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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증거는 오늘 만든다

Penulis: 6jay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1-01 22:35:23

“입장 보류해 주세요. 배우 대기실까지 보내지 마시고요.”

반입구로 향하며 출입 담당자에게 연락하는 사이에도 무전기에서는 리허설 종료와 차량 이동 요청이 뒤엉켰다. 손목의 시계는 오후 5시 12분.

그러나 오승재는 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 명의의 출입증은 쓸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갔으며, 자기 소속을 확인받아 다시 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채린은 손목시계를 봤다. 기억 속에서는 아직 드레스가 멀쩡한 시간이었다.

“잡으러 가요?” 뒤따라온 이헌이 물었다.

“아니요. 확인 안 된 물건부터 못 들어오게 할 거예요.”

“나는 뭘 하면 돼요?” 걸음부터 느려졌다. 사라진 하루에서처럼 문을 막아 달라고 할 뻔했지만, 아직 막아야 할 문은 없었다. 부탁도 하기 전에 할 일을 물어오는 이헌에게 뭐라고 답해야 할까.

“인터뷰요. 순서 조정은 수정 팀장이 제작진과 얘기할 거예요. 배우님은 무대 쪽에 계세요.”

“지금 저기서 기다리라는 뜻이지?”

“네. 제가 부르면 돌아오지 마시고.” 이헌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들고 있던 질문지를 접었다.

“대신 진행자가 엉뚱한 걸 물으면 길게 대답할 겁니다.”

“원래도 그러시잖아요.” 한쪽 눈썹이 올라갔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 채린의 시선이 줄곧 대기실에 가 있다는 걸 그도 알아챈 듯했다.

“끝나고 상황은 알려 줘요. 나도 오늘은 알아야겠으니까.”

“끝나면요. 약속합니다.”

이헌이 돌아간 뒤 채린은 반입대 뒤에서 확인 과정을 지켜봤다. 관리자가 인원과 물품을 하나씩 대조할수록 줄은 길어졌고, 짜증 섞인 목소리도 높아졌다. 마침내 행사 실장이 그녀를 따로 불러냈다.

“본부장님 때문에 의상 팀들이 다 밀려요.”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들까지 채린을 쳐다봤다. 승인한 적 없는 물건을 막고 있는데, 시간을 빼앗는 사람은 벌써 그녀가 돼 있었다.

“추가 배송 주문이 없는데 제 이름으로 들어왔어요. 그 요청은 취소하고, 실제 주문 있는 물건부터 확인하면 돼요.”

“누가 서류를 잘못 썼겠죠.”

“그럼 물건도 잘못 왔을 수 있죠.” 채린은 반입대에서 비키지 않았다. 실장이 말을 고르다 물러나는 사이, 줄 맨 앞에 선 회색 재킷이 보였다.

자기 이름으로 발급받은 출입증을 내미는 오승재의 어깨에는 길쭉한 검정 가방이 걸려 있었다. 의상을 가져왔다면서 커버는 어디에 있을까. 잠긴 지퍼에 눈길이 붙들리는 동안 등이 서늘해졌다.

“의상실에서 추가 보낸 거 없다고 합니다.” 관리자의 말에도 승재는 가방을 올리지 않고 채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본부장님이 받으시는 걸로 전달받았는데요.”

“누구한테요?”

“저도 중간에서 전해 받은 거라.”

“그럼 여기서 확인해 주세요.” 가방을 바닥에 둔 승재는 휴대폰을 꺼내 복도 쪽으로 몇 걸음 옮겨 짧게 통화했다. 주변이 웅성거려 무슨 말인지는 들리지 않았다.

돌아온 승재가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다른 팀 거랑 헷갈렸네요. 그냥 가져가겠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채린이 받을 물건이라더니. 승재의 손이 가방으로 향하자 관리자가 반입 요청서를 다시 들었다.

“이쪽 배우 대기실에 배송한다고 하셨잖아요.” 관리자가 가방과 반입 요청서를 번갈아 봤다.

“물건 확인을 거절하시면 반입은 안 됩니다. 잘못 온 물건인지 현장 책임자 입회하에 확인하시겠어요?” 입술을 훑는 승재의 손으로 눈이 갔다가, 채린은 곧 시선을 넓혔다. 기억 속 파우치 하나만 찾다가는 그 밖의 것을 놓칠 수도 있었다.

마침내 열린 가방에는 얇은 수선용 천과 접힌 수건이 들어 있었다. 승재가 수건을 꺼내자 그 아래 있던 작은 봉투 몇 개가 반입대 위로 흩어졌다.

“제 거 아닌데요.”

관리자가 손을 멈추게 하자 채린도 가까이 가려던 걸음을 거뒀다. 포장이 투명하다고 내용물의 정체까지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지금 확실한 것은 의상 소품 목록에 저 봉투가 없다는 사실뿐.

뒤늦게 온 보안 책임자는 물건의 주인이 불분명하고 반입 설명도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확인을 요청했다. 배우들의 통로에서 떨어진 별도 공간으로 승재와 가방이 옮겨졌다.

채린은 대기실에 연락했다.

“아무것도 받지 마요. 의상은?”

“두 벌 다 괜찮아요. 채원 배우님 지금 화장 고치세요.”

“두 벌 다”라는 말에 채린은 반입대 모서리를 놓았다. 채원은 찢어진 옷을 움켜쥔 대신, 무대에 나갈 얼굴을 고치고 있었다. 손가락이 쉽게 펴지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늦지 않았다. 그 사실만큼은 지우의 밝은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들어가도 되느냐는 물음에 옆으로 비키니, 정말 의상을 배달하러 온 사람이 커버를 들어 보였다. 그 너머 대기실에서 다른 배우의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막을 것만 생각하다 정작 지나가야 할 사람들까지 잊고 있었네.

보안 책임자가 빌린 출입증을 회수하며 승재에게 연락한 사람을 물었다. 승재는 회사 이름을 얼버무리더니 직접 전화 화면을 내밀었다.

“여기 전화하면 돼요. 저는 시키는 대로 가져온 겁니다.” 화면에 방금 건 통화가 남아 있었다. 채린도 아는 이름이었다.

JS엔터 백민우 본부장.

승재는 이제 그 이름이 자신을 꺼내 줄 거라고 믿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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