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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Author: 바람노래
일단... 서하는 깨달았다.

요 며칠 은혁 앞에서 자신이 너무 대담해지고 있다는 걸.

‘누가 준 용기야, 진짜?’

둘째, 요 며칠 서하는 유난히 예민했다.

예전엔 이 정도로 감정 기복이 있지 않았다.

게다가 입도 짧지 않고, 자꾸 졸리고...

어제만 해도 밥 두 공기에 탕수육 반 접시를 해치웠고, 오늘도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아직 아이를 낳아본 적 없지만, 그렇다고 기본적인 생리 지식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지금 자신의 변화들... 딱 들어맞는 증상이었다.

‘임신?’

서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두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감쌌다.

‘정말... 임신한 거야?’

‘여기... 나랑 배은혁의 아이가 있는 거야?’

예전 같았으면, 이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기뻐서 울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은혁의 마음이 차갑더라도 자신과 은혁의 아이는, 서하에게 커다란 의미였을 테니까.

부부 사이를 이어줄 연결점이 될 수도 있다고 믿었을지도...

하지만 지금 서하와 은혁은 이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건 화풀이도 아니고, 눈치 보기 위한 시도도 아니고, 완전히 마음이 꺾여버린 뒤의 단절이었다.

그런데, 만약 정말 임신이라면...

‘왜 하필 지금...?’

의식이 돌아온 순간, 서하는 자신이 맨발인 걸 알아챘다. 급히 신발을 신고, 옷을 갈아입고, 몸을 단단히 여미고는 바로 밖으로 나섰다.

주변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핸드폰으로 가장 가까운 병원을 검색했다.

...

병원을 나섰을 때, 벌써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서하는... 정말 임신이었다.

그녀는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걸은 뒤에야 겨우 정신이 돌아왔다.

외래에서 주차장까지 걸어오는 동안 10분은 족히 걸렸다.

방금 진료실에서 의사가 던진 첫 마디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울렸다.

“이 아이, 유지할 건가요? 아니면... 중절 쪽으로 보시나요?”

서하는 막 임신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는데, 곧바로 ‘키울지 말지’를 생각해야 했던 현실은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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