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내 고백을 거절했던 남자. 이번에는, 당신이 기다릴 차례." 내 고백을 거절한 남자가 면접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곱 해 동안 그의 비서였던 문설온. 퇴사한 지 반년, 작은 회사의 대표가 된 그녀 앞에 옛 상사 공서겸이 지원자로 나타난다. “운영 자문을 구하는 겁니다. 대표 자리는 아니고요.” “그 자리에는 이미 사람이 있네요.” 계약 기간은 석 달. 일만 하려던 설온에게 그는 자꾸 업무 밖의 질문을 건넨다. “당신이 그리운 건 나예요, 내가 해 주던 일들이에요?” 다시 믿어 보고 싶어진 순간, 함께 맡은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그의 과거 결정이 책임의 중심에 놓인다. 이번에는 설온도 그를 대신해 답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Lihat lebih banyak내 고백을 거절한 남자가 면접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서겸은 문이 열리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년 전까지 내가 매일 펴 주던 재킷 자락을, 오늘은 그가 직접 정리했다.
“안녕하십니까, 문 대표님.”
나는 문손잡이를 놓지 않은 채 그를 봤다. 어제 지원자 명단에서 이름을 확인했고, 밤새 이력서를 세 번이나 읽었다. 그런데도 직접 듣는 그 호칭에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일곱 해 동안 대표님은 저 남자였다.
“앉으세요.”
서겸이 의자를 당겼다. 나도 맞은편에 앉아 서류를 펼쳤다. 채용 여부는 공동 창업자인 수인과 함께 결정한다. 오늘 내가 할 일은 그가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방에는 그가 앉기엔 조금 낮은 의자 두 개와 흠집 난 회의 탁자 하나뿐이었다. 서겸의 무릎이 탁자 아래에 닿았다. 둔한 소리가 났지만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의자가 작죠.”
“탁자가 낮은 것 같습니다.”
“둘 다 바꿀 예산은 없습니다.”
“제가 자세를 바꾸죠.”
그가 다리를 비스듬히 옮겼다. 웃음이 올라오는 것을 누르며 나는 첫 장을 넘겼다.
“일정 보셨습니까? 석 달 동안 현장에 나가셔야 합니다.”
“봤습니다.”
“운영 자문 한 명을 구하는 겁니다. 대표 자리는 아니고요.”
“그 자리에는 이미 사람이 있네요.”
서겸의 시선이 내 앞에 놓인 명패에 머물렀다. 문설온. 대표. 개업 선물로 수인이 주문한 것이었다. 나는 명패 모서리에 얹었던 손을 서류 위로 옮겼다.
“퇴임하신 건 확인했습니다. 이전 회사와 남은 업무 관계는 따로 있으십니까?”
“인수인계는 마쳤고 현재 직책은 없습니다. 다만 맡으신 현장은 제가 재직할 때 시작된 사업입니다. 당시 의사결정에 대한 확인 요청이 오면 답해야 합니다.”
“그 회사 의견을 저희 쪽에 전달하는 역할은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쪽을 대신할 권한도 없습니다.”
나는 준비한 질문 옆에 표시했다. 그가 먼저 밝히지 않았다면 여기에서 면접을 끝낼 생각이었다.
“그럼 업무 질문드리겠습니다. 방문 예약은 계속 받는데, 고객사에서 구역별 이용 범위를 아직 확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서겸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한때 회의실에서 그의 침묵이 길어지면 나는 필요한 자료부터 찾아 밀어 넣곤 했다. 오늘은 펜만 고쳐 쥐었다.
“지금 안내 중인 내용과 고객사가 확정한 내용을 먼저 대조하겠습니다. 차이가 있으면 문 대표님께 보고하고 수정 요청을 올리죠.”
“당장 예약을 늘려 달라고 하면요?”
“안내할 수 있는 범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사에서 싫어할 대답인데요.”
“나중에 예약한 사람들에게 못 지킬 약속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나는 질문지에서 눈을 들었다. 서겸은 내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예전에는 내가 저 눈치를 봤다. 보고를 여기에서 끝내도 되는지, 더 필요한 것이 있는지.
“전에는 일단 방법부터 찾으라고 하셨죠.”
“그랬습니다.”
대답이 너무 빨라서 오히려 다음 말을 잃었다.
“지금도 해결할 방법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확인이 안 된 것을 된다고 말할 수는 없죠.”
“면접 준비를 많이 하셨네요.”
“내가 전에도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겠다는 뜻으로 듣겠습니다.”
그는 웃지 않았다. 나도 웃을 수 없었다. 질문지 모서리가 손끝에 걸렸다. 나는 종이를 바로 놓고 다음 장을 펼쳤다.
바깥 복사기가 종이를 뱉기 시작했다. 얇은 칸막이 너머로 수인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도 들렸다. 작고 정신없는 사무실. 그제야 내가 여기에 있다는 감각이 조금 돌아왔다.
“현장 쪽에서 대표님 결재를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문 대표님께 전달하겠습니다.”
“저 말고, 공 대표님이요.”
그의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
“그렇게 부르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희 직원도 실수할 수 있고요. 그럴 때마다 제가 뒤에서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맡은 범위를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답해도 되는 내용은 답하고, 결정이 필요한 건 문 대표님께 올리죠.”
“제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셔도요?”
“반대 의견을 내겠습니다.”
“말 잘 들으시겠다는 답은 아니네요.”
“그걸 원하시면 저보다 저렴한 지원자가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정말 웃음이 새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펜 뚜껑을 닫았다. 서겸이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나를 보고 있었다. 입가에 번지던 웃음이 한 박자 늦게 사라졌다.
그가 나를 이렇게 오래 본 적이 있었나.
기억을 뒤지려는 순간, 나는 서류의 마지막 칸을 짚었다.
“보수는 왜 비워 두셨습니까?”
“실제 투입 일수와 책임 범위를 듣고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저희 자문비 상한은 공고에 있습니다. 이전에 받으시던 금액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봤습니다. 현장 교통비 같은 실비가 별도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는 책상 위 계산기를 그에게 돌렸다. 그가 누른 금액을 다른 후보의 견적과 맞춰 봤다. 경력에 비해 낮춰 부른 숫자는 아니었다. 예산표의 자문료 칸에는 들어갔다. 나는 옆에 적어 둔 업무 범위를 다시 짚었다.
“제일 높은 구간이네요.”
“일곱 해 동안 제 일정 보셨잖습니까. 맡긴 일은 끝냅니다.”
“끝내는 동안 제가 집에 못 간 날도 많았죠.”
그의 손이 계산기 옆에서 멎었다.
“이번에는 그 시간도 견적에 들어가야겠네요.”
“제가 이 돈을 드리고도 밤에 남아서 다 고쳐야 하면 곤란해요. 같이 야근한 사람 앞에서 경력 자랑하시는 겁니까?”
“추천서는 부탁드리기 어렵겠네요.”
나는 계산기를 당겨 숫자를 메모했다. 펜 끝이 숫자 아래에서 멈췄다. 조금 전 농담에 한마디 더 보태고 싶었다. 면접 질문은 아직 남아 있었다. 나는 다음 질문 앞에 작게 표시하고 그를 올려다봤다.
그가 웃는 얼굴을 보려고 잡은 면접은 아니었다.
반년 전에도 이 사람과 대화하는 게 좋았다. 그걸 사랑이라고 말하기까지는 오래 걸렸고, 말한 뒤 그만두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때처럼 내 마음부터 접어야 하는 일이 다시 생길까 봐, 나는 질문지를 더 단단히 눌렀다.
서겸은 테이블 위에서 손을 거뒀다.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가 소매 아래로 들어갔다. 나는 그 시계를 보며 그가 언제 말을 줄일지 가늠하곤 했다. 다음 회의까지 10분. 차를 타러 나갈 때까지 5분. 그의 남은 시간을 먼저 확인하는 버릇은 퇴사한 뒤에도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몰랐다.
“이 정도 조건이면 논의는 가능합니다. 채용을 결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다른 지원자도 있고, 공동 창업자 의견도 들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기다리면 됩니까?”
“금요일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서겸이 휴대전화를 꺼내 날짜를 확인했다. 이번 주 금요일. 그가 내 답을 달력에 넣는 것을 가만히 봤다. 한때 그가 정한 시간에 내가 모든 것을 맞추던 모습과 겹쳤다가 흩어졌다.
면접 시간을 확인하니 예정한 30분에서 5분이 남아 있었다. 나는 마지막 질문을 읽었다. 다른 지원자에게도 물어본 질문이었다.
“지원하신 이유를 듣겠습니다.”
“지금 제 경력에서 빠져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일정이 정해진 뒤 그걸 안내받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보고서로만 봤으니까요.”
그가 내 쪽으로 몸을 조금 기울였다.
“문 대표님 회사가 그 일을 하고 있고요.”
“그 이유라면 다른 회사도 있습니다.”
“있죠.”
“그런데 왜 여기입니까?”
복사기 소리가 멎었다. 나는 문 밖에서 수인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까지 들었다. 펜 끝이 종이에 닿은 채 멈췄다.
“여기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건 지원서에도 쓰셨습니다.”
서겸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 오늘 처음으로 그가 대답을 고르는 것 같았다. 나는 말을 보태지 않았다. 반년 전에는 그러지 못했다. 대답이 늦어질수록 내가 먼저 웃었고, 없던 말로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그가 침묵을 끝냈다.
“당신을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서겸의 눈길이 내 빈손에 닿았다가 돌아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내가 답할 틈을 채우지도 않았다.
“채용하지 않으시면 일은 못 하겠죠.”
낮은 목소리가 흠집 난 탁자를 건너왔다.
“그래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은 하고 가려고 왔습니다.”
“수요일 저녁, 괜찮습니다.”서겸은 통화가 끝난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 나는 달력의 빈칸을 눌렀다. 그가 내 화면을 보지 않는데도 손이 조금 느려졌다.“장소는 제가 보내 드릴게요. 멀리 가는 건 아니고요.”“네. 기다리겠습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우리는 함께 나왔다. 서겸은 다른 방향으로 가기 전에 한 번 나를 봤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그는 웃으며 인사했다. 나도 인사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다음 날 오전에는 안내 직원들의 질문을 모았다. 수인은 교육 중에 자주 막히던 항목을 정리했고, 나는 고객사에서 답한 것과 답하지 않은 것을 대조했다. 서겸이 받은 회신에는 운영 준비에 대한 확인 요청이 다시 들어 있었다.나는 지난날 보낸 답을 열어 통화 내용과 같은지 확인했다. 내용을 고쳐야 할 부분은 없었다. 대신 그 회신이 외부 안내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보고 싶어 담당자에게 검토본을 요청했다.“아직 최종본이 없다고 합니다.”서겸이 답을 전달했다. 나는 교육용 안내문을 파일철에 끼웠다.“나오면 저희가 답한 범위가 맞게 적혔는지 확인하죠. 직원들이 같은 안내를 해야 하니까요.”“네. 받는 대로 공유하겠습니다.”수인은 오후에 현장 인력 면담이 있어 먼저 나갔다. 나는 남아서 예약 확인 화면을 다시 보던 중 동선 안내 하나가 다른 자료와 맞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마지막 수정 때 누락한 줄이었다.서겸에게 같이 보자고 하려다가 혼자 고쳤다. 문장을 바꾸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직원들에게 배포한 버전도 바꿔야 했다.나는 수인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가 달랐는지 설명했다. 그가 알겠다고 하고 현장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통화를 끝
월요일 아침, 서겸이 나보다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주말 잘 보내셨습니까?”나는 가방을 내려놓다 말고 그를 봤다. 토요일에 같이 저녁을 먹고 걸었던 사람에게 듣기에는 지나치게 평범한 인사였다.“네. 공서겸 씨도요?”“네. 잘 보냈습니다.”그의 입가가 조금 움직였다. 나는 모니터를 켜고 화면이 밝아지는 동안 가방 안쪽을 만졌다. 파란 수첩이 들어 있었다.수인은 몇 분 뒤에 들어왔다. 우리에게 인사하고 자기 자리에 앉더니 노트북을 열었다. 나를 힐끗 보기는 했지만 주말 얘기를 묻지는 않았다. 토요일 밤 내가 잘 다녀왔다고 보낸 메시지에 웃는 얼굴 하나로 답했던 사람이었다.회의를 시작하자 사무실은 평소와 같아졌다. 직원 교육 일정과 안내문 검토가 남아 있었다. 나는 고객사에서 보낸 첨부 파일을 열었다. 예약 문의 접수를 시작할 목표 날짜가 표시되어 있었다.“그 날짜부터 문의 접수는 준비할 수 있어. 고객한테 나가는 안내 문구는 아직 검토 중인 거지?”“응. 오늘 회신하려고. 이 문구는 바꿔 달라고 할게.”나는 화면의 한 줄을 표시했다. 준비 완료라는 말 뒤에 무엇이 준비되는지 빠져 있었다. 우리에게는 문의 창구의 개시였지만 자료만 읽으면 시설 이용의 준비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어디까지 확인됐는지 먼저 물어보겠습니다.”서겸이 말하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저희 창구 준비는 제가 답할 수 있어요. 다른 부분은 고객사가 확인해 줘야 하고요. 같은 말로 적으면 직원들도 헷갈릴 것 같아요.”“네. 질문을 나눠서 보내죠.”“회신에 문 대표님도 같이 넣겠습니다.”
서겸은 걷기 시작하면서 휴대전화를 꺼냈다.“이쪽 길로 가면 큰길로 나갈 수 있습니다. 버스 타실 곳도 있고요.”나는 그가 가리킨 방향을 봤다. 맞은편 가게들에 불이 하나씩 켜지고 있었다. 주말 저녁인데도 골목은 생각보다 한산했다.“끝에 뭐가 있어요?”“작은 공원이 있다고 나옵니다.”“가 보신 건 아니고요?”“네. 틀리면 다시 돌아오죠.”나는 웃으며 그의 옆에 섰다. 그가 휴대전화를 넣고 걸음 속도를 맞췄다. 식당에서는 탁자가 우리 사이에 있었지만 길에서는 팔이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골목 끝에는 작은 문구점이 있었다. 유리창 앞에 색색의 노트와 카드가 걸려 있었다. 나는 걷다가 발을 멈췄다. 서겸이 두 걸음쯤 더 갔다가 돌아왔다.“구경하실 겁니까?”“잠깐만요. 저기 수첩이요.”그가 내가 보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손바닥만 한 파란 수첩이 진열대에 놓여 있었다. 나는 문 앞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가게 안에는 종이 냄새가 났다. 나는 수첩 하나를 펼쳐 보고 다른 색도 집었다. 서겸은 옆에서 펜을 골라 시험지에 자기 이름을 썼다.“회사에서 쓰시려고요?”“아니요. 그냥요.”“일정 적는 칸이 없네요.”“그래서 보고 있었어요.”나는 아무것도 없는 안쪽 면을 보여 줬다. 쓰고 싶으면 쓰고, 안 쓰면 그대로 둬도 되는 종이였다. 서겸은 더 효율적인 수첩을 권하지 않고 빈 면을 한 번 넘겨 봤다.“한 장만 써도 됩니까?”“아직 계산 안 했어요.”“그럼 사고 나서 여쭙겠습니다.”나는 수첩을 계산하고 나왔다. 서겸은 펜 한 자루를 샀다. 밖으로 나와 그가 무엇을 쓰려는지 물었더니, 근처 벤치를 가리켰다.나는 가방에서 수첩을 꺼냈다. 그는 내게 받아 가
토요일 오후 4시 52분, 나는 식당 맞은편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서겸은 이미 와 있었다. 셔츠 위에 얇은 재킷을 걸치고,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입구를 확인했다. 길을 건너는 동안 그가 나를 발견했다. 화면을 끄고 주머니에 넣는 동작이 보였다.나는 아침에 골랐던 셔츠 소매를 한 번 내렸다. 수영을 마치고 집에 들러 머리를 말리고 나왔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끝이 뺨에 닿았다.“많이 기다리셨어요?”“저도 방금 왔습니다.”그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유리문 너머를 봤다. 작은 식당 안에는 테이블이 몇 개 놓여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다.서겸이 문손잡이를 잡았다가 입구에 붙은 종이를 읽었다. 안쪽에서 직원이 우리 쪽을 보며 다가왔다.“예약하셨어요?”“네. 공서겸으로 두 명입니다.”“입구가 옆이에요. 여기는 다음 달에 새로 여는 공간이라서요.”그가 손잡이를 놓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골목 안쪽을 봤다. 같은 이름이 적힌 작은 간판이 하나 더 있었다. 어제 받은 위치에는 이 건물만 표시되어 있었다.“여기도 맞는데요.”그가 직원에게 말하다가 내 얼굴을 봤다. 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앞에서 기다리신다고 하셨지, 정확한 문이라고는 안 하셨어요.”“문까지 확인했어야 했군요.”“아직 여덟 분 남았어요. 옆문 찾을 수 있겠죠?”그는 웃으며 골목 안으로 먼저 걸었다. 나는 그의 옆을 따라가다 신호등이 바뀌는 소리를 들었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의 서겸은 늘 어디로 갈지 아는 사람이었다. 오늘은 옆문을 찾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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