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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 화

ผู้เขียน: 닥훈
이때, 연승우를 보고 화들짝 놀란 이춘화가 다짜고짜 큰소리로 쏘아붙였다.

“이 빌어먹을 놈아, 빨리 꺼져! 여긴 널 환영하지 않아!”

연승우도 씁쓸하게 웃으며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그러게요, 제가 잘못 찾아온 건가 봐요.”

이때, 안혜윤이 심문하는 듯한 투로 물었다.

“연승우, 엄마가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왜 안 받은 거야?”

이춘화와 양태하, 두 사람은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노심초사했다.

연승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전화? 휴대폰이 고장 났어.”

안혜윤은 안색이 더 나빠졌다. 조금 전까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엄마가 연승우에게 전화를 걸어보지 않고 연락이 안 되었다고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던 안혜윤은 전화기가 고장 났었다는 연승우의 대답에 완전히 단념하게 되었다.

‘너무 큰 기대는 실망만 낳는 법, 휴대전화가 고장 나? 그딴 핑계를 대면 내가 믿을 줄 아는 거야?’

“승우 씨, 이만 돌아가. 앞으로 우리는 각자 알아서 제 갈 길 가자고...”

안혜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쇠못처럼 연승우의 가슴에 깊이 박혀 그의 마음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다. 아무리 원수라도 이보다 더 잔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어젯밤 헌혈에 관한 거짓말이 들통날까 노심초사하던 이춘화는 서둘러 연승우를 내쫓았다.

“연승우, 다 들었지? 우리 혜윤이가 꺼지라고 했으니 이만 꺼져! 더 버티고 있다가 못 볼 꼴 당하지 말고 얼른 꺼지란 말이야!”

말을 마친 이춘화는 손을 뻗어 늘 그래왔듯이 능숙하게 연승우의 뺨을 때리려 했다. 다만 연승우는 손을 들어 이춘화의 손목을 잡았다.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당신들에게 괴롭힘당했던 바보스럽던 연승우는 이미 죽었습니다. 지금부터 나를 건드리면 누가 됐든 간에 온 가족이 그 벌을 받게 될 겁니다!”

연승우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이춘화는 몇 걸음 뒤로 밀려나더니 땅에 쓰러지는 시늉을 하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연승우, 검은 머리 짐승은 틀림없이 너를 뜻하는 말일 거야. 요 몇 년 동안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했으면, 감지덕지하지는 못할망정! 이혼한 지 하루도 채 안 돼서 감히 장모였던 나에게 손찌검을 해? 혜윤아, 네가 선택했던 사람이 얼마나 못된 놈인지 똑똑히 봐둬!”

양태하도 이 기회를 놓칠세라, 큰 소리로 외쳤다.

“연승우, 이 짐승 X끼야! 어머님에게 손을 쓰다니! 혜윤 씨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오늘 내가 혜윤 씨를 대신해서 제대로 손 좀 봐줘야겠어!”

양태하는 주먹을 뻗어 연승우의 머리를 내리쳤다.

연승우는 왼손으로 양태하의 주먹을 가볍게 움켜쥐고 오른손으로 그의 목을 조르며 숨통이 끊긴 개의 목덜미를 들어 올리듯 들어 올렸다. 그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고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들을 숨 막히게 했다.

그 자리에 있던 세 사람은 모두 눈을 부릅뜨고 말을 잇지 못했다. 눈앞의 연승우는 더 이상 그들이 알고 있던 겁쟁이 연승우가 아니었다. 얻어맞고 억울해도 참고 넘기던 겁쟁이 연승우가 아니었다.

“그만해!”

결정적 순간, 안혜윤이 입을 열었다.

“연승우, 인제 그만 꺼져! 우리 앞으로 다시는 마주치지 마!”

“꺼져?”

‘꺼지라고 한 거야?’

안혜윤의 꺼지라는 외마디가 순식간에 연승우를 냉정하게 만들었다.

“꺼질게. 그래, 꺼져줄게!”

연승우는 잡고 있던 양태하의 멱살을 놓아주고 옆에 있던 거울에 화를 풀었다. 그는 주먹으로 있는 힘껏 거울을 쳤다. 거울은 깨졌고 연승우의 주먹은 피범벅이 되었다.

“앞으로 우리 사이는 깨진 거울처럼 절대 회복될 수 없다는 것만 명심해!”

그는 지친 심신을 이끌고 터벅터벅 병실을 나섰다.

“미친놈, 저건 분명 미친놈이야.”

이춘화는 끊임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이혼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벌써 추악한 본모습을 드러내는구나. 혜윤아, 요 몇 년 동안 우리는 이 빌어먹을 놈에게 제대로 속은 거야.”

안혜윤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만해요, 엄마. 엄마가 먼저 무례하게 군거잖아요. 두 사람 먼저 돌아가세요.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요.”

양태하는 이춘화를 집으로 모시기 위해 함께 병실에서 나갔다. 두 사람이 막 떠나자, 당직 간호사가 들어와서 안혜윤에게 약을 갈아주었다.

“환자분, 좀 나아지셨어요?”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간호사가 지난밤이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환자분, 어제 헌혈해 주신 분과는 어떤 사이세요? 정말 큰 결심을 하고 헌혈하셨거든요. 헌혈을 위해 목숨을 거셨어요, 중간에 쇼크까지 와서 밤새 병실에 누워계셨다가 방금 깨어나셨어요.”

‘뭐라고?’

안혜윤은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헌혈해 준 사람이 쇼크 때문에 밤새 병실에 누워있었다고? 하지만 태하 씨는 어젯밤 내내 내 곁을 지켰다고 했었잖아. 설마...’

그녀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급히 간호사에게 되물었다.

“혹시 헌혈해 주신 분 성함이 ‘양태하’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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