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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검사하산
조사가 계속 이어진다면 아빠의 범행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아빠가 화장되던 날, 이건욱이 다시 우리 집을 찾아왔다.

결국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에게 아빠를 마지막으로 배웅한 뒤 경찰서로 가겠다고 했다.

심문실은 여전히 전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허문덕 부부는 타살당했습니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이건욱이 말했다. 그의 말에 내 신경이 다시 한번 팽팽하게 긴장되었다.

“당신은 정말로 똑똑하군요.”

이건욱의 시선이 날카롭게 나를 꿰뚫었다.

“지난번에 두 집안의 사이가 나빠서 열쇠를 훔치기가 어렵다고 일부러 말했죠. 그 덕에 조사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놨습니다.”

이건욱의 말투는 점점 압박감을 더해갔다. 나는 떨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그건 단순한 사실을 말한 겁니다. 경찰 조사를 방해할 의도는 없었어요.”

그러나 이건욱은 내 말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도 실수를 했습니다. 우리가 유혜정의 내연남을 다시 심문했을 때, 그 사람은 유혜정이 허문덕과 이혼하고 자신과 함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니 유혜정이 단순히 향수 냄새 때문에 남편을 죽였다는 가설은 더욱 설득력을 잃게 되었죠.”

이건욱은 잠시 말을 멈추고,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남자가 비밀 하나를 저에게 말해줬습니다.”

이건욱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지더니 더욱 무거워졌다.

“9년 전, 유혜정과 허문덕이 당신에게 저지른 일을 기억하지 못할 리 없을 텐데요.”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공포에 휩싸였다.

아물지 못한 상처가 다시 드러났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텅 빈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 인생은 그때 일로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더는 희망도, 빛도 없었다.

2008년 6월, 매미 소리가 멈춘 여름의 끝자락이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맞은 첫 여름, 나는 18살이었다.

원래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천둥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쏟아졌다.

나는 우산이 없었기에 학교에서 집까지 뛰어갔다.

아빠는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젖은 교복을 입은 채 집 앞 처마 밑에서 비를 피했다.

축축한 옷이 피부에 달라붙어 껄끄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때 이웃집 유혜정이 창문을 열더니 나를 보며 문을 열었다.

“들어와서 비 피하렴.”

두 집안 사이가 좋지 않았던 터라 나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네 아빠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이러다 감기 걸리겠어.”

유혜정의 눈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어려 있었다. 그리고 하늘이 그녀를 도우려는 듯 번쩍번쩍 천둥이 울렸다.

어릴 적부터 나는 번개와 천둥소리를 가장 두려워했기에, 결국 그녀의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자마자, 문 뒤에 숨어 있던 허문덕이 나타나 나를 소파로 덮쳤다.

“아저씨, 제발... 이러지 마세요! 너무 아파요!”

나는 울며 소리쳤다.

그러나 허문덕은 내 두 손을 꽉 붙잡고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곧 괜찮아질 거야.”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성인 남자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내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까 봐 유혜정은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허문덕에게 아양을 떨며 말했다.

“문덕 씨, 이건 내가 말한 보상이에요. 그러니 내가 외도한 거에 대해 이제 그만 좀 화 푸세요.”

허문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 모든 감각은 산산이 부서진 듯한 고통에 잠겼다.

그날 이후, 내 몸은 더럽혀졌고 마음은 무너졌다. 내 인생은 그 순간부터 끝없는 어둠과 고통 속으로 떨어졌다.

그날 이후 나는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그러나 아빠는 나를 막으며 말했다.

“이건 너를 위해서야. 아빠는 이 일로 네 인생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들의 말은 칼보다 더 날카로우니, 이 일이 밝혀지면 넌 이 동네에서 평생 편히 살 수 없을 거야.”

그 일 이후, 나는 학교를 그만두었다.

아빠는 학교에 휴가를 내고 1년 동안 집에서 나를 돌봤다.

점점 야위어가는 나를 보며, 아빠는 나를 외삼촌이 있는 해외로 보냈다. 아빠는 나를 아프게 만드는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려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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