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서른을 넘기지 못하는 저주를 짊어진 하르젠 공작 준경. 그의 저주를 약하게 만드는 유일한 예언자 솔이 계약자로 들어온다. 예언의 대가를 나누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100년 전 하르젠과 라엔의 연결이 강제로 끊겼다는 사실을 추적한다. 명령과 복종으로 시작된 관계는 점차 서로를 향한 자발적인 선택으로 변해간다.
Ver mais솔의 숨이 짧아졌다.허벅지 안쪽에 힘이 들어갔다가다시 풀렸다.준경이 그 변화를 내려다봤다.기다리게 했을 뿐인데솔의 반응이 달라져 있었다.만질 때보다더 선명했다.준경은 그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마음에 들었다.저렇게 멈춰 있는 솔이.자기가 다시 허락할 때까지그 상태로 있는 솔이.준경이 손가락을 움직였다.아주 느리게.솔의 숨이 끊겼다.허리가 또 들썩이려 했다.준경이 다른 손으로그 허리를 눌러 고정했다.“아직.”솔이 이를 악물었다.움직이지 않았다.기다리는 동안몸의 반응은 더 커졌다.준경이 원하는 타이밍에다시 리듬을 만들었다.솔은 그 리듬에이전보다 빨리 몸을 맡겼다.무엇을 해야 하는지다시 명확해졌기 때문이었다.준경이 정하면따르면 됐다.그 간단한 구조가반복될수록솔의 몸이 더 쉽게 열렸다.준경은 그 패턴을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다.준경이 솔의 무릎을 더 벌렸다.스스로 몸을 밀어 넣었다.한 번에 끝까지 가지 않았다.솔의 몸이 받아들이는 만큼,천천히 깊이를 늘렸다.솔의 손톱이 시트를 움켜쥐었다.목구멍까지 올라온 소리가짧은 숨으로 새었다.준경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깊고,일정한 간격으로.솔은 그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더 이상 다음을 예상하려 하지 않았다.준경이 당기면 따라가고,밀어붙이면 그대로 받아들였다.무엇을 해야 할지 찾는 대신그가 정하는 움직임만 느꼈다.시간이 조금 흘렀다.어느 순간 준경이솔의 손목을 잡았다.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한 손으로 붙잡았다.“그대로.”솔이 움직임을 멈췄다.준경의 허리가 다시 움직였다.조금 전보다 깊었다.솔의 등이 침대 위에서 들렸다.잡힌 손목에 힘이 들어갔다가,금세 풀렸다.준경은 그 변화를 내려다봤다.솔은 손을 빼려 하지 않았다.자기가 정해준 자리에서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다.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준경이 다시 깊게 움직였다.솔의 숨이 크게 흔들렸다.그때 준경이 낮게 말했다.“그래.”잠시 뒤,“잘하네.”솔의
솔은 그를 바라봤다.해야 할 일이 없어졌다.잘해야 할 것도.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리 짐작할 필요도 없었다.준경이 정한다.자신은 그가 정한 만큼만 따르면 된다.조금 전까지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질문들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솔은 그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작게 대답했다.“예.”준경이 다시 입을 맞췄다.이번에는 솔의 어깨에 들어가 있던 힘이 조금 덜했다.준경의 입술이 다시 닿았다.이번엔 더 깊었다.혀가 들어왔고, 솔의 숨이 그의 입안으로 새어 나갔다.준경은 허리를 잡은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솔을 자기 무릎위에 고정시킨 채, 원하는 각도로 얼굴을 기울였다.솔은 처음엔 그에 맞춰 움직이려 했다.입을 벌리는 타이밍을,숨을 쉬는 간격을,손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스스로 맞추려고 했다.그 순간 어깨가 다시 굳었다.준경이 바로 알아챘다.입술을 떼지 않은 채 손을 움직였다.솔이 자기 허리를 잡으려던 손목을 잡아 내렸다.그리고 짧게 말했다.“움직이지 마.“솔의 손이 멈췄다.준경이 그 손을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내가 한다고 했잖아.”그 말과 함께 다시 입을 맞췄다.솔은 더 이상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입을 벌리는 것도,숨을 참는 것도,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생각하지 않았다.준경이 밀면 열리고,당기면 기울어졌다.사고의 양이 줄어들자오히려 입술에 닿는 감촉이 선명해졌다.뜨거움과 습기가전보다 또렷했다.준경이 솔의 허리를 들어 올렸다.무릎 위에서 몸을 돌려 침대 쪽으로 옮겼다.솔은 자기가 어떻게 눕혀지는지 계산하지 않았다.준경이 정한 위치에그대로 놓였다.옷이 벗겨지는 과정도 같았다.준경이 직접 했다.필요한 만큼만.서두르지 않았고,설명하지 않았다.솔의 피부가 공기에 닿자미세한 소름이 돋았다.준경의 손바닥이그 위를 지나갔다.확인이 아니었다.만지고 싶어서 하는 손길이었다.솔은 그 차이를 이제는 알았다.그런데도 몸을 피하지 않았다.준경이 솔의 무릎을 벌렸다.
밤이 깊어서야 솔은 맞은편 문 앞에 섰다.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쳤던 문이었다.자신의 방에서 나오면 바로 보였고, 준경이 안에 있는 날이면 작은 인기척까지 들렸다.그런데 문 앞에 직접 서 있는 건 처음이었다.솔은 손을 들어 노크하려다 잠시 멈췄다.오늘 낮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만지고 싶어서.상환이 아니었다.저주를 확인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준경은 그렇게 분명히 말했다.그리고 오늘 밤 자신의 방으로 오라고 했다.솔은 잠깐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무엇을 하게 될지는 묻지 않았다.준경도 말해주지 않았다.예전의 계약이었다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귀족이 부르면 가고, 필요한 일을 말하면 따르면 됐다.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문 하나를 두고 서 있는 시간이 길었다.솔은 결국 손을 들었다.똑똑.“들어와.”대답은 바로 들려왔다.솔이 문을 열었다.준경은 침대 곁의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낮과는 옷차림부터 달랐다.겉옷도 없었고, 목을 단단하게 감싸던 옷깃도 풀려 있었다.솔이 들어오는 것을 본 준경이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덮었다.“왔네.”“예.”솔은 문을 닫았다.그리고 그 앞에 그대로 서 있었다.준경이 그런 솔을 바라봤다.“왜 거기 있어.”솔은 잠깐 망설이다가 물었다.“무엇을 하면 됩니까?”준경의 시선이 멈췄다.솔은 대답을 기다렸다.예언을 하라면 하면 됐다.문양을 보여달라면 보여주면 됐다.상환이 필요하다면 그 역시 준경이 정할 것이다.하지만 준경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다.잠시 솔을 바라보다 한 손을 들어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였다.가까이 오라는 뜻이었다.솔의 시선이 그 손에 머물렀다.“이리 와.”그제야 솔이 움직였다.몇 걸음.침대 앞까지 다가가 멈췄다.준경은 여전히 앉은 채 솔을 올려다봤다.무엇을 하면 되는지는 끝내 말해주지 않았다.대신 손을 뻗었다.솔의 손목이 그의 손 안에 들어갔다.“더 가까이.”솔이 한 걸음 더 갔다.이제 무릎이 거의 준경의 다리에 닿았다.준경은 그 정도가
솔의 숨이 멎었다.너무 간단한 대답이었다.저주도.예언도.계약도 없었다.그냥 자신에게 손대고 싶었다고 했다.준경은 그 사실을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솔은 시선을 내렸다.어제의 감각이 다시 떠올랐다.턱을 잡았던 손.목선을 지나 내려오던 손끝.그리고 이전에는 누구도 업무라는 이름으로 건드리지 않았던 자리.이제는 알았다.그 행동에 이유가 없었던 게 아니었다.이유가 자신이 알고 있던 종류가 아니었을 뿐이었다.그런데도 마음속에 남아 있던 질문 하나는 사라지지 않았다.준경이 물었다.“그런데 너는?”솔이 고개를 들었다.“예?”“왜 안 피했어.”손끝이 다시 굳었다.아침부터 자신에게 묻고 있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공작이라서였을까.갑작스러워서 움직이지 못한 걸까.그동안 명령을 따르는 데 익숙했기 때문일까.솔은 어느 쪽도 고르지 못했다.“저는…….”말이 끊겼다.준경은 재촉하지 않았다.솔은 결국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준경의 눈이 가늘어졌다.솔은 덧붙였다.“왜 그러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이번에는 변명도 아니었다.정말 몰랐다.준경의 대답을 들었다고 해서 자신의 질문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반대였다.준경은 자신이 왜 손을 뻗었는지 알고 있었다.솔은 자신이 왜 피하지 않았는지 몰랐다.잠깐의 침묵 끝에 준경이 말했다.“그래.”이상할 만큼 담담한 목소리였다.“그럼 아직 모르는 걸로 해.”솔이 그를 바라봤다.준경은 이미 답을 받아낸 사람처럼 더 묻지 않았다.그 태도가 오히려 솔의 마음을 더 어지럽혔다.솔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 있었다.그때 준경이 오른손을 내려다봤다.검은 저주 표식의 가장자리가 조금 흐려져 있었다.아주 미세한 변화였다.하지만 둘 다 이제는 알아볼 수 있었다.솔의 시선도 그곳으로 향했다.“또 반응하고 있습니다.”“그러네.”준경이 소매를 조금 더 걷었다.방금 전까지는 분명 이보다 짙었다.솔이 가까이 서 있는 동안 다시 옅어진 것이다.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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