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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ผู้เขียน: 복덩이
시장은 강민아의 말에 놀라면서도 기뻐했다.

“양자 테크가 디지털 프로젝트를 빠르게 추진했던 게 강 소장님 덕분이었네요!”

그는 고개를 돌려 비서를 향해 이렇게 지시했다.

“앞으로 두 시간 동안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강 소장과 함께 양자 테크 시찰에 동행하지.”

반용화의 귓가에 강민아의 목소리가 울렸다.

“선생님도 저랑 같이 가실래요?”

남자가 피식 웃었다.

“귀찮게 구네.”

강민아가 대담하게 나섰다.

“제가 선생님 휠체어 밀어드릴게요!”

그녀가 반용화의 휠체어를 리무진 안으로 밀어 넣은 뒤 반용화가 물었다.

“양자 테크에서도 날 방패로 쓸 생각인가?”

“저한텐 선생님이 필요해요.”

유난히 진지한 부드러운 목소리가 반용화의 귓가에 들리자 남자의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지도가 필요해요. 저를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강민아가 그의 옆에 앉자 리무진 차량의 문이 천천히 닫혔다.

반용화는 흠칫하며 휠체어에 올려놓은 오른손 검지가 어색하게 안으로 움츠러들었다.

그들 사이에도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 것 같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강민아는 그에게 의지하고 있었지만 감히 내색하지 못했는데, 이젠 대놓고 그의 도움이 필요하며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더 멀리, 더 높이 날아가려 한다.

...

차량이 양자 테크 건물 입구에 멈추자 경비실 직원은 즉시 양자 테크 내부 직원에게 이를 알렸다.

각 부문의 연구원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윗선의 등장에 그들도 당황했다.

“어떡해요? 누가 마중 나가요?”

“우 대표님께 전화해서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양자 테크의 내부 직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시 관계자들을 영접할 사람을 누구로 보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제가 갈게요.”

어깨까지 오는 짧은 머리에 흰색 정장을 입은 젊은 여성이 눈에 띄었다.

“안채린 씨, 금방 미린국에서 돌아온 사람이 시청 사람들을 상대하기엔 경험이 없잖아요.”

직원들은 우경아가 휠 스트리트에서 고액 연봉을 주고 데려온 기술 컨설턴트 안채린을 말렸다.

“경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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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6화

    반하준은 연진숙이 자꾸 그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게 정말 불편했다.강민아와 이혼하게 된 데에도, 연진숙의 참견이 한몫했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작은아버지께서 계속 안 회장네를 챙겼잖아요. 안 회장 딸, 예전에 작은아버지의 추천서를 받아서 유학한 거 말이에요, 기억나세요?”“그게 벌써 몇 년 전 이야기냐.”연진숙이 말을 이었다.“안채린 그 아가씨, 미린국에서 잘 나간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 귀국했는데, 지금은 우영그룹 산하의 양자 테크에 입사했대.”반하준은 자리를 뜨려다, 그녀의 말 속에서 익숙한 단어를 듣고는 발걸음을 멈췄다.“안채린 씨가 양자 테크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데요?”연진숙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반하준이 드디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우경아 회장이 꽤 아낀다더라. 입사하자마자 바로 실무 총책을 맡았다고 들었어.”반하준의 머릿속에 바로 의문이 스쳤다.‘양자 테크의 일인자는 강민아 아닌가?’이 말이 사실이라면, 강민아의 회사 내 입지가 그리 단단하지 않다는 뜻이다.미린국에서 하버드를 졸업하고 돌아온 안채린은 이미 금융 잡지에서 여러 번 본 인물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후견인은 다름 아닌 반용화였다.반면 강민아는 배경도 없고 실무 경험도 부족하다. 안채린과 같은 사람을 상대하기엔 큰 부담이 따랐을 것이다.반하준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음 주, 제가 정광사를 떠나면은 안채린 씨와 한번 만나게 해주세요.”연진숙은 감격스러울 만큼 기뻤다. 지금 당장이라도 안 회장에게 연락해 안채린과의 만남을 잡고 싶을 정도였다.“알겠어, 산에서 내려가자마자 바로 준비할게.”한편, 양자 테크에서.강민아가 바닥에 발을 딛자, 의자 바퀴가 뒤로 밀려나며 책상에서 멀어졌다.그녀는 책상 아래 무릎을 꿇고 있는 심은호에게 말했다.“이제 나와요.”심은호는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들었다.조금 전 그녀가 그를 만졌던 감촉이 남아 있는 듯 입가에 엷은 웃음을 띠었다.“진정 좀 하고요.”강민아의 시선이 자연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5화

    반하준은 요즘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거름을 나르고, 돼지우리를 청소하고, 소를 몰고 양을 방목하는 나날을 보내다 보니, 그의 오랜 결벽증도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그는 거침없이 쓰레기 더미 앞에 쪼그려 앉아 손으로 뒤지기 시작했다.반하준은 옆에서 멀뚱히 서 있는 반현민을 보자, 눈을 번뜩이며 호통을 쳤다.“서서 뭐 하고 있어? 같이 찾지 않고! 청진기 못 찾으면 오늘 밥도 없을 줄 알아.”반현민은 그제야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겁먹은 얼굴로 쓰레기 더미를 바라보다가 결국 입을 뗐다.“아빠, 장갑이라도 좀 주세요...”“찾아!”반하준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청진기 못 찾으면 너를 이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릴 거야!”그는 이번만큼은 아들 앞에서 완전히 인내심을 잃은 듯했다. 그의 눈동자는 분노로 이글거렸고, 굳게 다문 턱선은 날카롭게 경직되어 있었다.반현민은 어깨를 움찔거리며 숨을 참은 채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쓰레기들을 뒤적이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빠, 제가 청진기 새로 사드릴게요... 열 개라도 사드릴 수 있어요.”그러자 반하준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네가 백 개를 사 와도 소용없어. 그건 내가 아끼는 청진기야.”반현민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청진기, 아빠한테 그렇게 중요한 거예요?”그 말에 반하준은 인츰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쓰레기 더미를 한참 동안 뒤적이다가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래, 그 청진기는 나한테 정말 소중한 거야.”그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쓰레기통 안의 온갖 쓰레기를 샅샅이 뒤졌지만, 문제의 청진기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반현민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오전에 버렸거든요... 혹시 이 쓰레기통, 이미 비워졌을지도 몰라요.”반하준은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팔뚝의 핏줄이 울컥 솟구쳤고, 금방이라도 무언가를 부숴버릴 듯한 기세였다.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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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3화

    이번엔 반하준이 확실히 보았다. 강민아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연한 분홍에서 진한 분홍으로 변한 것을.그녀의 피부는 마치 활짝 핀 모란꽃처럼 붉게 타올랐고, 긴 속눈썹은 살짝 떨리며, 검은 눈동자엔 촉촉한 윤광이 번져 있었다.마치 사랑의 마음이 싹튼 듯한 표정이었다.이러한 생각이 반하준의 머릿속을 스쳤고, 그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눈을 크게 떴다.‘강민아가 왜 갑자기 나를 보고 수줍어하는 거지?’반하준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녀의 속눈썹 한 올 한 올까지 생생하게 보였다.그는 시선을 왼쪽 상단의 작은 화면으로 옮겼다.반용화가 그를 산에 보낸 뒤, 정광사 스님더러 그에게 머리를 깎아주라고 하였다. 반하준은 정식 출가자가 아니었기에 스님은 그에게 삭발이 아닌 짧은 스포츠머리로 깎아주었다.그리고 반하준은 며칠 동안 바람과 햇볕에 그을려 피부는 제법 어두워졌고, 얼굴의 윤곽이 더 뚜렷해졌다.‘이런 모습이 강민아의 취향이었던 건가?’반하준의 가슴이 달아올랐다. 마치 물 끓는 주전자처럼, 마음속에서 보글보글 뜨거운 감정이 피어오르는 듯했다.‘그래, 그녀가 다시 나에게 설레기 시작한 거라면...’반하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일부러 단단하고 냉정한 목소리를 냈다.“걱정 마. 부신 그룹더러 양자 테크 프로젝트에 전면적으로 협조하라 할 거야. 오늘 안으로 내가 사람을 보낼 테니, 내가 하산하면...”그는 일부러 권위 있게 목소리를 내리깔았다.“직접 만나서 얘기하지.”“훗.”강민아는 모니터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눈동자의 초점은 흐트러져 있었다.그녀의 손바닥에 다시금 포근한 감촉이 스며들었다.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손은 어느새 심은호의 머리 위에 얹혀 있었다.그의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실크처럼 매끄러워 손끝이 간질간질할 정도였다.강민아는 문득 고양이 카페에서 만난 푸른 눈의 랙돌 고양이를 떠올렸다. 그 부드럽고 윤기 나는 털을 처음 만졌을 때 느꼈던 묘하게 중독적인 촉감을 말이다.심은호는 마치 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2화

    심은호의 눈동자는 마치 햇살이 비친 잔잔한 호수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우리 안에 갇힌 대형견처럼 강민아만을 집요하게 쫓고 있었다. 만약 그에게 꼬리가 있다면, 아마 지금쯤 회전하는 선풍기처럼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강민아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이거, 진짜 큰일 났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 사고야, 사고!’그녀의 시선이 발끝으로 떨어졌다.“읏...”그녀는 황급히 발을 걷으려 하였지만 중심을 잃은 몸이 의자와 함께 뒤로 휘청거렸다.그 순간, 심은호의 손이 날렵하게 뻗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강민아의 심장은 한 박자 멎어버렸다.차가울 줄 알았던 심은호의 손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뜨겁고 단단했다.강민아는 다시 의자에 안착했지만, 온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은 커다랗게 떠졌고, 동공은 산란하게 흔들렸다.“강민아, 무슨 일이야?”화면 속 반하준의 목소리가 급하게 튀어나왔다. 그녀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가려는 걸 보고,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반하준은 그녀를 도울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무력하게 느껴졌다.‘강민아가 균형을 잡아 다행이야. 그런데 양자 테크 대표실 의자 퀄리티가 왜 이렇게 나쁜 거야!’반하준은 화면 너머에서 가만히 숨을 토해냈다.“우리 아까 어디까지 이야기했어?”강민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차갑게 굳은 얼굴에 감정이 스며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신경을 썼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자신의 발목을 감싸고 있는 손의 뜨거운 감각을 무시할 수 없었다.심은호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더 힘을 주어 잡았다.“읏...”그녀의 몸이 반사적으로 떨렸다.발목 하나를 쥐었을 뿐인데, 허리와 다리에 있던 힘이 빠지고 전신이 찌릿해났다.강민아는 스물일곱 해를 살아오며 처음 알게 됐다. 그녀의 약점이 발목이라는 사실을.심은호의 손길은 마치 불에 달군 족쇄 같았다. 그 열기에 그녀의 심장까지 떨려왔다.그녀의 모든 신경은 발목에 쏠려 있었다.심은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1화

    강민아는 책상 아래를 힐끗 내려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그 시각, 컴퓨터 화면 속 반하준은 여성용 수트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강민아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녀가 이렇게 격식 있게 옷을 갖춰 입은 모습을 그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단정하게 틀어 올린 머리에, 까만 흑단 비녀 하나가 꽂혀 있었다.햇빛이 스치며 금빛으로 물든 몇 가닥의 잔머리가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뺨 위로 흘러내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보고 있었지만, 반하준의 시선은 온통 그녀의 얼굴에 멈춰 있었다.불과 몇 달 전 이혼한 사이인데, 이렇게 다시 강민아를 보게 되니, 반하준은 마치 수십 년이 지난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그가 정광사에서 지낸 시간이 그만큼 길게 느껴졌던 걸까?“강...”반하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지만, 목이 꽉 막힌 듯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곧, 평소처럼 차분하고 절제된 목소리를 되찾았다.“강민아... 아니, 이제는 강 대표라고 불러야겠지. 찬규가 나한테 전화를 안 했으면 네가 양자 테크 대표가 된 것도 몰랐을 거야.”반하준의 목소리에는 타고난 상위자의 오만함이 배어있었고, 말투에는 조롱과 비아냥이 묻어져 있었다.강민아는 책상 아래쪽에 있는 심은호를 향해 조용히 입 모양으로 물었다.“왜 거기에 숨어 있는 건데요!”컴퓨터 화면 너머의 반하준이 뭐라 말하든, 그녀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책상 아래에는 키가 크고 건장한 심은호가 몸을 접어 힘겹게 웅크리고 있었고, 좁은 공간은 그의 존재만으로도 금세 꽉 차버렸다.강민아는 화면 속 반하준을 차갑게 흘끗 바라보았다. 반하준의 모습은 오직 그녀의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 뿐이었다.‘반하준은 왜 하필 지금 영상 통화를 거는 거야?’‘게다가 대표실 컴퓨터는 왜 멋대로 반하준의 영상통화 요청을 받아버린 걸까?스크린 너머의 반하준조차 강민아가 그를 얼마나 불편해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강민아는 반하준과 말을 섞는 것조차 귀찮아했다.반하준은 순간 숨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70화

    강민아는 자리에 멈춰 서서 비범한 외모를 자랑하는 남자, 심은호를 바라보았다.심은호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햇살을 등진 채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요?”강민아는 그에게 한 발짝 다가가며 놀리듯 말했다.“제대로 감상하고 싶어서요.”“그럼 더 가까이 봐야죠.”말하며 심은호는 몸을 앞으로 숙여 강민아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갔다.강민아는 그와 저만치 떨어져 있는데 두 사람의 얼굴은 닿을 듯이 가까웠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으며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제대로 잘 봤어요?”심은호가 물었다.“네.”“어때요?”“잘생겼어요.” 강민아는 진심으로 칭찬했다.“심은호 씨는 제가 봤던 잘생긴 남자 중... 한 명이에요!”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심은호가 피식 가볍게 웃었다. 그녀 곁에 있는 멋진 남자가 한 둘인가. 육성민, 반하준도 모자라 반용화도 있었다.특히 반용화의 외모는 타고난 심은호마저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였다.“내 얼굴은 나한테서 제일 보잘것없는 거예요.”그가 자신 있게 말하자 강민아의 머릿속엔 심은호가 보내줬던 가슴근육과 복근 사진이 떠올라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사람을 홀릴 듯 잘록하고 탄탄한 허리가 뇌리에 깊게 박혔다.이대로 가다가는 심은호에게 민망한 생각을 들킬까 봐 가볍게 기침했다.그녀는 심은호를 지나쳐 책상에 마주 앉아 사무적인 어투로 말했다.“심은호 씨, 제대로 얘기해 볼까요?”“네?”남자의 혀끝이 입천장에 슬쩍 닿았다.“조금 전 나눈 얘기는 제대로 한 게 아닌가요?”“...”그의 매혹적인 여우 눈빛이 심장을 관통할 것만 같다.“아니면 강 대표님께서 나를 보고 이상한 생각이라도 하신 건가요?”“흠흠!”강민아는 정말로 침을 삼키다 사레에 들려 애써 말을 돌렸다.“우경아는 거금을 들여 그쪽을 양자 테크 고문 변호사로 데려오려고 해요. 하지만 심은호 씨와 대성 로펌 전체가 양자 테크를 위해 일하길 바라죠. 월급이 양자 테크에서 빠져나갈 텐데 나한텐 대성이 제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69화

    장기명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당연히 서경에서 가장 유명한 그 사람이죠.”안채린은 오랫동안 미린국에서 살았지만 서경 재벌가의 소식도 적지 않게 알고 있었다.서경에서 가장 유명한 심씨 가문 도련님은 심은호다. 남들이 봤을 때 그는 손대는 것마다 성공하며 뭐든지 손 하나 까딱하면 여러 업계에서 최고를 차지하는 남자였다.“양자 테크와 사업적인 거래가 있나요?”장기명이 말했다.“우 대표님은 심은호가 소유한 대성 로펌을 양자 테크의 법무팀으로 만들려고 해요.”장기명의 말에 안채린은 단번에 눈치를 챘다. 분명 우경아가 딴마음을 품고 일부러 사업을 국내로 옮겨 양자 테크를 이용해 심은호를 끌어들이려는 거다.“그렇다면 심은호 씨는 양자 테크와 협업에 관해 논의하려고 온 거네요.”안채린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물었다.“강민아 씨가 그쪽으로 경험이 있나요? 아니면 제가 가서 심은호 씨와 얘기해 보죠. 스무살에 헤이벌드에서 법학과 학위도 땄거든요.”장기명은 안채린을 향해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안채린 씨, 법학과 학위도 있어요? 역시 휠 스트리트 천재 여자답네요. 또 제가 모르는 게 뭐가 있죠?”안채린은 수줍은 듯 웃었다.“과찬이세요. 그저 한가할 때 조금 배웠는데 그렇게 쉽게 학위를 받을 줄은 몰랐어요.”“근데 심은호 씨 일은 민아 씨에게 맡겨요. 전에 둘이 만난 적이 있어서...”말하며 장기명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안채린이 깜짝 놀랐다.“만났다고요?”그녀가 생각하는 그 ‘만남’이 맞을까.그때 진찬규가 끼어들어 조롱 섞인 말을 뱉었다.“반하준과 이혼하고 바로 심은호에게 들러붙었잖아요. 허, 내 생각엔 이혼하기 전부터 심은호랑 뭐가 있었어요. 안 그러면 어떻게 감히 반하준과 이혼해요? 하지만 어림도 없지. 심씨 가문에서 이혼했던 여자를 데려가겠어요?”안채린은 여전히 강민아와 심은호가 만났다는 것만 되뇌고 있었다.“그렇다면 지금은 헤어졌다는 건가요?”장기명이 말했다.“듣기론 헤어진 것 같더라고요. 전에 워낙 요란하게 만나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68화

    안채린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후 황급히 둘러댔다.“용화 씨, 미안해요. 계속 불만만 늘어놨네요.”“괜찮아.”반용화의 시원한 목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 퍼져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안채린은 오늘 밤에 처음으로 반용화에게 전화를 걸어 이처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전부 강민아에 대한 말뿐이었다.반용화가 드물게 그녀의 말을 다 들어주자 안채린은 기쁨에 입꼬리가 올라갔다.“앞으로 계속 전화해도 돼요?”대담하게 물었지만 내심 불안했다.“양자 테크에 관한 일이라면 전화해도 돼.”안채린의 입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강민아와는 전혀 다른 그녀의 모습을 듣게 되었다. 항상 그 앞에서 예의 바르게만 행동하던 그녀가 다른 사람의 분노를 자극한다는 게 제법 흥미로웠다.안채린은 입이 귀에 걸렸다.“용화 씨, 내 푸념 들어줘서 고마워요. 아, 참.”안채린은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이렇게 말했다.“양자 테크가 부신 그룹과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강민아 씨가 조카인 반하준 대표 전처죠? 그것 때문에 협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알겠어.”반용화가 짧게 대꾸하자 안채린은 알겠다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당황했다. 강민아와 반하준이 이혼했는데 반하준의 작은아버지로서 그도 강민아에게 불만이 많지 않을까.이제 그녀가 반용화에게 불평불만을 실컷 털어놨으니 반용화도 강민아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할 거다.안채린이 정신을 차렸을 때 반용화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휴대폰을 내려놓은 그는 옆 책상에 앉아있던 반석현이 검은 눈동자를 동그랗게 뜬 채 그를 지켜보는 것을 보았다.“자러 갈 시간이야.”반용화가 덤덤하게 말하자 반석현은 이어폰을 빼고 휴대폰에 글을 썼다.[다음에도 듣게 해주면 안 돼요?]아이가 또 다른 글을 써서 보여주었다.[민아 이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반용화의 목소리가 한결 차가워졌다.“알면 알수록 자꾸만 생각하게 돼. 넌 이미 거리를 두기로 결심했잖아.”반석현은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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