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서현덕과 후배 형사들은 임현진의 집 앞에 차를 세웠다.서현덕이 임현진을 돌아보았다.“네가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이상한 짓 하면 너부터 죽어.”임현진은 서현덕의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너의 일거수일투족을 우리가 지켜볼 거야.집 안에 있는 CCTV, 괜히 건드릴 생각하지 말고.그리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최우영 형사가 매서운 눈으로 임현진을 쳐다보았다.“지금 나보고 스파이 노릇 하라고?”임현진도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같이 살자는 거지.”서현덕이 차분하게 말했다.“가 봐.”임현진은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형사들은 임현진을 돌려보낸 즉시 수사본부에 복귀했다.물론 그동안의 일은 그들만의 비밀이었다.“일단, 모든 건 우리끼리 먼저 공유하고.”서현덕이 후배들을 돌아보았다.“그리고, 특히.”서현덕이 눈을 번뜩였다.“수사본부장 귀에 안 들어가게.”형사들의 눈이 커졌다.자신들도 수사본부장이 좀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있었지만,서현덕이 노골적으로 수사본부장을 언급하자, 긴장감이 몰려왔다.“선배는 수사본부장을 그쪽 사람이라고 의심하는 건가요?”최우영이 후배들을 대신해 서현덕의 말을 확인했다.“그럴 수밖에 없잖아. 지금까지 행태로 봐서.”조직을 축소하고, 인원을 내보내고,수사를 방해하는 느낌이 있긴 했다.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용준의 차를 폭발시킨 그 가방.아직 증거를 찾진 못했으나 확실히 의심스러웠다.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네 형사.최우영이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었다.“선배. 이한길 본부장 사진, 미나 씨에게 보여 준 적 있어요?”그 말에 서현덕의 눈이 커졌다.“그러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서현덕은 즉시 휴대전화에서이한길 본부장의 사진을 찾아서 미나에게 전송했다.‘미나 씨. 이 사람 얼굴 한번 봐주세요.’문자를 보내고는 후배들을 돌아보았다.“자, 일단 출근하자.”네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사무실에 복귀해서 김형석 팀장을 만났다.“왜 이리 늦었어?”“아, 잔무가 좀 있어서
최정일이 바로 편집기에 앉아서 영상파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근데, 선배님. 그 소식은 들으셨어요?”김민희 피디가 어두운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뭔 소식?”그러자, 박은희 팀장이 나섰다.“민희야, 잠시 우리 둘이 얘기 좀 할게.”“아, 네.”김민희 피디가 편집실을 나갔다.박은희 팀장의 표정이 어두웠다.“정일아. 상황이 생겼어.”“뭔 상황이요?”“그러니까, 이 파일을 살리긴 했지만,당분간 필요 없게 됐어.”“그게 무슨 말이에요?”“그게…, 촬영본 복구와 상관없이예고 살인 3부는 안 하기로 결정 났어.”“네?”최정일의 눈이 커졌다.“2부까지 한 것만 충분하다,더 급한 아이템이 많은데,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게, 결정 사항이야.”“도대체 누구 결정이에요?”최정일이 이해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국장님.”“네?”“그리고 부장님도 동의하셨고.”“그게 말이 돼요?”최정일은 당장 국장과 부장을 만나겠다고 했지만,부재중이라며 박 팀장이 최정일을 진정시켰다.최정일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아무리 자신이 위험을 겪었다 하더라도,당장 해야 하는 아이템이었다.지금 사회는 예고 살인으로 비상사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그럼 대신, 어떤 아이템을 하는데요?”박은희 팀장이 최정일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장성주 후보에 대한 아이템.”“뭐라고요?”“그러니까, 세계적인 기업 CEO가 갑자기 정계에 뛰어들었고,너무나 강력한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젊은 세대에게 바람을 일으키는 현상을 ‘장성주 신드롬’이라고 명명하고,그것에 대해 취재해서 방송한다는 게 결정 사항이야.”최정일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아니,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지금 대통령 후보를 방송에 낸다고요? 우리 프로그램에?그러면 다른 대통령 후보도 순차적으로 방송해요?”박 팀장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다른 후보들도 하긴 할 건데 날을 잡은 건 아니고.일단 장성주만.”“네?”“아직 정식 선거기간이
“제 생각에는요.방송국 안은 그렇게 위험할 거 같지 않은데.”최정일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으나,미나는 고개를 저었다.“방심하지 말아요.그놈들이 마음대로 들락거렸잖아요.경찰서도, 경찰병원도 뚫리는데 방송국은 괜찮을까요?”최정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금산이 방송국 안을 살펴보고별일 없으면 삼신당으로 먼저 돌아올 거예요.”최정일은 미나의 말에 순순히 응하기로 했다.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는 데, 뭐라고 할 수 없었다.미나의 차가 방송국 주차장으로 들어섰다.세 신들이 차를 빠져나가 방송국 주위를 살폈다.잠시 후, 셋은 차로 돌아왔다.“주위에 별 기운은 없어.”양양의 말에 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미나가 금산을 쳐다보았다.“금산아, 일단 최정일 씨 옆을 지켜보고 별일 없으면 와라.”“응.”최정일은 아까부터 궁금한 게 있었다.“근데 미나 씨. 그 금산?그 귀신, 아니 신하고는 저는 어떻게 소통하죠?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나요?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면 되나요?”미나도 그 생각까지는 아직 못하고 있었다.금산이 최정일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었다.미나가 세 신과 쑥덕거리더니 최정일을 돌아보았다.“할 말 있으면, ‘금산’이라고 부르며 말하면 되고요.누군가 뒤통수를 치는 느낌이 들면 위험하다는 거니까그렇게 알고 있어요?”“네?”최정일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장난도 아니고…, 진짜?”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금산이 먼저 방송국을 떠날 때는푸른 빛이 눈앞에 잠깐 보이다가 사라질 거예요.”최정일이 한숨을 쉬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더 곤란한 일 아닌가.그것도 방송국에서.최정일이 고개를 끄덕이고 차에서 내렸다.그런데 미나가 따라 내렸다.“왜요?”“출입구까지 같이 가려고요.”어쩔 수 없이 최정일은 미나와 함께 걸었다.주차장을 나와 현관을 지나자,몇몇 동료들이 아는 체를 했다.그러고는 다들 미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그
자세히 보니 이수호였다.수호라는 사실에 더 놀란 여지은은 급히 창문을 내렸다.“수호?”“응.”수호의 어두운 목소리가 들렸다.“아니, 여기 갑자기?”“문 열어봐. 안에서 얘기해.”문을 열어주니 수호가 차에 탔다.여지은은 놀란 얼굴로 수호를 쳐다보았다.까맣게 탄 얼굴, 날카로운 눈빛.예전의 수호 같지 않았다.“너, 뭐 하고 다니길래 연락이 안 돼?그리고, 얼굴이 왜 그래?상처도 있잖아.”수호가 지은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그럴 일이 좀 있었어.”“연락이 계속 안 되다가 난데없이 갑자기 나타나서 하는 말이,그럴 일이 있었다고?뭐가 그럴 일이야?도대체 뭐하고 다니는지 나도 좀 알자.”여지은이 목소리를 높였다.얼마나 마음을 졸였는데,이제야 나타나서는 그럴 일이 있다니.화가 났다.“그리고 너. 회사는 왜 문을 닫았어? 망한 거야?”“아, 임시휴업이야. 충전해서 다시 해야지.”“임시휴업? 직원들 다 내보내고 무슨 임시휴업?내가 다 알아봤어.폐업했잖아. 왜 그랬어?어려워서? 돈 때문에?”여지은이 다그치자, 수호가 진정하라는 손짓을 했다.“진짜 걱정하지 마. 망한 게 아니라,일이 잘되려고 그런 거야.”이수호의 연락이 끊어지고,여지은은 수호의
“수고하셨습니다. 낼 아침에 뵐게요.”주식 방송 미국 개장 브리핑을 마친 여지은은스튜디오를 나와 대기실로 향했다.“지은 씨.”돌아보니 담당 국장이었다.“네, 국장님.”“저기, 지은 씨. 다음 주부터 대통령 후보 3명과순차적으로 경제에 대한 대담이 있어.지은 씨가 MC를 좀 해줘야겠어.”“네, 제가요?”갑작스러운 대통령 후보 대담이라니,여지은은 덜컥 겁이 났다.아직 그런 큰 이벤트는 한 적이 없었다.“나도 같이 더블 MC로 갈 거야. 알았지?”“아, 네.”여지은은 일단 안도했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웠다.“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이런 거 처음인데.”“잘할 거야. 걱정하지 마.그리고, 이거 참고해서 미리 좀 공부하고.”국장이 자료를 내밀었다.여당 대통령 후보 이순재, 제1야당 후보 심광흠,그리고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기업인 출신제2야당 미래당 후보 장성주의 사진과 자료였다.“알겠습니다. 근데 국장님.”“왜?”국장이 돌아섰다.“국장님은 누가 될 것 같아요? 팽팽하던데.”“글쎄…, 셋 다 만만치 않아.원래는 야권의 심광흠 후보가 젤 유력했지.하지만, 야당 표가 갈리니여당 이 후보가 유리할 것 같기도 하고.알다시피 제3 세력
“뭔 짓이야?”임현진이 이제 포기한 듯 온몸에 힘을 다 빼고는 소파로 쓰러졌다.형사들이 임현진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하지만, 임현진이 낙지처럼 늘어져 버려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뭔 짓이야? 임현진.”그때 미나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남자, 그냥 풀어줘요.”“네?”서현덕이 미나를 돌아보았다.“서 형사님 말씀대로 잡아놔 봐야 죽을 거고,더 이상 나올 것도 없어 보이네요.”미나의 표정이 냉철했다.형사들이 말없이 서로 마주 보았다.서현덕이 천천히 임현진을 돌아보았다.“임현진, 여기 온 건 없었던 일이다.네가 입을 여는 순간, 너는 죽는다는 거 알지?우리가 지켜보고 있다.그리고 우리가 연락하면, 피하지 말고.”임현진이 말없이 서현덕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최우영이 서현덕을 끌고 구석으로 갔다.다른 형사들도 따라갔다.“선배, 진짜 저놈 풀어줘도 돼?어쨌든 범죄를 실토했는데? 형사들이 이래도 돼?”최우영이 따졌다.“그래요. 범죄를 알고도 풀어준다는 게 찝찝해요.”이민영도 거들었다.“그럼 어떡할 거야?수사본부 가서 찍은 영상 보여주며,저놈이 무당한테 다 불었어요, 하면 인정해 주겠니?증거 없는 건 마찬가지고. 결국 저놈만 죽고 끝나.”형사들은 할 말이 없었다.“임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