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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약혼녀의 결혼 선언
버림받은 약혼녀의 결혼 선언
작가: 생이

제1화

작가: 생이
언니가 나에게 맞선 상대의 사진을 보내왔다.

나는 대충 몇 장 넘겨본 뒤 화면을 닫았다.

그리고 언니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래. 한 번 만나볼게. 언니한테 준비 좀 부탁할게. 나 여기 일을 정리하려면 사흘은 필요해.]

사흘이면 시간은 충분했다. 이곳의 모든 것과 작별하기에.

내 약혼식은 서유리의 귀국 환영회로 바뀌었다.

이런 자리에 남아 있어 봐야 사람들에게 좋은 웃음거리가 될 뿐이었다.

잘라 버린 드레스를 버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굳이 나를 그냥 보내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서아 언니, 정말 미안해요. 언니 약혼식을 미루게 해서요. 태준 오빠가 꼭 오늘 제 환영회를 열어 주겠다고 우겨서요. 태준 오빠가 너무 다정다감하게 말해서 제가 차마 거절하지 못 했어요. 언니, 절대 화내면 안 돼요.”

서유리는 턱을 살짝 치켜든 채 웃으며 내 앞까지 걸어왔다.

그녀는 내가 서유리의 목에 선명하게 남은 키스마크를 보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사람 같았다.

이렇게 대놓고 과시하는 건, 이번에도 내가 질투에 미쳐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고 싶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서유리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이미 아무렇지도 않았다.

“응. 나 신경 안 써.”

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서유리가 나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해 둔 말들은 전부 목구멍에 걸린 듯 막혀 버렸다.

나는 가방을 들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통증 때문에 내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역시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

일주일 전.

강태준은 내 반대를 무릅쓰고 서유리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겠다고 고집했다.

나는 집을 나가겠다고 했지만, 결국 서유리는 이 집으로 들어왔다.

그때 나는 알았다. 강태준 마음속에서는 누구도 서유리를 이길 수 없다는 걸.

다음 날 나는 병원에 가서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다.

나는 통증을 참으며 진통제를 찾아 꺼냈다.

약을 삼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강태준이 갑자기 돌아왔다.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나를 본 강태준은 습관처럼 외투를 내게 던지며 말했다.

“나 왔어.”

예전 같았으면 나는 매번 강태준이 돌아올 때마다 얼른 외투를 받아 걸어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몸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강태준은 바로 짜증을 냈다.

“오늘 갑자기 바뀐 행사 때문에 네가 마뜩잖은 건 알아. 그래도 그렇게 티를 내면 안 되지.”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빠져나가면 유리 체면은 어떻게 되는데?”

분명 우리 약혼식을 바꾼 건 강태준이었다.

그런데 왜 강태준은 내가 겪은 난처함은 보지 못하는 걸까?

내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자, 강태준이 다가와 내 팔을 잡아끌려 했다.

가까이 다가온 뒤에야 강태준은 내가 배를 감싸 쥔 채 창백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강태준이 멈칫했다.

“왜 그래?”

“위가 아파.”

나는 아무렇지 않게 둘러댔다.

강태준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몸이 안 좋아서 그런다면 오늘은 그냥 넘어갈게.”

“너 먹으라고 일부러 가져온 밥이야. 갑자기 행사를 바꾼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 데워서 먹어.”

테이블 위에 놓인 봉투를 보며 나는 알았다.

이것은 강태준이 나를 달래는 방식이었다.

예전에는 싸울 때마다 강태준이 맛있는 것을 사 와 나를 달래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어느새 습관처럼 굳어졌다.

나는 봉투를 들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프긴 했다.

하지만 봉투를 열어 보니, 안에는 환영회장에서 남은 음식들뿐이었다. 음식 사이에는 환영회 장식용 리본 조각까지 섞여 있었다.

나는 음식을 봉투째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거실로 나왔을 때, 강태준은 핸드폰 속 영상을 보며 넋을 놓고 웃고 있었다.

영상에는 오늘 행사장 한가운데서 강태준과 서유리가 뜨겁게 껴안았고, 사람들이 둘을 놀리며 환호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소파는 이미 강태준이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들고 침실로 들어갔다.

마침 언니의 전화가 걸려 왔다.

[서아야, 이쪽은 내가 다 준비해 놨어. 너 이제야 정신 차렸구나. 내가 예전부터 강태준은 믿을 사람이 아니라고 했잖아.]

[그때 강태준이 그 여자애 때문에 우울증까지 걸려 죽을 뻔했다며. 그런 남자가 너한테 온전히 마음을 줄 수 있겠어?]

맞는 말이었다. 서유리는 강태준이 3년이나 사귀고 결혼까지 하려 했던 첫사랑이었다.

나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뒤 강씨 집안에 맡겨진, 남의 집에 얹혀사는 가엾은 고아였다.

서유리가 소식도 없이 해외로 떠나지 않았다면, 강태준 곁에 내가 있을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맞아. 그래서 나 이제 강태준을 떠나려고.”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언니는 마음 아파했다.

[서아야, 너 진짜 바보야. 몸도 안 좋으면서 그런 인간 때문에 아이까지 잃고...]

“괜찮아, 언니. 이미 다 지난 일이야.”

나는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나... 아이도 가진 적 있는 거, 그쪽 남자는 정말 괜찮대?”

그제야 언니의 목소리에 힘이 돌아왔다.

[걱정하지 마. 조금도 신경 안 쓴대. 내가 말해 줄게, 그 사람은...”

언니는 맞선 상대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끝없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듣기에는 좋은 사람 같네. 이번 결혼식, 나도 조금 기대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등 뒤에서 강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혼식? 무슨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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