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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Author: 송진
꿈속의 박한빈은 매우 행복했다.

짧은 하룻밤이었지만 박한빈은 마치 평생을 산 듯 긴 시간을 느꼈다.

눈을 떴을 때, 밖은 이미 밝았다.

찬란한 햇살이 박한빈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몇 번 눈을 깜빡인 후에야 정신이 돌아왔다.

옆을 돌아보니 성유리가 자기 손을 꼭 잡은 채로 침대 옆에 엎드려 있었다.

박한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성유리의 뺨을 살짝 만졌다.

그 한 번의 터치에 성유리는 잠에서 벌떡 깼다.

“깨셨어요?”

성유리가 먼저 말했다.

“몸 아직 아파요?”

체온계를 가지러 가려는 성유리를 박한빈이 꼭 잡으며 막았다.

그리고 자신의 이마에 손을 댔다.

“음, 열이 내린 것 같아.”

그제야 성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몸은 좀 어때요? 아파요?”

그 말에 박한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뭐 좀 드실래요?”

“응.”

박한빈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네가 끓여준 죽이 먹고 싶어.”

그의 대답에 성유리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알겠어요. 제가 끓여줄 테니까 일어나서 옷 갈아입으세요.”

“응.”

박한빈은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여전히 성유리의 손을 놓지 않았다.

의아해진 성유리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박한빈은 다시 한참 그녀를 바라보다가 마침내 손을 풀었다.

이내 성유리는 다시 웃으며 인사한 뒤,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박한빈은 침대에 앉아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봤다.

그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는 움직이지 않았고 한참 있다가 욕실로 향했다.

10시간 넘게 잤더니 땀에 젖은 옷을 벗고 씻어냈고 턱에 난 수염도 깔끔히 밀었다.

아직 편안한 옷을 입었고 앞머리가 길긴 했지만 아까보다 훨씬 깔끔하고 산뜻해 보였다.

박한빈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속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누구에게, 도대체 왜 감사하는지는 오직 본인만 알았다.

잠시 후, 박한빈이 밑으로 내려가 보니 하늘이도 깨어나 있었다.

아이는 작은 사자 인형을 안고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발소리가 들리자 하늘이가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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