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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Author: 송진
그때, 갑자기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이미 형석 씨에게 도윤이 전학을 준비시키라고 했어요.”

성유리는 그 말에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여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저는 꼭 사모님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외적인 조건으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목표를 이루는 건 어른끼리 하는 방법이라고 치더라도 아이에게 그렇게 하는 건 정말 나쁜 영향을 미칠 거예요.”

성유리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그게 무슨 뜻이죠?”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사모님도 잘 아시잖아요.”

여자가 성유리를 비웃듯 피식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일을 저지를 용기는 있지만 인정할 용기는 없나 보네요?”

“제가 뭘 인정하지 않았나요?”

성유리가 되물었다.

“오늘 밤, 사모님은 아주 잘하시던데? 자신의 조건을 이용해서 주변 남자들이 뭐든지 다 해주게 만들고... 그걸 즐기는 기분은 어때요? 좋았나요?”

여자는 성유리를 조롱 섞인 시선으로 쳐다보다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정말 저질스럽네.”

여자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 하지 않아 성유리를 향한 혐오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처음에 성유리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몰랐다.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문제 때문일까?’

‘아닌 것 같은데.’

첫 만남에서부터 여자는 성유리에게 극명한 적대감을 보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성유리는 그녀와 다툴 생각이 없어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은 제 남편인데요? 제가 그이한테 뭘 시키든 말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여자는 명백히 그런 행동을 경멸했지만 성유리가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순간 할 말을 잃은 듯 조용해졌다.

결국, ‘패배’한 여자는 콧방귀를 치더니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화장실을 떠났다.

성유리는 그런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희한한 여자네.”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여자는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유리는 여자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손을 닦고는 자리에 돌아갔다.

경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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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또 박한빈의 약혼녀도 있었다.결국 성유리는 자연스럽게 그와 함께 무대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정말 예쁘네.”도도하던 애리얼도 이번에는 먼저 다가오더니 계속 박수를 치며 칭찬을 늘어뜨렸다.“유리 씨, 혹시 예전에 무용 배운 적 있어?”“네. 조금이지만 배웠었어요.”“역시 그럴 줄 알았어. 춤 정말 잘 추던데?”애리얼이 웃으면서 손에 든 샴페인 잔을 박한빈에게 건넸다.“나중에 기회 되면 같이 커피 한잔하자.”그 말은 분명 성유리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애리얼의 시선은 박한빈에게 고정돼 있었다.성유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박한빈을 바라보았다.그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대의 뜻을 밝히지도 않았기에 결국 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오늘 파티에 참석한 직원들은 다 사모님 쪽 사람들인가요?”가만히 있던 박한빈이 갑자기 물었다.박한빈이 그런 질문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애리얼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전부는 아니에요. 일부는 호텔 쪽에서 빌려온 사람들이에요. 왜요?”“아까 직원 중 한 사람이 제 약혼녀를 밀었거든요.”사실 성유리는 개막 무용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조금 전 자신이 어떻게 무대 밖으로 나왔는지도 잊어버리고 있었다.그러다 박한빈의 말을 듣고서야 무언가 떠올랐는지 급히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하지만 아까 있었던 상황 때문에 성유리는 자기가 원래 어디에 서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박한빈은 그녀의 시선을 알아채지 못한 듯, 곧장 애리얼에게 말했다.“그 사람은 아마 호텔 쪽에서 파견된 사람일 겁니다. 저한테 명단이랑 자료 좀 보내 주세요.”애리얼은 박한빈의 말투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확실히 본 거예요?”“네.”애리얼은 다시 성유리를 한번 바라보더니 그제야 살짝 미소 지었다.“알겠어요. 이따 사람 시켜서 보내드릴게요.”“감사합니다.”박한빈은 애리얼과 다시 한번 잔을 부딪쳤다.“오늘 무도회 잘 치르세요.”애리얼도 미소를 지으며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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