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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Author: 달빛 종소리
두 사람의 혀끝이 얽히고설켜, 서로의 숨결을 탐했다.

거칠고 뜨거운 혀가 그녀의 입안 깊숙이 스며들어 영혼까지 휘감으며 지배하듯 머물렀다. 공격과 방어가 뒤엉킨 키스는 마치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듯 귀를 울리는 젖은 소리를 만들어냈다.

지윤은 가느다란 팔을 들어 그의 목을 감싸며, 더 가까이 내려오도록 이끌었다. 그와 동시에 이현의 거친 손바닥이 그녀의 고운 피부 위를 천천히 훑어내렸다. 비단 같은 살결 아래로 그의 열기가 번져가자, 그녀의 숨결이 가늘게 떨렸다.

하얀 옷이 침대 아래로 흩날리듯 벗겨졌고, 검은 옷은 펼쳐져 이윽고 부드러운 시트를 대신했다.

이현은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를 부드럽게 벌리며 그 사이에 몸을 밀어 넣었다. 복부 너머로 전해지는 그녀의 열기와 떨림은 이미 갈망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목덜미를 타고 입술을 옮겨갔다.

“이 몸… 정말 처음이란 말이야?”

“아… 아아…”

정욕에 찬 숨소리가 리듬감 있게 울려 퍼졌고, 그의 뜨거운 혀끝이 민감한 곳을 스칠 대마다, 그녀의 입에서 흐르는 신음은 점점 더 높아졌다.

그의 움직임이 거세질수록, 그녀 특유의 매화 향이 땀과 뒤섞여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지윤의 손톱이 본능적으로 그의 넓은 어깨를 파고들었고, 그녀의 가녀린 몸은 앞으로 휘며 점점 더 깊숙이 그의 손길을 따라 나아갔다.

“아직… 처음이에요…”

그녀의 떨리는 대답에, 이현의 눈빛이 짙어졌다.

“그런데도… 이렇게 능숙하다니.”

이현의 손길이 그녀의 몸을 헤집으며 탐하자, 그녀는 숨을 고르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아… 아… 약효… 때문에… 아아.”

그의 손길이 더욱 깊숙이 파고들자 그녀의 허리는 본능적으로 들썩였고, 안타까운 갈증을 채우려는 듯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이현은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했다. 그의 손끝이 중심을 따라 내려가 꽃잎을 부드럽게 스쳤다. 그녀는 몸을 떨며 숨죽인 소리를 흘렸다.

“아아… 이 느낌… 너무 좋아… 아아!”

지윤의 속삭임이 귀에 닿자, 이현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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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적 군주의 아내   100장

    “…”지윤은 잠자코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봐?”지은이 되묻듯이 피식 웃었다.“네가 나처럼 주인공 밑에서 시녀로 살아봤으면 알 거야. 시녀의 인생이 어떤지. 주인 잘못 만나면,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목숨이지. 게다가 그 주인이 미래의 왕후가 될 사람이라면? 네가 나라면, 가만히 있겠어?”지윤이 억지로 미소 지었다.“그래, 그래. 잘났네,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계속해 봐.”지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야기를 이어갔다.그 후로 그녀는 1년 동안 이곳에서 살면서 지윤을 유심히 관찰해왔다.겉으로는 귀족 아가씨지만, 속은 제멋대로고, 어리석고, 뻔뻔하고, 도덕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였다.그런데 어느 날 문득, 축제 때였다. 그랬던 지윤이 갑자기 온화하게 웃으며 채윤에게 ‘같이 구경 가자’며 다정하게 손을 내밀었던 장면. 지은은 확신했다.‘지윤, 너도 차원을 넘어왔구나.’그래서 그녀는 드라마 원래의 줄거리로 되돌리기로 했다.우선 지윤의 평판을 무너뜨리기 위해 분장으로 얼굴을 바꾸고, 소문을 퍼뜨렸다.지윤의 품행이 나쁘다느니, 남자 문제로 시끄럽다느니, 별의별 헛소문을 만들어 퍼뜨렸다.목표는 단 하나, 현 왕자가 그녀와의 혼사를 취소하게 만드는 것.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현 왕자는 친히 임 후작의 저택으로 찾아와 혼인을 공식적으로 청했고, 심지어 왕실 점성관의 ‘사주궁합’까지 완벽히 맞는다며 증명서까지 내밀었다.지은은 이를 악물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매화꽃놀이 연회 날, 그녀는 또 다른 계략을 꾸몄다.채윤이 다른 귀족 아가씨들과 인사를 나누는 틈을 타 그녀가 받는 부당한 대우를 자연에게 슬쩍 흘렸다.자연은 대장군의 외손녀이자, 정의감이 넘치는 여인, 그리고 채윤의 절친이기도 했다.‘정의로운 성격’이란 게 얼마나 다루기 힘든지, 지은은 그때 새삼 깨달았다.지은이 조금만 부추기자 자연은 금세 분노했고, 그 자리에서 지윤에게 해코지를 하기로 결심했다.“뭐라고? 우리 채윤이 그런 대접을 받아?”문제는,

  • 문제적 군주의 아내   99장

    “무슨 이야기부터 할까?”지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이 세계로 넘어온 순간부터 전부.”지은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그날, 그녀는 촬영 현장 한쪽에서 배우들이 마지막 장면을 찍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광 감독이 정해둔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 지윤이 물에 빠지는 장면이었다.그런데 지은이 눈을 한 번 깜빡하자… 눈앞의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채윤’이라는 여인의 청연정에 와 있었다.그 때, 방 안에서 자수를 놓던 채윤이 고개를 들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다.“서연.”하지만 지은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다시, 채윤의 목소리가 들렸다.“서연…”그제야 옆에 있던 서진이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재촉했다.“아가씨가 부르시잖아. 왜 얼른 안 들어가?”그제야 지은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낯선 옷차림, 낯선 손, 낯선 피부. 방 안 거울에 비친 모습은 분명 그녀가 아니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이 몸’으로 다른 세계로 넘어와 채윤의 시녀가 되어버렸다는 걸.하지만 놀랍게도, 충격은 없었다. 그 이유는 드라마 자체가 ‘타임슬립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요즘 세상에 차원이동이니 영혼 교체니 하는 설정은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 이야기였다. 그래서 ‘진짜로 넘어왔다 해도 뭐 어때?’하는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지은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건,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아니, 왜 나는 주인공이 아니야!”이왕 넘어왔으면 주인공이어야지, 겨우 주인공의 시녀라니!게다가 싸움 실력도, 의술 지식도 없었다. 신비한 저장 공간 같은 ‘치트’능력도 전혀 없었다.“이게 뭐야… 완전 하급 캐릭터잖아!”억울함에 한숨을 내쉬던 그녀는 문득 소매 안쪽에서 무언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느꼈다. 손을 넣어 꺼내보니 익숙한 화장품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이게 뭐야… 설마, 내 능력이 이거야?”그녀는 기뻤지만, 곧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 문제적 군주의 아내   9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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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적 군주의 아내   97장

    궁녀는 팔짱을 끼고 내려다보며 비웃듯 말했다.“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네. 우리 둘 다 현대에서 온 사람들이잖아. 사람을 죽이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아?”지윤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날 왜 잡아온 거야?”상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지윤이 부드러운 말투로 제안했다.“우리 둘 다 이 드라마 속으로 떨어진 거잖아. 솔직히 이야기 좀 해보자. 서로 잘 살아남을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게 어때?”궁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피곤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도 이제 좀 지쳤어.”“좋아, 그럼 첫 번째 질문. 넌 누구야?”궁녀는 대답 대신 소매 속에 손을 넣더니, 메이크업 클렌징 티슈를 꺼내 얼굴의 화장을 닦기 시작했다.지윤은 눈을 휘둥그래졌다.“헐… 클렌징 티슈가 있다고?”“당연하지.” 궁녀는 얼굴을 닦는 동안 태연하게 대답했다.지윤은 조용히 기다렸고, 마침내 그녀의 얼굴이 완전히 드러났다.“서연!”“그 촌스러운 이름으로 부르지 마!” 서연이 발끈하며 소리쳤다.그러고는 손에 쥔 티슈를 구겨 먼 쪽으로 던져버렸다. 이어 소매 속에서 또 다른 화장품들을 줄줄이 꺼냈다. 아이브로우 펜슬, 파운데이션, 아이섀도, 마스카라, 심지어 립스틱까지.“세상에! 너 설마 화장품들이랑 같이 차원이동한 거야?”지윤은 입을 떡 벌린 채 부러움 가득한 눈빛으로 외쳤다.서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물었다.“그럼! 설마… 너는 아무것도 안 가져왔다는 거야?”“없다니까! 완전 맨몸으로 왔어!”지윤은 울분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젠장, 난 빈손으로 왔어! 오로지 머릿속에 ‘기생집에서 죽는다’는 설정 하나만 기억한 채로 떨어졌다고!”“불쌍하기도 하지…”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리곤 지윤이 해가 될 인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안쓰럽다는 듯 묶인 밧줄을 풀어주었다.자유로워진 지윤은 서연을 공격하기는커녕, 곧장 화장품들이 놓인 탁자로 달려갔다.“세상에… 이건 방수 마스카라 신제품이잖아! 진짜 부럽다

  • 문제적 군주의 아내   96장

    궁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이현이 입을 열기 전에 궁녀가 급히 말을 이었다.“하지만… 제가 방 안을 확인해 보니, 예비 왕비께서는 무사하셨습니다! 다만 조금 놀라신 듯하여, 저에게 빨리 왕자께 보고하라 명하셨습니다!”순간, 이현의 손에 쥔 도자기 술잔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가 번개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자, 근처의 신하들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잠시 머리가 어지러워, 밖에서 잠시 쉬고 오겠습니다.”“그래, 다녀오너라.”태정왕은 가볍게 손을 흔들어 허락했다.이현은 왕에게 예를 올린 뒤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길 안내해.”예비 왕비의 방에 자객이 침입했다는 사실이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 지난번 지윤에 관한 소문만으로도 태정왕의 분노를 샀던 터였다.애초에 왕의 총애를 받는 아들의 혼례 상대가 좋지 못한 평판을 가진 여인이라는 것만으로도 궁 안에서는 말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것도 왕의 탄신연에서 또다시 소란이 일어난다면, 혼인 조서가 철회될 수도 있었다.이현의 얼굴이 굳게 굳었다. 두 손은 단단히 쥐어졌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생각뿐이었다.‘지윤이 무사해야 한다.’궁녀는 급히 이현과 효성을 데리고 곁길로 빠져나가 궁 옆의 전각으로 안내했다.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궁녀가 급히 손가락으로 바깥 정원을 가리켰다.“저쪽입니다, 왕자님! 자객이 저쪽으로 도망치는 걸 보았습니다!”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효성에게 그쪽을 추격하라 지시했다. 그 사이 궁녀는 그를 한쪽 별채의 문 앞까지 데리고 갔다.“예비 왕비께서 이 방에서 쉬고 계십니다.”이현은 허리춤에서 은 주머니를 꺼내 던졌다.“이건 상이다. 그리고 입은 다물라.”“감사합니다, 왕자님.”궁녀는 재빨리 주머니를 품속에 감추며 허리를 숙였다.그가 문 안으로 들어서자, 문은 부드럽게 닫혔다. 그러자 곧 궁녀의 입꼬리가 서늘하게 올라갔다.그녀는 살짝 몸을 돌려, 문고리에 자물쇠를 걸었다.“그 안에서 잠시 쉬시죠, 왕자님.”비웃음이 섞인 낮은 목

  • 문제적 군주의 아내   95장

    “형님! 저, 형님의 동생이라고요!”이정이 투덜거리며 외쳤지만, 이현은 더 이상 그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이미 맞은편에 앉아 있는 지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이현은 잔을 높이 들어 그녀에게 가볍게 건배를 제안했다. 지윤도 급히 자신의 찻잔을 들어 같은 높이에 맞췄다. 두 사람의 손이 공중에서 살짝 부딪히며 맑은 소리가 울렸다. 서로를 향한 미소가 오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 중 몇몇은 부러움에 속을 태웠다.“태정왕 전하 납시오!”환관의 우렁찬 외침이 울려 퍼지자,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경건해졌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왕과 왕후가 입장하는 길에 예를 올렸다. 찬양의 음악이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태정왕이 용좌에 앉자, 손을 들어 모두에게 자리를 권했다.신하들과 대신, 여러 나라에서 온 사신들이 차례로 왕에게 축하의 인사와 예물을 바쳤다.잔치 내내 왕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만큼 오늘 밤의 연회에 흡족했던 것이다. 식사가 끝나자, 왕은 공을 세운 이들에게 상을 내리기 시작했다.“아가씨, 괜찮으세요?”서연이 조심스레 물었다.살짝 얼굴이 붉어진 채윤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조금 취한 것 같아.”“그럼 잠시 밖으로 나가서 쉬실까요?”“그래, 그러자.”채윤은 조용히 일어나 왕께 예를 갖춘 뒤, 서연의 부축을 받으며 연회에서 빠져나가 인근의 휴게실로 향했다.그 모습을 본 지윤이 중얼거렸다.“언니가 좀 취했나 보네…”‘그래도 서연이 있으니까 괜찮겠지.’그 마음속의 생각을 들은 이현이 살짝 시선을 옮겨 채윤이 사라진 쪽을 힐끗 보았다가, 다시 지윤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그는 요즘 들어 점점, 이 여인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눈부신 존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연회 내내, 지윤은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며 어린아이처럼 행복해했다. 그의 귀에는 끊임없이 그녀의 속마음이 들려왔다.‘와, 이거 진짜 맛있다!’‘이건 별로네…’맛있는 음식을 찾을 때마다 눈이 반짝이고, 슬쩍 아버지나 어머니 접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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