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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Author: 초향
여자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의 옷차림은 단순하지만 품위가 있었다. 깔끔하게 재단된 흰색 셔츠에 어두운 색상의 긴 스커트를 매치했다.

긴 머리는 자연스럽게 뒤로 묶여 있었고 몇 가닥의 잔머리가 귀 옆으로 드리워 나른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을 풍겼다.

행동 하나하나에는 자신감과 우아함이 느껴졌다.

젊은 남자가 말했다.

“아버지도 얘기 들어서 알고 있어. 내 생각엔 연소영을 연씨 가문으로 다시 데려오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어쨌든 아버지 관심을 끄는 건 성공했지.”

하지율은 최근 Z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되어 M국에 있는 연씨 가문 사람들도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연정미가 물었다.

“큰오빠, 둘째 오빠는 뭐라고 해?”

“얌전히 굴면 집에 식구 하나 늘어나는 것뿐이지. 지난번 상황을 봐선 그렇게 얌전한 것 같진 않더라.”

남자의 잘생긴 얼굴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꼭 모르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듯.

분노도, 조롱도, 심지어 감정의 변화조차 없이 그저 차갑기만 했다.

연정미의 평온한 말투가 흐르는 물처럼 편안하게 들렸다.

“집을 떠난 지 오래됐으니 연소영도 잘못한 걸 알겠지. 아빠가 그렇게 걱정하는데 우선 데려오자.”

“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망설이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걔가 연씨 가문으로 돌아오면 분명 널 귀찮게 할 거야.”

연정미는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땐 나도 너무 어리고 충동적이었어. 고작 약혼자 따위 원하는 사람에게 주면 그만인데.”

말하던 그녀가 잠시 멈칫했다.

“게다가 애초에 걔 약혼자였잖아.”

남자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단성훈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것도, 단성훈이 좋아하는 사람도 너잖아.”

“오빠.”

연정미는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

“난 단성훈을 그저 오빠로만 생각했어.”

“남은 속여도 날 속일 수는 없어.”

연상준은 연정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동자에 드디어 약간의 따스함이 피어올랐다.

“넌 어릴 적부터 단성훈과 결혼하겠다고 계속 말했어.”

연정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오빠,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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