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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1화

Author: 임공
시연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진아가 깨어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는데, 그는 단 한 번도 먼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정말로 더 이상 아무 후속도 없을 생각인 건가?’

당사자인 지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서지도 않으니, 주변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괜히 말 얹기도 조심스러웠다.

“그래, 그 사람 얘긴 그만하자.”

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손짓으로 진성빈을 가리켰다.

“그럼 성빈 얘기나 해 보자.”

“성빈?”

진아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

“성빈이가 왜?”

“쯧.”

시연은 못마땅하다는 듯 그녀를 흘겨봤다.

“설마 네가 못 느꼈다고 말하진 않겠지? 성빈이, 아직 너한테 마음 남아 있잖아.”

진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느꼈어.”

“그럼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

지난 1년 동안을 돌아보면, 지하에 비해 성빈이 해 준 게 더 적어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진아가 쓰러진 뒤, 그녀는 오직 지하만 알아봤다.

그래서 진아 부모님도 지하가 돌보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성빈은 지난 1년간 병원을 수없이 드나들었다.

그리고 사생활도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처럼 여자친구를 자주 바꾸는 일도 없었고, 줄곧 혼자였다.

사람이라는 게 본래 고집스러운 존재다.

끝까지 가 보기 전엔 포기하지 않고, 벽에 부딪혀 보기 전엔 돌아서지 않는다.

시연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진아는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난 딱히 계획 없어. 이제 막 깨어났잖아. 지금은 그냥 몸 제대로 회복하는 게 제일이야. 그리고... 전공도 다시 잡아야 하고.”

진아는 시선을 들어 가볍게 웃었다.

“죽을 고비 넘기고 나니까 말이야, 다시 돌아보게 되더라.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게, 인생에서 꼭 필요한 건 아니더라고. 굳이 거기에 매달릴 이유도 없고.”

“그건 맞지.”

시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솔직히 난 네가 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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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632화

    “역시 지하가 제일 효자야.”이혜영이 웃으며 말했다.“이른 아침에 나랑 같이 나온 사람은 얘밖에 없잖아.”“네.”진아는 가볍게 웃었지만, 딱히 덧붙일 말은 없었다.고개를 숙이다가 문득 옆을 보니, 지하는 말없이 진아 곁에 앉아 빵 접시를 당겨 놓고 있었다.그는 조심스럽게 나이프를 들어, 진아의 크루아상 위에 달걀 마요네즈를 바르고 있었다.진아는 순간 멈칫했다.이미 다 바른 뒤였다.지하는 빵을 그녀 쪽으로 밀어 주며 말했다.“여기. 얇게 발랐어. 많이 안 발랐어.”“고마워.”그건 진아의 오래된 습관이었다.마요네즈를 아주 조금만 바르는 것.그걸... 지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진아는 빵을 받아 들며 마음이 묘하게 흔들렸다.아직 한 입도 떼지 않았는데, 지하는 이미 냅킨을 펼쳐 그녀 앞에 조심스럽게 깔아 주고 있었다.“갓 나온 크루아상이라 바삭해.”“부스러기 많이 떨어져.”진아는 다시 한번 말했다.“고마워.”“별거 아니야.”너무도 익숙한 손놀림이었다.마치 수없이 반복해 온 일처럼.진아는 마음을 가다듬었다.사실... 예전에도 지하는 이런 걸 자주 진아에게 해 주었다.생활적인 면에서 보자면 지하는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신사였다.맞은편에 앉아 있던 이혜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결국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막내는... 참.’‘다 좋은데, 감정 쪽으로는 너무 한 길이야.’오설아처럼 지하를 배신한 여자도 몇 년이나 마음에 담아 두던 사람이었다.하물며 진아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아마 10년, 20년이 지나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10년, 20년... 그게 결국 평생과 뭐가 다른가?좋아하면서도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을 품은 채 혼자만 끙끙대는 지하.‘내가 엄마로서... 좀 나서야겠네.’이혜영은 속으로 뭔가를 결정했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섰다.진아는 이혜영을 향해 웃으며 인사했다.“사모님, 그럼 전 이만 갈게요. 더 방해 안 할게요.”“잠깐만.”이혜영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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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연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부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진아가 깨어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는데, 그는 단 한 번도 먼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정말로 더 이상 아무 후속도 없을 생각인 건가?’당사자인 지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서지도 않으니, 주변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괜히 말 얹기도 조심스러웠다.“그래, 그 사람 얘긴 그만하자.”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손짓으로 진성빈을 가리켰다.“그럼 성빈 얘기나 해 보자.”“성빈?”진아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성빈이가 왜?”“쯧.”시연은 못마땅하다는 듯 그녀를 흘겨봤다.“설마 네가 못 느꼈다고 말하진 않겠지? 성빈이, 아직 너한테 마음 남아 있잖아.”진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응, 느꼈어.”“그럼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지난 1년 동안을 돌아보면, 지하에 비해 성빈이 해 준 게 더 적어 보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건 그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진아가 쓰러진 뒤, 그녀는 오직 지하만 알아봤다.그래서 진아 부모님도 지하가 돌보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성빈은 지난 1년간 병원을 수없이 드나들었다.그리고 사생활도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처럼 여자친구를 자주 바꾸는 일도 없었고, 줄곧 혼자였다.사람이라는 게 본래 고집스러운 존재다.끝까지 가 보기 전엔 포기하지 않고, 벽에 부딪혀 보기 전엔 돌아서지 않는다.시연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진아는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고개를 저었다.“난 딱히 계획 없어. 이제 막 깨어났잖아. 지금은 그냥 몸 제대로 회복하는 게 제일이야. 그리고... 전공도 다시 잡아야 하고.”진아는 시선을 들어 가볍게 웃었다.“죽을 고비 넘기고 나니까 말이야, 다시 돌아보게 되더라.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게, 인생에서 꼭 필요한 건 아니더라고. 굳이 거기에 매달릴 이유도 없고.”“그건 맞지.”시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솔직히 난 네가 좀 걱정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630화

    “진 대표, 사람들한테는 술을 권하면서 본인은 주스를 마시겠다? 그건 반칙이지!”성빈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좋아! 얼마든지 와 봐!”“다들 뭐 해요, 어서요!”“진 대표님...”룸 안은 한껏 들떠 있었다.진아는 주스를 꽤 많이 마신 탓에 잠깐 짬을 내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했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던 순간,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거울 속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그 순간, 몸이 그대로 굳었다.‘부지하?’진아가 지하를 본 이상, 지하 역시 그녀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오늘 이 자리에서 진아가 모임을 연다는 건 유건에게서 이미 들었다.그리고 지하 역시 오늘 이곳에서 거래처를 만나고 있었다.그래도 이렇게까지 마주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지하는 입안이 바싹 말라 오는 걸 느꼈다.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흥건히 배어 있었다.그리고 입술을 몇 번이나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결국 먼저 입을 연 쪽은 진아였다.진아는 몸을 돌려 그를 마주 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부지하 씨... 아니, 당신 맞지? 너무 오랜만이라서 순간 못 알아볼 뻔했어.”지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목울대가 한 번 크게 움직였다.“응, 나야. 정말... 오랜만이야.”“하하.”진아는 귓가를 정리하듯 손으로 쓸어 넘겼다.“다행이다. 내가 헷갈린 건 아니었네.”지하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나... 예전이랑 많이 달라 보이지? 그래서 네가 바로 못 알아본 거고.”“음...”진아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막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은데, 또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은 것도 아니고.”그러다 스스로 우스운지 웃었다.“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누구인들 안 변하겠어? 나도 1년을 누워 있었는데, 예전이랑 같을 리가 없지.”“아니.”지하는 고개를 저었다.“너는... 예전이랑 똑같아. 하나도 안 변했어.”“응?”진아는 잠깐 멈칫했다.‘기분 탓인가?’지하의 말투에 묘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친근함이 섞여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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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628화

    진아는 고개를 뒤로 젖혀 컵에 남아 있던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고,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하지만 그런 일들은 모두 지나간 이야기였다....일주일 후.진아는 퇴원해 집으로 돌아와 요양에 들어갔다.당장 해야 할 일도 없었고, 그야말로 한가한 신세였다. 마침 그날은 시연의 휴무일이어서, 진아는 시연에게 연락해 같이 쇼핑도 하고 머리도 하자고 약속했다.두 사람은 시간과 장소를 맞춰 집을 나섰다.그런데 첫 행선지는 뜻밖에도 쇼핑몰이 아니라 도서관이었다.진아는 책을 빌리러 온 것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전공 서적들이었다.“너 참...”시연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제 막 깨어났는데, 벌써 이렇게 자신을 굴리면 어떡해?”“굴리긴 뭘.”진아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밤새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 날 때 조금씩 보는 거야.”그러면서 관자놀이를 가리켰다.“내가 느끼기엔, 여기 안이 다 비어 있는 것 같아. 책도 안 들여다보면 진짜 녹슬 것 같거든.”“그래, 알겠어.”시연은 타이르듯 말했다.“그래도 너무 무리하진 마. 아직 몸 회복 중이잖아.”“알았어.”도서관을 나온 뒤에야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쇼핑하러 갔다.주로 진아가 이것저것 골랐고, 시연은 딱히 살 게 없어 보였다.“너는 안 사?”진아가 물었다.“계절 바뀌는데, 옷장 정리 안 해도 돼?”시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집에 옷이 너무 많아서.”“아...”진아는 금세 알아차린 듯 콧등을 찡긋했다.“알겠다. 고 대표 있으니까, 네가 직접 옷 살 필요가 없는 거지?”틀린 말은 아니었다.시연은 평소에도 일이 바빴고, 그녀의 옷장은 시즌마다 맞춤 숍에서 알아서 채워줬다.남편이 지나치게 부자인 덕분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이 들어오지만, 태그도 안 떼고 지나가는 옷들이 수두룩했다.“그럼 나만 사야겠어.”진아는 웃으며 한 원피스를 바라봤다.매장 직원에게 다가가 말했다.“저 이거 한번 입어보고 싶은데요. 제 사이즈 있을까요?”“잠시만요.”직원이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627화

    ‘부 대표’라는 명칭을 듣는 순간, 진아는 잠깐 멍해졌다. 반응이 한 박자 늦었다.마치 그 사람을 바로 떠올리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러다 이내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아, 맞다. 그 집이랑 고씨 가문, 원래 계속 거래하고 있지 않았어?”“응.”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진아의 표정을 살폈다.혹시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무언가 남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하지만 진아는 그 말 한마디를 끝으로 더 이상 지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곧바로 화제를 돌려 시연에게 물었다.“근데 너랑 고 대표, 둘이 결혼식은 안 해?”시연은 속으로 ‘묘하네’ 하고 생각했다.며칠 전, 똑같은 질문을 지하가 유건에게 했었으니까.“결혼식은 안 하려고.”시연은 담담하게 말했다.“적당한 날 잡아서 가까운 사람들만 모아서 한 번 제대로 떠들면 그걸로 충분해.”“와.”진아는 숨김없이 부러워했다.“그럼 나도 끼워 주나?”“당연하지.”시연은 눈을 흘기듯 보며 말했다.“여태까지 미룬 거, 다 너 기다리느라 그런 거잖아.”“하하!”진아는 턱을 살짝 치켜들며 웃었다.“그럼 난 완전 네 베프네.”아직 수술이 남아 있어 시연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진아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병실을 나섰다.진아는 막 의식을 되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동안 병문안 온 사람들이 많았다.병실 한쪽에는 꽃다발이며 과일 바구니, 건강식품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혼자서는 도저히 다 소비할 수 없어 일부는 간병인에게 나눠 줬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았다.진아는 남은 것들을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나눠 주기로 마음먹었다.저녁 무렵, 병동은 비교적 한산했다.간호사들은 간호 스테이션에 모여 느슨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아...”다가가자마자, 누군가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부 대표님, 요즘은 통 안 오시네.”“그러게. 그분 안 오면 ‘레드’ 디저트도 못 먹는데.”“난 며칠째 두리안 못 먹었어.”동료가 웃으며 놀렸다.“네가 직접 사 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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