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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핑크빛 독버섯

Autor: 정로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10-01 21:48:51

분명 파우더룸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뜨니 자신의 방이었다. 엘레노어는 낯설지 않은 천장을 바라보며 한참을 눈만 깜박였다. 머리가 지끈거렸고,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며칠 동안 고열에 시달리며 의식과 무의식을 오갔다는 시녀의 말에 그 정도였나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테오도르와의 그날 밤이 생각났다.

- 아…. 그러고 보니...속옷이 어디 떨어졌을 텐데 정신없어서 그것까지는 다들 생각하지 못했나 보다. 누구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진 않았다. 테오도르의 손길은 거칠었지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충족감이 대단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쾌감의 회오리에 몸이 한계를 넘겨 기절했고, 며칠을 앓아누운 것이다.

시녀가 며칠 만에 깨어난 그녀를 위해 따듯한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었다.

"마마 3일 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셨어요. 이것 좀 드셔보세요."

엘레노어는 시녀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창밖으로 정오의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평소라면 아이들이 문안을 왔을 텐데 그녀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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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35) 계약결혼 일까?

    "평생을 숨죽여 사시더니...이번에 다르시네요."엘레노어가 살짝 미소지었다. 테오도르는 그 미소에 화답하듯 웃어보였다."절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그대로 북부에서 지내도 상관 없습니다. 그러나...이제 몸을 낮출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지킬 것이 생겼지요."그의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엘레노어는 와인으로 입술을 축이고 다시 말을 이었다."그럼, 대관식을 막거나 최소한 연기 시킨 후에는.""시간은 우리 편이 됩니다. 그 사이에 여론을 더 키우고, 북부군을 더 배치하고, 증거와 사람을 모으면 됩니다. 무력 충돌은 최악의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아드리안이 되도록 스스로 물러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신들의 의견을 하나로 끌어모으는 것이 가증 중요합니다. 그들의 반대로 즉위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죠."그의 표정에는 백개의 전장을 누비며 승리를 거둔 노련한 장수의 얼굴이 드러나있었다.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모습이었다."그럼 그동안, 저는 무엇을 할까요?"테오도르가 살짝 미소 지었다."비전...아니, 대공비는 귀부인들을 모아 여론에 힘을 실어 주세요. 아무리 남자들이 밖에서 싸운다고 해도 소문이나 분위기는 여자들이 더 빨리 느끼니까요. ""제가요? 하지만 전..."엘레노어는 쫒겨난 몸이라 생각에 머뭇거렸다. 자신이 스스로 이혼을 외치고 궁을 나왔더라도 나서서 티파티를 열거나 사교계를 누리긴 어려웠을 텐데 황제폐하를 시해했다는 추문을 뒤집어쓰고 궁에서 쫒겨난 상황이 아닌가. 하지만 테오도르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제가 있지 않습니까. 공식적으로 대공비가 되어, 제 결정을 뒷받침해 주십시오. 로제린은 대공비 시절에도 귀부인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누가 봐도...불순한 상황인데 귀부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리가 없죠. 엘레노어. 당신의 존재 자체가 제게는 당신이 떳떳하다는 상징이자 제 정통성의 상징입니다."평소 그의 덩치나 행동을 보았을 때는 믿을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34) 타운하우스의 두 사람

    테오도르의 타운하우스는 황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귀족들이 사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대공이라는 지위에 비해 깔끔하고 단정한 외양을 갖추고 있었으며, 내부는 그의 취향을 반영하듯 단단하고 힘있는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마차가 타운하우스 앞에 도착하자 엘레노어가 먼저 마차에서 내렸다. 마차에서 내린 엘레노어의 발걸음이 대리석에 살짝 미끌리자 테오도르가 낚아채듯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하게 잡아 지지하자 엘레노어의 숨이 살짝 멈췄다. 상복 너머로 그의 체온이 느껴졌다."괜찮습니까?"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엘레노어는 고개만 작게 끄덕였다. 이미 하인들은 분주하게 그녀가 가져온 짐을 옮겨 방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녀가 머물 방도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써다."우선 쉬십시오. 짐은 하인들이 옮겨놓을 겁니다."하인 중 나이가 지긋한 여인이 조심스레 다가와 말을 건넸다."마님, 먼저 목욕물을 준비해 올릴까요? 아니면..."마님, 비전하라 불리던게 익숙해서 살짝 낯선 호칭이었다. 테오도르는 그녀의 허리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우선 방으로 안내하게."그의 한마디에 하인들의 움직임이 다시 빨라졌다. 엘레노어에게 주어진 방안에는 어느덧 저녁 햇살이 길게 드리워 있었다. 창가에 서서 거리를 내려다 보니 황궁의 높은 담장도 보이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거리가 있는 듯 했다. 그녀는 조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편해지니 허기가 졌다. 마침 하인들이 저녁식사가 준비 되었다며 그녀를 식당으로 안내했다.저녁식사는 조용히 이루어졌다. 하인들을 물린 테오도르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였다."혼인신고는 내일 아침에 마치겠습니다. 이미 공론화 된 일이지만 공식적으로 해 둘 필요가 있으니까요.""그런데..."엘레노어가 포크를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빨리 다시...결혼을 한다는 게...""서두르는 것이 아닙니다."테오도르는 그녀의 말을 단호하게 잘랐다."대관식을 하기 전, 가장 효율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33) 은빛 그림자

    마차에 테오도르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황궁을 등진 은발이 햇살을 반사해 하얗게 빛났다. 그의 두 눈은 로제린 쪽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오직 엘레노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전하."애절하기까지 한 그 목소리는 엘레노어를 아직 비전하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 안에는 그녀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는 성큼 다가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엘레노어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북부 은빛 늑대의 가죽으로 만든 코트가 차갑게 식은 그녀의 체온을 따뜻하게 감쌌다."갑작스럽겠지만..."엘레노어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가가 붉었다. 애써 흐르려는 눈물을 막고 있었다. 그녀가 처한 상황은 모든것이 차갑고 날카로웠다. 한참을 그렇게 시달리고 나니 이런 사소한 친절조차 그녀는 눈물날 만큼 고마웠다. 그저 이게 흘러가는 동정이어도 좋았다. 그녀의 그런 얼굴을 본 테오도르의 눈동자에 안타까움이 비치더니 다시금 명확한 의자가 떠올랐다."저와 함께 갑시다.""...네?"엘레노어의 눈이 크게 떠졌다. 테오도르는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으며 말했다."제 아내가 되어주세요.""네?!"그녀의 더 커질 수 있나 싶게 눈이 크게 떠졌다. 등 뒤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로제린의 입이 떡 벌어졌다."비전하...아니 엘레노어. 당신은 이제 누구와도 결혼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제게 하셨던 말씀 기억 하시지요?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당신만 원한다면...아니...제 아내가 되어 주시겠습니까?"로제린이었으면 망신스럽다고 울상을 했을 프로포즈였다. 황태자에게 이혼당한데다 누명에 추문을 쓰고 쫒겨나는 마당에 이런 프로포즈라니. 누군가는 낭만적이다 할지 몰라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잠시 멍했던 엘레노어는 자신이 파우더룸에서 그에게 했던 제안을 떠올렸다."아...그랬죠."그러나 그 제한이 지금 이렇게 자신이 볼품없어진 상황에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크고 거칠지만 여전히 따뜻했다. 십 년 가까이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32) 나의 구원

    엘레노어는 창가에 앉아있었다. 상이 끝났으나 검은 상복을 채 갈아입지 못한 채, 양 손을 무릎 위에 모은 채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는 그 안에 머물러 있었다. 손끝은 차가원진지 오래였다. 날씨는 따뜻했으나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차가웠다. 황궁의 정원은 평화로웠다.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기 위함인지 분주했고 평소와 다름 없이 깔끔하고 정돈된 모양이었다. 그 때, 어떤 예고도 없이 방문이 열렸다.이렇게 방문이 열린 건 테오도르 이후로 처음이었다. 방에 유페된 후로 그녀의 식사는 문 앞에 놓고 노크를 하는 식으로 전달됐다. 엘레노어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아드리안과 로제린이 서있었다. 아드리안은 이미 황제라도 된 듯 어깨를 펴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고, 로제린의 허리에 팔을 감고 있었다. 로제린도 아직 상복차림 이었으나 그 자태는 이미 황후라도 된 듯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엘레노어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려 했다. 그러나 아드리안은 손을 들어 그녀를 만류했다."앉아. 오래 있을 생각은 없으니."그의 목소리는 어쩐지 들떠있었다. 평온과 품위로 치장했으나 그 밑에 깔린 날것의 감정은 도무지 숨겨지지 않는 모양이었다.엘레노어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로제린은 아드리안의 팔짱을 낀 채 몸을 밀착하고는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따. 그 시선은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조소. 비웃음. 그녀는 그런 감정을 숨기려고조차 하지 않은 채 서있었다.세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숨 막힐 것 같은 침묵이 지나가고, 드디어 아드리안이 입을 열었다."그대의 처지는 그대가 더 잘 알것이야. 지금 그대를 둘러싼 주문 또한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백합니다."엘레노어의 어조는 담담했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자 아드리안의 얼굴에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나 측은함은 남아있지 않음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그에게 그녀는 치워야만 하는 장애물, 귀찮은 것 그 자체였다.- 나는...뭘 기대한걸까.엘레노어의 고개가 작게 내려갔다. 아드리안은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31) 막장드라마

    “엘레노어 드 로슈포르와 재혼하겠습니다.”테오도르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차분하게 울려퍼졌다.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였으나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 안에 담긴 무게를 눈치 챌 수 있었다. 또한, 안건이 안건이니 만큼 모두의 이목이 집중 될 수 밖에 없었다.그의 말을 들은 아드리안의 표정이 굳어졌다.“…숙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테오도르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마저 머금고 있었다. 그는 아드리안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다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폐하께서 감사하게도 부정한 제 아내 로제린과 제 결혼생활을 마무리 지어주신 덕분에... 저는 이제 자유로운 몸이 되었지요. 그리고 엘레노어 드 로슈포르 역시, 폐하와의 혼인이 파기되어 더 이상 남편이 있는 몸이 아니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혼남 혼자 아이와 북부의 성을 돌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황태자비시절 엘레노어가 보여준 능력을 높이 사는 바. 이혼한 남성과 이혼한 여성이 재혼을 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전 남편이자 황제가 되실 황태자 전하께 예의상 허락을 구하는 거지요."주변의 대신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테오도르이 어조는 정중했으나 그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누가 봐도 부정을 저지른 로제린의 상대는 아드리안이었고 지금 그 아드리안의 전 부인이 된 엘레노어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하..하하하하하하"아드리안이 웃음을 터뜨렸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한참을 웃던 그는 진정하고 테오도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네. 숙부. 그 말씀이 맞습니다. 다만 염려되는 점은... 엘레노어는 황제를 시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몸입니다. 그런 사람을 대공비로 맞이하겠다니. 품위가 손상될까 염려되서 그렇습니다."그는 애써 테오도르를 비꼬고 엘레노어를 깎아내리며 말했다. 그러나 테오도르의 표정은 차분했다.“폐하. 말씀은 바로 하셔야지요. 혐의가 의심 된거지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테오도르는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30) 이혼 바로 재혼

    테오도르는 다음 날, 수사를 새롭게 진행했다. 자신의 측근, 믿을만한 사람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아드리안의 별채에 머무르는 로제린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 별채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뭔가 나오리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로제린은 이미 시녀 복을 처분한 뒤였고, 그녀가 황궁을 돌아다닌 증거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별채에서만 지낸 탓에 드레스라던가 외출복 등은 전혀 발견되지 않은 탓이었다. "그럴 리가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테오도르는 서류 뭉치를 구기며 말했다. 생각보다 로제린이 치밀하게 준비한 탓에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탓이었다. 다만, 엘레노어에게 음식이 담긴 쟁반을 건넨 시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조사 전 스스로 목을 맸다는 점이 새로운 소구점이었다. 시종들은 그녀가 범인이라거나, 아니면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분분했으나, 그럼에도 엘레노어에 대한 의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 시녀가…. 뭐 하러 황제 폐하를 그러겠어?""누가 시킨 거 아니야?""아니면 황태자비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야?"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하던 중, 황제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장례식은 제국의 격식에 맞춰 성대하게 치러졌다. 검은 휘장이 황궁 전체를 덮었고, 국내외 조문객이 끝없이 줄을 이었다. 황족과 귀족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그를 추모했다. 황제의 관이 천천히 인파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동안 궁인들은 고개를 숙였고, 대신들은 참담한 표정으로 예를 갖추었다. 그러나 그 엄숙함 속에서도 로제린의 시선은 은밀하게 움직였다.황태자 이제 황위 계승자답게 아드리안은 상복을 입고 가장 앞장서있었다. 표정은 슬픔에 찬 모습이었으나, 눈빛은 묘하게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그의 아내이자 황태자비인 엘레노어가 아닌, 검은 옷을 입고 모자를 갖춰 쓴 핑크색 머리의 여성이 서 있었다. 바로 로제린이었다. 아드리안은 이제 로제린을 숨기려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런 자리에서조차 로제린을 엘레노어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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