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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은 (인생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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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novel oleh 유정은 (인생디자인)

나를 죽인 황제에게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나를 죽인 황제에게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역모 누명으로 가문과 함께 처형당한 황후 심월령. 죽음의 순간 그녀를 구하러 온 이는 남편인 황제가 아니라 냉혹한 섭정왕 위지헌이었다. 혼례 3년 전으로 회귀한 월령은 더 이상 황후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번 생, 그녀는 자신을 죽인 황실을 무너뜨리기 위해 섭정왕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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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22. 칼을 내놓는 밤
방 안에는 오래도록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태후전의 붉은 봉서는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봉서의 가장자리는 아직 반듯했고, 압인은 선명했다. 마치 사람의 목숨을 요구하는 문서가 아니라, 흔한 혼례 절차를 적은 예부의 공문인 것처럼 단정했다.월령은 그 단정함이 싫었다.전생에서 그녀의 폐위 조서도 그랬다. 먹은 번지지 않았고, 글씨는 흠잡을 데 없이 바른 서체였다. 심가의 이름을 역적의 명단에 올린 문서도, 그녀의 처형일을 정한 문서도 모두 그랬다.사람은 피를 흘리는데 종이는 깨끗했다."북경군 호부라니요."청아가 숨을 죽인 채 중얼거렸다.그 말에 시종 하나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감히 입에 올리기도 두려운 물건이었다. 북경군 호부는 섭정왕부의 심장이었다. 호부가 있어야 북경군이 움직였고, 북경군이 있어야 황실은 위지헌을 함부로 치지 못했다.태후는 혼인을 거절하지 않았다.대신 혼인의 이름으로 칼을 요구했다.위지헌은 봉서를 다시 집어 들었다. 시선이 문장 사이를 느리게 훑었다.월령은 그 얼굴에서 무엇을 읽으려 했다.분노.멸시.망설임.그러나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가장 위험한 순간에 가장 비어 보였다.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깊은 곳에 잠가 두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왕야."월령이 낮게 불렀다.위지헌은 문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내놓으실 생각입니까."그제야 그의 시선이 올라왔다."내가 뭘 내놓는지 알고 묻습니까.""압니다.""모릅니다."짧은 부정이었다.월령의 입술이 다물렸다.위지헌은 봉서를 접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호부는 쇳조각이 아닙니다. 그것이 내 손에 있는 동안, 황실은 내게 칼을 겨누기 전에 세 번 계산합니다. 예부에 들어가는 순간 계산은 한 번으로 줄어듭니다.""그 한 번은요.""나를 죽일 수 있는가."청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월령은 고개를 들었다.그가 너무 평온해서, 그 말이 오히려 몸 안쪽을 베었다."그럼 안 됩니다."위지헌의 눈빛이 조금 깊어졌다
Terakhir Diperbarui: 2026-05-24
Chapter: 021. 허락되지 않은 왕비
전각 안의 침묵은 오래 갔다.위지헌이 무릎을 꿇은 채로 올린 혼서 한 장이, 옥좌 아래의 공기를 전부 바꾸어 놓았다.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했다. 대신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붉은 기둥 아래 늘어선 대신들의 소매 끝이 미세하게 떨렸고,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백단향은 숨 막힐 만큼 진했다.섭정왕이 무릎을 꿇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이했다. 그러나 그가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무릎은 항복이 아니었다. 칼을 뽑지 않은 선전포고였다.심월령은 그 곁에 서 있었다.자신의 이름이 적힌 혼서가 황실의 눈앞에 놓여 있었다. 하얀 종이 위의 먹빛 세 글자는 낯설 만큼 또렷했다.심월령.전생에서는 폐후가 된 뒤에야 제 이름을 빼앗겼다. 사람들은 그녀를 폐후라 불렀고, 역모의 딸이라 불렀고, 죽어 마땅한 여인이라 불렀다. 이름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판결문에 찍힌 흔적일 뿐이었다.그런데 지금, 누군가 그 이름을 황궁의 입구에서 빼앗기 전에 먼저 감싸 쥐었다.아니.감싸 쥔 것만은 아니었다.위지헌은 그 이름을 들고 황실의 목구멍 앞에 세웠다.태후 독고씨의 눈매가 가늘어졌다."섭정왕."그 한마디에 대신들의 허리가 더 낮아졌다.태후는 웃지 않았다. 그러나 웃음보다 더 서늘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그랬다. 분노할 때조차 품위를 잃지 않았다. 품위란 그녀에게 예절이 아니라 무기였다."혼인은 가문과 가문의 일이다. 더구나 황실의 일이라면 더욱 절차가 무겁지. 오늘 이 자리에서 급히 논할 만한 사안은 아니네."위지헌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그래서 오늘 올렸습니다."짧은 대답이었다.태후의 눈빛이 조금 굳었다."무슨 뜻인가.""늦으면 절차가 아니라 포획이 될 테니까요."전각 안의 공기가 한 번 더 차가워졌다.어떤 대신이 숨을 삼켰다. 그 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렸다.위명서는 옥좌 아래 한쪽에 서 있었다. 아직 황제가 아니었으나, 황실의 피를 이은 황자답게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만 손가락 하나가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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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20. 무릎 꿇은 반역자
후궁 예비 명단.그 말이 동쪽 별채에 내려앉은 순간, 촛불이 한 번 낮게 흔들렸다.월령은 숨을 멈췄다.위명서는 하루를 내주었다.그리고 바로 그 하루의 값으로 그녀를 요구했다.곁에서 직접 보호하겠다.궁중으로 불러들이겠다.후궁 예비 명단에 올리는 일을 의논하라.말은 부드럽고 절차는 공손했다. 그러나 뜻은 명백했다. 섭정왕부에 있는 여자를 다시 황궁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 월령을 심가의 딸로도, 섭정왕의 동맹으로도 두지 않겠다는 것.황제의 여자로 만들겠다는 것.전생의 목줄을 다시 꺼낸 것이다.위지헌의 손이 그녀의 젖은 소매에서 천천히 떨어졌다.그 움직임이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방 안의 공기가 식었다.총관은 문밖에서 더는 읽지 못했다.월령은 위지헌을 보았다.그의 얼굴은 평온했다.너무 평온했다.그 평온함 아래서 무언가가 검게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분노라고 부르기에는 차가웠고, 질투라고 부르기에는 깊었다. 오래 잠겨 있던 문이 안쪽에서 열리는 소리 같았다."조서를 들여라."위지헌이 말했다.총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감히 월령을 보지 못했다. 두 손으로 조서를 받쳐 올렸다.위지헌은 조서를 받아 들었다.읽지 않았다.찢지도 않았다.그는 촛불 가까이에 조서를 가져갔다. 붉은 인장이 빛을 받았다. 삼황자의 사인과 태후전의 부인이 함께 찍혀 있었다. 아직 황명이 아니었다. 그러나 황명으로 만들 준비는 끝나 있었다.위지헌의 입가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웃음은 아니었다."겁이 많군."그가 낮게 말했다.총관의 어깨가 굳었다.월령은 그 말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알았다.위명서.태후.그리고 자신을 빼앗기 전에 먼저 이름으로 묶으려는 모든 사람들."왕야."월령이 입을 열었다.위지헌은 그녀를 보지 않았다."아침에 입궁한다.""상처가 열렸습니다.""닫을 시간은 있다.""저 때문이라면."그제야 위지헌의 시선이 그녀에게 왔다.차가웠다.그런데 그 차가움은 그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었다.오히려 너무 깊게 붙드는
Terakhir Diperbarui: 2026-05-24
Chapter: 019. 거짓 충성의 맹세
위지헌은 새벽이 되어서야 열이 내렸다.월령은 그의 손목을 놓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잠든 사람의 손은 의외로 정직했다. 낮 동안의 명령도, 냉정한 계산도, 사람을 베듯 짧은 말도 없었다. 다만 손가락 끝이 때때로 그녀의 맥을 더듬었다.살아 있는지 확인하듯.월령은 그 손길을 밀어내지 않았다.비 맞게 두지 않겠다.그 말은 밤새 방 안에 남아 있었다.처형장의 비.전생의 마지막 품.그리고 지금, 동쪽 별채의 낮은 침상 위에서 상처를 안고 잠든 남자.그는 현생의 그녀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는 비 속에서 죽어 가던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 늦었고, 놓쳤고, 그래서 이번에는 늦지 않으려 했다.월령은 그의 손등을 내려다보았다.이 사람은 나를 강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다.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는 그녀가 칼을 쥐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웃어도 되고, 단것을 좋아해도 되고, 아무것도 모른 채 아란과 마당을 뛰어다녀도 되는 삶.그런데 그런 삶을 돌려주려는 방식이 피와 감시와 계책뿐이다.그래서 더 슬펐다.청아가 조용히 들어와 찬 찜질 물을 갈았다. 그녀는 침상 위의 위지헌과 그 곁의 월령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눈가가 붉었다."아가씨, 장부는 숨겨 두었습니다."월령은 고개를 끄덕였다."사본은?""말씀하신 대로 한 장만 옮겨 적었습니다."청아가 품에서 얇은 종이를 꺼냈다.독고가 서북 상단.흑수곡 보급 지연.심가 호송로 차용.그리고 작은 인장 하나.병부 부인.병부에서 정식으로 찍은 인장이 아니었다. 부인의 친정 쪽에서 쓰는 사인. 장부를 직접 움직이는 손은 독고가였지만, 병부 안쪽에 문을 열어 준 사람이 있었다.월령은 그 종이를 접었다.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독고가를 찌르기 전에, 심각의 출정 명부터 늦춰야 했다. 흑수곡에 병력이 움직이는 순간, 증거보다 부고가 먼저 도착할 것이다.월령은 위지헌의 잠든 얼굴을 보았다.그를 깨울 수 없었다.그가 깨어 있다면
Terakhir Diperbarui: 2026-05-24
Chapter: 018. 마지막 품을 닮은 밤
문밖의 목소리는 낮았다."안에 계신 분들, 태후마마의 명입니다. 문을 여십시오."월령은 위지헌의 품 안에서 숨을 죽였다.품 안의 장부는 얇았다. 그러나 그 얇은 종이 몇 장이 지금 그녀의 목숨보다 뜨거웠다. 독고가 서북 상단. 흑수곡 보급. 심가 호송로 차용. 전생에서 오라비가 죽었던 길이, 누군가의 장부에는 이익과 손실로 적혀 있었다.그 사실만으로도 월령은 문을 열고 나가 모든 이름을 찢어 버리고 싶었다.그러나 위지헌의 손이 그녀의 허리 뒤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움직이지 말라는 뜻이었다.말보다 정확했다.월령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들면 그의 턱선과 입술이 너무 가까웠다. 방금 전까지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가까웠던 거리였다. 그런데 거짓이어야 했던 그 열기가 아직 빠지지 않았다.위지헌이 낮게 말했다."문을 열어라."밖이 잠시 조용해졌다.그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것이다.문이 열렸다.등불이 다시 밀려 들어왔다. 금위위 병사 넷, 태후전 상궁 하나, 그리고 검은 장부함을 든 내관 하나가 서 있었다. 상궁은 고개를 숙였지만, 눈은 숙이지 않았다. 늙은 여인의 눈빛은 침상과 떨어진 비녀, 흐트러진 옷깃을 빠르게 훑었다.그 눈빛이 월령의 품 앞에서 멈췄다.위지헌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월령은 그의 등 뒤로 가려졌다. 너무 자연스러워,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가 그녀의 자리였던 것처럼."왕야."상궁이 예를 올렸다."태후마마께서 잃어버린 물건이 있어 외서고를 봉하라 하셨습니다.""봉해라."위지헌의 대답은 짧았다.상궁의 눈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그 전에 안에 계신 분들을 확인하라 하셨습니다.""확인했겠지.""물건도 확인하라 하셨습니다."월령의 손이 장부 위에서 굳었다.상궁은 그 미세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그 순간 위지헌의 손이 뒤로 와 월령의 손등을 덮었다. 남들이 보지 못할 만큼 낮게, 옷자락 속에서. 그는 장부를 빼앗지 않았다. 숨기지도 않았다. 다만 그녀의 손이 떨리는 것을 눌렀다.그 손의 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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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7. 달빛 아래 훔친 밀서
궁의 밤은 왕부의 밤과 달랐다.왕부의 밤은 차가웠다. 모든 그림자가 정해진 자리에 있었고, 발소리조차 명을 받은 것처럼 움직였다. 그러나 궁의 밤은 달랐다. 낮 동안 웃음과 향과 비단으로 덮어 둔 욕망들이 밤이 되면 벽 틈으로 배어 나왔다.향 냄새.젖은 돌 냄새.멀리서 들리는 환관의 낮은 기침.그리고 아무도 없는 듯 보이는 회랑마다 숨어 있는 눈.월령은 검은 장막 아래에서 숨을 낮췄다.위지헌은 한 걸음 앞에 있었다. 검은 옷에 궁인용 외투를 걸친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그는 어디에 있어도 그곳의 주인처럼 보였다. 심지어 남의 궁에 몰래 들어온 밤에도.그 사실이 불쾌해야 했다.그런데 월령은 그의 오른손에 감긴 천부터 보았다.자신이 묶어 준 것이었다.밤바람에 천 끝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는 손을 소매 안에 숨기지 않았다. 보이게 둔 것은 아니겠지만, 숨기지도 않았다.그 작은 변화가 월령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전날 밤 이후, 둘은 그 일을 말하지 않았다.짧은 입맞춤.멈춘 숨.놓지 않았던 손목.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 침묵 때문에 모든 것이 더 선명했다."외서고는 저쪽입니다."월령이 낮게 말했다.위지헌은 대답 대신 시선으로 길을 재었다.그들은 회랑의 그늘을 따라 움직였다. 태후전 외서고는 궁의 북쪽에 있었다. 겉으로는 오래된 서책과 제례 문서를 보관하는 곳이었지만, 실제로는 태후 친정과 궁 안 사람들의 장부가 오가는 곳이었다.독고가 서북 상단.흑수곡.보급 지연.심가.피 묻은 군보 조각에 남은 글자들이 월령의 머릿속에서 하나씩 맞물렸다.외서고 문 앞에는 궁녀 둘이 서 있었다.위지헌은 멈추지 않았다.월령은 그가 너무 자연스럽게 걸어가는 것을 보고, 한 박자 늦게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피하지 않는다. 지나간다. 피하는 사람이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궁녀 하나가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위지헌의 손이 월령의 허리 뒤 장막 자락을 잡아당겼다.강하지 않았다.그러나 월령의 몸은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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