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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Penulis: 김하이
이강우의 기억 속 송하나는 그저 얼굴이 그럭저럭 예쁘고 특별한 능력도 없는 평범한 여자에 불과했다.

심성빈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현진과 협력 논의하러 갔다가 거절당했어. 중요한 건 현진의 핵심 연구원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거야. 심하 그룹이 그들의 협력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이강우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게 송하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 핵심 연구원이 바로 송하나야.”

심성빈은 한 마디 한 마디를 강조하듯 말했다.

“서유준이 그러던데. 현진이 업계를 뒤흔든 그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었던 건, 송하나의 역할이 컸다고.”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송태리가 보온병을 들고 들어오며 얼굴에 달콤한 미소를 띠었다.

“강우 씨, 야근하신다고 해서 제가 야식 좀 챙겨 왔어요.”

그녀는 보온병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발치에 앉아 있던 고양이를 안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고양이는 낯선 듯 발톱을 세워 그녀의 손목을 할퀴었다.

송태리의 손목에는 금세 붉은 줄이 그어졌다.

“아야!”

송태리는 짧은 비명을 내지르며 손목을 바라보더니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서운한 어조로 말했다.

“오랫동안 못 봐서 그런가? 귤이가 저를 기억 못 하는 것 같아요.”

이강우의 시선이 그녀의 상처에 머물렀다.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기 쪽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일이 좀 생겨서 먼저 끊을게.”

심성빈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간, 이강우는 벌써 전화를 끊어버렸다.

심성빈은 끊긴 전화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는 이강우가 항상 하찮게 여기던 아내가 사실은 의약계의 숨은 거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듯했다.

‘그래, 관두자. 어떤 진실은 남이 알려주는 것보다 직접 깨달을 때 더 충격적이니까.'

이강우는 송태리의 상처를 처리하러 병원으로 가려고 이미 차 열쇠를 집어 들고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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