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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Author: 보라돌이
하룻밤이 지나자 폭풍우는 멈추었고, 바다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하지만 짙은 안개가 바다를 뒤덮고 있어, 아직 항해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운일은 사람들을 이끌고 배에서 내려 섬으로 올라가 상황을 살펴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그는 다소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폐하, 이 섬에는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낮은 식물들만 자라고 있고 사냥할 만한 동물도 없습니다. 하지만 정교하고 귀한 거대한 홍산호 군락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만 캐도 엄청난 값어치를 할 것입니다.”

연천능이 말했다.

“뭘 기다리고 있느냐? 가서 확인하고 캐서 배에 실어라!”

그 말에 모두 배에서 내려 산호 군락을 보러 갔다.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붉은 산호 군락은 해안가에서 시작해 깊은 바다까지 이어져 있어, 마치 붉은 바다가 펼쳐진 듯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백진아는 현대에서도, 이곳에서도 이토록 아름답고 거대한 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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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천능의 강경한 태도 때문인지, 오랫동안 아무도 그에게 여인을 들이밀지 못했다.설마 또 죽음이 두렵지 않은 누군가가 궁에 들어와 백진아와 자리를 다투겠다고 나선 것일까?이유니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연천능의 빈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마마의 계모가 되고 싶다더군요.”백진아는 살짝 놀랐다.“뭐라고? 우리 아버지를 마음에 들어 했다고?”백근당은 외모와 분위기 모두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듯한 눈매는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보다도 더 매력적이었다.그 눈빛에는 마치 갈고리가 달린 것처럼, 한 번 흘끗 바라보기만 해도 어린 아가씨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였다.어떤 중년 남자는 젊고 풋풋한 미남보다 더 매력적인 법이다. 백근당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우희월이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재혼을 생각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었다.하지만 황후의 계모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니, 그 배짱만큼은 정말 대단했다.백진아가 물었다.“누구냐?”이유니가 대답했다.“호부시랑 소성동의 딸, 소춘영입니다.”백진아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소춘영이라? 이름이 어쩐지 정겹구나.”이유니가 어깨를 으쓱했다.“소성동은 가난한 집안 출신입니다. 서른 살에 과거에 급제했으니, 집안도 원래 농가였겠지요. 그래서 이름도 이렇게… 소박한 게 아닐까요?”백진아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고 해서 편견을 갖는 사람은 아니었다.“소춘영은 어떻게 생겼더냐? 나이는 몇 살이고? 어머니는 원래 월국의 공주였다. 외모도, 기품도 모두 뛰어났지. 너무 평범한 여인이라면 아버지 눈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다.”이유니가 말했다.“저도 모릅니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공무 때문에 소 대감과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인품이 나쁘지 않아 대신 말을 전해주겠다고 한 것이지요. 소 대감의 말로는 딸의 자존심이 아주 강하다고 하더군요. 시골에서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며 혼처를 모두 거절하다 보니 어느새 스무 살이 되었고, 수도에 올라와서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57화

    그래서 백진아의 뱃속에 있는 황자가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백진아는 보름 동안 지켜본 끝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더 이상 상서원에 가지 않았다.그녀는 현우와 현설을 보아의 곁에 붙여 두었고, 암중에는 호위무사 네 명도 배치했다.게다가 상서원에는 연천능이 암위와 어림군까지 배치해 전체의 안전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며칠 뒤, 나른한 졸음이 밀려오는 어느 오후였다.백진아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들의 장부를 결산하고 있는데, 현빙이 들어와 아뢰었다.“마마, 이유니 이 대인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백진아는 고개를 들고 장부를 덮었다.“들라 하라.”잠시 후, 이유니가 한 손으로 커다란 배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시녀의 팔을 잡은 채 걸어 들어왔다.그런데 어찌나 성큼성큼 걷는지, 배가 전혀 무겁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백진아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얼른 말했다.“천천히 좀 오너라. 너 지금…”그녀는 뒤에서 붉은 비단으로 덮인 무언가를 들고 따라오는 사람들을 보고 말을 삼켰다. 대강 짐작이 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유니를 맞으러 갔다.그러면서 타이르듯 말했다.“배도 이제 일곱 달은 넘었지 않느냐? 그런데 어찌 또 나왔느냐? 고지행은 너를 말리지도 않고?”이유니가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계속 집에만 누워 있는 것도 출산에 좋지 않으니까요.”백진아의 시선이 그녀 뒤에 있는 물건으로 향했다.“무슨 좋은 선물을 가져온 것이냐?”이유니가 웃었다.“마마께서 얼마나 총명하신데요. 설마 짐작도 못 하셨겠습니까?”백진아가 허허 웃었다.“네가 답을 말해 주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느냐? 맞혔는지 틀렸는지도 모르지.”이유니가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러자 궁녀와 태감들이 물건을 덮고 있던 붉은 비단을 걷어냈다.백진아의 눈이 반짝였다.“역시 거울이었구나!”크고 작은 전신거울 두 개에 거울이 달린 화장대, 화장 거울, 화장함까지.크고 작은 물건이 십여 점이나 되었는데, 하나같이 정교해 손에서 놓기 아까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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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낙장풍이 와룡산에 갔던 것도 모험을 위해서가 아닌, 일찍 세상을 떠난 부인을 위해 구전환혼초를 찾으러 간 것이었다.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과거가 되어 버렸다.그는 백진아를 한참 바라보다가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서 가장 좋은 여인은 이미 임자가 있었다. 그는 그저…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겨 둘 수밖에 없었다.낙장풍이 복잡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자, 그 모습을 본 연천능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수컷이 제 짝을 지키려는 본능 때문인지, 연천능은 진작부터 낙장풍이 백진아에게 품고 있는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몰래 눈을 흘겼다.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물었다.“낙 대협, 이 여협이 자네의 뜻을 묻고 있지 않나.”이월을 보자 연천능의 가슴이 또 한 번 답답해졌다. 이 여자는 백진아와 혼례까지 올렸던 사람이었다.명분까지 있었다!물론 당시 백진아는 남장을 하고 있었지만, 이월 역시 백진아에게 마음을 품었던 적이 있었다.‘아! 연적에 여자까지 있다니, 정말이지…’낙장풍은 가볍게 헛기침하며 말했다.“부모님도 연세가 많으시고, 우진이도 아직 어립니다. 게다가 성안의 일도 손을 놓을 수 없으니, 아무래도 송 형님과 함께 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월의 밝은 눈동자가 잠시 어두워졌다. 그녀는 송자안에게 말했다.“돌아가서 문주님과 상의해 본 뒤 결정하겠습니다.”송자안은 눈을 몇 번 굴리더니 허허 웃었다.“좋지요. 어쨌든 저는 꼭 나가서 견문을 넓혀 볼 생각입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우리 상단의 발걸음은 명주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더 먼 곳까지 가야지요. 바다 건너편에도 육지가 있고, 그곳의 나라도 대량이나 월국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앞으로 해상 무역은 크게 번성할 터였다. 많은 위험도 따르겠지만, 지금 연천능의 손에는 병사도 사람도 충분했다. 그러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었다.지금 월국 전체는 대대적인 건설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길을 닦고, 황무지를 개간하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55화

    하지만 이유니는 예법만 익힌 명문가 규수와는 달랐다. 그녀의 뼛속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질이 배어 있었다. 자신감, 강인함, 총명함, 담담함….여러 방면에서 백진아와 무척이나 닮았지만, 백진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냉담했으며 속을 헤아리기도 어려운 사람이었다.생각해 보면 이것이 고지행이 그녀에게 입을 맞출 수 있었던 이유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고지행 자신도 그 이유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신혼부부는 궁으로 들어가 황제와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올렸다.광명전에 도착하니 연천능과 백진아가 모두 와 있었고, 백경유, 수영광, 수명우, 낙장풍, 이월, 송자안, 어성, 뢰십일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알현하러 왔다는 말을 듣자 모두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오늘의 주인공들이 왔구나.”그녀의 안색은 발그레했고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기쁨이 가득한 표정에는 고지행이 다른 사람과 혼인한 것에 대한 서운함이나 슬픔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고지행은 예쁜 눈을 가늘게 좁혔고, 가슴 한구석이 콕 아려 왔다.‘그녀의 마음속에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건가? 우리가 함께했던 그 즐거운 시간들이… 정말 그녀 마음속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로도 남지 않은 걸까?아, 정말 좌절스럽네. 너무… 슬프다!’연천능의 봉황 같은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지며 고지행에게 경고하듯 시선을 보냈다.그리고 백진아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확인한 연천능은 고지행에게 의기양양한 승자의 눈빛을 보냈다.고지행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흥!’그때 고지행은 이유니를 부축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심하거라. 네 배 속에는 지금 아기가 둘이나 있으니. 둘이나.”그러면서 연천능을 흘끗 바라보았다. 가라앉은 연천능의 눈빛을 확인한 고지행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헤헤! 나도 연천능을 압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연천능은 속으로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유치하긴.’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54화

    이유니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뛰어난 지혜를 쌓았다. 남자로 살아본 적도 있었기에, 한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아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고지행 같은 풋내기쯤은 쉽게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다.고지행은 그녀가 빤히 바라보자 조금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가볍게 헛기침했다.“여봐라.”곧 여섯 명의 시녀가 들어와 물동이와 수건을 들고 이유니의 세수를 시중들었다.고지행은 신의곡의 소곡주로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랐지만, 시녀의 시중을 받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홀로 욕실로 가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그는 병풍에 걸어 둔 허리띠를 집어 허리에 둘렀다. 그리고 ‘찰칵’ 소리와 함께 허리띠의 옥 장식을 채웠다.그는 별다른 감정 없이 담담한 목소리로 이유니에게 말했다.“오늘 바로 할머니를 모셔 오거라. 혼자 궁에 계시면 분명 불편하실 테니.”“예.”이유니는 고지행이 생각보다 세심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두 팔을 벌려 시녀들이 옷매무새를 정리하게 했다.고지행은 그런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눈빛에 의문을 띠었다.이유니의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당연하다는 듯 남의 시중을 받고 있었다.어려서부터 가난하게 살아온 어부의 딸이 보일 태도는 아니었다. 비록 반년 동안 벼슬을 했다고 해도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는 없었다.고지행은 늘 이유니에게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기품을 느꼈다. 어딘가 백진아와 닮은 구석도 있었지만, 이유니는 백진아보다 훨씬 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두 사람은 간단히 몸단장을 마친 뒤 신의곡 곡주를 만나러 갔다.곡주는 상석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가장 먼저 이유니의 배로 향했다가 곧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아무리 외할아버지라 해도 외손자 며느리의 배를 빤히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높은 문턱을 넘을 때 이유니는 배가 너무 커 발밑이 보이지 않는 데다 치맛자락까지 거추장스러워 하마터면 걸려 넘어질 뻔했다.“어머!”이유니의 몸이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53화

    이유니는 팔꿈치로 침상을 짚으며 말했다.“좀 움직이고 싶은데 몸이 너무 무겁네요... 좀 도와주세요.”배가 놀라울 만큼 불러 있는 것을 본 고지행은 얼른 다가가 그녀를 도왔다.그는 의원이었지만 남녀유별이라는 말이 있듯, 이런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고지행은 손을 뻗은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는 결국 물었다.“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느냐?”이유니가 말했다.“배를 받쳐서 이쪽으로 돌려 주세요.”고지행은 허리를 숙여 한 손으로 침상을 짚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배를 받친 뒤 조심스럽게 힘을 주었다.이유니는 몸을 돌려 반듯하게 누웠다.고지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 여자 배를 뒤집어 주는 게 무공 수련보다 더 어렵구나.’막 손을 거두려는데, 갑자기 이유니의 배 속에서 무언가 꿈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어이쿠!”고지행이 신기하다는 듯 작게 외쳤다.“애들이 움직인다!”그는 의원이었기에 태동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손으로 태동을 느껴 본 것은 처음이었다.하물며 자신의 아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 것은 더더욱 처음이었다.정말 신기했다.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손바닥을 타고 가슴 깊은 곳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간질간질하면서도 따뜻했고, 벅차오르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었다.설마 이것이 아버지가 된다는 기분인가?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소리 없이 웃었다.이유니는 얼떨떨해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이 녀석, 완전히 얼빠진 아버지가 되어 버렸네.’“어머, 또 움직였어요!”그녀는 그의 손을 잡아 다시 배 위에 올려놓았다.고지행은 작은 발이 손바닥을 톡 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그의 심장을 걷어찬 것처럼 머릿속이 ‘쿵’ 하고 울렸다.그는 이유니의 배 한쪽이 봉긋하게 솟아올랐다가 가라앉고, 곧이어 다른 쪽이 다시 불쑥 솟아오르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아이고, 아이고.”이유니가 볼록하게 솟은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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