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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Author: 달빛
승오는 스스로 권아에게 어떠한 감정도 남아 있지 않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권아 때문에 해를 입을 뻔했으니, 승오는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니는 승오가 많이 흥분한 걸 느껴, 얼른 말했다.

“백권아가 날 해치려고 한 것도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이 일을 해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승오만 아니었다면, 하니의 삶에 이런 위험은 절대 찾아오지 않았을 거다.

“하니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승오는 하니의 표정을 보며, 순간 긴장했다.

“혹시 화났어?”

“아니.”

하니는 눈앞의 남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 중이었는데, 승오가 갑자기 이런 태도를 보이자, 오히려 어리둥절해졌다.

심지어 방해받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아는 걸 다 말해주면, 날 풀어줄 수 있어?”

“물론이지. 하지만 백권아 쪽은 어떻게 처리할 건지 생각해 봤어? 사실 나한테 한 가지 생각이 있어.”

하니의 말투는 비록 평온했지만, 듣는 이에게 강한 압박감을 줬고, 사고는 매우 명료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돼?”

하니의 말속에 담긴 의미를 바로 알아 들은 남자는 하니를 보며 말했다.

“설마 나를 포섭하려는 거야?”

“너한테도 이게 가장 방법이지 않을까?”

하니는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대답은?”

“하니야, 이 일은 내가 처리하게 해줘.”

그때 승오가 갑자기 끼어들어 두 사람의 대화를 적절히 끊었다.

그의 두 눈에는 여전히 고집이 들어 있었다.

방금 한 순간, 승오는 자신이 뒤로 밀려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하니가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은 그를 너무 괴롭게 했다.

“네가 처리하겠다고? 백권아가 얽혔는데, 잘 처리할 수 있겠어? 내가 만약 백권아를 고소하겠다면, 내 편이 되어줄 수 있어?”

이 말을 하는 하니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단지 조용히 승오를 바라볼 뿐이었다.

승오는 다시 한번 멍해지더니, 하니를 보며 대답했다.

“하니야, 난 당연히 네 편이야. 아직도 내 마음을 의심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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