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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1화

Penulis: 보라돌이
광명전에 도착했을 때, 어의는 이미 잔뜩 긴장한 채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백진아의 맥을 짚어 본 뒤 무릎을 꿇고 아뢰기 시작했다.

“황후 마마께서는 지나치게 화를 내신 탓에 기혈이 뒤엉켜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신 것입니다. 약을 몇 첩 드시면 괜찮아지겠지만, 반드시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더 이상 어떤 자극도 받으셔서는 안 됩니다.”

연천능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을 내려라!”

어의는 연천능의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고 제대로 처신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백진아가 신의임에도 굳이 자신을 부르게 했으니, 분명 뭔가 사정이 있을 터였다.

황제가 직접적인 암시를 주지 않았으니, 당연히 최대한 심각하게 말하는 편이 좋았다.

그는 몇 번이나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진단을 내렸고, 역시나 황제의 뜻에 정확히 들어맞았다.

백진아는 이미 공간에서 약을 먹었기에 자신의 상태가 어의가 말한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상황을 읽고 처신할 줄 아는 어의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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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74화

    백진아는 옥봉의 꿀을 넣은 영천수를 큰 잔으로 들이켰다. 그러자 이내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연천능에게 말했다.“난 괜찮으니, 당신은 바깥방에서 기다리세요. 당신이 여기 있으면 하인들이 긴장해서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요. 그러다 오히려 실수하기 쉬워요.”“이곳에서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연천능의 말투는 단호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어딘가 남자아이가 애교를 부리는 듯한 느낌마저 묻어났다.그 눈빛이 어찌나 서운해 보이는지, 마치 주인에게 버림받은 대형견 같았다.산파가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권했다.“폐하, 남자는 산실에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금기입니다.”휙!연천능의 시선이 한 자루 날카로운 검처럼 산파를 향해 꽂혔다.산파는 겁에 질려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고, 하마터면 바닥에 엎어질 뻔했다.연천능이 무겁게 말했다.“너희는 짐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라.”산파는 할 말을 잃었고, 속으로는 이렇게 중얼거렸다.‘폐하, 황제시잖아요! 이렇게 강한 존재감을 갖고 계시는데, 누가 폐하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겠어요?’백진아는 크게 심호흡하며 통증을 조금 가라앉힌 뒤 말했다.“당신은 바깥방에서 기다리세요. 혹시 월국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저 어사들이 죄를 나한테 뒤집어씌울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황제고 나는 황후예요. 우리 두 사람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아무래도 어느 정도는 금기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녀 역시 문득 이 점을 떠올렸다.지금 사람들은 미신을 상당히 중시했다. 만약 훗날 천재지변이나 재난이라도 발생한다면, 악의를 품은 자들이 연천능이 산실에 들어와 나쁜 기운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몰아갈 수도 있었다.아마 연천능의 잘못이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그녀가 황제를 홀린 요사스러운 여인이라며 탓할 가능성이 컸다.무엇보다 딸을 후궁에 들여보내려는 자들은 그녀가 죽기를 바라고도 남을 사람들이었다.백진아는 유언비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괜한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73화

    몽롱한 의식 속에서 백진아는 누군가의 커다란 손이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알고보니 연천능이 격리복으로 갈아입은 뒤,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수건을 들어 세심하게 그녀의 땀을 닦아 주고 있었다.제때 돌아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그녀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순간에 그가 곁을 지켜 주지 못한다면, 평생 지울 수 없는 후회가 될 터였다.“진아야, 아프면 소리 내거라. 참지 말고!”그는 이유니가 쌍둥이를 낳을 때 돼지 멱따는 소리로 악을 쓰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고부에 들어서기만 해도 그 비명이 들릴 정도였다.백진아는 밀려오는 진통을 견디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아직 힘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밖에서 기다리세요.”여자가 아이를 낳는 모습은 아무래도 예쁘게 보이기 어려웠다. 백진아는 연천능에게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연천능은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안 돼. 네 곁에 있어야 해!”그녀는 벌써 네댓 시진이나 고통을 겪고 있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 걸릴지도 몰랐다. 그 생각만 해도 그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고통과 괴로움을 견디며 초조하게 기다리는 동안, 평소라면 모든 것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생각했던 황제인 그조차 무력감과 막막함을 느꼈다.그가 황실 종친으로 천하를 손에 넣고 있으면 무엇하겠는가?생사가 갈린 상황에서는 그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연천능은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부인이 출산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비로소 어머니가 되는 일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다.연천능은 백진아의 손을 꼭 잡은 채,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진아야, 너무 아파서 견디기 힘들면 낳지 말고,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것이 어떠냐?”백진아는 너무 아파 신음하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자연분만이 가능하면 최대한 자연분만으로 하고 싶어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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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자 백진아는 미리 산실을 정리해 두었다. 매일 청소하고 소독하며, 진통이 시작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현상과 현빙이 백진아를 부축해 산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백진아를 작은 평상에 반쯤 기대어 눕힌 뒤 옷을 갈아입혔다.궁녀들은 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처녀라 출산을 도와준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저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이란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만 들어왔기에 모두 잔뜩 긴장해 있었다.백진아의 얼굴은 창백했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녀는 통증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이제 막 시작된 자궁 수축일 뿐, 실제 출산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정도 통증은 아직 참을 만했다.그녀는 태연하게 현상 일행을 지휘했다.“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미리 준비해 둔 침상 깔개와 이불을 가져와 분만대 위에 깔아 놓거라.”물품은 모두 공간에서 고온 소독을 마친 것들이었다. 그리고 매일 한 세트씩 꺼내 미리 준비해 두고 있었다.산파는 편전의 별채에 머물고 있었기에 곧바로 달려왔다. 백진아의 상태를 살펴본 산파가 말했다.“아직 멀었으니 서두르실 필요 없습니다. 흑설탕을 넣고 달걀 두 개를 삶아 오세요. 마마께서 기력을 보충하셔야 합니다.”한바탕 통증이 지나가자 백진아는 다시 아픔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자리에서 내려와 방 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십여 분쯤 지나자 다시 통증이 찾아왔고, 그녀는 다시 침상에 누웠다.그러다 잠시 후 통증이 사라지면 일어나 걸어 다니고, 다시 아파지면 누웠다. 그렇게 반복되니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할 정도였다.예전에 보아는 예정일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제왕절개로 꺼냈기 때문에 진통과 분만이라는 과정을 겪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직접 진통을 겪어 보니, 백진아는 차라리 칼로 배를 가르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오늘 연천능은 궁에 없었다. 그는 성 밖 군영에서 병사들의 훈련을 참관하고 있었다.그는 백진아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71화

    광명전에 도착했을 때, 어의는 이미 잔뜩 긴장한 채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백진아의 맥을 짚어 본 뒤 무릎을 꿇고 아뢰기 시작했다. “황후 마마께서는 지나치게 화를 내신 탓에 기혈이 뒤엉켜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신 것입니다. 약을 몇 첩 드시면 괜찮아지겠지만, 반드시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더 이상 어떤 자극도 받으셔서는 안 됩니다.”연천능이 고개를 끄덕였다.“상을 내려라!”어의는 연천능의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고 제대로 처신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백진아가 신의임에도 굳이 자신을 부르게 했으니, 분명 뭔가 사정이 있을 터였다.황제가 직접적인 암시를 주지 않았으니, 당연히 최대한 심각하게 말하는 편이 좋았다.그는 몇 번이나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진단을 내렸고, 역시나 황제의 뜻에 정확히 들어맞았다.백진아는 이미 공간에서 약을 먹었기에 자신의 상태가 어의가 말한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상황을 읽고 처신할 줄 아는 어의가 마음에 들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하늘과 땅보다도 뱃속의 아이가 중요했다.이 시대의 사회 분위기는 철저한 남존여비였다. 더구나 그녀의 뱃속에는 아들이 있었다. 훗날 연천능의 후계자가 될 아이였다. 가정에서의 지위든 정치적인 지위든, 이 아이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백진아는 남아 선호 사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곳의 분위기가 그러하니, 그녀 역시 시대의 풍습에 어느 정도 맞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연천능은 연경곤에게 국서를 보내 백진아가 출산하고 산후조리까지 끝낸 뒤 천무성으로 가서 그의 병을 치료해 주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백경패 일행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가한다면 절대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보냈다.보름이 지나자 연경곤에게서 답이 왔다. 그때까지 백진아가 나타나지 않으면 열흘마다 한 명씩 죽이겠다는 내용이었다.연천능은 백진아가 화를 낼까 봐 감히 그녀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못했다.백진아는 이미 결정을 내린 뒤였기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소처럼 지냈다. 틈틈이 장부를 살펴보

  •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제1370화

    가마는 무척이나 빠르게 달렸지만, 가마 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백진아는 공간에서 영천수를 꺼내 몇 모금 마신 뒤 아이에게 좋은 약까지 먹었다. 연천능의 잘생긴 얼굴이 다급함에 새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그녀는 얼른 말했다.“괜찮습니다. 그저 조금 불편한 것뿐이에요. 그리고 배후에 숨어 있는 사람에게, 자기들 때문에 아이가 위태로워졌으니 더더욱 천무성에 갈 수 없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딱히 복수할 수는 없지만, 상대를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연천능이 피식 웃었다.“정말 유치하기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아이 같구나.”백진아가 말했다.“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귀여움받고 사랑받으면, 아무리 여장부라도 점점 아이 같아지는 법입니다. 반대로 나쁜 남자를 만나면, 아무리 순진하고 어리숙한 사람이라도 호랑이나 매서운 여자로 변한다고요. 괜히 혼인이 여인에게 두 번째 환생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니까요?”연천능은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기며 다정하게 말했다.“말 하나하나 어쩜 그렇게 그럴듯하냐.”백진아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물었다.“천무성에는 사람을 보내 알아봤습니까? 그들은 어디에 갇혀 있고, 상황은 어떻습니까?”연천능의 눈빛이 서늘하게 식었다.“조옥에 있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어. 백경유가 사람을 보내 구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백진아의 표정도 차갑게 굳었다. 조옥이라면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금양 공주를 죽였다는 누명을 썼을 때 바로 그곳에 갇혀 있었다.조옥은 황제의 명령으로 범인을 체포해 가두는 감옥이었다. 대량의 조옥은 황제의 측근인 금의위가 관리했다.금의위는 황제가 직접 관할하는 특수 조직으로, 삼법사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사람의 생사 역시 황제의 한마디에 달려 있었다.조옥의 돌벽은 한 자가 넘을 정도로 두꺼웠고 철문도 여러 겹이었다. 게다가 금의위는 하나같이 무공이 뛰어난 고수들이었다. 조옥에서 사람을 구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백진아가 이를 악물었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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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진은 연천능과 함께 큰 사람이었다. 아무래도 근 이십 년 동안 서로 의지하며 함께해 온 사이니, 그 정이 그리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다.연천능은 그녀가 얼굴을 굳힌 채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는 것을 보고 부드럽게 물었다.“왜 그러느냐? 응?”백진아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저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서요. 아까 서로 눈빛을 주고받던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두 분이 한 쌍인 줄 알겠습니다.”“무슨...”연천능의 얼굴이 시커멓게 굳었다.“어이쿠!”밖에 있던 무진은 하마터면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그 표정이 그야말로 볼만했다.연천능은 어이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울지도 웃지도 못할 표정을 지었다.“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게냐? 정말 상상력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나와 무진이? 세상에, 정말 못 생각해 내는 게 없구나. 임신 중에는 별생각이 다 든다더니, 바로 이런 것인가?”임신 중에는 별생각이 다 든다고?백진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정말 그런 걸까?연천능은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부드럽게 달랬다.“됐다, 됐다. 그만 생각하거라. 너무 걱정하면 아이에게도 좋지 않으니.”백진아는 배를 한 번 쓰다듬었다. 그러자 뱃속의 꼬맹이가 살짝 움직였다. 마치 몸을 뒤척이는 것 같았다.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연천능의 품 안에서 편안한 자세를 찾아 기대었다.그 순간, 허공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백 황후! 천무성으로 오시지요. 그렇지 않으면 백경패와 백경송은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입니다!”그 목소리는 전음술을 통해 가마 안으로 전달된 것이었다. 가마 안의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은밀한 전음인 것으로 보아, 상대의 내공이 상당히 높은 것이 분명했다.백진아는 곧바로 몸을 꼿꼿하게 세웠다.“천무성? 대량의 수도잖아요!”백경패, 백경송, 백경림, 그리고 여섯째, 일곱째, 여덟째와 몇몇 아가씨, 첩은 대량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수만 명의 병사와 함께 신분을 숨기고 흩어져 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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