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이렇게 물어보면, 괜히 오해할 게 뻔하지 않나?“내가 뭘 함부로 했다는 거야?”시연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부 대표가 너를 꽤 신경 쓰는 것 같더라. 내 눈에는 아직도 너를 완전히 못 놓은 것 같아.”“말 함부로 하지 마.”진아는 고운 눈썹을 찌푸렸다.“나랑 그 사람은 이미 다 정리했어. 앞으로는 각자 갈 길 가는 거고, 다시 만나도 그냥 친구일 뿐이야.”“그래?”시연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그래도 말이야... 친구를 구하려다 그런 거라면... 이해는 안 되지 않나?”“그게 뭐 어때서?!”“알겠어, 알겠어.”시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다 네 말대로 할게. 나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말에 대한 조사 결과는 금세 나왔다.문제가 된 말의 발굽 아래에서 깨진 유리 조각이 발견됐고, 그 유리 때문에 말이 통증을 느껴 흥분하며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이었다.이는 명백한 마장의 관리 소홀이었고, 당시 마장 매니저가 직접 진아에게 찾아와 사과하며 위로와 보상을 약속했다.이번 일로 마장은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고 전면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말을 더 탈 수 없게 되자, 시연이 물고기잡이를 제안했다.“좋아요!”조이는 손뼉을 치며 폴짝폴짝 뛰었다.아이란, 놀 게 있기만 하면 뭐든 즐거운 법이었다.모두는 간단히 정리를 하고 물고기를 잡으러 이동했다.몸 상태 때문에 진아는 강에 내려가지 않았다.대신 강가에서 짐을 지키고, 화로에 불을 피우는 역할을 맡았다.조금 있다가 물고기를 잡아 오면, 구워 먹든지 매운탕을 끓여 먹을 생각이었다.하지만 불 피우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한참을 애써도 연기만 피어오를 뿐, 불은 붙을 기미가 없었다.“콜록, 콜록콜록!”진아는 자욱해진 연기 때문에 입과 코를 막고 연신 기침했다.“내가 할게.”연기 속에서 길쭉한 그림자가 그녀 옆에 앉더니, 손짓하며 말했다.“넌 저쪽으로 좀 가. 공기 좋은 데서 숨 좀 쉬고.”진아가 고개를 돌리자, 지하였다.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
진아는 눈을 꼭 감은 상태였다. 귀 옆으로는 바람이 쏜살같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만 가득했다.그러다 점점 바람 소리가 잦아들었다.쿵- 쿵- 쿵-규칙적으로 울리는 소리. 지하의 심장 박동이었다. 그의 가슴이 미세하게 진동하는 감각도 그대로 전해졌다.지하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진아, 이제 괜찮아. 다 끝났어.”진아가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지하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였다.지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조급해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차분히 달랬다.“눈 떠 봐. 우리 멈췄어.”진아는 반신반의하며 남자의 옷깃을 꼭 붙잡은 채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처음엔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햇빛이 눈꺼풀 위로 내려앉아 따끔거렸고, 본능적으로 다시 눈을 감았다가 아주 조금만 떠 보았다.그러고서야 천천히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지금 지하의 말은 완전히 멈춘 채 잔디 위에 서 있었다.“그렇지?”지하는 다시 한번 웃으며 말했다. 목소리는 한층 더 낮고 부드러웠다.“이제 정말 괜찮아.”“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심장이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었다.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어떤 자세로 있는지를 깨달았다.진아는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이 굳었다. 갑자기 손발 둘 데를 모르겠다는 듯, 허둥거리며 말했다.“저, 저기... 미안해...”“움직이지 마.”지하는 진아의 등을 받치고 있던 손에 살짝 힘을 주어, 그녀를 단단히 붙잡았다.“지금 이 상태에서 떨어지면, 내가 널 구한 게 아무 의미 없어져.”진아는 더더욱 민망해졌다.“아니, 내가 막 움직이려던 건 아니고... 그냥...”말끝을 흐리며 겨우 물었다.“나... 내려가도 될까?”지하가 되물었다.“혼자 내려갈 수 있어?”진아는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까 코치에게서 내리는 방법을 배우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반대 방향으로 앉아 있는 자세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다리에 힘이 들어갈 것 같지도 않았다.“괜찮아.”지하는
조이는 엄마를 한 번 보고, 다시 아빠를 한 번 봤다.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짧은 팔로 땅을 짚고는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곧장 시연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엄마!”“잘했어.”시연은 웃으며 딸을 안고, 조이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유건도 다가와 조이를 안아 들고, 자연스럽게 시연의 손을 잡았다.세 사람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진아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알 수 없는 부러움과 함께 묘한 감정을 느꼈다.“임진아 씨, 저는 오늘 담당 코치입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괜찮을까요?”코치가 도착해 있었다.진아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아요.”“말을 타 본 적은 있으신가요?”“아니요. 처음이에요.”“그럼 먼저 오르내리는 법부터 알려 드리고, 제가 옆에서 말을 잡고 조금 걸어볼게요.”“네, 알겠습니다.”승마장 반대편에서는 지하가 여자를 부축해 말에서 내려오게 하고 있었다.“아이고...”여자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내저었다.“안 돼! 너무 힘들어. 좀 쉬어야겠어.”지하는 웃으며 말했다.“처음엔 다 그래. 너무 조급해하지 마.”“그건 나도 알아.”“저쪽에 가서 잠깐 앉아 있어.”“그럼 물 하나 사 와.”“알겠어.”지하는 돌아서서 물을 사러 갔다.결제를 마치고 물을 들고 돌아오던 순간, 갑자기 승마장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멀리서 시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아! 진아!”‘진아?’지하의 머릿속이 순간 하얘졌다. 그는 물을 어떻게 놓쳤는지도 모른 채 곧장 자신의 말 쪽으로 달려갔다. 안장에 올라타자마자 말은 곧바로 앞으로 치달았다.앞을 보니, 진아가 말을 탄 채 가장 앞에서 달리고 있었고, 뒤로는 코치와 승마장 직원들이 뒤따라오고 있었다.“아아아...!”진아는 말 위에서 비명을 질렀다.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지하는 말을 몰아 마침내 그녀를 따라잡았다. 그녀 쪽으로 손을 내밀며 소리쳤다.“진아! 손 내밀어!”반대편에서는 코치도 거의 동
시연이 전화를 끝내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진아는 또 멍하니 서 있었다.“진아? 뭐 보고 있어?”“어?”진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며 시연을 가볍게 흘겨봤다.“어디 갔었어? 고개 한번 돌렸더니 그새 안 보이더라?”“미안, 미안.”시연은 웃으며 핸드폰을 들어 보였다.“조이가 깼는데 내가 안 보인다고 난리였어. 전부 자기 아빠가 버릇을 잘못 들인 탓이지.” 말하면서 진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시선이 허리에 멈췄다.“근데 너 허리...”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한 번 쥐어 보며 혀를 찼다.“너무 말랐잖아! 최소 사이즈인데도 아직 여유가 있네.”“부러워?”“부러운 정도가 아니지. 질투 나 죽겠어.”두 사람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조이 데리러 갈 거야?”“아니.”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애 아빠가 데리고 내려올 거야. 난 먼저 네 말부터 골라주고, 코치도 붙여 줄게.” “괜찮을까? 조이가 나 때문에 엄마 뺏겼다고 삐지는 거 아니야?”“그럼 조이랑 싸워.”“하하...”두 사람은 먼저 마구간 쪽으로 가서 말을 골랐다.그쪽에서 또 지하를 마주쳤다. 아까 그 여자와 함께 지하 역시 말을 고르고 있었다.지하가 여자에게 말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이 말이 체구도 작고 성격도 온순해...”진아도 봤고, 시연도 봤다.“부 대표도 와 있었네.”시연은 여자애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이상하다, 저 애는 정말 기억이 없어. 어디서 본 적도 없는 얼굴이야.”지난 1년 동안, 유건 덕분에 시연은 G시 재계와 상류층 모임, 각종 프로젝트 행사와 연회에 꽤 자주 얼굴을 비췄다.사모님이라는 이유로 인사치레와 아첨을 수없이 받아온 데다가, 시연은 한 번 본 얼굴은 잘 잊지 않는 편이었다. 진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냥 부지하 친구겠지. 네가 기억 못 해도 이상할 건 없어.”“그리고 말이야...”시연은 진아의 팔을 끼고, 목소리를 낮췄다.“부 대표가 이번에는... 지난번이랑 같은 실수를 하진 않겠지?”“뭐?”진아는 잠시
나이로만 보면, 그렇게 어려 보이지는 않았다.“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시연이 고개를 저었다.“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하지만 진아는 왠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력 관계라기보다는 오히려 연인에 더 가까워 보였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투가 너무 자연스럽고 친근했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쉽게 나오기 힘든 분위기였다.‘부지하가... 드디어 여자친구를 사귄 거야?’‘그럴 수도 있지.’지난 1년 넘는 시간 동안 지하는 줄곧 혼자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진아가 분명하게 그를 거절했고, 그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자유가 있었다.그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진아?”시연이 손을 들어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멍하니 굳어 있네.”“어?”진아는 화들짝 정신을 차리며 웃었다.“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여기 샌드위치 진짜 맛있네.”“커피도 마셔 봐. 향이 진짜 좋아.”아침을 먹고 나서, 시연은 진아를 데리고 승마복을 고르러 갔다.시연은 이곳이 처음이 아니었다. 유건과 함께 두 번이나 와 본 적이 있었고, 이미 맞춤으로 제작한 승마복도 따로 있었다. 오늘은 진아 것만 고르면 됐다.“진아, 이걸로 하자.”시연이 승마복을 골라 들며 말했다.“가서 입어 봐. 내가 봐줄게.”“응, 알겠어.”진아는 옷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갔다.그때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건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시연은 핸드폰을 들고 문 쪽으로 나가 전화받았다.“여보세요?”조이가 잠에서 깼다는 전화였다. 아빠는 보이는데 엄마가 안 보이니,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상한 모양이었다.[엄마, 엄마 어디 있어요?]시연은 어쩔 수 없이 부드럽게 달래기 시작했다.“조이, 엄마 여기 있어. 조금만 기다려.”그 사이, 진아는 옷을 다 갈아입지도 못한 채 탈의실에서 나왔다. 고개를 숙인 채, 여전히 옷 뒤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승마복은 등 뒤에 여러 줄의 끈을 묶는 구조였는데, 혼자서는 아무리 해도 단단히 조일 수가
CLOUD.이곳은 시연이 예전에 몇 번 와 본 적이 있는 곳이었지만, 진아는 G시에 살면서도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시간, 시연이 진아를 태우고 출발해 ‘CLOUD’에 도착했을 때는 겨우 일곱 시를 조금 넘긴 정도였다.뒷좌석에서는 조이가 카시트에 앉아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유건이 먼저 차에서 내려 조이를 품에 안았다.“내가 데리고 방에 올라갈게.”이번에는 시터도 함께 왔지만, 요즘 조이는 유독 아빠를 향한 집착이 심했다. 잠에서 깼을 때 아빠가 보이지 않으면 바로 울고 떼를 쓰기 일쑤였다.“응.”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아의 팔짱을 끼었다.“나랑 진아는 아침부터 먹으러 갈게.”짐은 당연히 리조트 직원들이 알아서 객실로 옮겨 줄 터였다.“알겠어.”유건은 조이를 안고 먼저 자리를 떴다.부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시연이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애를 너무 버릇없이 키워. 내가 보기엔 울면 그냥 울게 둬야 해. 울어도 원하는 걸 못 얻으면, 그다음부터는 안 울거든.”“푸흐...”진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시연의 볼을 꼬집었다.“지 선생님, 그런 말 하는 거 들으면 모르는 사람은 후처인 줄 알겠어요.”“에휴.”시연은 한숨을 쉬었다.“진짜 걱정돼서 그래. 조이가 저렇게까지 아빠한테 길들여지면, 나중에 버릇만 잔뜩 나빠지지 않겠어?”그리고 속으로는 조만간 유건과 아이 교육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그만 생각하고 얼른 가자. 아침 먹어야지. 나 벌써 커피 향이 나는 것 같아.” “그래.”레스토랑에 들어가니,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자리는 있긴 했지만,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다.“네가 자리 먼저 잡아. 내가 주문할게.”“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찾으러 갔다.“진아!”갑자기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창가 쪽 좋은 자리에 앉아 있던 지하가 손을 흔들며 웃고 있었다.“지하 씨.”진아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