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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마지막 칸

Author: Jin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6 18:58:47

도서관 뒤 작은 방은 두 해 동안 같은 냄새가 났다.

밀랍과 잉크와 식은 촛농. 그리고 머리를 너무 오래 쓴 사람들의 냄새.

방 한가운데 긴 탁자가 있었다. 탁자 양쪽에 의자가 셋씩. 한쪽 끝에 루엔의 의자. 벽에는 두꺼운 종이 묶음이 선반 가득 꽂혀 있었다. 묶음마다 등에 숫자가 적혀 있었다. 천부터 만까지, 백 칸씩.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표였다. 루엔은 그걸 로그표라고 불렀다. 아무도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았다. 루엔이 붙이는 이름은 대개 그랬다.

두 해 전 가을, 이 방에 처음 여섯이 모였을 때 청색탑 쪽 학생들이 복도에서 웃었다. 마법사가 서기 노릇을 한다고. 여섯은 모두 서기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었다. 셈은 빠르지만 그릇이 작거나, 그릇은 있지만 집에 돈이 없는 학생들. 루엔이 낸 조건은 하나였다. 같은 칸을 두 사람이 따로 셈한다. 서로 보지 않고. 다 하면 맞댄다. 다르면 둘 다 다시 한다.

첫 달에 어긋난 칸이 사백열둘이었다.

여섯 중 둘이 그만두겠다고 했다. 루엔은 말리지 않았다. 대신 어긋난 칸 사백열둘을 전부 벽에 붙였다. 누가 틀렸는지가 아니라 어디서 틀렸는지로 나눠서. 받아올림에서 백아흔. 자리 밀림에서 백여섯. 옮겨 적기에서 아흔여덟. 나머지 열여덟은 두 사람 값이 서로 같았다. 그런데 앞뒤 칸과의 차이가 고르게 줄어드는지 보는 검사에서 걸렸다. 둘이 같이 맞게 셈했는데 틀린 칸. 루엔이 알려 준 셈법이 틀린 칸이었다.

그 열여덟을 보고 둘은 그만두지 않았다.

*

오늘은 마지막 칸이었다.

구천구백구십구.

그 수의 값을 일곱 자리까지. 두 사람이 따로 셈했다. 한 사람은 창가 쪽, 한 사람은 벽 쪽. 서로 등을 돌리고.

창가 쪽은 여섯 가운데 가장 어린 학생이었다. 처음 왔을 때 열한 살이었고, 받아올림을 가장 많이 틀렸다. 지금은 가장 덜 틀렸다. 벽 쪽은 가장 나이 많은 학생이었다. 셈이 느렸다. 대신 한 번 적은 숫자를 고친 적이 거의 없었다.

나머지 넷은 탁자에 앉아 있었다. 할 일이 없었다. 그래도 아무도 방을 나가지 않았다.

문간에 테오와 클라리사가 서 있었다. 클라리사는 제 장부를 끌어안고 있었다. 테오는 식당에서 가져온 빵을 들고 있었다. 먹지는 않았다.

모래시계를 세 번 뒤집었다.

벽 쪽 학생이 먼저 펜을 내려놓았다. 종이를 엎었다.

모래시계를 한 번 더 뒤집었다. 반쯤 떨어졌을 때 창가 쪽 학생이 펜을 내려놓았다. 종이를 엎었다.

루엔이 일어났다. 두 장을 가져와 탁자 한가운데 나란히 놓았다. 엎은 채로.

“읽겠습니다.”

방이 조용해졌다.

루엔이 벽 쪽 종이를 뒤집었다. 소리 내어 읽었다. 한 자리씩.

“셋. 그리고 아홉, 아홉, 아홉, 아홉, 다섯, 여섯, 여섯.”

창가 쪽 종이를 뒤집었다.

루엔은 첫 자리를 읽기 전에 한 박자 멈췄다. 숫자를 먼저 눈으로 다 보았다. 그리고 읽었다.

“셋. 아홉, 아홉, 아홉, 아홉, 다섯, 여섯, 여섯.”

마지막 여섯 옆에는 두 종이 모두 작은 점이 찍혀 있었다.

점은 루엔이 정한 표시였다. 여덟째 자리에서 올린 칸. 일곱 자리에서 끊으려면 여덟째 자리를 보고 올리거나 버려야 했다. 루엔은 그걸 두 해 내내 싫어했다. 반올림은 틀린 걸 안 보이게 하는 것이지 맞게 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올린 칸마다 점을 찍게 했다. 여기서 끊었다. 여기서 올렸다. 보는 사람이 알 수 있게.

구천 칸 가운데 점이 찍힌 칸이 사천 개가 넘었다. 루엔은 그 수도 적어 두었다. 사천사백일곱. 점이 없는 칸은 여덟째 자리를 버린 칸이었다. 버린 것도 버렸다고 알 수 있어야 했다.

*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창가 쪽 학생이 의자에서 미끄러지듯 일어났다. 입을 벌렸다.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벽 쪽 학생은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탁자의 넷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의자가 넘어졌다.

환호였다.

누가 누구를 끌어안았는지 알 수 없었다. 선반의 종이 묶음 하나가 흔들려 떨어졌다. 아무도 줍지 않았다. 테오가 들고 있던 빵을 공중에 던졌다. 클라리사가 장부를 끌어안은 채 폴짝 뛰었다. 장부 모서리가 테오의 턱을 쳤다. 테오는 턱을 문지르며 웃었다.

두 해였다. 천에서 만까지. 구천 칸. 칸마다 두 번.

루엔은 탁자 앞에 서 있었다. 두 종이를 내려다보고.

환호가 조금 가라앉을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말했다.

“한 칸 더 확인합니다.”

방이 멈췄다.

“구천구백구십구는 마지막 칸이지만, 그 바로 앞 칸하고 차이가 맞는지 봐야 합니다. 앞 칸은 석 달 전에 한 칸입니다. 그때 셈과 오늘 셈이 같은 방식으로 이어지는지. 칸과 칸 사이 차이가 고르게 줄어드는지. 그걸 봐야 마지막 칸이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가 쪽 학생이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벽 쪽 학생이 얼굴을 덮은 손을 내리지 않았다.

탁자의 넷이 차례로, 넘어진 의자를 세우고, 앉고, 탁자에 이마를 댔다. 쿵. 쿵. 쿵. 쿵.

테오가 턱을 문지르던 손을 멈췄다. 클라리사를 보았다. 클라리사가 장부를 내려놓고 문틀에 이마를 댔다.

“… 딱 하나만이야.” 창가 쪽 학생이 탁자에 엎드린 채 말했다. 목소리가 탁자에 눌려 뭉개졌다.

“딱 하나입니다.”

모래시계 한 번 반이 걸렸다. 앞 칸과의 차이는 고르게 줄어 있었다. 끝자리까지.

루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았습니다.”

이번엔 아무도 환호하지 않았다. 다들 탁자에 엎드린 채 있었다. 한참 뒤에 벽 쪽 학생이 엎드린 채로 손만 들어 탁자를 한 번 두드렸다. 탁. 다른 학생들이 따라 두드렸다. 탁, 탁, 탁.

그게 두 번째 환호였다.

*

이졸드가 온 건 그 이레 뒤였다.

이번엔 항해사들을 데려오지 않았다. 혼자였다. 도서관 뒤 작은 방 문간에 서서 선반을 올려다보았다. 천부터 만까지. 종이 묶음 아흔 개.

“청색탑에서 이걸 뭐라고 불렀는지 아나.” 이졸드가 말했다.

“서기 노릇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건 학생들 말이고. 탑 어른들은 ‘하르트의 장난감’이라고 했다.” 이졸드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봄에 왔던 그 늙은 항해사가 탑에 돌아가 한 말이 있다. 배 위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셈이 뭔지.”

루엔은 알았다. 하늘의 높이로 자리를 잴 때, 각도에서 나온 긴 수끼리 곱해야 한다. 여러 번. 흔들리는 배 위에서, 촛불 하나로.

“큰 곱셈입니다.”

“그래. 한 번에 모래시계 네 번. 틀리면 처음부터.” 이졸드가 선반에서 묶음 하나를 뽑아 펼쳤다. 칸마다 두 사람의 서명이 작게 붙어 있었다. 「셈 — 누구, 검산 — 누구.」 “이게 있으면 그 곱셈이 덧셈이 된다고 들었다.”

“덧셈 두 번과 표 찾기 세 번입니다. 모래시계 반 번이면 됩니다.”

이졸드가 묶음을 덮었다.

“청색탑이 사본을 청한다.”

루엔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베끼는 데 여섯이 석 달 걸립니다. 베낀 것도 두 사람이 따로 맞대야 합니다. 베끼다 틀린 칸 하나가 배 한 척입니다.”

“알아.”

“그리고 이 여섯은 삯을 받지 않았습니다. 두 해 동안.”

이졸드가 탁자의 여섯을 보았다. 여섯은 이졸드를 보고 있었다. 청색탑 검사관을 이렇게 가까이 보는 건 처음인 얼굴들이었다.

“청색탑이 삯을 낸다.” 이졸드가 말했다. “베끼는 삯. 한 칸에 얼마인지는 네가 셈해서 보내라. 너라면 끝자리까지 셈하겠지.”

그리고 한 가지를 덧붙였다.

“사본 첫 장에 이 여섯의 이름을 적어라. 탑 어른들이 ‘하르트의 장난감’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이졸드는 문을 나서다 멈췄다.

“그 항해사가 해도 이야기도 했다. 신의 영역 옆에 물음표를 그린 학생.”

루엔은 귀가 조금 뜨거워졌다. 원본에 손을 댄 일이었다.

“그 사람이 뭐라고 적었는지도 들었다.” 이졸드가 돌아보았다. “시계는.”

“아직입니다. 기한 없음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기한 없음.” 이졸드가 그 말을 입 안에서 한 번 굴렸다. “네 입에서 나올 말 같지 않군.”

“제 수첩에서도 처음 나온 말입니다.”

이졸드는 처음으로 아주 조금 웃었다. 그리고 복도로 사라졌다.

*

그날 밤 루엔은 삯을 셈했다.

구천 칸. 베끼는 사람 하나, 맞대는 사람 하나. 한 칸에 드는 시간. 여섯이 석 달. 서기 조합에서 받는 삯을 클라리사에게 물어 넣었다.

끝자리까지 셈하고 나서 루엔은 종이 맨 위에 적었다.

「사본 첫 장. 셈한 사람들.」

그 아래에 여섯의 이름을 적었다. 서명 순서대로. 받아올림을 가장 많이 틀렸던 이름이 맨 위였다. 첫 달에 가장 많이 틀렸고, 마지막 칸을 셈한 이름이었다.

자기 이름은 맨 아래에 적었다. 「틀린 셈법 열여덟 칸 — 루엔 하르트.」

클라리사가 그걸 보더니 한참 말이 없다가 물었다.

“그건 왜 적어.”

“첫 장에 적어야 다음에 베끼는 사람이 제 셈법을 믿지 않습니다. 틀린 적이 있다고 적혀 있으면 한 번 더 봅니다.”

클라리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제 장부를 펴, 맨 뒷장에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

학기가 끝나는 주였다. 겨울 학기가 끝날 무렵이면 루엔은 오스윈에게 편지를 썼다.

오스윈이 준 옛 영창책. 여백마다 「틀렸을지도 모름 — 루엔이 확인할 것」. 한 장에 겨울 하나씩 확인해 보내기로 한 약속이었다. 둘째 장은 겨울 둘이 걸렸다. 올해는 셋째 장이었다.

셋째 장엔 불을 오래 붙들어 두는 영창이 있었다. 반 박자 쉼이 세 군데. 루엔은 그 셋 가운데 둘은 매듭 자리를 누르는 것이고, 하나는 숨 쉴 자리라는 걸 찾아냈다. 숨 쉴 자리. 오렐의 기도문 덕분이었다.

「셋째 장. 쉼 셋 가운데 하나는 마나가 아니라 숨을 위한 것입니다. 스승님 표기는 맞았습니다. 제가 몰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한 줄을 더 적었다. 쓰기 전에 오래 망설였다.

「청색탑 검사관님께서 전하라 하셨습니다. 아직 검사관이라고.」

봉하기 전에 한 번 더 읽었다. 그 한 줄이 편지 전체보다 무거워 보였다. 루엔은 무게를 셈할 수 없는 줄을 처음으로 봉했다.

편지가 숲 오두막까지 가는 데 한 달, 답이 오는 데 또 한 달. 답장은 봄 방학에 영지에서 받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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