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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십 년 전의 혼인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8-18 21:57:44

“기록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여인이 품에서 접은 종이를 꺼냈다.

현청에서 내준 혼인 기록, 혼적첩이었다. 종이는 새것이었으나 적힌 내용은 십 년 전의 것이었다. 붉은 관인 아래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양계문.

문려화.

곡우가 소의의 어깨 너머로 혼적첩을 훑다가 한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이상한데요. 양계문은 혼서가 오른 날보다 열사흘 먼저 죽었어요.”

“양주 출신의 포목상 양계문.”

소의의 손끝이 그 아래 줄로 내려갔다.

“신부는 당시 열넷이었군.”

곡우가 면사로 가린 여인을 돌아보았다.

“그럼 열넷에 죽은 사내의 후처가 되어, 열 해를 과부로 산 셈이네요.”

소의가 물었다.

“양계문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오늘 처음 이름을 보았습니다.”

“양주에 가신 적은요?”

“연경 밖으로 나간 적도 없습니다.”

“이 혼적첩은 직접 받아오셨습니까?”

여인은 혼적첩을 누른 채 소의를 바라보았다.

“왜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합니까?”

“관청에서 이 종이를 받아온 사람이 있어야 기록이 어디서 바뀌었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엄지 아래에서 종이 모서리가 두 번 접혔다.

“제 시녀가 대신 갔습니다.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릅니다.”

소의는 혼적첩을 다시 여인 앞으로 밀었다.

“예정된 혼례는 언제입니까?”

“사흘 뒤입니다.”

소의가 혼적첩을 책상에 놓았다.

“혼례를 멈추고 싶으십니까?”

“멈춰야 합니다.”

“기록만 바로잡고 예정대로 혼례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왜입니까?”

여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배필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그분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따로 마음에 둔 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소의의 눈이 혼적첩 위의 두 이름으로 내려갔다.

“그럼 혼례가 아니라 이 기록을 만든 사람이 두려우신 겁니까?”

여인의 손이 혼적첩 위를 덮었다. 양계문과 문려화, 두 이름이 손바닥 아래로 사라졌다.

“그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그때 옆문이 벌컥 열렸다.

“빈속에 그런 이야기부터 하면 속 버린다.”

두옥선이 김이 오르는 국수 그릇 세 개를 쟁반에 받쳐 들고 들어왔다.

곡우가 눈을 크게 떴다.

“이모, 어디서부터 들었어요?”

“벽이 얇은 걸 어쩌니.”

옥선은 대꾸하며 손님 앞에도 그릇을 내려놓았다. 고명으로 얹은 파가 면보다 더 많아 보였다.

“오늘 파를 거저 얻으셨어요?”

곡우의 물음에 옥선이 그릇을 그 앞으로 훌쩍 밀었다.

“말 그만하고 먹어.”

“드시우. 값은 저 글쟁이에게 받을 테니.”

“저는 괜찮습니다.”

“괜찮은 사람은 밤중에 얼굴 가리고 남의 가게 문을 두드리지 않아.”

곡우는 옥선의 소매를 슬쩍 잡았다.

면사를 조금 들어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 순간 드러난 입술에는 피가 거의 없었다. 손은 여전히 떨렸지만, 두 번째로 그릇을 들 때는 첫 번째만큼 심하지 않았다.

곡우는 옥선의 소매를 놓았다.

옥선은 그것을 보고서야 제 몫의 그릇을 들고 옆방으로 돌아갔다.

“소장을 써주십시오.”

여인이 말했다.

“어떤 소장을 원하십니까?”

“사흘 뒤의 혼인을 깨는 소장이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는 관청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은자는 드리겠습니다.”

곡우의 고개가 은자라는 말에 홱 돌아갔다.

그러나 소의는 혼적첩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은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혼례를 멈추려면 관청이 받아들일 만한 까닭이 있어야 합니다. 신부가 마음을 바꿨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인의 손이 그릇에서 떨어졌다.

“그럼 써주시지 않겠다는 말씀입니까?”

“혼인을 깨달라고 쓰지는 않겠습니다. 이 기록부터 확인해 달라고 쓰지요.”

소의가 죽은 상인의 이름을 손끝으로 짚었다.

“이 기록이 진짜라면 낭자는 이미 혼인한 사람이라 새 혼례를 올릴 수 없습니다. 가짜라면 누군가 관청 기록을 꾸민 겁니다. 어느 쪽이든 조사하는 동안 혼례는 멈춥니다.”

“조사가 시작되면 제 집안도 알게 됩니다.”

“집안에 알리지 않은 채 혼례만 멈추고 싶으신 겁니까?”

“그런 방도가 있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여인의 손에서 혼적첩이 사각 소리를 냈다. 소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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