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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Author: 초향
하지율은 임채아를 흘끗 보고는 바로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임채아가 하지율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채기도 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하지율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임채아 씨는 이제 연주회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손을 다치면 지후 씨가 화낼 것이니 약재를 분류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했어. 어르신은 놀고먹는 사람을 받아주지 않아. 그러니 지후 씨가 와서 임채아 씨를 데려가는 게 좋겠어.”

휴대폰에서는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채아가 전화받게 해.”

하지율은 임채아에게 전화를 건네주었다.

임채아는 하지율의 말에서 이 전화가 누구에게 건 것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흐느끼며 말했다.

“지후야, 손을 다치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데 지장이 있을까 봐 그랬어... 너도 알다시피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손에 보험도 들잖아.”

고지후가 대답했다.

“잠시 후에 특수 제작된 장갑 몇 개를 보내줄게. 손을 다칠 일은 없을 거야.”

임채아는 멍해져서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고지후는 그녀가 말이 없자 계속해서 말했다.

“난 회의가 있어서 다른 일이 없으면 전화 끊을게.”

30분 후, 고지후는 사람을 보내 특수 장갑 네 켤레를 보내왔는데 그중에는 정시온을 위해 준비한 아동용 장갑도 있었다.

단종건이 장갑을 착용해보니 사이즈가 딱 맞았다. 그는 장갑을 살펴보며 말했다.

“이거 참 좋은 물건이네. 얇지만 튼튼해서 약재를 고를 때 손을 보호해 줄 수 있어... 고지후가 이런 걸 구할 수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채아더러 약재를 더 많이 분류하게 해야 했어.”

임채아는 이 말을 듣고 기절할뻔했다.

고지후가 장갑을 보내온 것은 그녀를 데려갈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그녀는 불만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약재를 분류하기 시작했다.

고지후와 이곳에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생각은 없었다.

단종건이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이곳에 가두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너희들의 뜻대로 될 수 없어.’

얼마 지나지 않아 임채아는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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