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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Author: 송진
아마 나다빈은 그런 상황에서 성유리가 자기들과는 급이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길 바랐을 것이다.

더 나아가 성유리가 지금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면서 그녀 인생에 끼어들려 했을 수도 있다.

이 바닥에선 그런 사람들 정말 흔했다. 말하자면 좋은 사람 소개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사람을 엮으려는 사람들.

그래서 성유리가 자기한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박한빈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유성균이라는 사람의 아부와 환대도 다 받아줬는데 사실 그건 일부러 그랬다.

성유리 앞에서 나다빈을 민망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차피 그런 사람은 성유리의 진짜 친구가 될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다빈 씨가 화난 것 같아요.”

성유리는 박한빈 속을 알지 못한 채,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러자 박한빈은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이내 성유리가 자신을 살짝 째려보자 박한빈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순진한 얼굴로 물었다.

“뭘 어쩌겠어? 누가 너더러 처음부터 숨기래?”

“그럼 제가 뭘 어떡해야 되는데요? 설마 절 아는 사람한테 다 찾아가서 제가 박한빈 씨 아내라는 걸 다 말해야 됐어요?”

그 말에 박한빈은 의외로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 들으니까 하나 깨달은 게 있어.”

“뭔데요?”

“우리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너무 많다는 거. 그러니까 앞으로 나랑 공식적인 자리에 좀 더 자주 같이 가자.”

성유리는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바로 거절했다.

“싫어요.”

그러자 박한빈은 진짜로 자기 태블릿을 꺼내더니 스케줄표를 열었다.

“마침 이번 주말에 기념식 하나 있는데 그거 나랑 같이 가자.”

성유리는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안 가요.”

“근데 내가 방금 초청자 명단에서 어떤 사람 이름 봤는데?”

박한빈이 그렇게 말하자 성유리는 바로 눈치챘다.

“방해준 씨요?”

...

이 업계에서 사실 추형석은 별로 존재감이 없었다.

어디서 가끔 보이긴 해도 대부분은 인맥이란 인맥 다 써서 겨우 끼어드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초청자 명단엔 보통 그의 이름이 처음엔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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