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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Penulis: 임서아
다만 돌아가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져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허아연을 놓아주고 축복한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마음이 도무지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 주현우가 놓치고 있는 것이라면 두 사람 사이에서 주현우가 허아연을 놓아주고 말고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허씨 가문의 허아연이 아닌 강성시 안씨 가문의 둘째 딸 안시연이었으니까.

잠시 후.

병실로 돌아온 주현우는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여전히 조금 전 권승준과 함께 웃고 떠들던 허아연의 모습이 맴돌았다.

그 생각을 하던 주현우는 참지 못하고 헛기침을 터뜨렸다.

"현우 오빠, 우리 엄마 다시 돌아올까?"

"현우 오빠, 나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현우 오빠, 나 뛰어내릴 거니까 꼭 받아줘야 해."

"주현우……"

지금 이 순간, 주현우는 허아연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허아연의 일기장과 일기장에 빼곡히 적혀 있던 자신의 이름이 떠올랐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허아연과 함께할 기회가 있다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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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28화

    다만 돌아가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져 숨쉬기조차 힘들었다.허아연을 놓아주고 축복한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마음이 도무지 허락하지 않았다.지금 주현우가 놓치고 있는 것이라면 두 사람 사이에서 주현우가 허아연을 놓아주고 말고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이미 오래전부터 허씨 가문의 허아연이 아닌 강성시 안씨 가문의 둘째 딸 안시연이었으니까.잠시 후.병실로 돌아온 주현우는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여전히 조금 전 권승준과 함께 웃고 떠들던 허아연의 모습이 맴돌았다.그 생각을 하던 주현우는 참지 못하고 헛기침을 터뜨렸다."현우 오빠, 우리 엄마 다시 돌아올까?""현우 오빠, 나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현우 오빠, 나 뛰어내릴 거니까 꼭 받아줘야 해.""주현우……"지금 이 순간, 주현우는 허아연이 사무치게 그리웠다.허아연의 일기장과 일기장에 빼곡히 적혀 있던 자신의 이름이 떠올랐다.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허아연과 함께할 기회가 있다면 정말 소중히 여기며 잘 지낼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허아연은 주현우와 아는 사이라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생각에 잠겨 있던 주현우는 또다시 안시연이 허아연이라는 DNA 검사 결과지가 떠올랐다.……같은 시각, 허아연의 병실.허아연은 함께 점심을 다 먹은 뒤 처리할 일이 있어 떠나는 권승준을 배웅하러 나섰다.허아연은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러 따라갔다.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권승준이 불쑥 몸을 돌리며 허아연에게 말했다."안 선생님, 퇴원하시면 저희 집에서 식사 대접하고 싶어요.""부모님이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셔서 정식으로 만나 뵙고 싶어 하세요."권승준의 말은 의미가 분명했다.정식으로 관계를 확정짓고 여자친구 자격으로 식사하러 집에 왔으면 하는 것이었다.2년이라는 시간을 이미 놓친 만큼 이번 만남 때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상대가 누구든 절대 허아연을 지켜내고 아껴주고 싶었다.권승준의 초대에 허아연은 눈을 바라보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27화

    사실 오지은이 오늘 문병 온 데는 나름의 속셈이 있었다.주현우와 허아연의 교통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니라 고의로 벌인 일이라는 얘기를 듣고 보러 온 것이었다.허아연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려는 것도 있었다.하지만 한참 이야기를 나눠봐도 허아연의 입에서는 아무 얘기도 들을 수 없었고 반응이 어찌나 차가운지 별로 말을 섞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모든 것을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결국 오지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안 선생님, 그럼 푹 쉬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허아연도 예의를 갖춰 자리에서 일어나 배웅했다.하지만 문 앞에 서서 멀어지는 오지은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허아연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곧이어 병실로 돌아온 허아연은 휴대폰을 들어 안서준에게 전화를 걸어 조용히 말했다."안서준 씨, 오지은 씨 좀 알아봐요. 혹시 이번 일과 관련 있는지 확인 좀 해줘요."원래는 오지은을 별로 의심하지 않았었다.어차피 안시연이라는 신분으로 돌아온 이상 오지은도 매사에 여러모로 조심할 수밖에 없을 거라 여겨서였다.하지만 오늘 오지은이 병문안 와서 떠보는 듯한 태도를 보니 저도 모르게 생각이 많아져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화기 너머의 안서준이 허아연의 말을 듣고 말했다."이미 알아보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 오지은은 너 스스로도 조심하고 경계하고 있어.""네."허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뒤 안서준과 업무 얘기를 좀 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만약 오지은이 허아연을 겨냥한 거라면 십중팔구 주현우와 관련 있을 것이다.하지만 오지은이 정말 허아연을 노렸다면 혼자 운전할 때 사고를 일으키면 될 텐데 왜 하필 주현우까지 얽히게 했을까?설마 두 사람 다 목숨을 노린 걸까?휴대폰을 든 채 식탁 앞에 앉아 한참 생각에 잠겨 있는데 노크 소리와 함께 병실 문이 다시 열리더니 권승준이 도시락을 들고 들어왔다.권승준을 본 허아연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오셨어요.""응."권승준이 대답하며 말을 이어갔다."관계자들한테 얘기해 뒀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26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잡을 거라고 했다.병실 안, 책상 앞에 앉아 있던 허아연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권승준이 온 걸 확인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오셨어요."권승준이 환하게 웃는 허아연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배고프죠."허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좀 고프네요.""이젠 불편한 곳도 없는데 의사 선생님이 언제쯤 퇴원시켜 줄지 모르겠어요."권승준 앞에서는 허아연도 마음이 편했다.다른 사람 앞에서는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그 말에 권승준이 책상 앞으로 다가와 도시락을 펼쳐놓으며 말했다."쉬어가는 셈 치고 서두르지 마요."허아연이 권승준을 거들며 답했다."네."음식을 다 차려놓자 두 사람은 함께 식탁 앞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요즘 권승준은 늘 이렇게 병원에서 허아연과 함께 밥을 먹었다.권승준이 허아연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주며 대범하게 말했다."주현우 씨 깨어났어요, 시간 되면 한번 찾아가 봐요. 사고 때 대신 막아준 게 정말 결정적이었어요."자신과 허아연의 관계, 그리고 허아연의 이성적인 판단을 권승준은 믿고 있었다.권승준의 당부에 허아연은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말했다."방금 가서 보고 왔어요, 고맙다는 인사도 했고요."권승준 앞에서는 허아연도 숨기는 것 없이 솔직했다."네."권승준이 대답하며 다시 허아연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주었다."많이 먹어요."허아연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고마워요, 비서실장님."권승준이 매일 허아연을 보러 온다는 걸 알기에 이 시간이면 박혜숙은 늘 핑계를 대고 자리를 비워 두 사람에게 함께 할 시간을 주었다.안서준을 이어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허아연이 좋아하는 사람이 권승준이라는 걸 알고는 그 생각을 접었다.친딸을 떠나보낸 뒤로 이런 일에 유독 신중해진 박혜숙은 허아연에게 절대 부담을 주지 않았고 자기 생각을 내비친 적도 없었다.그 뒤로도 며칠간 계속 검사를 받던 허아연은 병원 생활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두 지역 간의 관계를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25화

    주현우의 물음에 허아연이 차분하게 답했다."저는 별문제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이틀만 입원해서 지켜보자고 하셔서요.""별일 없다니 다행이네요."말을 마치자 병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두 사람 모두 마땅한 화제가 없었다.먼저 정신을 차린 주현우가 허아연을 보며 말했다."안 선생님, 앉으세요.""이번 일로 안 선생님을 많이 놀라게 했네요,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할게요."주현우가 막아서지 않았다면, 굳이 할 얘기가 있다고 잡지 않았다면 허아연이 이런 사고를 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허아연은 앉지 않고 선 채로 말했다."생각보다 단순한 사고가 아닐 수도 있어요. 혹시 주 대표님도 뭔가 떠오르는 단서가 있으면 경찰에 얘기하세요. 그리고 사고 당시, 대신 막아주셔서 감사했어요."주현우가 막아주지 않았다면 앞차의 철판이 그대로 허아연의 심장을 찔렀을 것이고 지금 이렇게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허아연의 인사에 주현우가 말했다."안 선생님도 별말씀을요.""제가 얘기하자고 안 선생님을 붙잡지 않았으면 이런 사고를 당할 일도 없으셨을 텐데요."주현우의 말에 허아연이 답했다."그럼 서로 빚진 건 없는 걸로 하죠. 얼른 쾌차하시길 바랄게요."주현우가 말했다."네, 안 선생님도요."말을 마치자 병실은 또다시 조용해졌다.지금 두 사람 사이엔 더 이상 나눌 얘기가 없었다.어색한 분위기가 한참 이어지자 허아연이 말했다."그럼 푹 쉬세요, 주 대표님. 저는 병실로 돌아갈게요."그 말에 주현우가 허둥지둥 일어나 배웅하려 하자 허아연이 말했다."혼자 돌아갈 수 있어요, 주 대표님은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허아연은 주현우가 침대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병실을 나서며 자연스럽게 문도 닫아주었다.병상 위.멀어지는 허아연을 바라보던 주현우는 좀처럼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허아연이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문을 얼마나 오래 쳐다봤을까……의사와 간호사가 회진을 와서야 주현우는 시선을 거두고 허아연이 남긴 여운에서 겨우 빠져나올 수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24화

    의식이 없던 동안에도 주현우는 계속 허아연을 걱정하고 있었다.주현우의 말에 주민경이 말했다."걱정 마, 아연이는 뇌진탕 말고는 큰 문제 없어. 오빠나 몸조리 잘해."주현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주민경이 다시 말했다."경찰과 윗선에서도 어제 교통 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이미 조사에 착수했대. 오원빈도 조사하고 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몸부터 잘 챙기면 돼."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주민경이 전보다 훨씬 철이 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주현우가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자 주민경이 다시 차분하게 말했다."걱정 마, 오빠가 깨어났는데 내가 거짓말하면 통하겠어? 나중에 거동이 편하면 직접 가서 확인해 봐."주민경의 말에 유서희도 거들었다."나도 오늘 아침에 가서 봤는데 아연이 정말 괜찮았어."아침에 유서희는 문 앞에 서서 허아연을 지켜보기만 했었다.현재 안시연인 허아연과는 친분이 두텁지 않아 들어가기가 좀 조심스러웠다.유서희와 주민경이 입을 모아 말하자 주현우도 더는 의심하지 않았다.자신의 차에 타고 있다가 사고가 난 허아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앞으로 평생 볼 면목도 없을 뿐더러 더 큰 죄를 짓는 것이었다.병상 반대편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주현우를 바라보던 주석진은 미간만 잔뜩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몇 번이나 타일렀는데도 결국 자업자득이었다.주민경과 유서희가 계속 말을 걸어오는 소리마저 시끄럽게 느껴진 주현우는 다들 돌아가라며 내보냈다.지금은 그저 시끄럽지 않은 병실에 혼자 조용히 있고 싶었다.주현우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유서희는 결국 의사와 간호사에게 잘 좀 살펴봐 달라 부탁하고는 먼저 자리를 떴다.가족들이 떠나고 병실이 조용해지자 주현우의 머릿속도 한결 맑아졌다.사고가 났던 그날의 상황을 되짚어보던 주현우는 차 옆을 스쳐 지나가던 검은 옷을 입고 캡모자와 마스크를 쓴 남자가 어렴풋이 떠올랐다.요즘 허아연과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다 직접 가서 보고 싶었지만 몸 상태가 여의치 않아 침대에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23화

    놀랍고도 반가운 마음에 허아연이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박혜숙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엄마,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요?"허아연의 말에 박혜숙이 한 손으로 허아연의 손을 마주 잡고 다른 손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어제저녁에 영상 통화는 했지만 그래도 직접 두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서 아빠한테 전용기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해서 왔어."박혜숙의 진심 어린 걱정에 허아연은 금세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음이 뭉클해졌다.두 팔을 벌려 박혜숙을 꼭 끌어안았다."고마워요, 엄마."고맙다는 인사에 박혜숙이 허아연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바보 같은 것,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는 가족이잖아. 보러 오는 게 당연하지."박혜숙이 다시 말을 이었다."서준이가 공항으로 마중 나와줬어. 아침에 여기서 삼십 분 넘게 있다가 방금 일 보러 갔어."허아연은 박혜숙을 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네. 엄마, 고생하셨어요."허아연의 얌전한 모습에 박혜숙이 다시 화가 난 듯 말했다."네 교통사고, 나도 좀 알아봤어. 일부러 차를 들이받은 사람 잡히면 너희 아빠랑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박혜숙과 안씨 가문이 든든한 힘이 되어주자 허아연은 더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절대 가만두면 안 돼요."직접 비행기를 타고 와서 두 눈으로 허아연을 확인하고 품에 안아본 뒤에야 박혜숙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고 안도할 수 있었다.허아연은 항상 나쁜 소식은 전하지 않으려는 사람이었다.잠시 안고 얘기를 나눈 뒤 허아연은 욕실로 가서 씻고 박혜숙과 함께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박혜숙이 친엄마는 아니었지만 친엄마 못지않게 챙겨주었다.오히려 친딸을 둔 여느 어머니들보다 더 사랑을 듬뿍 주었다.허아연과 안씨 가문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필요로 하는 사이였다.박혜숙과 잠시 얘기를 나누던 허아연은 눈에 비친 피곤한 기색을 발견하고 침대에 누워 좀 쉬라고 했다.하지만 박혜숙은 요즘 통 못 봐서 보고 싶었다며 계속 얼굴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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