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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Penulis: 엄이빈
연지아는 옷을 두툼하게 껴입어 배가 더 불러 보였다. 아마 출산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평범한 임산부처럼 앉아 있는 그녀가 최상위 명문가 성씨 가문의 아이를 품고 있다는 걸 누가 알겠는가. 그녀는 그렇게 혼자 조용히 앉아 있었다.

한참 침묵이 흘렀다.

송나겸은 눈을 내리깔며 시선을 거두고 차에 오르려다 우산을 들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손재인을 보았다.

손재인도 송나겸을 보고는 못마땅한 듯 흘겨보았다.

연지아는 손재인을 보고 출입문을 나섰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쳐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손재인은 우산을 접고 연지아의 모자와 목도리를 고쳐 주었다. 연지아는 겹겹이 껴입어 마치 작은 곰처럼 보였다.

“가요!”

손재인은 우산을 펼쳐 들고 그녀의 팔을 끼며 천천히 걸어갔다. 길은 미끄러웠고 손재인은 연지아를 부축해 아주 느리게 걸었다.

송나겸은 차 안에 앉아 두 사람이 느리게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안연청의 전화를 받고서야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출발하죠.”

연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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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482화

    송나겸은 그 문자 메시지를 오랫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하지만 끝내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다.송정미는 다시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로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그녀가 날카롭게 물었다.“황동식 그쪽 상황은 어떻게 됐어요?”지금껏 그 누구도 자신을 그토록 모욕한 적은 없었다. 배난화, 그까짓 여자가 도대체 뭐라고 감히 자신에게 그런 수치를 준단 말인가.“상대방이 워낙 틈을 주지 않고 감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줄곧 황동식의 뒤를 밟고 있어서 배난화에게 접근할 기회 자체가 전혀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송정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이 응어리를 풀지 못한다면 그녀는 정말 단 한 자락도 편히 잠들지 못할 것 같았다.같은 날 저녁 6시.회사 로비로 걸어 나오던 송나겸은 로비 휴게 구역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순간 걸음을 뚝 멈추었다. 코트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가락 끝이 잘게 떨리며 꽉 맞쥐어졌고 머릿속이 일순간 하얗게 비어버리는 듯했다.연무현 역시 송나겸을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어느새 훌쩍 자라 어른이 된 아들은 예전과 모습이 많이 변해 있었지만 그는 단번에 제 자식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순간, 연무현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랐다.송나겸은 발이 땅에 굳어버린 듯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퇴근하던 직원들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의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직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이내 묵묵히 자리를 떠났다.10분 후.송나겸과 연무현은 회사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마주 보고 앉았다.피를 나눈 부자 관계였지만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흘러버린 탓에 두 사람 사이에는 묵직한 침묵만이 맴돌았다.숨 막히는 정적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연무현이 먼저 조심스레 입을 열며 무거운 공기를 깨뜨렸다.“나겸아, 결혼은 했니?”송나겸이 나직하게 답했다.“아직 안 했습니다. 평소에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조금 낮추어 가라앉은 목소리는 여느 아들이 아버지의 질문에 진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481화

    강현수는 손에 쥔 휴대폰을 점점 더 세게 맞쥐며 싸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했다.연화 빌리지 별장 안.송정미는 안홍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안홍걸은 송정미 이전에 벌인 일들을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아내를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송정미가 한 모든 행동이 안씨 가문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안연청은 어젯밤 내내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이제 안연청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뿐이었기에 결국 숨기지 못하고 실토했고 송정미 역시 모든 전말을 알게 되었다.그 탓에 송정미도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게다가 송나겸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그러니까 에블린이 예전에 임신으로 그 자리에 올라탔던 그 여자라는 말이지?”송정미는 지친 목소리로 답했다.“네, 맞아요.”안홍걸의 목소리가 한층 무거워졌다. 비록 성유원과 송나겸의 관계가 깊다고는 하나 만약 성유원이 안연청과 결혼만 해준다면 결국 그와 가장 가까운 세력은 안씨 가문이 될 터였다.당장 안씨 가문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송나겸 쪽을 견제하는 카드는 될 수 있었다.그렇기에 안홍걸은 안연청이 성유원과의 결혼을 고집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성유원이 안연청을 각별히 챙기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성유원에게는 이제 이혼을 하고 안연청과 결혼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안홍걸의 마음속에서 원망이 불쑥 치밀어 올랐다.“연청이 혼자서 그런 일을 꾸몄을 리가 없어.”송정미가 말했다.“조씨 가문의 조경주가 먼저 연청이를 찾아왔대요.”“조경주? 연청이가 그 자와 어떻게 아는 사이지?”안홍걸에게도 그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 안씨 가문과 조씨 가문은 해외에서 비즈니스로 왕래가 있었기에 조씨 가문에 쌍둥이 아들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둘 다 젊은 세대 중 아주 출중하고 우수한 인재들이었으며 특히 장남인 조정혁에 대해서는 결혼이나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4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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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479화

    성유원이 자신을 의심하는 것에 대해 조경주는 그리 놀라지 않았지만 이미 안연청을 도우며 자신의 흔적은 깔끔하게 지운 뒤였다.“역시 성 대표님답게 참 냉정하시군요. 하지만 에블린 씨가 안연청 씨보다 아내 자리에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건 사실이죠. 그 가련한 안연청 씨는 지금쯤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겠지만 말이에요.”“허, 할 줄 아는 짓이라곤 고작 그런 뒤에서 부리는 지저분한 수작질뿐이죠.”성유원은 그대로 차갑게 돌아섰다. 조경주는 멀어져 가는 남자의 등 뒤로 그저 옅은 미소만을 지어 보였다.성유원이 차에 올라타자 먼저 앉아 있던 연지아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어제 일이 조경주와 관련이 있는 거야?”방금 성유원이 조경주에게 던진 매서운 경고를 들었기에 어제 일어난 일들을 차분히 짚어보는 중이었다.송나겸이 안연청을 위해 한원 그룹과의 합병 건을 따내 준 것은 맞지만 한원과의 협상을 이용해 자신을 함정으로 밀어 넣을 인물은 아니었다.송나겸은 비록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 할지언정 그런 비열한 짓까지 저지를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안연청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판이었다.처음에는 송정미와 얽힌 일이라 생각했다. 송정미는 제 딸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었고 예전에도 연지아의 명예를 실추시키려 했던 전적이 있었으니 딸을 돕기 위해 또 움직였을 가능성도 충분했다.하지만 지금 조경주를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조경주가 자신에게 품은 원한은 안연청 못지않았고 안연청을 이용해 연지아를 파멸시키는 동시에 영은 그룹의 내부 자료까지 빼돌리려 했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을 것이다.만약 어제 성유원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그들의 간사한 계략은 고스란히 성공했을 터였다.성유원은 생각에 잠긴 연지아를 보며 짐짓 가벼운 말투로 툭 던졌다.“당신 원한 산 사람이 생각보다 참 많군.”연지아는 그를 차갑게 한번 흘겨보고는 그대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차는 천천히 유치원을 벗어났다.“내 제안은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478화

    창밖에는 차가운 바람이 몰아쳤지만 방 안은 따스하고 아늑한 기운으로 가득했다.성시하가 잠든 후 연지아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태블릿 PC 속 전자 문서를 손가락으로 넘겨보았다. 성유원이 방금 그녀에게 건넨 테스 프로젝트의 모든 세부 데이터 자료였다.성유원은 철저하게 이익만을 좇는 지독한 이기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이토록 막대한 이익을 기꺼이 내놓았다는 것은 그가 이루려는 목적이 이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는 뜻이었다.‘그러니까 이제는 성유원에게 가정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인가?’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연지아의 입가에 씁쓸하면서도 차가운 미소가 소리 없이 번졌다.연지아는 태블릿을 침대 머리맡에 내려두고는 곁에 누워 곤히 잠든 성시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레 몸을 뉘어 성시하의 이마에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다음 날 아침 밤새 푹 쉰 덕분인지 연지아는 몸 상태가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잠에서 깬 성시하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은지 엄마 품에 쏙 안겨 한참을 투정 부리며 어리광을 피웠다.바로 그때 노크 소리가 잔잔하게 울렸다. 이어서 방문이 조용히 열리더니 성유원이 걸어 들어왔다.고급스러운 질감의 연회색 얇은 캐시미어 니트에 블랙 스트레이트 팬츠를 매치한 성유원은 가볍게 내려앉은 머리칼과 곧은 자태 덕분에 평소보다 한층 깔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아빠.”성시하가 반갑게 부르자 성유원이 다가와 물었다.“아침 식사는 방으로 가져다줄까?”성시하는 엄마에게 기대어 아빠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응, 아빠가 여기로 가져다줘!”성유원은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아이의 통통한 볼을 살짝 꼬집고는 이내 방을 나섰다.연지아는 성시하를 데리고 일어나 세수와 양치를 시킨 뒤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했다. 거울 속에 비친 양갈래머리를 요리조리 살펴보던 성시하가 툴툴거렸다.“엄마, 머리가 예쁘게 안 땋아졌어요.”성시하는 유독 외모 가꾸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매일 예쁜 머리를 하고 마음에 드는 핀을 꽂아야 직성이 풀렸고 성유원이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477화

    유미연이 들어와 말했다.“도련님, 성민우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성유원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들여보내세요.”곧 성민우와 배우진이 거실로 들어왔고 연지아를 보자마자 성민우는 성큼 다가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지아야, 괜찮아?”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배우진과 성민우는 오늘 외지에서 열린 전시 행사에 참석했다가 강현수의 전화를 받고 막 경원시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현수에게서 연지아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두 사람은 곧바로 차를 몰고 돌아왔다.이제야 연지아가 무사한 모습을 직접 확인한 배우진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원래는 연지아를 집으로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성시하를 보는 순간 마음이 누그러졌다. 그는 연지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집에 갈래?”그때 성시하가 갑자기 연지아의 손을 붙잡고 배우진을 올려다봤다.“우진 삼촌, 엄마는 오늘 밤 여기서 시하랑 같이 잘 거예요.”배우진은 몸을 숙여 성시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럼 시하가 엄마 잘 챙겨줘.”성시하는 자신 있게 가슴을 폈다.“시하가 꼭 엄마를 잘 돌볼게요.”배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다시 연지아를 바라봤다.“휴대폰은?”오늘 하루 종일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던 게 떠올랐다.연지아는 담담하게 답했다.“잃어버렸어요. 내일 가서 유심부터 다시 발급받아야 해요.”배우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성유원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분명한 경계심이 어려 있었다.성유원은 그런 시선을 태연하게 받아내며 말했다.“배우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연지아에겐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결국 배우진과 성민우는 별장을 떠났다.연지아는 계단 위에 서서 두 사람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가냘픈 몸을 스쳐 지나갔고,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성유원은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다가 팔을 뻗어 연지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순간 연지아의 몸이 살짝 굳었고 고개를 들자 성유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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