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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Author: 달빛
권아는 애교 섞인 표정을 지으며 눈을 들어 승오를 바라봤다.

하지만 승오는 여자의 턱을 거칠게 잡았다. 목소리는 서늘했다.

“하니 말고 이렇게 할 자격 없어.”

권아의 얼굴빛이 싸늘해졌다.

승오는 며칠째 회사에도 나가지 않았다.

강씨 집안 어른들의 불만은 이미 극에 달했고, ‘미래 강승오 대표의 아내’라는 권아는 그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버텼다.

조금만 실수해도 곧장 미움을 살 위치였다.

그래서 권아는 어떻게든 승오를 붙잡고 다잡아야 했다.

“오빠, 조금만 기다려. 오빠가 사랑하는 이하니... 분명 돌아올 거야. 그때 내가 이하니한테 자리 양보하고, 직접 설명할게.”

“그러니까 우리 지금 좀 진정하자, 응? 지금 이 꼴을 이하니가 보면... 실망할 거니까.”

그 말에 승오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니는 이런 모습 싫어하지... 자포자기하는 사람, 제일 싫어해.’

그는 중얼거리며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거울 앞에 서서 수염을 깨끗이 밀고 말했다.

“내가 변하면 하니는 꼭 돌아올 거야.”

권아의 눈동자 속 질투가 깊게 번졌다. 예전엔 여자가 조금만 애교를 부리고, 부드럽게 굴면 남자를 잡아둘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건 완전히 꿈이었다. 하니는 이미 떠났는데도, 승오는 여전히 하니의 말이라면 귀를 기울였다.

‘난 이렇게 죽을 각오로 옆에 있어도... 아무것도 아닌 거네.’

권아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때, 심주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권아야, 승오 회사 나갔어? 너 지금 애기 가진 몸이잖아. 승오도 널 생각하면 움직일 거야. 얼른 회사로 가라고 해.]

권아는 손가락을 세게 움켜쥐었다.

‘참 웃기네. 자기가 나서서 못 잡는 사람을, 며느리도 아닌 나한테 맡기다니.’

심주영은 이어서 덧붙였다.

[그리고 너도 승오랑 혼인신고부터 해. 안 그러면 승오 아버지가 돌아온다고 해도 절대 널 인정하지 않을 거야. 승오 아버지, 원래 고집이 센 사람이야. 게다가 하니가 승오 아버지 목숨을 한 번 구하기까지 했다고.]

그 말을 듣자 권아의 표정이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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