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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잎새
고태현은 내 기색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챘는지 흠칫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먼저 제안을 건넸다.

“우리 지금 나갈까? 어디 조용한 데 가서 머리 좀 식히자.”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그럼 요트 타자. 밤바다 구경도 하고 갔던 김에 내일 일출까지 보고 오지 뭐.”

차에 올라타자 고태현은 내일 일정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네 생일 서프라이즈를 미리 준비해 뒀어. 이번에 바쁜 일들만 다 끝나면 우리 아이 가질 계획도 세워보자, 어때?”

나는 그저 묵묵히 들으며 시선을 창밖으로 던질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차가 출발하자마자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는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고 목소리에는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그를 돌아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급한 일 있으면 먼저 가 봐.”

그는 잠시 망설였다.

“수연아, 나...”

“괜찮아. 나 먼저 요트에 가서 기다릴게.”

발신자의 이름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를 저토록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홀로 요트에 오른 나는 휴대폰을 꺼내 한고운의 SNS 피드를 열었다.

방금 올라온 듯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성공의 순간을 함께해 주고 야식까지 사다주며 특별히 말동무가 되어준 사람. 늘 곁에서 보살펴 줘서 고마워.]

밑에 달린 댓글들은 가관이었다.

[남편분이 정말 지극정성이시네요!]

[이게 바로 진정한 사랑꾼의 정석이지!]

하지만 내 시선은 엉뚱하게도 사진 구석에 찍힌 손 하나에 못 박히듯 고정되었다.

손목에 감긴 그 보리수 염주는 너무나 익숙했다. 바로 고태현의 것이었다.

나는 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의외로 전화를 받은 사람은 한고운이었다.

“이 늦은 시간에 언니가 웬일이야? 설마 태현이 찾는 건 아니지?”

한고운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조소가 진하게 묻어 있었다.

“포기해, 오늘 밤 태현이는 안 들어갈 테니까. 어쩌겠어, 우리 착한 언니가 남자를 꼬실 줄을 모르는걸. 내가 기껏 양보해 줬는데도 그것 하나 못 붙잡으니...”

나는 차갑게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려 요트 직원에게 말했다.

“출발해 주세요.”

“다른 일행은 안 기다리시나요?”

나는 나직이 답했다.

“기다릴 필요 없어요. 저 혼자니까요.”

요트가 서서히 움직이며 어두운 밤바다를 갈랐다.

배 앞머리에 홀로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뼈마디가 시릴 만큼 차가운 바닷바람이 밀려왔고 은빛 물결 위로는 성긴 별빛만이 아스라이 부서졌다.

밤이 지나 아침이 올 때까지 고태현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갑판에 몸을 기대고 허공을 응시하는 동안 지난 5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상냥했던 말투, 늘 곁을 지켜주겠다던 맹세, 평생을 약속하던 눈빛까지... 그 모든 기억이 날카로운 조각이 되어 가슴을 할퀴었으나, 끝내 맞춰본 것은 산산조각 난 초라한 잔상뿐이었다.

그가 공들여 쌓아 올린 가식과 위선이 이제는 한없이 비참하고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

해가 뜨기 직전, 나는 마지막으로 고태현의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온 것은 전원이 꺼져 있다는 무미건조한 안내음뿐이었다.

나는 휴대폰 액정을 응시하며 그간의 통화 녹취록과 내가 직접 작품을 창작했다는 증거 영상을 정해진 시간에 자동 업로드되도록 설정했다.

모든 작업을 마친 나는 갑판 뒤편으로 가 동틀 녘의 은은한 빛을 감상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차가운 심연 속으로 몸을 던졌다.

같은 시각, 고태현은 한고운의 오피스텔을 황급히 빠져나오며 못 박듯 말했다.

“가봐야 해. 내일 생일이라서 그 사람과 일출을 같이 보기로 약속했거든.”

한고운이 불만 섞인 태도로 그를 가로막았다.

“태현아, 난 지금 네가 필요한데...”

하지만 고태현은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안 돼.”

그때, 사색이 된 비서가 달려와 다급히 외쳤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바다에 투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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