께 시사 자리를 가졌다.“정말 여기 남아서 조사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한나가 말했다.“알았어. 나도 도와줄 건 없으니 성공하길 빌게.”나와 윤지은은 곧바로 강한나가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화장실 간 틈에 강한나는 얼른 우리에게 말했다.“호섭 씨 시신 어느 때 화장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몰라. 유미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어.”그 말에 강한나가 말했다.“시체를 화장하지 않아도 시체에서 단서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난 고인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좋다고 봐.”“하.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사모님이 아쉬워하는 게 문제다.화장하지 않으면 그래도 보러 갈 수 있지만 화장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사실 나도 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도 그 말 이해해요. 사모님은 저희가 설득해 볼게요.”식사를 마친 뒤 강한나는 그 길로 떠났다.나와 윤지은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장례식장에 가볼 거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사모님이 또 사장님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장례식장도 규정이 있는데, 아무 때나 들여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건 다른 것도 아닌 시신이니까.그때 윤지은이 입을 열었다.“유미야, 이번에 보고 난 뒤 호섭 씨 편히 자게 해주자.”“안 돼!”사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8화

    “왕정민 이 파렴치한 놈. 어떻게 이럴 수 있지?”분명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뻔뻔하게 애교 누나한테 집착하다니.“애교 누나는 그럼 어떻게 처리했어요? 신고는 했어요?”[애교가 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그걸 다시 왕정민한테 보냈어요. 심지어 안에 뭔갈 더 추가해서.]“네? 하하. 애교 누나가 정말 변했네요.”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것도 다 왕정민 때문에 할 수 없이 변한 거긴 하지만요. 애교가 만만한 줄 알고 애교만 괴롭히다니. 그렇게 대단하면 그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 할 걸요.][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여자들은 뭐 드세고 화를 자주 내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겠어요? 다 남자들이 행복한 줄 모르고 기어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한 거죠.][특히 우리 여자들은 가끔 독해질 필요가 있어요. 독하지 않으면 남들이 괴롭혀도 되는 줄 알아요...]나는 형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애교 누나가 이토록 강해졌다니 나는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형수도 마찬가지고.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내가 마음 놓고 할 일을 할 수 있다.형수와 한참 얘기한 뒤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에게 전화했다.“누나, 왕정민 일은 왜 말 안 했어요?”애교 누나 목소리는 여전히 간질거리고 듣기 좋았다.[수호 씨가 Y시에 있는데 얘기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수호 씨 가 나 때문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나 이제 많이 변했어요. 다른 사람의 보호만 받으면서 살 수는 없어요.][그동안 아빠한테 반항하면서 독립적인 여자가 될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지금껏 한 번도 그렇게 산 적이 없어요.][예전에 결혼에 묶여 나를 잃었고, 행복한 결혼만 있으면 모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여자는 자기 마음이 강해져야 진짜 강한 거예요.]애교 누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누나를 다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 사람이 아직도 내가 알던 나약하기만 하고, 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7화

    “내가 방 하나 더 잡을게요.”나는 말하면서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사모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먼저 내 침대에서 눈 붙여요.”고개를 돌아보니 사모님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내가 누울 공간을 내주었다.나는 속으로 거절했다.비록 사모님이 다른 마음 없이 그저 나를 휴식하라고 호의를 베푸는 거라는 걸 알지만, 사장님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내가 사모님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말도 안 됐다.게다가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데, 내가 동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나는 결국 거절했다.“아니에요. 가서 다른 방 구하면 돼요.”나는 다급히 방을 나가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갔다.처음 온 날 우리는 사실 싱글룸 세 개를 잡았다. 하지만 나중에 사모님 상태가 걱정되어 나와 윤지은이 사모님 방에 들어와 지내게 되면서 나머지 싱글룸 두 개를 취소했다.확인 결과 더블룸 하나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얼른 그 방을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과 윤지은이 더블룸에서 함께 지내고 내가 싱글룸에서 지내면 되니까.나는 카드키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조용한 데다 환경도 좋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침대에 눕기 바쁘게 핸드폰이 징징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요즘 사장님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달려 다니느라 형수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때문에 마침 조용한 틈을 타 나는 형수와 얘기하려고 여상 통화를 받았다.형수는 사모님 상태를 걱정하며 일의 진전을 물어봤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쉽지 않아요. 조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수호 씨 사장님 내외가 수호 씨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번 기회에 유미 씨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형수가 말했다.그 말에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네, 저도 알아요. 형수는 요즘 어때요?”[좋아요.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요.]“진짜예요? 사진 찍어 보내 봐요.”나는 너무 기뻐 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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