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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Author: 복덩이
강민아가 심은호와 함께 떠나는 것을 보는 순간 반하준은 밀려오는 상실감에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를 심연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강민아!”

반하준은 고함을 질렀다. 주위의 공기가 끈적끈적하고 무거워져 숨쉬기가 힘들었다. 가슴이 심하게 들썩거리며 얼굴마저 점차 창백한 종잇장처럼 변해갔다.

“다시 한번 모든 걸 되돌릴 기회를 줄게. 넌 여전히 내 아내고 민이의 엄마야. 강승에 투자해서 계속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도와줄게. 난 그냥 모든 것이 예전처럼 돌아가면 돼.”

반하준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그가 말할 때마다 몸의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었다.

여전히 오만하고 고고한 태도였지만 눈가에는 두려움과 절망이 담겨 있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처럼 말로는 괜찮다고 고집을 부리는 데 몸은 위태롭게 비틀거리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는 강민아의 두 눈에는 무심함과 냉정함, 짜증 섞인 혐오만 가득했다.

“반하준, 후회돼?”

그녀의 말에 허를 찔린 남자는 입술만 달싹였고 강민아는 말을 이어갔다.

“난 당신 아내가 된 것도, 민이의 엄마가 된 것도, 모든 걸 버리고 떠난 것도 후회하지 않아. 난 이제 더 이상 당신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니까 절대 뒤돌아보지 않을 거야.”

심은호가 손을 내밀어 길고 힘 있는 손가락으로 강민아와 깍지를 꼈다.

맞물린 두 손을 본 반하준의 동공이 급격히 움츠러들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남자와 두 손을 맞잡는 게 반하준에겐 치명타가 될 거다.

강민아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지 않은 채 반하준을 불렀다.

보이지 않는 실이 남자의 심장을 허공으로 들어 올리며 강민아의 말에 그가 황급히 두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한때 당신에게 수없이 실망한 후 혼자서 되뇌던 말이 있는데 이젠 그걸 당신에게 해야 할 것 같네. 열리지 않는 문을 자꾸 두드리는 건 무례한 짓이야.”

강민아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고 심은호는 뒤를 돌아보며 가만히 서 있는 반하준과 육성민을 향해 승리자처럼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반하준이 그렇게 못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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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5화

    심은호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는 불어오는 저녁 바람 속에서 나른하면서도 매혹적인 울림을 띠었다.그의 시선이 아주 자연스럽게 강민아에게 향하며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민아 씨 데리러 왔죠.”공기 속에 보이지 않는 전류가 바지직거리는 듯했다.안채린은 심은호가 강민아를 대놓고 감싸며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과 반석현이 자신에게 보이는 냉담함을 비교하니 치솟는 질투의 불길이 이성을 태워버릴 듯했다.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유지하면서도 목소리는 날카로워졌다.“심 대표님과 강 대표님은 사이가 참 좋으시네요.”강민아는 이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심은호가 가까이 다가오며 전하는 따뜻한 숨결과 반용화 쪽에서 보내오는 평온하지만 존재감이 극도로 강한 시선을 느꼈다.안채린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강 대표님이 무슨 수를 쓴 건지 우리 석현이가 참 잘 따르네요. 용화 씨, 잘 지켜봐요. 석현이가 이상한 사람들을 따라 배우면 안 되니까...”“안채린.”반용화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차가운 위엄을 띠고 있어 미처 뱉지 못한 날카로운 말을 막아버렸다.그는 고개를 들어 안채린을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이전의 무심함이 사라지고 예리한 비난이 담겨 있었다.“말조심해.”안채린은 반용화의 시선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남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버렸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시도 때도 없이 변했다.심은호는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생긴 듯 웃으며 불을 지폈다.“선생님 애인이 말을 심하게 하네요. 우리 민아 씨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심 대표님!”안채린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했다. 반용화의 꾸지람을 듣고 심은호의 비아냥까지 들려오자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반용화는 심은호에 대꾸하는 대신 강민아를 바라보며 평소처럼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 안채린에게 말할 때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오늘 고마웠어.”강민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석현이 데리고 집에 놀러 와요.”심은호가 그 모습을 보고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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